딸꾹질의 사이학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1
고영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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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지옥





끈끈이주걱 화려한 꽃잎 위에

부전나비가 앉아 있다



끈끈이주걱 흔들리는 만큼

부전나비 흔들린다

부전나비 날갯짓만큼

꾼꾼이주걱 흔들린다



어쩌다 너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꽃의 지옥이라도 좋다!



끈끈이주걱 아가리 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기꺼이 날개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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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0
김수열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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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 때 왜?




오랜만에 찾은 관음사
미륵불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는데



`우리 아이들 아프지 않게 허여줍소`
그런대로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하필, 그때, 왜?
`관세음보살`은
어디 가고
`아멘`이
튀어나왔는지.......



괜한 짓을 한 탓일까
절 문까지 나오는데
두 번 넘어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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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0
김수열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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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서 조금씩 읽고 있는 시집이랍니다~

이제 제3부까지 읽었네요.^^

사람이어서 미안하다





돼지독감으로 일주일 동안 바깥출입 못하고
방구석에 갇혀 있었다는 아내의 말에
동료 교사가 토를 달더란다



사람으로 태어난 거 다행인 줄 압서
쉐나 도새기라시믄 살처분허영 묻어부러실 거우다



저녁상을 물리면서 나도 거든다
당신만 살처분이라?
나도 아이들도 동네 사람들도
도매금으로 생매장 되실 테주


그해 겨울 석 달 동안
317만 마리 돼지와 15만 마리 소가
살처분되었다



사람이어서 다행이고
사람이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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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03-15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애님이 시집 좋아하셔서, 서재 들러서 저도 한 편씩 읽게 되네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후애(厚愛) 2015-03-17 12:35   좋아요 0 | URL
어느 고운님 덕분에 시집을 읽게 되었는데 좋은 시들이 참 많아요.
앞으로 시들을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오후 되세요.^^
 
빙의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0
김수열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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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고 있으니 나도 오일장이 생각나는구나.^^

장날






술이 덜 깬 봄날
아내에게 이끌려 오일장 가서
이래 주왁 저래 주왁
2년생 홍매 두 그루 만 이천 원에 사고
깐 마늘에 잡꿀 한 통 사고
새끼 병아리 뺙뺙
새끼 강아지 낑낑
새끼 오리 이래 화르륵 저래 화르륵



닭똥집 지나 꼼장어 지나
맨 끝집 광주 식당에 들어
아내는 멸치국수 나는 순대국밥
아내가 선뜻 파전에 막걸리 한 병 받아주길래
어제 술 위로 낮술 한 잔 내리고



집에 있었으면 방바닥에 엎드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해 넘겼을 텐데
짐꾼으로 따라나서길 잘했구나
발그스레 낯빛에도 홍매가 피고
마주 낀 팔짱에도 어절씨구 꽃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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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30
김수열 지음 / 실천문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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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그릇


-송경동





내 밥그릇이 두 개면
누구 한 사람은 밥그릇이 없다는 것




내 집이 두 채면
어느 가족은 마른하늘 아래 누워
별을 세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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