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노볼...

스노볼하면 내부에 눈이 내리는 귀엽고 신비로워 보이는 장식품이다.

그런데 미래의 어느 시점엔 스노볼에 사람이 살고 있단다. 

상상만으로도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

그리고 책 속에선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영하 46도...

상상도 되지 않는 온도다. 

미래의 어느 날 지구는 그런 온도를 견뎌내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그렇다. 

그런데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스노볼에 살고 있는 그들이다. 그들은 따뜻한 곳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하면서 살아간다. 물론 제약은 있다. 그들의 행동이 고스란히 녹화되어 사람들에게 보여진다는거다.

보여진다고 해도 사람들은 스노볼에서 살고 싶어 한다. 뜨거운 물을 마음껏 쓸 수 있고 두꺼운 옷을 입지 않아도 되는 스노볼...

주인공인 소녀 전초밤도 그곳을 꿈꾼다. 다만 그녀는 배우가 아니라 디렉터... 그러니까 스노볼 안에서의 일도 연출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역할을 담당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디렉터를 양성하는 학교에 벌써 두번이나 낙제를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초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스노볼의 배우인 조미류를 도와줬던 그날 그녀에게 뜻밖의 제안을 하는 인물이 나타난다.

바로 차설!!! 전설적인 디렉터의 손녀면서 그녀 본인도 디렉터다. 3대째 디렉터를 하고 있는 대단한 집안의 그녀가 초밤을 찾아온 것이다.

어떨떨하지만 차설의 제안을 받아들인 초밤... 

하지만 그 제안은 사건의 시작을 뜻했다. 그녀의 앞엔 그녀가 상상할 수 없었던 사건들이 거대한 벽처럼 다가온다.

초밤은 그런 시련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초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 차설...

과연 그일은 뭘 의미하는걸까?

의문이 가득하면서도 스노볼에 갈 수 있는 것에 호기심이 인 초밤이다.

액터와 디렉터... 

초밤과 차설...

그리고 또 다른 인물들과 디렉터들...

그들은 대등한 관계가 될 수 없단다. 

하긴 책 속이 아닌 현실에서도 그런데...

하물며 저렇게 극한의 상황의 스노볼에선 더할 수 밖에 없겠지...

왠지 실제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차라리 얼어죽을 것 같은 밖이 더 나을 것 같다. 

추위가 무서우면서도 왠지 그렇다.

스노볼과 바깥 세상...

이미 재난의 상황이다.

하지만 스노볼 입장에선 자신들은 재난 상황이 아니라 생각되나 보다.

비정상적인 스노볼 내부가 이미 재난 상황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스노볼이든 바깥 세상이든 죽음이 한번은 온다는 것은 다르지 않다.

다만 어떻게 죽느냐... 그게 문제겠지...

조미류...

그녀는 누군가에게 아주 고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극악무도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저 안타까운 영혼이구나란 생각만 든다. 그리고 결국엔...

죽을 때가 되면 나쁜 사람이든 좋은 사람이든 그냥 다 안타까운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유독 이번 작품에서 안타까운 느낌이었다. 어쩔 수 없는 그런 느낌...

"꼭 행복할 필요는 없없요. 항상 행복할 수도 없고요. 다만 혼자가 되진 말아주에쇼. 

힘들면 왜 힘든지, 즐거우면 뭐가 즐거운지, 당신의 삶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 주세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누군가 당신에게 요구한 삶이 아니라, 

그저 당신이 살고 싶은 삶을 살아주세요. 

좋아하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세상에서, 

당신이 원하는 만큼ㅂ 행복하게 살다 아주 많이 늙은 뒤에 저를 만나러 와 주세요."p396

조미류의 이 대사에서 난 울컥했다.

지금을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작가님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내 이름은 온전히 가지고 산다는건 참 뜻깊은 일이다.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이름... 고심하고 고민해서 만든 이름...

"그러니까 엔딩 크레디트에 올라가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 않아도, 난 내이름이 좋아. 이미 특별하니까."p444

그래 각작의 이름은 다 특별하다.

그러니 액터로 살지 않아도 작품 속 그들은 다 특별한거다.

스노볼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곳에서 상상하기 힘든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해도...

그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동경의 대상이 될테니까...

그러니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긴 할테다. 여전히 숙제겠지만..

현실에서도 그렇지 않을까? 

분명 스노볼 같은 정책이나 제도가 있을 것이다. 

그게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선 늘 숙제처럼 그것을 파고들고 연구해야할거다.

스노볼에 남은 그들처럼...

어떤 작품을 읽을 때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에 집중해서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작품은 배경도 배경이지만 인물들에도 집중하게 되었다.

상상력 안에 인물들이 역동적으로 살아움직여서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물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인물들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몰입하게 하는 하나의 연결고리였다.

또한 책을 읽으며 또 다른 두가지 작품을 떠올렸다.

설국열차와 트루먼 쇼...

두 작품 모두 보고 아주 쇼킹했던 기억이 난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영화를 해석하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스노볼도 그런 여러 가지 해석, 여러 가지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면 더 재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영화화를 한다고 하니 어떤 식으로 연출이 될지 무척 기대가 된다.

 

*창비로부터 대본집과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