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방랑 - 근대 지식인들의 경성 탐닉기
백석 외 지음, 구선아 엮음 / 알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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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내가 죽었다 깨나도 경험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 바로 내가 태어나기 전의 세상이다. 그래서 더더욱 알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경성>인데, 책으로라도 이렇게 읽을 수 있으니 그걸로 매우 만족한다. 


오늘 소개할 책은 <경성 방랑>이라는, 제목만 봐도 너무 <황예슬> 적인 책이다. 


<경성 방랑> 은 근대 지식인들이 경성을 이곳저곳 탐닉하면서 쓴 글들을 모아둔 글 모음집이다.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첫 부분은 <근대 지식인들의 경성 방랑기>이다. 나혜석부터 백석, 윤동주 까지 당대 최고 작가들이 본 경성에 대해 세세하게 나온다. 



그중에 내 기억에 가장 남는 부분은 <박팔양>의 <모-던뽀이 촌감, 모-던껄/ 모-던뽀-이> 중 일부분이다. 


"우리 조선이 가진 것으로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이 무엇인가? 
글 쓰는 일에 종사하는 우리로서는 우리들이 가진 '글'을 자랑하고 싶다. 
이러한 한글을 창조한 조선 사람의 총명을 우리는 자랑한다." P.31-32


내 인스타그램에 나를 소개하는 부분에 "읽고 쓰는 사람"이라고 적어두었다.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책과 글을 빼놓을 수 없기에 그렇게 해두었는데, 박팔양의 글을 읽고 나서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는 이유는, 이 처럼 고귀한 행위를 가끔은 나도 모르게 숨 쉬듯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되어서가 아닐까 싶다. 또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내가 태어나면서 <모국어>라고 자랑스레 말할 수 있는 <한국어>와 <한글>에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았는지 돌이켜본다. 


자랑스러운 나의 모국어, 한국어를 더 깊이 사랑해주어야겠다. 




책의 두 번째 부분은 <근대적 감수성을 만든 공간과 장소>이다. 책에서 다룬 공간과 장소를 잠시 보면, <서점, 백화점, 딴스홀>이다. 내가 다양한 이유로 좋아하는 공간들이 아닐 리 없다. 그래서 그때 당시에 내가 좋아하는 공간들이 어떤 모양과 색깔로 존재했는지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특히 흥 많은 내가 꽤나 좋아했을 법한 <딴스홀>에 대한 이야기는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라는 제목으로 경무국장에게 부탁의 편지가 실려있는데, 그때 당시 <딴스홀>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이 얼마만큼이었을지 보이는 대목이었다. 


좋았길래 <딴스>를 여러 번 하였지요. 상쾌한 곡조에 맞추어 한 스텝,
두 스텝 밟고 나면 확실히 유쾌하여지니까요.

"<딴스> 하고 싶냐고요? <딴쓰>하고 싶고 말고요! 몹시 즐거울 때,
퍽도 우울할 때, 어쩐지 세상이 쓸쓸할 때,
반가운 동무를 하도 오래간 만에 만났을 때 이런 때에는 꼭 하고 싶지요!"


내가 만약 경성에 사는 사람이었다면, 이 편지를 가장 먼저 쓰는 이가 아녔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과 함께 이 책을 덮었다. (아니, 나였다면 딴스홀을 먼저 짓고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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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방랑>을 읽고 책이 내게 주는 가장 큰 기쁨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가 가지 못하는 곳을 탐방하고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이것이야 말로 책이 내게 주는 가장 큰 선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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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월든 : 숲속의 생활 - 1854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전행선 옮김 / 더스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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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북 스테이>라는 것이다. 호텔에서 머물며 책을 읽는 것인데, 올해 안에 꼭 북 스테이를 경험해보고 싶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북 스테이를 하러 가고 싶은 이유는 세상과 단절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끌렸던 것 같다. 북 스테이에는 그 흔하다는 TV도 한대 없고 방에 돌아와서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방 곳곳에 책이 비치되어있다. 시끄러운 도시생활과는 달리 아주 조용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나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돌파구로 북 스테이를 선택한 것이다. 


운이 좋게도 며칠 전, 인스타그램 피드를 읽던 중에 파주에 아주 좋은 곳을 발견한 후, 북 스테이를 하러 가면 나는 어떤 책을 읽을지에 대한 기쁜 상상에 빠졌다. 그리고 내가 고민 끝에 고른 책은 <월든>이다.   
  


 세상이 끼워 맞춘 틀에서 벗어나 <월든>이라는 연못 옆에서 살았던 소로. 그는 세상과 분리되어 생활하는 동안 그가 보고 겪은 것, 느낀 것을 글로 기록했고, <월든>이라는 대작을 탄생시켰다. 신기하게도 월든을 읽을 땐, 책을 읽을 때 흔히 드는 잡생각이 나지 않았다. 정말 영감이 되는 깨달음이 있어도 형광펜으로 죽죽 그어나가고 사진을 찍어 저장하기보다는, 그저 내 마음속 한 구석에 저장해 두고 싶은 느낌이랄까. 월든이 아닌 다른 요소들로 인해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월든을 읽는 시간만큼은 그저 내가 나 됨을 느끼고 싶었을 뿐이다. 




내 사전에 읽었던 책을 또 읽는 사치는 없다. 세상에 좋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 읽었던 책을 또 읽냐는 말을 버릇처럼 해왔던 나였다. 하지만 처음으로 예외라는 것을 두려고 한다. 


월든을 시작으로 말이다. 




고등학교 때는 억지로, 이번엔 서평단 참여로 월든을 읽었고, 다음엔 북 스테이를 하게 된 기념으로 월든을 읽고자 한다. 아, 이너 피스가 필요할 때도 가끔 꺼내어 볼 수 있을 책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자유로운 영혼 소로, 그가 내 인생에 필요할 때 주저 없이 꺼낼 월든. 

그를 통해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셈이다. 

그를 통해 자연이 내게 주는 기쁨을 힘껏 누려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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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2030 - 미래의 부와 기회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박영준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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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 2030>은 앞으로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다. 나는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책을 읽을 때 <교육>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 보고 책을 고르는 편인데, <컨버전스 2030>은 내게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주었기에 그것 만으로도 내 기준에는 <내게 필요한 책>으로 다가왔다. 


책에 따르면 1년에 120만 명의 미국 고등학생들이 자퇴를 선택한다고 한다. 이유는 <지루해서>라고. 나는 그들이 왜 현재 교육을 지루하다고 이야기하는지 알 것 같다.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학교와 교실은 몇 세기 째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많은 것은 변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여전히 자리에 앉아 선생님께서 강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앉아있고, 선생님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을 향해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핸드폰 속 작은 세상을 손에 쥐게 된 아이들에게 몇백 년 전의 방식이 재밌을 리가. 


그래서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현대의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은 결코 앱스토어를 당할 수 없다. P.235


그 말에 나는 적극 동의한다. 매일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들의 융합이 교육의 양과 질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 분야가 발 벗고 이 변화 흐름을 타지 않으면, AI 나 안드로이드 교사가 사람을 대체하는 날이 정말 올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과연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값싼 노트북과 인터넷이
학교의 교육을 대체할 수 있을까? 


실제로 에티오피아에서 하나의 실험이 열렸다.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습 소프트웨어가 다운로드된 컴퓨터를 주었을 때, 과연 그들의 읽기/쓰기 실력이 오르는지에 대해 확인해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컴퓨터가 주어진 지 2주도 채 되기 전에 아이들은 <알파벳 송>을 부르고 다니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컴퓨터의 복잡한 설정까지 바꿔가며 자신들이 기계를 사용하는데 좀 더 편안한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이 실험의 결과가 내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창의성, 호기심, 그리고 새로운 발견에 대한 욕구를 풀어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그 욕구를 풀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며> 성장하게 되는데,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이 모든 것이 충족이 된다. 심지어 컴퓨터 속 세계는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시간에는 잘 보이지 않는 <재미>라는 것이 얹어진다. 학생들 입장에서 컴퓨터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무엇일까? 


컴퓨터가 학교 교육을 대체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컴퓨터가, 소프트웨어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은 분명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해졌으니. 


그렇다면 이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서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의 손에 이 작은 배움의 박스가 주어질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사각지대>라는 공간부터 없애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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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구스타프 융 - 영혼을 파고드는 무의식 세계와 페르소나 탐구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심리학 3대 거장
칼 구스타프 융.캘빈 S. 홀 지음, 이현성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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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리딩투데이> 카페를 통해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심리학 3대 거장> 시리즈를 읽고 있다. 그리고 3대 거장에 대해서 읽으면 읽을 수록 내 자신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기회가 주어져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여정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칼 구스타프 융>을 읽으면서 고른 나만의 키워드는 페르소나, 직관, 교육 (영향력), 그리고 목표이다. 


나에게 영감을 주고 내 삶에 대해서 뒤돌아 보게해준 키워드들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작은 <lightbulb> 가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오늘 포스팅을 시작해보겠다. 



1. 페르소나

평소에 <페르소나>라는 단어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여러개의 페르소나가 있고, 때에 따라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바꿔가면서 쓴다. 페르소나가 여러개 있는건 전혀 나쁜게 아니지만, 페르소나가 나의 실질적인 자아를 집어 삼킬 때 위험해지기 때문에, 아무리 페르소나가 많아도 나만의 자아를 지키는것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이다.


또한 페르소나가 너무 팽창할 경우 --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은것을 추구했을 경우 -- 인간은 절망감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페르소나를 만들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것을 확실하게 구분지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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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관

직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능력. 상대방의 감정을 잘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을 더 많이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직관적으로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것은, 그 사람을 잘 볼 수 있다는 뜻이 되는것.


평소에 직관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본적 없는데, 내가 상대방을 잘 알면 잘 알수록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드니, 나의 사람 관계도 다시 되돌아보게된다. 


<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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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육의 영향력 

교육의 영향력을 통해서 아이가 자랄 때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것인지에 대해 다시한번 깨달았다. 사실 부모의 역할은 너무 중요한 것이여서 익히 알고있었지만, 교육의 영향력 -- 선생님의 영향력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정도가 이렇게 컸다니. 아이들을 지도하는 사람으로써, 내 책임감이 이렇게 막강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 이 책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다.


또한,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꼭 교육자로써 책임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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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목표

중년기에 사람들이 우울해 지는 이유가,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한 활동에 집중된 에너지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들이 평생을 목표로 삼아 온것들을 하나 둘 씩 이루면서 점점 도태 되는 느낌을 받는가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내가 추구 하는 목표를 세워 갈 예정이다. 내가 목표를 쉽게 도달 한 후에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내 자신을 자극하며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없이 전진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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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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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삶을 글로 쓴 작가, 아니 에르노. 

그 한 남자가 그의 아버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 이상 주인공이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과, 그가 거침없이 아버지에 대한 비난과 사랑을 퍼부었다는 점, 그리고 아니 에르노의 탄생부터 쭉 함께해온 사람에 대해 그만의 단어들로 풀었다는 건 낭만적이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니 에르노의 눈에 비친 아버지라는 사람은 처음부터 그리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노동자 출신으로 평생을 일을 했고, 어머니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건넨 적 없던 차가운 아버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느 노동자와는 다르다>며 사랑으로 감싸주려 했던 어머니.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니 에르노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끝없이 감쌌던 어머니 덕분일까, 이 가족의 끝에 적어도 <파탄>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가 늘 저랬던 것은 아니야. P.47


아버지가 화를 낼 때마다 어머니께서 되뇌던 말이 나에게 울림을 준다.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나의 가족, 사랑하는 사람, 친구, 등 내 곁에 있는 사람이 한순간에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은 사실이건대,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아니 에르노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 동하지 않는다. 그가 <늘 저랬던 것은 아니라>며 그를 두둔한다. 그 말에서 나는 참된 사랑을 봤다. 덤덤하면서도 가시가 있는 그의 말 한마디에 가슴 한구석이 저릿하다. 


다 끝났다. P.99


그래서일까. 아버지가 투병 후 돌아가신 뒤 어머니께서 계단을 내려오시면서 나지막이 내뱉은 말이 이토록 모순적이게 들려왔다. 보통 <다 끝났다>라는 말에는 속이 후련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내뿜어지지만, 어머니의 입에서 나온 말은 왠지 그녀의 삶도 다 끝났다는 이중적인 의미가 달려있을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아버지의 긴 투병 생활이 가족 모두를 힘들게 했기에, 가족으로서의 <우리>의 고됨이 드디어 끝났다는 뜻일 수도. 어찌 됐든 이 네 글자에 대한 의미는 풀어보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 내가 읽었던 그 어떤 소설보다 열려있는 결말일지도. 




살면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소설을 쓴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세상에 글감은 차고 넘치는데 왜 하필 아니 에르노는 본인의 <아버지>를 그린 걸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달랐다.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해서는 많이 읽어봤지만, 자식이 본 아버지의 삶. 

색다른 관점이었고, 생각하면 할수록 낭만적이고, 현실적이다. 


이것이 바로 <복잡 미묘>한 감정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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