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도다 1
정혜나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1-5권까지는 탐라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윌리엄과 버진, 박규의 첫만남과 관계 발전상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포인트는 ’진상품 도둑은 누구인가?’, 그리고
’윌리엄이 탐라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궁금증이다.
6권부터는 버진이가 조선으로 진출하면서 이야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남사당패의 수금이와 대출이, 박규의 누이와 박규를 짝사랑하는 홍란,
어렸을 적부터 박규를 놀려먹길 좋아했던 또 하나의 훈남 허세겸이 등장한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대량 폭격(?)과 함께, 앞으로 버진이가 어떻게 살아나갈지 한층 궁금해진다.

 
<탐나는도다>의 매력은 한 자리에서 만나기 힘들 것 같은
표류 서양인, 제주 해녀, 귀양 선비
한 자리에 모여 그들만의 특별한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는 데 있다.
윌리엄은 어리버리하지만 마음이 착하고,
버진이는 괴팍하지만 독립적이고 꿈이 많은 처녀이다.
또한 박규는 차가워 보이지만, 윌리엄과 버진을 보며
혼자 마음을 졸이는 부분에서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
이런 특이한 캐릭터들이 모인 시점에서 독자들의 궁금증은 시작된다.
어느 쪽도 이루어지기 힘들 것 같은 삼각관계에서 대체 버진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박규와 버진? 아님 버진과 윌리엄...?
어느 커플이나 이루어지려면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므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런 과정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게 하는 건
바로바로 ~~ 눈의 보양이 되는 아름다운 남자 캐릭터들!!
순정만화의 고전적 라이벌 구도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관계성으로 신선한 조합을 보여주는
금발순수청년 윌리엄과 흑발냉미남 박규에 이어
제주의 원빈(!) 버진 아버지, 어딘지 모르게 모성애를 부르는 얀 등...
이외에도 권을 거듭하면서 훈훈한 남자들의 명단은 계속 추가되니...
여자로서 눈을 뗄 수 없는 만화라 하겠다.


만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개척 정신이 강한 해녀 버진과 일체화하여 재미도 얻고, 꿈도 키울 수 있는 신개념 사극 만화-
<탐나는도다>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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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제리 蘭製里 1 - 꽃을 만드는 마을
서윤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퓨전 사극이 유행하고 있는 요즘.
퓨전 사극 순정만화 전반에서 한복을 최대한
‘몸매의 굴곡이 드러나 보이게’ 변형하여 나타내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현대 여자 독자들의 미적 감각에 맞는 차림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체적으로 한복을 서양 복식의 미(美)에 맞추어 변형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란제리》는 ‘서양의 내의를 한복 안에 입는다’는 명확한 설정으로, 
퓨전 사극 만화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 
이 만화에서 개량된 한복은 몸의 굴곡이 다 드러나는 타이트한 디자인으로, 
그것을 착용한 여성들의 이미지를 더욱 독립적이며 당당하게 보이게 만들어 준다. 
즉, 독립적인 여성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한복의 디자인을 재해석하는 신선함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만화는 또한 미래에 한국인들이 입을 한복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 여성들의 미의 기준이 몸의 라인을 드러내는 옷에 맞춰져 있다면, 
또 여성의 높아진 사회적 지위가 움직이기 편한 디자인의 옷을 원한다면, 
이 만화에 그려져 있는 한복들은 그 조건을 충족시키는 옷들이다.
현재 순정만화에서 퓨전 사극 붐이 일고 있는 것과 같이, 
시간이 갈수록 한국 여성들은 서양의 미에 진부함을 느끼고
한국의 미에서 신선함을 찾게 될 것이다. 
한편 남성 한복도 화려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남성 한복에서도 메트로섹슈얼한 미(美)를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란제리》가 알려주고 있다. 
이 만화에서 나타나는 여성 한복에선 기성 한복에서 느껴졌던 
고풍스러움과 넉넉함이 사라진 대신, 현대 여성의 당당함이 느껴진다. 
남자와 여자의 사회적 위상이 바뀌면서 한복의 디자인도 바뀌어가는 것이다. 

한복의 진정한 미는 속옷에 있을지도 모른다. 
속옷만 입어도 예쁘고, 속옷이 비쳐보여도 예쁜 옷은 흔히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전통의상으로서의 한복은 큰 의미를 가진다. 
《란제리》는 속옷과 같이 숨겨져 있는 한복의 매력을
아직도 더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게 해 주는 만화이다.
한복을 과거의 것으로만 남겨둘 수는 없다. 한복은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것이어야 한다. 
한복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우리 사회상에 맞게 한복을 변화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남성이 여성스런 일을 하게 된
사회적 변화를 한복 디자인에 반영시킨 이 만화,
《란제리》가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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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신연의 완전판 1
후지사키 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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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봉신연의를 처음 읽은 것은 초등학생 때였다. 
그때는 그저 선인, 보패, 영수 같은 동양적이면서도 판타스틱한 세계관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지금 다시 봐도, 봉신연의의 세계관은

현재 나오는 만화에 뒤지지 않게 독특하다고 여긴다. 
다만 어렸을 때는 겉모습에 감탄했다면, 어느정도 지식을 쌓고 난 후 읽은 <봉신연의>는 
중국 신화와 역사, 사상과 철학, 심지어는 과학까지... 
각종 지식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서 그 깊은 내용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객관적인 듯,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이상하게 독자의 마음을 지잉~ 울리는 
만화가 후지사키 류의 적절한 연출 방식이 돋보인다. 

점프계 소년만화이지만, 주인공인 태공망의 싸움은
'최고'나 '최강'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태공망은 여느 소년만화 주인공들에 비해 '깊이 생각한다'.
그리고 왠만하면 '싸움을 피한다'. 
어떤 만화를 보면 단지 '멋'을 위해 싸우는 것 같이 보이는 인물들이 있다. 
그러나 그의 싸움은 남을 해치거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다. 
태공망의 그런 점이 나는 맘에 들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속이 깊은 만화, 그것이 <봉신연의>이다. 
이미 어릴 적에 읽은 봉신연의이지만, 완전판이 발매되어 
시간이 흐른 후에도 이렇게 다시 만화를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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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의 아이 1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님이나 선생님하고 얘기할 때...  머릿속엔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한데,
빙글빙글 맴돌기만 하고... 그걸 말로 표현하려고 생각하면 할수록...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는 거 있지. 
왜냐면 말을 하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건 세상에 없는 게 되는 셈이잖아?
그런 거 싫어. 그러느니 말하지 않는 게 나아. (2권, 194-195 page)
 
   

이가라시 다이스케라는 만화가를 알게 된 계기는 <리틀 포레스트>라는 만화였다.
오래 전부터 만화에서 ’흙냄새’라든가 ’풀냄새’같은 것이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왔다.
만화가 발전할수록 그림은 깔끔해지고 캐릭터는 세련되어지고 스토리는 강렬해지지만,
그럴수록 만화에선 ’인간 사는 냄새’가 점점 사라져만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나의 갈증을 속시원히 풀어준 만화가 바로 <리틀 포레스트>였다.
흔히 다루지 않는 전원생활에 대한 이야기. 
분명 잘 그리는 만화가인데도 일부러 생략하여 ’낙서’처럼 보이도록 단순하게 만든 그림체.
너무 세밀하게 그린 그림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그림은 참 적절하다.
여느 소년만화처럼 강렬한 펜선을 쓴 것도 아니고, 여느 순정만화처럼 장식이 요란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그림에서는 ’생명’이 느껴진다.
그가 그리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심지어 식물조차도
살아있다, 는 느낌이 든다.

<해수의 아이> 역시 자연에 대한 이야기이다.
반짝거리는 고급 종이로 만들어진 표지,
그래서인지 만만치 않은 책 가격에 일단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표지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한, 더욱 대단한 세계가
표지 너머에 들어 있다는 사실만 말해 두겠다.
어떤 영화도, 소설도, 심지어는 이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고 해도-
이 ’만화책’ 만큼 바다를 생생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거라 장담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감상을 말하자면 ’내가 바다 속에 걸어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장르는 과학 미스테리인 듯하지만,
주인공은 10대 소녀와 두 명의 소년이라서 쉽게 이야기에 녹아들 수 있다.
대자연에 대한 동경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더 정확히는 책 한권으로 앉아서 대자연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
과학적인 지식이나 이국적인 설화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가라시 다이스케라는 만화가를 알게 된 계기는 <리틀 포레스트>라는 만화였다.

오래 전부터 만화에서 ’흙냄새’라든가 ’풀냄새’같은 것이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왔다.
만화가 발전할수록 그림은 깔끔해지고 캐릭터는 세련되어지고 스토리는 강렬해지지만,
그럴수록 만화에선 ’인간 사는 냄새’가 점점 사라져만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나의 갈증을 속시원히 풀어준 만화가 바로 <리틀 포레스트>였다.
흔히 다루지 않는 전원생활에 대한 이야기. 
분명 잘 그리는 만화가인데도 일부러 생략하여 ’낙서’처럼 보이도록 단순하게 만든 그림체.
너무 세밀하게 그린 그림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그림은 참 적절하다.
여느 소년만화처럼 강렬한 펜선을 쓴 것도 아니고, 여느 순정만화처럼 장식이 요란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그림에서는 ’생명’이 느껴진다. 그가 그리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심지어 식물조차도 살아있다, 는 느낌이 든다.

<해수의 아이> 역시 자연에 대한 이야기이다.
반짝거리는 고급 종이로 만들어진 표지, 그래서인지 만만치 않은 책 가격에 일단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표지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한, 더욱 대단한 세계가 표지 너머에 들어 있다는 사실만 말해 두겠다.
어떤 영화도, 소설도, 심지어는 이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고 해도-
이 ’만화책’ 만큼 바다를 생생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거라 장담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감상을 말하자면 ’내가 바다 속에 걸어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장르는 과학 미스테리인 듯하지만, 주인공은 10대 소녀와 두 명의 소년이라서 쉽게 이야기에 녹아들 수 있다.
대자연에 대한 동경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더 정확히는 책 한권으로 앉아서 대자연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
과학적인 지식이나 이국적인 설화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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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표지에서 나이프와 포크를 양 손에 들고 환히 웃고 있는 여인이 바로  
초췌한 만화가 화려한 미식가의 두 얼굴을 지닌 주인공 Y나가 F미.
음식 칼럼 일을 맡게 된 그녀는 자신이 평소 다니던 맛집 중에서도
15군데를 엄선하여 소개하게 되는데... 그 내용이 바로 이 만화책에 담겨 있다.
  

이 만화에서 소개된 15군데의 음식점은 그 국적도 다양하거니와,
저렴하게는 빵에서부터 비싸게는 20만원을 호가하는 성찬까지 가격대 또한 천차만별이다.
위치와 가격 때문에 비록 소개된 음식을 다 먹어볼 순 없다 할지라도, 
이 만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먹어본 기분이 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만화를 음식점 가이드북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이 만화는 음식에 얽힌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만화 속에서 Y나가는 음식을 혼자 즐기는 법이 없다. 
언제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을 즐긴다.
Y나가도 화끈하고 코믹한 캐릭터이지만, 
함께 식사하는 측근들도 만만찮게 특이하고 웃기는 캐릭터들이다.
다양한 음식 보는 재미도 재미지만,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는 언제나 ’사람 구경’이 정말로 재미있다.
Y나가는 자신이 맛있다고 느낀 음식을 다른 이들에게도 먹이면서 행복감을 전달한다.
이 만화에 소개된 음식점에 가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주위에 있는 내 사람들과 얼마나 행복한 식사를 하고 있는가?
혹은 행복한 식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를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이 만화를 보면 맛있는 음식에 감동하는 것이, 
그리고 주위에 그런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인생을 얼마나 즐겁게 만드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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