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특별한 여행수업 - 아이의 재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26가지 자녀교육 오디세이
김세걸 지음 / 씨앤톡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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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의 여행!! 내가 어릴때도 로망이었고, 지금 우리 아이들도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떠나 주었으면~하는 로망(?)이....ㅎㅎ  주말이면 가족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나에게서 잘 벗어나지 못한다.   아주 어릴땐 아빠랑 같이 자고 싶어 하기도 하고,  아빠가 가자하면 어디든 따라가 주기도 하던 딸이 이제 좀 커서 그런지 꼭 엄마가 끼어 주어야 제대로된 여행느낌이 나나보다.   지금까지 직장과 육아, 가정을 병행해온 나로서는 딸아이가 아빠와의 단둘이 여행에서 무슨 큰 배움이나 지식을 습득하기를 바라기보다 그저, 나 혼자만의 시간이 갖고 싶을때 나에게 자유를 좀 달라! 하는 의미에서 잠시라도 나가보라고 부추기기도 했었다.    부추김에 의해 잠시잠깐 이지만 아빠와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 오면 아이는 항상 할말이 많아졌던듯 했다.   그만큼 아빠와의 여행은 자유스러웠고,  "하지마라"는 속박이 없었던만큼 보이는것도 많았고, 가슴속에 담아온것도 많아서이지 않았을까?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분으로 처음 계획은 4인가족이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해외 가족여행을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미국에 거주하는 친척분의 아들이 유명한 아이비리그 중에서도 학부가 좋기로 유명한 브라운대학을 성적 최우수자로 졸업하면서 표창까지 받는다는 낭보를 접하고 아내는 직장사정상 오래 떠날수는 없고하여 저자와 아들이 두달정도 계획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흔히들 한번쯤은 어학연수를 다녀온다 하여 아내는 이왕 나간김에 미국의 명문대학들을 모두 보여주어 아이에게 자극을 주라는 것이고 저자는 아이에게 넓은 세상을 여기저기 다양하게 보여주고, 아빠와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대부분의 엄마, 아빠의 생각들과 상통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역시,  아들의 엄마였다면 당연히 아이에게 자극을 주고 싶어하고, 조금이라도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여행경로를 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ㅎㅎ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생각은 정말 전형적인 한국엄마,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이 낳은 또다른 폐해이지 않을까 싶다.

 

 

아이는 또래의 여느 남자 아이들처럼 고집세고,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아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빠와의 여행이 길어 질수록 스스로 행동하고, 자제하고, 아빠를 위하기 까지 하는 아이로 거듭났다고 한다.   여행하는 동안만 이라해도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부모역시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간다.   책 속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이와 아빠와의 여행에서 느끼는 점들, 여행지에서 아빠와 아이의 대화들은 내가 내 아이와 대화 하는것 처럼 자연스럽고 좋았던 반면, 여행지들의 역사에 대해 너무 지루하게 문장을 풀어 놓은것 같았다.   모르고 있었던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알아 간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 책의 특성상 역사에 대한 세세한 설명 보다는 아이와의 눈높이에서 나눌수 있는 설명이나 대화가 더 좋았을것 같았단 생각을 해보았다.

 

 

여행의 종착지에서 저자가 아내에게 쓴 편지의 일부이다.  "아이에게 '경쟁에서 살아남기'만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기'와 '성공한 자의 사회적 책임'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오.  입시 위주의 사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경쟁에서 살아남기만 가르친다면, 아이들의 삶이 얼마나 불행하겠소?  주위의 사람들이 다 자기를 노리는 경쟁자로만 보인다면, 인생이 얼마나 삭막하겠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이의 고독을 덜어주는 길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될 것이오. (p288)   아이의 고독을 덜어주는 길...너무 괜찮은 표현인듯 하다.  지금 우리세대도 이렇게 경쟁하며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세대는 얼마나 더 무한 경쟁을 벌여야 살아 남을수 있을지, 그 무한경쟁속에 또 얼마나 외롭고 고독할지, 상상만으로도 불쌍하고 안타깝다.  우리 어른들의 생각이 조금 더 바뀌어 경쟁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미래를 주고싶다. 내 아이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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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눈물 - 아사히신문사 40년 베테랑 기자의 아프리카 희망 보고서
마쓰모토 진이치 지음, 김숙이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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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다큐를 좋아 하다보니 TV로 방영되는 다큐는 빠지지 않고 챙겨보는 편이다.   아프리카의 눈물도 꼭 챙겨 보려고 알람까지 맞추고 있었는데 못보고 놓쳐 버려서 책으로 나마 읽게 되었다.   시리즈물 이었던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은 TV로 너무 재밌게 보았는데 이 프로는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역시, 다큐는 영상들과 함께 보아야 하는 것 일까?   중간중간 몇 컷의 사진이 있긴 했지만 뭔가 좀 부족함이 느껴졌다.   더구나 책 내용마저 생각했던 방향과는 전혀 달랐다.   앞선 프로들의 내용이 지구, 환경, 자연등에 관한 내용이었던 터라 이 책 역시 포커스를 환경이나 자연에 관한 보고서(?) 정도로 생각 했었는데,  전혀 생소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정부패한 정치에 관한 이야기였다.   문외한인 분야의 책 내용이 조금 지루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모르는  분야를 알아 간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의 정치에 이렇게 심한 부정부패가 있었다니, 책을 읽으며 너무나 놀라고 또 놀랐다.   특히나 1980년에 '아프리카에서 가장 은총을 받은 독립'이라는 말을 들으며 독립한 남부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부정부패와 정부의 방치속에 살아가는.  아니,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는 사람들이 안쓰러울 따름이었다.   2006년 이 나라의 인플레이션율이  7,634퍼센트 였다니,  앞뒤 생각없이 무조건적인, 정부의 무관심이 결과로 나타난 경제붕괴라 할 수 있겠다.   더구나 얼마전 월드컵을 치렀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범죄의 온상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던 월드컵 기간동안의 남아공은 그 이면에 전혀 다른 또다른 남아공이 있었던 것이다.

 

 

자정이 지나자 이번에는 '경찰이 총에 맞았다'는 무선이 들어왔다.   우리는 고속도로로 진입해 2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날아갔다.   구 흑인 거주지인 소웨토로 통하는 고속도로에서 순찰차가 도난차로 보이는 차를 발견했다.   경찰이 차를 세우고 검문 하려는데 창너머에서 느닷없이 총이 발사되어 경찰의 가슴에 명중했다.   차는 그대로 도주 했다고 한다 (page 91)   정부 고위 관료들은 배불리 먹고,  경찰들이나 공무원들은 월급도 체불된다.   이런 악조건에서 근무가 가능할리가 없다.   그러므로 경찰도 떠나고 교사들도 학교를 떠난다.   치안도 엉망이 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도 배울수가 없다.   이렇게 한 국가는 몰락하는 것이다.   복지와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정치는 싸움판이라고들 얘기한다.   이 책을 읽고보니 서로의 견재로 인한 균형있는 정치의 발전을 위한 싸움이지 않았을까.   물론, 견재가 너무 심해 질때도 있지만 말이다.   아프리카는 이 지구가 존재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나라들이다.   그들의 부정부패를 우리가 막을순 없지만,  국제적인 원조를 통해서라도 부강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지구의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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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행책 - 휴가없이 떠나는 어느 완벽한 세계일주에 관하여
박준 지음 / 엘도라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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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없이 떠나는 어느 완벽한 세계일주에 관하여"라는 부제가 붙은 책.   과연 어떤 느낌일지 읽기전 부터 무한한 기대감에 가득차 올랐다.   흔히 여행서라 함은, 일반적인 기행문과 더불어 여행지의 생생한 사진들이 나의 오감을 자극한다.   여행서를 볼때면 항상 휘리릭 책장을 넘기며 사진들을 먼저 보곤 하는데,  이 책속엔 사진이 없었다.   독자들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함인지,  이해를 돕기 위함인지  중간중간 삽화가 곁들여 있긴 하지만,  역시나 여행서의 기본(?)인 사진이 없었다.   제목 그대로 책 여행 책인 것이다.   저자가 읽었던, 또는 접했던 책들과 그 책들에 얽혀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이 수많은 책들속에 그의 여행의 기억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니,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인듯 하다.

 

 

누군가는 "여행을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으며 일상에서 벗어나는 충동외에 여행의 목적은 없다"고 한다.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다.   이건 여행의 패러독스가 아니다.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은 달라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물론 달라질 수 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변하는 건 아니다.   일상과 마찬가지로 여행도 '만들어 가야'하기 때문이이다. (P37)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만들어가는 것이 여행이구나...생각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선택하는 여행지가 아닌,  한권의 책으로 인해, 때론 한편의 영화로 인한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가는 길은 호기롭고, 신선하고, 기대감으로 충만하기 때문일 것이다.   두꺼운 한권의 책속에서 단 한문장의 그 장소를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

 

 

여행은 일상과 일탈의 경계를 미묘하게 드러낸다.   일상은 일탈을 꿈꾸고, 일탈은 일상을 꿈꾼다.   내 존재감을 느낄 수 없다면 일상의 그 무엇도 소용이 없다.   누구나 일탈을 꿈꾸지만 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몸도 마음도 무겁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무거워진다.   나이가 어려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마흔이 넘어도 충동적으로 살고 싶다.   맹목적인 일탈을 꿈꾸는게 아니라 변화를 꾀하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싶다는 말이다.   순차적으로 풀어야 하는 공식 같은 삶.   그와는 다른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꿈꾼다. (P66)  가정에 매인 사람들은 일탈은 고사하고 생활패턴에 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인생의 시계가 어긋나 버리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도 그렇다.   꽉 짜여져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는 하루하루가 때론 숨막혀 멈춰 버리고 싶은 충동도 느끼지만 나 하나의 일탈로 어긋나 버린 톱니바퀴를 정상궤도에 올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기에 묵묵히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통해 여행 할 수 있다면 그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 했었는데,  오히려 더 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 내가 여기에 있었다.

 

 

16권의 책 여행을 마치고 나면,  여행 책 파트가 나온다.   13곳의 여행지를 소개한 부분이다.  아마 저자의 기억속에 오래토록 남아있는 여행지들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행의 갈증을 해소하기 보다  그 책들과 여행지들로 인해,  말라있던 내 감성은 또다시 여행이라는 일탈을 꿈꾸고 있다.   나에겐 너무나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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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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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 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만큼 많은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   책을 읽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글귀가 책을 다 읽고 나니 눈에 쏙 들어온다.   이 책의 겉표지에 쓰여있는 글이다.   이 글이 왜 이렇게 공감이 가고 가슴에 쏙쏙 박히는지....   이 책의 주인공 벤 브래드포드가 바로 저런 사람이었을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월가의 변호사이며, 고소득층에 속하고, 좋은집, 좋은차를 소유한 남자 벤.   그러나 그에게 가족은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한다.   어릴적부터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완전히 묵살당한채 아버지의 뜻에따라 로스쿨을 나오고 직장도 아버지와 친분이 있으신 분의 회사에 취직한 벤.   아내는 게리서머스라는 정말 볼품없고 능력없는 사진가인 이웃남자와 바람이 나 찬바람 쌩도는 아내와 대화도 없는 가정.  과연, 악조건을 다 갖춘 이런 가정에서 어떤남자가 버틸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베스가 정말 싫어하는게 뭔지 알아?  네가 네 자신을 싫어 한다는 사실이야.   너의 그 자기연민, 덫에 빠진양 엄살을 떨어대는 빌어먹을 행동.  사진가로 성공하지 못한건 그 누구 탓도 아니야.  바로 네 탓이지.   넌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할 뿐이야."   바로 그때였다.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클라우디베이 병으로 게리를 내리친 것이다.   병을 크게 휘둘러 옆머리를 쳤다.   병의 반쪽이 산산조각 났다.   게리가 내옆에서 쓰러질때,  나는 다시 병을 휘둘렀고 사금파리가 게리의 목덜미에 꽂혔다. (P 134-135)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벤.   이 상황이면 나라도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휘둘렀을 것이라고 감히 상상해 보았다.

 

 

모든걸 버리고 떠나야 하는 벤은 마지막으로 아들인 애덤을 만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애덤이 나와 함께 보낼 달콤한 앞날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나는 결국 싸움에서 졌다.   "아빠, 왜 울어?"  애덤이 겁을 집어 먹은듯 눈이 휘둥그래졌다.   내가 점점 참지 못하고 크게 흐느낄수록 애덤의 눈이 점점 커졌다.   나는 애덤을 꽉 껴안았다.   애덤이 나를 지켜주고, 모든 일을 바로잡고, 내가 모든걸 잃기전의 삶으로 되돌려 주기라도 하듯이.   "울지마, 아빠, 울지마,"  애덤이 내 품에서 겁을 집어먹고 딱딱하게 몸이 굳었다.   그래도 나는 진정할 수 없었다.   좀처럼 감정을 자제할 수 없었다.   나는 모두 다 잃었다.   이제 추락만 남았을 뿐.  (P 244) 나도 모르게 울컥 하면서 읽었던 부분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아내를, 가정을 모두 버려야 하는 남자.

 

 

모든것을 잃은 한 가장이 삶의 의욕이 있을리 만무하고, 인생의 기쁨을 느낄리 만무하다.  떠돌다 정착한 소도시에서 게리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사진가로서의 명성을 얻고 이른바 성공이라는 것을 달성 하지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허전한 벤,  여전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벤.   이 책은 진정한 "나"의 삶을 살고 싶은 한남자의 이야기라고 표지에 나와 있듯이,  자신의 삶이 없는 벤이라는 남자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내가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어제의 삶을 이제는 간절히 바라는 입장이 됐다." 라는 본문중 벤의 말처럼,  지금 이순간 괴롭고 힘들어도 열심히 현재를 즐기며 살아야 하는건가?  이 세상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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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그리고 함께한 90일간의 아시아 횡단기
남정현.김웅기 지음 / 나무자전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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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 수많은 이유들중 미약한 한가지 이유는 훌훌 읽혀지는 맛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리고 먼저 그곳을 다녀온 작가를 통해 그곳의 이야기와 함께 기행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곳의 사진들이 아닐까.   그래서 난, 여행 에세이를 읽을때 책장을 먼저 훌훌 넘겨보며 사진을 본다.   사진을 보며 이 글이 쓰여졌을 곳을 혼자 상상하고,  그 사진속에 내가 있음을 상상하며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다.   이 책 또한 받자마자 후루룩 넘기며 사진들을 보았다.   작가의 고생과 그곳 사람들의 삶이 뚝뚝 묻어나는 사진들이 내 맘을 확 잡아 끌었다.

 

 

인터넷 여행 카페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함께 여행을 하기 위해 감행한 결혼.   그리고 함께한 90일간의 여행 이야기.   아직 한번도 못해봤고, 앞으로도 못 해볼것 같은 배낭여행의 진수를 보는듯 했다.   2박3일을 버스로 이동 하며,  고지대의 깜깜한 밤하늘을 천장삼아 볼일을 보기도 하고,  돈을 아끼기 위해 4박5일을 트럭으로 이동하며 좁은 공간과 담배연기를 마시며 추위에 떨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곳에선 시간의 제약없이 아무 할 일이 없어도 몇일씩 쉬어가기도 한다.   이런게 배낭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카파도키아에서의 시간은 달콤하고 나른했다.   터키의 8월은 한국의 여름 만큼이나 무더웠지만, 카파도키아는 그늘에 앉아 있으면 시원했고 모기가 없었다.   이곳에서는 꼭 무엇을 봐야 겠다는 목적없이 게으른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떤날은 온종일 엽서만 쓰기도 하고,  어떤날은 네브셰히르나 아바노스로 장 구경을 가기도 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는 숙소의 주인 언니에게 책을 빌려 읽거나 게스트북에 여행정보를 끼적여 놓았다" (page 100-101)  이 대목에서 나의 여행은 어떠한가 생각해 봤다.   항상 빠듯한 일정,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잠시의 틈도없이 이동하고, 또 이동하고.. 집에오면 어김없이 녹초가 되고... 아이들 때문이라고 애써 변명해 보지만 나 역시 편히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함께 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함께 였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괜한 낭만 때문에 각자의 여행을 선택해 이렇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가 왜 이리 원망스러운지... 오늘도 이렇게 보고픔과 외로움은 재회의 순간에 더욱더 값진 가치를 위해 조용히 삭혀야겠지.   지구의 같은 하늘 아래에 함께 있다는 걸 위로 삼으면서..." (남편 웅기의 동유럽여행기 중)   이 책 뒷부분 십여장은 남편 김웅기님의 짧은 동유럽 여행기가 실려있다.   서로 원하는 여행노선이 달라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가 가고 싶었던 여행지를 가기위해 두 사람은 잠시 헤어지지만 곧 지독한 그리움과 외로움에 같이 여행을 하게 된다.   힘들땐 다독여주고 멋진풍경을 같이 느끼고,  무서우면 손잡아주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부러운것이 있다면, 배낭여행도 아니고 아시아 횡단도 아니고 동유럽여행도 아니었다.   남편이랑 두사람이 하나되어 힘듦과 아픔을 서로 다독여가며 함께 여행하는 것이었다.   우리도 아이들 크고나면 둘이서 손 꼭잡고 여행 많이 다니자고 얘기하곤 했었는데,  그때는 있는 여유 맘껏 부리며 진정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달콤하고 나른한 여행이 되지 않을까?   어서 빨리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고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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