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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보다 높은 향기
김재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책을 받고 책의 두께에 화들짝 놀라고 책을 펼쳐보고 깨알같은 글씨에 두 번 화들짝 놀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이틀만에 다 읽었다는데에 세 번 화들짝 놀란 책이었습니다. ㅎㅎ 제가 워낙에 책을 느리게 읽는데 이 책은 이상하리 만큼 빨리 읽었네요. 그렇다고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었다....라고 하기엔 그것도 아닌데. 아무튼 결론을 말 하자면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었던건 아니지만 지루할 만큼 재미가 없지도 않았어요. 일단, 책장이 잘 넘어갔다는게 중요하죠. 작가님도 생소하고 출판사도 생소하고 출간이 된지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책인데 그 존재도 참으로 생소한(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책이었습니다. 더구나 작가님의 이력도 참으로 화려합니다. 국비 유학으로 일본 나고야대학의 항공우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 공과대학 박사출신이시네요. 공대 출신으로 이렇게 사랑과 꿈을 소재로한 감성돋는 소설을 쓰셨다니 놀랍습니다.
이야기는 한 소년의 어린시절부터 그 소년이 성장하고 어른이되어 가는 과정을 담은 소설인데요. 소년의 꿈과 사랑이 잘 버무려진 이야기였습니다. "브든"은 미래 훌륭한 축구 선수를 꿈꾸는 아주 당찬 소년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축구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같은 중학교에서 절친인 친구와 투톱을 이루고 있었죠. 그러던중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게 됩니다. 절친이자 라이벌이었던 친구의 죽음은 어린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브든은 친구가 없는 빈자리를 연습에 연습을 더하며 채우다 결국엔 축구를 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릅니다. 그리고 선택한 꿈은 막연하게도 "우주비행사"였습니다. 작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이 소설이 작가 자신을 모델로 한 소설임을 책을 읽으면 알게 됩니다. 작가와 같이 브든역시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 대학의 항공우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 공과대학을 다니게 되거든요. 그리고 만나게 되는 두 여인과의 사랑.
브든이라는 인물은 참으로 당차고 야무지고 강하게 느껴집니다. 친구의 죽음으로 자신의 꿈마저 망가져 버린 후 그의 일기장에는 "저는 꿈이 없습니다. 꿈이란 건 게으른 사람들이 허전함을 달래려 마음속에 담아두는 핑계입니다." 라는 말을 남기기도 합니다. 그 친구는 브든이 유명한 축구선수에 대한 꿈을 이야기 했을때 허세가 있고 우월감이 있는 꿈은 그 꿈을 이루어도 기쁘지 않을거라는 이야기를 해 준 바 있었습니다. 그리고 브든과 두 여인과의 사랑은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브든 역시 두 여인과의 사랑과 아픈 이별을 경험했지만 그 여인들은 브든에게 또 다른 꿈이랄까 이상이랄까를 심어준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한 소년이 사랑으로 부터 그리고 꿈으로 부터, 사회로 부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이 이야기가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결말을 알기 전까진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잘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그만큼 이야기의 전개가 자연스러웠다는거죠. 그렇지만 결말은...흠...좀 많이 아쉬웠습니다. 너무 급작스럽게 픽션이 되어버린거죠. 누구나 극적인 결말을 원하지만 이건 너무 극적이었습니다.
어떤 성공한 사람이 말했다. 90%의 확신과 10%의 자신감이 성공을 만들었다고. 그러나, 그 말에는 성공을 한 후 누구나 이야기 할 수 있을 법한 비겁함이 깔려있다. 목숨을 건 성공의 과정은 1%의 노력과 1%의 확신 그리고 98%의 불안으로 가득 메워진다. -32세 브든의 일기중에서-
꿈? 내가 니 꿈이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어. 그렇지만 그 꿈속에 허세가 있고 우월감이 있고 명예와 돈 같은 가치들이 많이 들어 있다면 결국에는 그 꿈을 이루어도 오랫동안 크게 기쁘진 못할 거야. -본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