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더 트레인 - 폴라 호킨스

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아, 이 책 읽기전에 혹평이 너무 많아서 정말 읽기가 꺼려졌었거든요. 근데, 왜지? 난 재밌는데? 하며 앞부분을 읽다가 계속되는 레이첼님의 이해 할 수 없는 행동에 약간 갸웃거리다가 급기야 "와...이 뇨자 뭐지?" 했었네요. 아이고 오지랖도 이런 오지랖이 없네요. 걍 "너나 잘해" 하고 싶다는...그래서 결론은 책이 재미없는건 아니에요. 그냥 화자로 나오는 레이첼님의 성격 설정을 작가님이 참 묘하게 잡으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ㅋ

이야기는 세 여자의 시점으로 각각 전개되어 집니다. 일단 오지랖녀 레이첼. 알콜중독자이면서 참 할 일없는 뇨자. 남편 톰이 바람펴서 이혼하고 알콜중독으로 인해 직장도 짤리고 친구집에 얹혀 살면서 직장 짤렸다고 말도 못해서 명퇴자들 처럼 늘 출근시간에 집을 나와 이리저리 헤매다 퇴근시간이면 집에 돌아갑니다. 그리고 또 다른 화자인 메건. 바로 레이첼이 출퇴근 기차에서 매일 마주하는 집에 사는, 레이첼이 이상의 부부라고 생각하는 그 메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화자는 바로 레이첼의 남편 톰의 새 아내인 애나입니다. 레이첼을 제외한 나머지 두 여자는 적어도 레이첼이 보기엔 행복해 보입니다. 특히 메건은. 그러나 어느날 레이첼은 기차안에서 메건의 집을 보던중 메건이 다른남자와 함께 있는것을 목격하고, 그 다음날 메건이 깜쪽같이 사라져 버립니다. 레이첼이 메건의 실종사건에 어떻게 끼어들게 되어 어떻게 사건을 더 어지럽게 만드는지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이 여자 참 거시기 합니다.

저는 늘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서 출근을 합니다. 차가 주차된 지하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아침마다 같은 사람을 만나요. 모두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는 사람들인거죠.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온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저희집이 15층이지만 바로 아랫집 사람은 잘 몰라도 7층이나 5층 사람은 잘 알아요. 그렇다고 이 사람들을 만나면 막 수다떨고 하지는 않잖아요. 그 사람들 사생활을 내가 막 어떻게 할 수는 없는거잖아요. 그냥 눈인사만 주고 받을 뿐이지.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이 사람들을 만나지만 이 사람들은 내가 잘 알면서도 잘 모르는 사람인거죠. 그런 사람한테 막 들이대는 레이첼은 과연 오지랖 갑!!

레이첼과 메건 히프웰 사이에 연결 고리는 없다. 레이첼이 히프웰 부부의 집에 있는 걸 본 후에 라일리 경사에게 그 일을 얘기해줬더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그냥 오지랖이 넓은 여자예요. 외롭고, 조금 절망적인 상태라 무슨 일에라도 끼어들고 싶은 거예요." (본문중)

책을 읽으며 레이첼이라는 캐릭터가 조금 짜증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뭐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습니다. 책장 하나는 잘 넘어가더라구요. 그리고 반전이라고 만들어 놓은것 같은 내용은 사실 좀 시시했습니다. 뭔가 좀 억지스런 면도 보였구요. 장르소설을 읽다보면 늘 반전과 결말은 마지막 한,두장이죠. 이게 참 맞는것 같으면서도 참 허무하기도 합니다. 참 오랜만에 오묘한 책을 읽었네요. 이게 막 읽으면서도 이 여자 진짜 왜 이러나 싶어 그만 읽고 싶은데 또  결말이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그만 두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것도 아니고...아무튼 결국은 이렇게 됐네요. 끝은 그랬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