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굳은살이 생기면 좋을 텐데
여름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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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의 신체는 대개 50kg~100kg내외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그 중에 마음의 무게는 몇이나 되려나. 따로 마음이라는 공간이 보이기는 하는 것인가.

그럼에도 우리는 그 마음 하나를 어쩌지 못해 불행을 느끼고 우울을 느끼게 된다.

심장보다 중요한 '마음'이란 장기는 있지도 않은데 생명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존재이니 분명 있기는 하는 것 같은데.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다.


어린시절 알콜중독자에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때문에 두려움에 빠졌던 아이는 우울증에 걸렸었다는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 아버지와 이혼하고 떠난 엄마는 모성애와는 거리가 먼 여자였다고 한다. 하필 그런 부모밑에서 태어나 상처뿐인 기억을 가진 채 스스로 뭔가 해내는 일을 거의 못했다는 고백에 가슴이 시리다.


상당히 온순하고 순종적인 성격을 가진 것도 있었겠고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하지 못하는 소심함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외고나 간호학과에 진학하는 것까지는 스스로의 결정이었다면 좋았을텐데. 참 아쉽다. 사회생활도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사실 아랫사람이 웃사람 노릇보다 쉽다. 지나놓고 보면 그랬었다. 일에 자신감도 붙고 내공도 생겨서 윗사람이 되면 더 쉬울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그걸 나중에 깨달았다고 하니 저자는 좀 늦되는 편인 것 같다. 그러니 몸고생, 마음고생이 오죽했으랴.


그래도 마음이 깊은 편이라 술만 먹지 않으면 다정하지만 술만 먹으면 폭군이 되는 아버지를 이해해주고 우울증치료까지 이끌어주는 모습에서 대견함까지 느껴진다.

나같으면 절대 그렇게 못했을 것이다. 사실 나 역시 저자와 같은 어린시절을 보냈다.

알콜의존증이 심하고 엄마와 늘 싸우던 아버지, 아버지가 들어오는 시간이 되면 남은 가족들은 비상상태가 되곤 했었다. 결국 이혼을 하고 이상한 여자를 데려와 살기 시작하면서 나는 도망치듯 집을 나와 동생들과 살았었다. 그래서 저자의 절절한 과거가 겹쳐져 우울함이 몰려왔다.



나도 그랬지만 결혼만큼은 백 번쯤 생각해서 결정했어야 했는데 결국 이혼으로 이어진 것은 첫단추를 잘못 끼운 실수라고 생각하지만 자기결정권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저자인지라 끌려가듯, 집에서 도망치듯 그렇게 결정된 일이었던 것 같다.

남편이야 어찌되었든 아이의 운명에 자신의 우울증이나 이혼이 걸림돌이 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에서 적어도 자신에게 매정했던 친엄마의 모습은 없으니 다행이다 싶다.

남편과 이혼후 고시원생활을 하고 룸생활을 했다는 것은 조금 충격적이다.

당시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이긴 했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치명적인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좋은 분을 만나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니 그래도 선한 끝은 있구나 싶어 다행스럽다.

가장 편한 직장이 된 한의원에서 오래오래 능력을 인정받으며 남자친구와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기를.

끝맺음에서의 말처럼 자신을 존종하고 보듬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늘 새기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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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지도의 뒷면에서
아이자키 유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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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덮은 후 한동안 먹먹한 가슴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이 그저 소설이기만을 바랐다. 실화라면 너무 가슴아프고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혹시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얘기가 아닐까. 소설의 무대는 1994년부터이지만 주인공의 나이와 비슷했고 무엇보다 이건 실제 겪어본 일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감성과 리얼리티가 담겨있기 때문이었다.


실직한 아버지는 알콜중독자가 되었고 실제 가장역할을 하던 코이치로는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아놓았던 8만엔을 아버지가 훔쳐갔다는 것을 알게된다.

만취한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가라는 연락을 받은 코이치로는 인가도 거의 없는 시골길을 걸어오면서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되면서 살의를 느끼게 된다.

결국 코이치로는 아버지를 때려 눕히고 눈길에 그대로 방치한 채 가출을 하게 된다.

살인자로 감옥에 가는 것은 무서웠다. 그렇게 집에서 먼 도시의 어딘가에 도착한 코이치로의 삶은 파란만장 그대로 펼쳐진다.



이미 경찰에서는 그의 범죄사실을 알고 수배가 내려져있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코이치로는 신분을 숨긴 채 처음에 노숙자로 그리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살아가게 된다. 가명으로 살아가면서 그 삶에도 익숙해진다.

힘든 노동이었지만 신분을 숨기기엔 딱이었고 타고난 성실함으로 인정도 받게 된다. 그 생활중에 알게된 아이바씨와 친해지면서 아재라고 부르게 된다.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도 코이치로는 선배 노숙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었다. 코이치로는 외로웠지만 인덕은 꽤 있는 소년인 셈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몸으로 먹고 사는 인생들은 그나마 좀 나았고 그마저도 안하던 노숙자들의 마지막도 처참한 것을 본 코이치로는 아재를 설득해서 타코야키 노점을 열게된다.

아재가 모아놓은 돈을 합쳐 최선을 다해 연 노점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코이치로의 삶에 또다른 위기가 닥쳐온다.


다시 혼자가 된 코이치로는 아재가 소개해준 도쿄의 금속부품공장으로 향하고 적성에도 맞는 일인데다 타고난 성실함으로 후계자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하지만 코이치로는 법적으로 떳떳한 자격이 없는 상황이라 그 제안을 수락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코이치로는 큰 용기를 내어 자신의 과거로 향한다.

그리고 그 날의 진실들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절규한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태어난 후 떠나버린 어머니의 존재는 아예 모르고 알콜중독자인 아버지를 돌봤던 착한 아들이었다. 그럼에도 그 하루 저녁의 사건으로 그의 인생은 엄청난 위기를 맞는다.

그럼에도 코이치로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홀로 잘 서게 된다.

소설속의 가상 인물일지 실제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지 모를 코이치로야! 네가 좋아했던 소녀 레나의 말처럼 너의 미래는 행복만 있을거야. 너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고마워 잘 일어나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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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
김청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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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어느 날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노후된 부품을 바꾸듯 장기를 바꿔가며 수명을 연장한다. 그럼에도 예정된 죽음까지는 막지 못하는데 그렇게 떠나 우주의 별이 된 누군가를 다시 만나기 위해 은하향초가게를 찾아오는 사람들.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감동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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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향초
김청귤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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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주로 떠난 생명을 만나고픈 이들을 위해 향초를 만드는 마녀가 있다.

우주 행성 어딘가에 갑자기 나타나고 일이 끝나면 다른 행성으로 향한다. 마녀도 그 곳이 어디가 될지 알지 못한다. 다만 자신의 향초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올 것이란 것만 알았다.


세상은 진화해서 병이 들은 신체의 부품을 갈아끼우면 생명이 연장되는 시대가 되었다.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황당한 얘기같지만 현실에서도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분명 그런 날들이 올 것이다. 글쎄 더 진화해서 진시황이 누리고픈 영원불멸의 존재가 되면 행복해지려나. 그 많은 생명들은 우주 광활한 곳에 흩어져 살면 되긴 하겠다.


인간이 만든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는 부품교체없이 천연으로 남은 인간의 가치가 더 높아보이기도 하고 어리석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막연한 그리움인지 진짜 인간이 만든 요리로 인기몰이라는 레스토랑도 있다. 하지만 그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하는 것은 숨겨진 안드로이드였고 질투심에 눈이 먼 인간 주인은 그 안드로이드를 파괴해버린다. 그리곤 다시 요리를 하게 하려고 되살리고. 결국 다시 회생하지 못한 선택을 한 친구를 위해 은하향초집을 찾아온 누군가.

차라리 그런 선택을 하고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려줄 친구를 가진 안드로이드가 인간보다 나아 보인다.


지금도 종이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이지만 아예 책을 읽지 않는 미래가 닥친다고 생각하면 힘이 빠진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녹아가며 글을 쓰는데 아무도 읽어주는 사람들이 없다면 얼마나 불행할까. 오죽하면 그 작품을 우주의 별로 만들어달라고 했을까.

아마 이 장면은 실제 글을 쓰고 있는 작가 자신에게 보내는 위안의 글이 아니었을까.


가장 마음에 들어왔던 손님은 학대받던 자신을 구해주고 사랑해줬던 할머니를 다시 만나러 온 진돌이 얘기였다. 나 역시 유기견을 만나 이제는 이별이 두려울만큼 사랑을 나누는 우리 토리가 생각나서였다. 얼마 전 방영된 '천국은 아름다워'가 떠올랐다. 그 천국에 먼저 도착한 댕댕이들이 나중에 도착하는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만남의 순간 행복한 기쁨을 나누는 장면.

펑펑 울었었다. 아마 나도 우리 토리가 먼저 떠난다면 은하향초 가게를 찾아갈 것이다.

내가 먼저 떠난다면 우리 토리가 진돌이처럼 나를 만나기 위해 우주로 날아와줄 수 있으려나.

SF적 소설이지만 가장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설이다.

결국 어떤 시대가 와도,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다 못해 멸망이 다가오는 순간이 와도 사랑만큼은 변색되지 않고 남아 간절한 누구에게 희망이 되리라는 생각에 큰 위안이 몰려왔다.

진돌아 할머니를 만나 행복했지? 토리야 엄마가 기억하고 너도 나를 영원히 기억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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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주영이다 -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이 현대를 키워낸 신념의 세계 나는 누구다
박상하 지음 / 일송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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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이다. 일제강점을 거치고 민족분단의 전쟁을 거친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잖은가. 그럼에도 이렇게 '한강의 기적'을 일구고 OECD 상위국으로 진입하는 괴력을 보여준 나라다. 그런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나고 살아온 것이 참 감사한 일이다.


정주영이 그 많은 시대, 국가가 있었건만 강원도 통천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것은 운명이었다고,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주기위한 신의 감사한 계획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가 일궈온 수많은 기적들을 보면 그가 과연 혼자만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 싶다.

신의 도움을 없었다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이루어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내가 기억하는 정주영이란 인물은 나이 많은 할아버지 정도랄까. 120살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니 만약 살아있더라면 지금 110살이 되었을 것이다. 정말 그가 지금까지도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범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세상을 보는 눈과 끈기, 부지런함등을 타고난 정주영이 일군 업적은 대한민국이 평생 감사해야 할 일들이다. 그가 걸어온 족적들을 보니 알았던 얘기들도 있지만 전쟁중에 미군의 공사를 따서 일을 했다는 것을 알지못했다.

몇 년전 방영했던 '재벌집 막내아들'이 자꾸 떠올랐다. 재벌인 주인공이 힘든 상황이 되자 자신이 젊어서 차를 수리하고 조립했던 현장을 찾아갔던 장면! 아마 이 드라마중 상당 부분이 정주영을 모델로 했을 것이다.


'블도저'라는 별명만큼이나 몰아부치는 성격탓에 곁에 있던 사람들중에는 상처를 받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주영 자신조차 자신에게 엄격했던 만큼 그의 진심을 알아봤을 것이다.

후일 그 일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는 글을 보니 그의 내면에는 따뜻함이 흐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돈암동 집에서 20명의 가족이 복닥거리며 살았던 시절 힘들 제수씨를 데리고 영화구경을 갔다고 하지 않은가. 그런 배려의 마음이 그의 경영철학에도 분명 더해졌으리라 믿어진다.


굳이 왜 정치판에 뛰어들었을까는 참 궁금한 점이다. 저자의 예측처럼 그의 후일담중 유추가 가능해보인다. 그 성격에 집권세력에 의해 무너졌던 상황들이 내내 가슴에 한처럼 쌓였을 것이다.

그래서 바꿔보고 싶지 않았을까.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한 농부로 태어나 겨우 초등학교만 나온 정주영이 일군 업적을 그런 식으로 빼앗고 모욕했다는 것은 지금 지하세계에 있을 인물들이라도 정주영을 찾아가 사과했야한다고 생각한다.

내 차도 현대자동차고 정말 만족하는 브랜드이다. 정주영의 한 발자욱이, 노력이, 내 삶에도 들어온 것이 감사할 뿐이고 하늘에서도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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