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시작의 날 - 계절 앤솔러지 : 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5
박에스더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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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3월앞에는 춘(春)자를 붙인다. 봄이 오는 달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음력으로 3월이었으니 지금의 4월 정도가 되어야 진정한 봄의 시작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나는 3월을, 봄을 싫어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함에 새생명을 데리고 오는 계절이니 반가워해야 하는데 말이다.


신났던 겨울 방학이 끝나고 고단한 학기의 시작이기도 하려니와 이상하게 겨울보다 더 매섭게 느껴졌던 봄바람이 싫어서였다. 겨울바람보다 속살을 더 파고 든다는 봄바람.

거기에 더해 이제는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반갑지 않은 3월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시작, 입학의 계절인 3월을 좋아할 것 같다.


부모님을 모두 잃고 혼자 남게 된 영우. 대학입학실날 교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게 소원이라던 엄마를 교통사고로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고 오던 날 영우는 결심했다.

엄마의 또다른 소원이었던 교사가 되기로. 이미 사범대에 입학을 했지만 졸업을 한다고 모두 교사가 쉽게 되는게 아니었다. 임용고시도 어렵고 시험에 합격해도 배정이 언제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친구도 거의 사귀지 않을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그렇게 임용고시에 합격하고 교생실습을 나갔지만 교사폭행의 피해자가 된다.


화재로 모든걸 잃은 아민. 엄마는 병원에 입원중이고 아민은 잘 곳조차 없다.

검정고시로 대학까지 조기 입학한 아민이었지만 사는 일은, 살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아무도 선택하지 않으려한 과외알바를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다는 이상한 소녀 유정. 과학자인 양부모의 신체실험에 부작용이라나.

그런 유정과 묘한 동질감을 느끼던 아민, 하지만 끝내 자살을 선택한 유정을 붙잡지 못했다.


첫사랑인 남자를 쫓아다니는 새미. 하지만 첫사랑 오빠는 새여자친구가 생겼는지 늘 그 여자와 함께 하는데...그 와중에 새미를 쫓아다니는 스토커까지. 새미의 봄은 심란하기만 하다.

늘 지켜보기만 했던 새미와 오빠는 결국 재회하고 두 사람의 존재엔 기막힌 반전이 기다리는데..

봄바람은 얄궂고 심술맞다.

누군가에게는 설레임을 주기도 하고 준비가 안된 누군가에게는 시름을 주기도 한다.

기다리든 기다리지 않든 3월은 온다. 그중에서도 삼일절을 갖넘긴 3월 2일의 모습은 뭔가 어설프고 불안하기도 하다.

5명의 작가가 그린 그 어느 3월 2일의 모습은 사람나이로 치면 풋풋한 스무살쯤으로 느껴졌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그 어정쩡한 모습. 하지만 결국은 희망을 품어 살아내야 하는 나이랄까.

그즈음 유난히 감기에 걸려 고생했던 것도 쉽게 방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겨우내 신발장에 잠자는 운동화를 꺼내신고 신발끈을 질끈 묶으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아직 꽃도 이른 그 3월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계절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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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10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10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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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10가구중 4가구라고 한다. 핵가족이 되면서, 홀로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어디선가는 분양을 위해 뜬집이라는 더러운 환경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곳이 있는가하면 휴가철이 되면 유기견의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인간보다 더 무섭고 냉정한 동물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여기 이 웹툰을 그린 유리씨처럼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와 가족이 되어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냥 우연히 우리집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운명처럼, 어쩌면 녀석들이

주인을 선택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10년 이상 사랑스럽게 키웠던 냥이 세 마리를 떠내보내고 다소 조촐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행복해보인다. 딸내미가 키우는 푸들과 내가 키우는 스피츠, 이렇게 두 마리가 사는 우리집도 유리씨네 집 못지 않게 짐이 그득하다. 그나마 휠이나 모래통같이 큰 고양이용품이 아니어서 다행스럽지만 사료통에 물통에 장난감에 유모차에 이동가방에 패드에...공간도 문제지만 건강하게 잘 보살피기 위해서는 비용도 상당하다.

예방주사에, 사상충약에 사료는 물론 무릎에 좋다는 영양제, 눈에 좋다는 영양제, 그야말로 욕심을 내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다.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라면 사료값도 부담이겠지만 정이 들어 가족같은 동반자가 되면 아까운 것이 없게 된다. 녀석들이 주는 기쁨과 행복을 어디에 비하겠는가.

유리씨도 선한 마음과 더불어 운명처럼 다가온 냥이들과 인생을 함께 하는 것이고 이렇게 웹툰으로 녀석들의 존재감을 알려주고 작가의 길을 갈 수 있으니 복덩이들이 들어온 것이리라.


가끔은 먼저 떠나간 아이들이 떠올라 그립고 슬프겠지만 하늘에 있는 아이들은 엄마가 남아있는 아이들과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일테니 지금을 후회없이 잘 보내길...

아롱이 다롱이라고 녀석들도 어쩌면 그리 개성이 다르고 좌충우돌인지 심심할 겨를이 없다.

시간이 넘 빨라서, 그것도 아이들의 시간은 세 배쯤 더 빨라서 우리와 오래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부산 어디에선가 여전히 말썽부리고 애교부리는 냥이들과 옥신각신 정신없이 지낼

유리씨의 시간들이 더디 흐르길...

반려동물을 키우는 나로서도 120% 공감되는 웹툰이었다.

어린아이 돌보듯 손이 많이 가지만 아이들이 주는 기쁨과 삶의 의미는 어떤 걸로도 대신할 수 없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우리 같이 기원해요. 유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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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메모리즈 - 뽀짜툰 연대기, 8장의 빅 스티커북, 표지 일러스트 3장, 작가 사인과 후기(인쇄)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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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마다 고양이가 넘친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섬에는 고양이 천지라 생선을 말릴 때에도 대를 세워 꼭대기위로 올려야 하고 음식쓰레기를 하도 뒤져서 간수를 잘해야한다. 어찌된게 고양이수는 날로 증가해서 사방이 고양이 울음소리인데 특히 발정이 시작되면 잠을 못잘 정도로 동네가 시끄러워진다. 해결방법이 없는걸까.


동물에 대해 심적인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집안에서 동물을 기른다는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

7년 전 슬그머니 우리집에 들어온 강아지 한 마리가 내 인생을 싹 바꾸어놓을 줄을 그때는 몰랐었다.

스피츠종인 우리 토리는 겨우 젖을 뗀 아기였는데 어찌나 작은지 도토리같다고 해서 토리라 이름을 지어주었다. 당시에도 우리집에서 키울거란 생각은 못했고 키워줄 사람들을 수소문했었다.

지금생각하면 강아지를 무지 좋아하는 울 남편은 아예 입양보낼 생각이 없어 수소문 하는 척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루 이틀 임보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리 가족이 되었는데 이제는 우리집

대장, 아니 상전이 되어 우리를 지휘하며 살아가고 있다.


여기 이 툰의 주인공 작가역시 시작은 나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길에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기 시작하고 또 누군가 버려진 고양이를 봤다고 하면 달려가 품에 안아드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는 커녕 왜 난 마음이 조마조마했을까. 뽀또와 짜구가 들어올 때만 해도 키우면 좋겠구나 했다. 그런데 이어서 쪼코와 포비, 봉구에 꽁지까지 줄줄이 집에 들어올 때 왜 내 가슴이 쿵쿵거렸는지 모르겠다. 고양이 기르는걸 싫어하던 부모님들도 결국에 가족으로 받아들여 주셨는데 말이다. 독립하여 산다면 고양이를 몇마리 키우든 선택이지만 다른 가족들이 함께 해야한다면 동의가 반드시 필요할테고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손이가고 정성이 필요한지 알기에 걱정부터 앞섰던 것이다.


그렇게 들어온 귀여운 고양이 새끼, 똥국자가 너무 이르게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장면에서부터 눈물꼭지가 열리더니 뽀또와 짜구, 쪼꼬까지 하늘나라로 떠나는 장면에서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책을 덮고 싶었다. 반려동물들의 수명이 대략 15년 내외라고 한다. 오래사는 경우 20년 정도 살기도 하지만 사람의 수명에 비해 너무 짧은 것이 정말 안타깝다. 우리토리도 7년이 되었으니 아주 오래 산다고 해도 10년 정도의 시간만 남은 것이다.

뽀또와 짜구는 수명보다 조금 일찍 엄마와 이별을 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다. 고작 13년을 살다니. 한 5년쯤 더 살수도 있지 않았을까.


토리와 산책을 나가보면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공원에 반려동물들과 집사들이 바글바글하다. 사람과는 다르게 반려동물들은 나이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새끼인 경우는 구별이 가능하지만 성견이나 성묘인 경우 나이 짐작이 어려운데 사람 나이로 치면 환갑, 진갑 다 지난 아이들도 있고 사람처럼 심장병이나 당뇨, 암을 앓는 아이들도 있어서 가슴이

아프다. 누군가는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해 다시는 반려가족을 만들지 않는다는 분도 있고 치료비며 장례비에 수백만원이 들어갔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한다.

아이가 병에 걸리면 나는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해주겠지만 짜구처럼 너무 고통스러워한다면 나도 안락사를 선택하지 않을까. 아아 상상만으로도 너무 슬퍼서 힘들다.

20년에 걸친 집사의 일상들은 아름다웠다.

나라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일상들을 잘 해낸것 같아 기특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유리씨가 가족이 되어주지 않았다면 냥이들은 아마 힘들게 살다가 일찍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지도 모르고 길냥이로 추위와 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을 것이다.

사람들에게도 인연이 있듯 동물에게도 인연은 있다고 믿는다. 토리가 내 아이가 된 것처럼 유리씨가 만난 귀여운 냥이들도 운명이었을 것이다.

먼저간 냥이들은 지들끼리 잘 놀고 잘 지내고 있을거라 믿는다. 마음아파하지 말고 만날 날을 기다려 보자구요. 마음 따뜻한 집사의 좌충우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일상들 넘 재미있게, 감동있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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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서미현 지음 / 그로우웨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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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공평하기 보다는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나마 딱 공평한건 바로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주어졌고 다만 그 시간을 12시간만큼 쓰거나 48시간만큼 쓰는 재주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하나 바로 늙어가는 일이다.


물론 이 늙음도 누군가에게는 살짝 비켜가기도 해서 동안으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팔십먹은 노인이 이십세처럼 보이는건 아니니까 비교적 공평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인간의 수명이 40세정도인 시대도 있었다지만 지금은 100세시대라고

말한다. 아마도 20~30년 후면 150세 시대가 올지도 모를일이고.

암튼 지금 시점으로 오십이라면 딱 절반의 삶을 산 셈인데 노년은 물론 아니고 중년이라고 표현하면 될 나이다. 나도 그 나이를 지나왔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지나갈 고개, 오십!


공평한 시간이지만 나이대별로 실감되는 속도감은 좀 다른것 같다.

20, 30대의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간것 같았고 마흔쯤 다다르니 조금 여유를 느낀 것도 같았다. 오십에 이르렀을 때, 아마 이 때가 인생의 가장 큰 고비였던 것 같았다.

일단 신체적으로 여러가지 노화현상이 느껴지는데 가장 큰 이상이 바로 갱년기이다.

열감을 느끼거나 불면을 느끼고 심지어 우울증까지 손붙잡고 같이 온다.

중년의 끄트머리여서 그랬을까. 숫자에 6자가 붙을 때까지 이상하게 불안한 시간들이었다.


여기 한 때는 잘나가던 카피라이터였고 지금은 환자돌보미에 주부에 열일하게 된 오십의 언니가 겪는 오십의 고개는 어떤 색인지 호기심으로 선택한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이 웃고 꽤 많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피라이터 출신답게 글이 간결하면서도 한 방의 유머가 있었다.

자조적인 곁들임같은 넋두리글에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쿡쿡 웃음이 터져나와 쑥스러워지기도 했다. 그녀의 오십은 처량하지도 않았고 가끔은 독박주부일에 열일하기도 하고

투석치료를 해야하는 팔순의 엄마를 돌보며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다정스럽게 다가왔다.


병든 노모는 혼자 남아 살아갈 늙어가는 딸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겠지만 살아보니 누가 곁에 있어도 외롭고 때론 성가실 때도 많다. 다만 나 역시 이러저러한 치료를 위해 병원을 드나들면서 보호자역할을 하는 자식이 있음을 감사한 순간이 있었다.

과거로 돌아가면 나는 결혼은 안해, 물론 자식도 안낳을거고...그러다가 오십, 육십, 칠십에 혼자 병원을 들락거리는 내모습을 상상하면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마흔 언저리에 다다른 딸내미는 강아지만 우쭈쭈 끼고 살면서 연애도 안하고 결혼은 아예 꿈도 꾸지 않는데 나는 결혼하라고 닥달하지 않는다. 다만 연애는 좀 해보지 그래.

저출산문제가 심각한데 그 전에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부터가 문제다.

물론 혼자, 제대로 잘 살 자신이 있다면 독신으로 사는 것도 찬성이지만 경제적,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는지, 잘 할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짱짱하던 몸도, 마음도 나이들어 느슨해지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지거나 의지해야만 하는 일들이 생기게 된다. 오십이면 결혼에 대한 생각은 아예 접었을 것이고 슬픈일이겠지만 언젠가

노모도 떠나고 나면 진정한 '싱글'이 되는데 그 때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아마 본인이 제일 많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절대, 네버, 오지랖 넓은 꼰대가 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오십의 고개를 넘어서면 무릎이 시려오는 육십이 있고 마음이 시려오는 칠십이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잘 기억했다가 씩씩하게 잘 넘어오시길...

인생에 대해, 나의 오십에 대해 추억해보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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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고려사 : 고려거란전쟁 편 - 알고 봐도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
박종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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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KBS 역사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보면서 역사는 전쟁에 의해 진화, 혹은 퇴행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빛났던 인물은 당연히 강감찬역을 맡은 최수종 이었지만 새로운 인물 '양규'의 등장은 정말 영웅의 발견이라고 할 정도였다.


조선의 역사는 '조선왕조실록'에 의해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역대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다룬 시기인지라 왕들의 이름까지 외울정도로 익숙하지만 '고려'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그닥 많이 알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고려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왕건이 건국한 나라 '고려'가 '고구려'의 정신을 이어받았고 건국당시부터 왕권이 불안하여 왕건은 세력이 막강했던 호족들의 딸들과 결혼을 하면서 왕권을 지키려 했다는 사실외에도 문신의 막강한 권력이 결국은 무신의 반란으로 이어져 멸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더불어 인기리에 막을 내린 '고려거란전쟁'의 세세한 스토리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대화체로 되어있어 글자를 보는것이 아니라 유튜브를 시청하는 느낌이랄까.


서희장군이 외교 담판은 고려사를 모르는 사람도 알만큼 유명하지만 그 속사정에는 거란의 속셈과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설명에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아하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서희가 속좁은 장군이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업적이긴 하다.

고려는 거란의 침략으로 인해 역사서가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래서인지 고려사에 대한 기록이 부실하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드문드문 여기 저기 등장하는 고려, 거란

전쟁에 대한 기록도 명확한 것이 아니어서 저자처럼 역사를 많이 공부한 사람들의 견해가 큰 도움이 되었다.


양규의 화살이 몸에 꽂혀 고슴도치처럼 되었다는 마지막 모습에는 코끝이 시큰해진다.

역사에 많이 등장하지 못한 인물이지만 거란을 무찌르고 무엇보다 고려의 백성들을 구했다는 멋진 장군을 이제서야 발견했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양규외에도 고려거란전쟁에 기여한 인물들을 이 책에서 살려낸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나라를 구한 인물들을 후세에서 기억해준다면 저승에서도 감사하지 않겠는가. 그게 우리 후손이 해야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거란의 몇 차례의 걸친 침략으로 고려는 많은 백성이 죽고 역사서가 소실되는 큰 참사를 일으켰지만 결국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나라를 구하고만다.

더불어 등극초반에 우왕좌왕 도망치던 현종이 성군이 되어 백성을 잘 돌보고 왕권을 강화해 나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귀주대첩 승리의 주인공인 강감찬이 전쟁 당시 거의 노인이었음에도

노익장을 과시했다는 점과 현종이 마흔도 되기전 승하했다는 것 역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다.

저자도 책 초반에 말했지만 역사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버리고 들여다보면 정말 재미있는 소설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이 책의 저자는 독자들에게 역사의 참재미를 선사하는 재주가 있는

멋진 역사가이다. 역사를 알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이 책으로 우리 민족의 지나간 시간을 세세하게 알게되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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