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일하지 않습니다 - 네덜란드의 탄력근무제에 깃든 삶의 철학
린자오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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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일하지 않습니다, 린자오이, 행복한북클럽

20여년 전, 형부가 네덜란드에서 유학생활을 해서 온 가족이 네덜란드에 간 적이 있다. 아이를 대여섯 명 낳아서 키우는 것도 신기했고, 일찍 퇴근한 남편이 하루 종일 집안 일을 하느라 고생한 아내를 대신해 저녁을 하고, 설거지와 아이들을 씻기고, 재우기까지 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경상도 남자인 우리 형부도 그 영향을 받아 네덜란드에서는 여느 네덜란드 남자들처럼 했었다. 수입이 많을수록 세금을 내는 비율이 더 많은 나라,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 집을 사기 위해 애를 쓰지 않는 나라... 20대 중반에 본 네덜란드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50대가 되면서 네덜란드의 탄력 근무제에 깃든 삶의 철학 <소처럼 일하지 않습니다>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린자오이는 대만에서 태어나 타이완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네덜란드에서 석사과정을 하고, 그 곳에서 직장을 가지고, 네덜란드 남자를 만다 결혼하고 딸을 낳고, 네덜란드에 살고 있다. 그녀가 자란 대만과 네덜란드의 극명한 차이를 내가 20대에 보았던 것처럼 보고 느끼며 이 책을 썼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적게 일하는 나라라고 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오전 오후 15분 휴게시간, 짧은 점심시간 외에 직장에 있는 동안에 잡담, 개인적인 일을 하거나 인터넷으로 딴 짓을 하는 일이 없다. 루즈하게 일하고 야근하는 대만의 직장인 문화와는 딴 판이었을 거다. 요즘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루즈하게 딴 짓 다하며 설렁설렁 일하다 자신있게 칼퇴하거나, 눈치보느라 퇴근 못하는 중간 관리자들을 생각하면 재미있다. 어쨌든 네덜란드 사람들은 "그렇게 늦게 까지 일하면 언제 아이들과 놀아주고 대화하고 소통하냐?"고 의아해 한단다. 네덜란드에서는 주택 구입 부담이 적고, 자녀들에게 무리해서 재산을 물려주려고 하지 않고, 명품에 집착하지 않고, 대부분 상점은 저녁 6시에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재산 축적에 큰 의의를 두지 않고 은퇴 후에는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처럼 죽기살기로 일할 이유가 없다. 돈은 쓸 만큼 벌면 되는 것이니, 물욕과 허영심을 줄인다면, 돈을 벌기위해 삶의 질을 포기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게 된다.

네덜란드는 평등한 조직 문화이다. 주종관계가 분명한 동양권 나라들과는 매우 다르다. 직위가 높거나 경력이 많다는 이유로 "내가 윗 사람이니 내 말을 들으라"고 하면 거센 항의를 받는 문화라고 한다. 심지어 월급을 주는 사장이라도 권위적인 태도로 지시하면 "그래. 당신이 내 사장이야. 그래서 뭐? 뭐가 그리 대단해?"라고 받아들인다고 한다. 네덜란드 특유의 솔직함과 언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은 경영자에게도 통하는 것이다. 오히려 직원들이 솔직하게 말해주기를 좋아하고 용감하게 비판하는 민족성을 충분히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한단다. 카리스마가 강하거나 주종관계가 강한 조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괜히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찍히기 십상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실제로 요즘 젊은 세대들은 딱 시키는 것만 하려고 든다. 괜히 열심히 의욕적으로 일했다가 윗사람에게 공격을 받거나 일복이 터져 내가 책임져야 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되니, 입다물고 경청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사람, 무슨 일이든 갖다 놓으면 다 해내는 사람을 선호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시간"은 매우 중요한 비용이며, 유일한 자원이기에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시간을 쓰고, 그외 다른 일은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고 한다. 직원들도 상사가 업무 이외의 일을 시키면 "그럴 시간이 없다" 혹은 "그건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 잘 해내지 못할 것예요. 다른 사람이나 업체에 맡기는 게 어때요?"라고 확실하게 얘기한다고 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너무 부러웠다. 우리는 무조건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야 한다. 넓은 포용력 혹은 오지랖으로 내 업무에 무관한 일까지 열심히 처리해도 정작 내 일을 제대로 해 내지 못하면 무능한 직원으로 폄하된다. 내 일, 네 일 할 것 없이 뭐든 시키는 대로 다 잘해야 능력있는 사람으로 치부된다. 심지어 진심으로 동료의 일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해도 먼저 동료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전에 섣불리 행동했다가는 "이건 내 일인데, 왜 끼어드는 거야? 네 일이나 열심히 해"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한다. 분업과 협력의 경계를 잘 지킬 필요가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나 혼자 다 해버리겠다가 어찌보면 멀티태스킹이다. 분업의 또다른 의미를 전문가를 존중한다는 뜻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네덜란드에서는 1년에 두 번씩 2주간 휴가를 떠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동료가 휴가 간 동안 동료의 일을 대신 해주면서 다음에는 내가 휴가 갔을 때 동료가 내 일을 맡아주기를 기대한다고 한다. 근로 시간이 너무 길다면 다른 기회나 선택은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는 저자의 말에 잠시 멍해졌다. 매월 한 번 이상은 일요일에 세미나가 있고, 어떤 때는 토요일이나 늦은 밤에도 교육일정이 잡힌다. 남들은 쉬는 시간인데 나는 일을 했는데, 남들과 똑 같이 출근을 한다. 공기관에서 일할 때는 야근 수당이라도 받았는데, 지금은 무보수다. 제대로 쉬지 못하니 피로가 늘 축적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휴가가 필요하다 쉬고 싶다고 해도, 당장 내 일을 대신 해 줄 동료가 없다. 그게 문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일을 하는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일이 좋아서 하고는 있지만, 건강, 가족, 자아실현도 중요하다. 돈이 목표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나를 혹은 회사가 나를 혹사시키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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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후, 건강을 결정하는 7가지 습관 - 이제 내 몸에 좋은 것을 더 많이 할 시간
프랭크 리프먼.대니엘 클라로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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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rules of aging well

중년 이후에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있다. 기대수명이 100세가 되어가는 시대에 살다보니, 어떻게 나이 들어가느냐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 피부에 더 와 닿는 말이 되었다. 이 책은 기능의학, 통합의료 전문가인 프랭크 리프먼(Frank Lipman, M.D.)과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대니엘 클라로(Daniele Claro)가 쓴 책이다. 프랭크 리프먼은 30년 넘게 뉴욕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환자들이 나이가 들어서 당연히 생기는 증상이라고 가정하고 환자들이 자기를 찾아온다고 한다.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머리가 잘 안 돌아가고, 몸이 부어 있고, 이런저런 통증에 시달리는 등 늘 몸이 좋지 않다고 느끼는 증상들은 조치를 취하라는 신호라고 한다. 당장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생활방식을 개선한 환자들은 즉각적인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서문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나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 방법이 궁금해졌다. 이 책은 50 이후, 건강을 결정하는 7가지 습관을 기본원칙, 간단한 변화, 어떻게 먹을 것인가, 운동과 휴식, 웰니스 심화법, 생활방식의 숨은 비밀, 내면의 건강으로 크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한참을 읽다 보니, 요즘 내가 시도하고 있는 것들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깜짝 놀랐다. 스트레칭, 폼롤러를 이용한 근막이완은 요즘 PT 샘이 늘 하는 말이기도 하다. 운동을 하기 싫은 날에는 폼롤로가 근막이완, 스트레칭이라도 하라고 할 정도다. 폼롤러로 근막을 이완시키다 보니 뭔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어, 집에서도 텔레비전 보면서 폼롤러를 꾸준히 사용해 볼 작정이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지만, 고등학교 이후로는 피아노를 칠 시간이 없었다. 얼마전 부터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하농으로 열심히 손가락 연습을 하고 있다. 그냥 집에서 놀고 있는 피아노를 보니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취미삼아 시작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탁월한 선택임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섬세한 동작을 하는데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섬세한 동작에 관해 생각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하면서, 타이핑, 요리, 악기 연주, 정원 손질, 점토 공작, 뜨개질, 종이접기 등 여러가지 섬세한 동작을 혼합하면 손의 민첩한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동기 부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뇌와 신체의 여러 부분을 골고루 사용하는 것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데 핵심 요소라고 하니 다양한 활동, 움직임 뿐 아니라 섬세한 동작도 꾸준히 해야겠다.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하게 유지해서 면역력을 높이고, 마그네슘 챙겨먹어야겠다. 예민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원인 중 하나가 마그네슘 부족이라고 한다. 수면장애로 한동안 힘들었는데, 얼마전 침실에 암막커튼을 달았는데 이또한 저자가 추천하는 거사. 이 책을 읽으며, 나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위로가 되었다. "이제 내 몸에 좋은 것을 더 많이 할 시간"이라는 말이 너무너무 가슴에 와 닿았다.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 나를 더 사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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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든가 죽는다든가 아버지든가 - 일본 TV도쿄 2021년 방영 12부작 드라마
제인 수 지음, 이은정 옮김 / 미래타임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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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산다든가 죽는다든가 아버지든가, 제인 수 지음, 미래타임즈

자녀가 바라보는 나이든 아버지의 인생을 어떤 모습일까? 나를 낳아주고 길러 주신 분이 부모님인데, 유독 아버지의 인생을 우리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이 책은 40대의 딸이 70대의 아버지의 인생 이야기를 기술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이십대 중반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어머니 살아 생전에 자신이 알고 있는 어머니 이외에 아내나 한 여자로서 어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직접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워, 아버지에 대한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한다. 아버지와 부녀지간으로 사십여년을 넘게 살아왔지만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고 한다. 엄마를 어떻게 만났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 책을 쓰지 않았더라면 모를 이야기들이 많았을 것이다. 나는 두 언니가 나보다는 일찍 결혼을 했고 타지 혹은 해외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에 비해 친정에도 자주 갔었고,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625 전쟁직후에 피난 와서 살았던 이야기, 아빠와 엄마가 첫 선을 보았을 때 이야기, 젊은 시절 결핵으로 엄청 고생을 했지만 가족을 부양해야 했기에 휴직을 하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야만 했던 이야기 등등. 전쟁을 겪은 우리네 부모님들은 다들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온 인생인데 어찌 가볍게 넘길 수 있으랴.

아버지와 따로 살면서 사십대 딸이 아버지와 정기적으로 만나고,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을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티격태격 하는 부녀의 모습도 보기 좋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배려하고 인정해 주는 모습이 느껴져서 좋았다. 식당의 드링킹 바에는 로열밀크티가 없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밀크티를 직접 만들어내는 딸의 모습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아버지는 딸이 직접 로열밀크티를 만들어오는 줄은 꿈에도 모르실 거다. 그저 맛있게 드실 뿐이다. 아버지의 단골 맛집에 가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문득 우리 아빠는 뭘 좋아하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걸 먹을 때면, 나는 아들에게 이거 엄마가 좋아하는 거니 꼭 기억해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빠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도 이제는 이가 없어서 잇몸이 불편해서 잘 드시지 못하니 서글프다.

다행히 저자의 아버지는 근성이라도 딸이 하는 말에 “네네”라고 말하고 최소한 딸이 보는 앞에서는 행동을 고치려고 한다. 우리 아빠라면 어땠을까? 팔순이 넘으신 우리 아빠는 점점 고집이 세어지고, 몇 년 전 인공고관절 수술 후 거동은 불편해지시고, 식욕도 없으시다. 그나마 소리를 지르며 본인 주장을 하시는 걸 보면 아직 한참을 더 사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계실 때 잘해야지… 이 책을 읽으며 다짐해 본다. 나이 드신 부모님의 모습이 한없이 안쓰럽게 느껴진다면 부모님과 사이가 좋은 아니든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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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몸 사용설명서 -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위한
오철현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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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위한 뇌몸 사용 설명서, 오철현 지음, 청년정신

현대인들에게 특히 정신건강, 뇌 건강이 중요하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1.3 kg 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가 많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오철현 박사는 예방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분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뇌몸의 건강과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이해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어려운 부분은 전체적인 흐름만 파악하고 그냥 지나가도 무방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있는데,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느껴진다.

"당신이 멈추지 않는다면 뇌는 멈추지 않는다"라는 저자의 말이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지만, 노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세포가 만들어지고 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30대가 다르고, 40대가 다르고, 50대에 들어서니 또 다르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문제가 생기고 쇠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뇌에 이상 징후가 생기고 그로 인해 몸에 이상이 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뇌에 이상 징후가 생겨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뇌몸 이야기에서는 뇌에 대한 오해와 진실, 뇌의 구조와 작용원리, 뇌 노화의 원인, 뇌의 기능, 뇌 질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신체능력을 향상시키는 핵심인 뇌를 전반적으로 설명하면서 뇌신경 영양인자(BDNF)를 감소시키는 요인과 증가시키는 방법, 베타카로틴, 비타민, 뇌가 우울할 때 먹는 식품 등 영양요법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Part 2에서는 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실질적인 활용법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아이슈타인의 뇌를 연구한 인물을 소개하면서 천재의 뇌는 무엇이 다르며, 어떻게 하면 똑똑해지는지, 뇌 기반 학습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뇌의 액의 60%가 지방산이고, 그 절반이 오메가3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학습 장애 뿐 아니라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보편화된 지식이다. 이 밖에도 잘 먹으면 유용한 커피,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가 있는 블루베리, 강황(커큐민), 신체와 뇌를 보호하는 강력한 항산화제가 들어 있고, 아연, 구리, 마그네슘이 풍부하여 뇌의 장애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호박씨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이기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건강을 지키고 평가할 사람은 나 자신이다. 신이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생각하고 지켜줄 수 없다. 저자 역시 그 누구를 탓하지 말고 다시 시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뇌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 주고, 몸이 하는 이야기를 뇌와 관련해 생각해 보고, 절제된 운동, 영양소, 흩어져 있는 뇌의 파편 조각을 맞추처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지금이라도 뇌몸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볼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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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시는 하나님 - 12년간 제주도에서 무인카페 <산책>을 운영하며 하나님과 산책한 이야기,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기철 지음 / 한사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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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산책하시는 하나님, 김기철 씀, 한사람

제주에서 사는 것도 부러운데, 제주도에서 카페를 한다고? 그것도 무인카페?

그럼 카페를 열고 닫기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인거야? 저자에 대한 소개를 읽으며 괜히 설레었다. 직장과 집이 서울이지만 제주도에 세컨 하우스를 구입하고 주말이나 연차를 내고 제주도 나들이를 가는 후배도 떠 오르고, 아무트 너무 꿈 같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제목이 산책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삶 가운데 하나님이 계시는 구나!

이 책을 쓴 김기철 님은 서울에서 야채장사를 하며 치열하게 살다가 어느날 제주도로 이주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무인카페를 열었으나 무인카페라는 점을 악용해 무전취식을 하거나 가게의 물건이나 음료를 훔쳐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수입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곳곳에 CCTV가 있는 세상이고, 타인의 시선 때문에 행동을 조심하지만 막상 아무도 없는 곳에서 떳떳하게 행동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무인카페를 하며 곳곳에 CCTV가 있는 세상이고, 타인의 시선 때문에 행동을 조심하지만 막상 아무도 없는 곳에서 떳떳하게 행동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무인카페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읽으며 웃음이 나왔다. 우리 동네에도 저녁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떡집이 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나오면 1층에 진열된 떡이 눈을 떼지 못한다. 안내된 계좌로 카카오페이 송금을 하고 떡을 두 팩 샀었는데, 한참이 지난 후에 떡 한팩을 사고 송금하면서 예전 이체 내역을 보니 천원을 더 보냈던 걸 알게 되었다. 화면을 캡쳐해서 주인에게 카톡을 보내면서 이번에 천원 덜 보냈다고 설명을 한 적이 있다. 대학에 신독(愼獨)이라는 말이 나온다. 자기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가한다는 뜻이다. CCTV를 달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확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게 마음 편하다고.

저자는 이른 아침 무인카페에 출근해서 영업 준비를 하러 가서는,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과 일대 일로 만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하루의 시작이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이었고, 올레길 산책을 하며 사색을 하였을 것이고, 카페 2층에서 혼자 신앙서적을 읽었다고 한다. 무인카페 <산책>을 운영한 이후로는 서울에서 일하느라 소홀히 했던 신앙생활의 균형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10년 넘게 무인카페 산책을 운영하면서 하나님과 함께 산책하며 인생을 돌아보며 새롭게 도전할 힘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너무 끝까지 자신의 것을 악착 같이 붙잡고 있다가 갑자기 삶의 전선에서 사라진다. 나이가 들면서 소모품처럼 나보다 더 접고 뛰어난 사람들로 바뀌고 채워진다. 순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끝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지키려고 애를 쓰며 다른 사람을 밟으려고 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못해 추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간만에 출장가며 대중교통을 타니 책읽을 시간이 있어 좋았다고 페이스북에 썼던 글이 떠 올랐다. 그때 읽었던 책이 <유대인의 1퍼센트 부의 지름길>이라는 책이었다. 책 제목이 부의 지름길이지만 돈버는 얘기는 1도 없다. 인생의 지혜인 탈무드에 대한 책이다. 어디로 가든지 길을 떠나기 전, 자신이 꼭 그 길을 걸어가야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 길이 과연 자신의 가슴이 걸어가라고 재촉하는 길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길은 옳은 길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길은 잘못된 길이라고 한다.

저자는 비효율적인 무인카페를 운용하면서 신앙의 기쁨, 감사, 삶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은퇴하지 않았지만 은퇴한 삶을 살아가는 저자가 그저 부럽기만 하다. 나도 어느 덧 오십이 되었고 나의 후반전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욕심을 버린다면 비록 부유하지는 않지만 마음의 여유와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바람직한 원칙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큰 죄를 짓지 않고 자신의 유일한 '길'을 가는 것이고, 매 순간 발걸음이 닿는 길이 바로 '목적지'를 향하는 한 걸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와 함께 산책하고 계실 하나님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로다.

너희가 일찌기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 사랑하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시편 1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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