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의 밤 - 네덜란드 은손가락상 수상작
안나 볼츠 지음, 오승민 그림, 나현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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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1940년, 영국.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모두가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시기에 세 명의 10대 아이들이 매일 밤 지하철 역으로 대피하며 고난의 순간을 겪지만 희망을 꿈꾸는 이야기.

전쟁으로 인해 생사 외엔 그 어떤 꿈도, 희망도 생각할 수 없는 시기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참 좋았다.
주인공 엘라의 경우는 소아마비라서 자존감도 낮고 밝은 미래를 생각할 수 없었는데 우연히 만나게 된 백작의 딸 크윈을 통해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나쁜 아이인 줄만 알았던 제이를 통해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아이로 바뀌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후반부에 안타깝고 슬픈 사건도 있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던 전쟁과 고통을 이겨낸 그들이 긴 터널 끝에서 마주한 빛처럼, 무지개 같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응원하며 읽었다.

덧, 한 번씩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 힐링이 됨..
주기적으로 읽어줘야 해…

🌸P.263
우리는 다시 만날 거예요.
어딘인지 모르지만
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 화창한 날 우리가 다시 만날 거란 걸 난 알아요.

🌸P.284
또다시 끝나는 어떤 것.
그런데 우리는 전부 엉망이 될 거란 걸 알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이를 꽉 깨물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 결국 우리는 모두 정육점 트럭에 실리는 몸뚱이에 불과하다는 걸 알면서 어떻게 계속 살아가는걸까?
나는 더 이상 울 수 없을 때까지 울었다.

#터널의밤 #안나볼츠 #문학과지성사
#청소년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도서추천 #도서리뷰 #book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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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를 불태운다
브루노 야시엔스키 지음, 정보라 옮김 / 김영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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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파리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피에르는 경기 침체로 인해 해고당하고, 설상가상으로 집세를 내지 못해 집에서도 쫓겨난다. 절망 속에 여자친구 자네트를 찾아 그녀의 집을 찾아가지만, 그녀를 만날 수 없고, 거리에서 방황하던 중 자네트가 다른 남자와 함께 호텔에서 나오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충격과 상실감에 빠진 피에르는 우연히 옛 지인 르네를 만나고, 그의 소개로 일자리를 얻게 된다. 르네가 일하는 파스퇴르 연구소를 방문한 피에르는 그곳에서 흑사병 세균이 담긴 시험관을 훔친다.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그는, 세상에 퍼뜨리기로 결심하며 흑사병을 퍼뜨리고,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 책은 단순히 흑사병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흑사병이 창궐하면서 무너져가는 파리를 배경으로, 국적과 정치적 성향이 전혀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과 함께 도시의 분위기와 상황이 급변해 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정보라 작가님이 20년 전에 이 책을 읽고, 왜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싶어 하셨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사실 공산주의, 혁명, 반동, 프롤레타리아 같은 단어가 나오면 집중력이 뚝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 책은 끝까지 술술 읽혔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판창퀘이,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미스터 링슬레이 등 각기 다른 이념을 지닌 생생한 인물들, 그들의 야망, 누구도 믿을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로웠다. 디스토피아적 결말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유토피아적인 결말이라 조금 놀랍기도 했고..!!


#나는파리를불태운다
#브루노야시엔스키 #정보라
#김영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책리뷰 #도서추천 #도서리뷰 #동유럽문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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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들의 도시
김주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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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서평단도서

어린 시절 가정을 버리고 도망친 아버지 없이 엄마와 둘이서 살며 발레가 유일한 희망이었던 나탈리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파리를 거치며 프리마돈나가 되는 처절하고 치열한 그녀의 인생이야기..!!

어린 시절 결핍으로 인해 상대에게 마음을 다 주지 못하는 나탈리아. 하지만 누구보다 발레에 진심이라 제일 먼저 연습실에 도착하고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그녀의 열정이 대단했고, 마지막까지 그녀를 응원하며 읽었다.

누군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고, 불의의 사고도 겪으며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버린 그녀. 그래도 그녀는 도약했고, 다시 멋지게 비상하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마린스키, 볼쇼이 발레단과 ‘호두 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유명 작품들이 등장해서 친숙했고, 발레 용어들이 조금은 생소했으나 발레 공연이 보고 싶어질 정도로 표현력이 좋았음..!

나탈리아의 단짝 친구 니나와 이모 스베타를 보며, 내 삶이 거의 끝난 것만 같은 힘든 순간에도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P.40
그렇게 나는 이 세상에 불확실성만큼 고통스러운 게 없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게 되었다. 누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누가 곁에 남을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홀로 남겨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떠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P.111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짧은 찰나에 사람들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차이가 드러날 때는 행복할 때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이다.

🪽P.148
모든 것은 입 밖에 내지 않을 때 더욱 강해진다. 두려움도, 슬픔도, 욕망도, 꿈도.

🪽P.518
아무리 위대한 예술 작품이라도 끝이 있는 법이다. 사실, 위대하려면 반드시 끝나야 한다.
그러나 삶에는 결코 끝이 없다. 한 가닥의 실이 매듭지어지고 다른 가닥이 끊기더라도, 영원히 흐르는 음악에 맞춰 계속 엮여지며, 오로지 무한대의 높이에서만 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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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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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르 봄볕 우르르 꽃잎 자음과모음 문해력 동시 3
이수경 지음, 김희진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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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보르르 봄볕 우르르 꽃잎>은 풀 내음 짙은 산동네의 정경과 명랑한 어린이의 마음을 순우리말로 풀어낸 동시집이다!

동시집에 담긴 대부분의 단어들이 생소한 순우리말이라 무척 흥미로웠다. 간들바람(보드랍게 살랑살랑 부는 바람), 비긋기(비를 잠시 피하며 그치기를 기다리는 일), 노랑북새(부산스럽고 시끌시끌하게 떠드는 일)처럼 처음 듣는 단어들이 많아, 뜻과 함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과 함께 읽었는데, 아이도 순우리말이 독특하면서도 예쁘다며 무척 좋아했다.

시집만 주로 읽다가 오랜만에 동시를 읽으니, 직설적인 표현과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이 한결 순해지고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시집은 은유적인 표현도 많고 때로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 동시집은 그 자체로 맑고 투명해서 읽는 내내 참 좋았다. 게다가 순우리말이 더해지니 시가 더 예쁘고 포근하게 다가왔다.
종종 동시집을 읽으며 힐링해야지. ❤️

🌳P.46-47
<다른 삶>

호수 속에 자라는 나무도 있고
바위 틈에 자라는 나무도 있어

숲에서 자라는 나무도 있고
길에서 자라는 나무도 있지

곧추서서 자라는 나무도 있고
비겨대며* 자라는 나무도 있어

틀린 게 아니야
다를 뿐이야

우리도 마찬가지
다를 뿐이야

*비스듬하게 기대다.


#보르르봄볕우르르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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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의 끝
정해연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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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도서

“극한까지 처절한 모성에 관한 이야기,
두 번 다시 이런 소설을 쓸 자신이 없다!”

성공한 코스메틱 회사 대표이자 망나니 아들이 있는 자수성가 사업가 박희숙. 어느 날 아들 최진하로부터 사람을 죽였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오래전 아빠의 죽음에 의구심을 품고 엄마를 의심하고 있는 형사 이인우. 그가 이 사건을 맡아 수사를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앉은자리에서 후다닥 다 읽었다. 예상가는 대로 스토리가 전개되다가 후반부에 약간 뒤통수 맞은 느낌!
<홍학의 자리> 만큼의 반전은 아니었지만 이 책의 결말도 나름 충격적..!!

일단 자식을 위해 못하는 게 없는 엄마들은 정말 위대하고 대단함..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이렇게까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은 결코 자식을 위하는 게 아님을 또 한 번 깨달았다. 지나치게 과한 모성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매듭의끝 #정해연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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