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설레스트 잉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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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통문화 보존법 PACT (Preserving American Culture and Traditions Act)가 시행된 근미래 뉴욕. 오직 미국만을 위하고 미국답지 않은 생각과 이념, 얼굴은 모두 탄압의 대상이 된다. 이런 일련의 상황 때문에 아시아계 엄마 마거릿은 떠나게 되고, 아빠와 둘이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12살 주인공 버드. 버드가 엄마를 그리워하며 찾아 나서는 이야기.

소설에서는 배경이 근미래지만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자국 우선주의 및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이 늘어난 걸 보면 그냥 현재 이야기 같다. 그리고 차별과 폭력 및 저항 등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이것 또한 너무 요즘 이야기…ㅠㅠ

미국답지 않다는 외모 때문에 부모와 자식을 일방적으로 떨어트려놓고 모든 걸 검열하는 장면들은 너무 슬프고 화가 났다. 작년 12월,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계엄사태가 생각나면서 더더욱 감정이입이 되었다.

이 책의 가장 압권은 엄마 마거릿이 비폭력적인 ‘시‘와 ’언어‘로 현실을 알리고 저항하는 장면인데 너무 마음 아팠고, 찡했다. 마지막에 버드에게 말하는 글은 눈물이 날 뻔했네ㅜ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P.146
우리의 모든 잃어버린 심장은
흩어져 다른 곳에서 싹을 틔운다.

🌸P.309
옛날에 러시아에 글쓰기를 금지당한 시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침묵 대신 불을 선택했습니다. 매일 밤 그녀는 종잇조각에 글을 쓰고 또 쓰면서 내용을 기억에 새겼습니다. 새벽이 되면 성냥으로 종이에 불을 붙여 그녀의 글을 재로 만들었습니다. 오랜 세월 그녀의 글은 이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부활했 다가 먼동이 밝아오면 죽었습니다. 결국 그녀가 쓴 글의 생명은 불꽃에 새겨졌습니다. 시인은 친구들 귀에 대고 시를 중얼거렸고, 친구들은 시를 외어 혀 아래 숨겨 옮겼습니다. 입에서 귀로, 친구들은 시를 다른 이에게 옮겼고 결국 온 세상이 시인의 잃어 버린 글을 속삭였습니다.

🌸P.380
기쁨과 저울질하지 않고 단순히 그 위에 덮어씌우는, 끝없이 이어지는 죄의 목록. 두 가지 목록이 서로 섞이고 합쳐지면서 모든 작은 순간이 사람을, 관계를, 인생을 모자이크처럼 이루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버드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 엄마도 실수할 수 있다는 것. 그녀도 그저 인간에 불과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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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선크림 바르기 자음과모음 문해력 동시 4
임수현 지음, 송혜선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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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뒤죽박죽 상상 나라로 떠날 수 있는 동시집!

다른 동시집과는 다르게 동물들이 많이 등장해서 이솝 우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주 짧지 않고 약간의 길이감이 있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동시와 잘 맞는 그림들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 아이와 함께 읽었는데 아이에겐 상상력을 키워주고 나에게는 잊고 있었던 동심을 되찾은 기분이었달까..!😍

🐯P.68-69 <고양이가 되고 싶은 호랑이 이야기>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호랑이가 있었어
고개 넘을 때마다 떡 달라 달려들던 호랑이

그런데 이제는
떡을 지고 고개 넘는 일이 없어지자
쫄쫄 굶게 되었지

차라리 고양이가 되는 게 낫겠다 싶어
호랑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퍼를 죽 내리고

사람들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속눈썹을 깜박였어
돌팔매질로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고양이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또 가다듬었지

문틈으로 손을 밀어 넣으면
우아! 고양이다
아이들은 고양이, 아니
호랑이를 덥석 들어 안았지

집으로 돌아온 고양이들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했던 옛이야기를
밤마다 하고 또 하면서
자기들 얼룩을 혀로 계속 핥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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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지음 / 허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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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여섯 편의 단편들이 연결된 SF 연작 소설.


사람은 계급에 따라 다르게 태어나고, 기억은 지워지며, 감정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인간 복제, 유전자 설계, 기억 삭제 기술까지 등장하는 이곳에서, 주인공들은 대부분 무력하다. 거대한 질서에 대항하는 영웅이기보다는, 그 질서의 틈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아주 평범하고 연약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작고 연약한 이들이 끝끝내 지키고자 한 ‘무엇’에 있는 것 같다. 서로를 사랑하고,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마음 등등 이 감정들은 화려한 설정보다 더 깊게 와닿았다.

여섯 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잔인함과 광기가 엿보였던 <황금 천국의 증언>.

🌸P.110 <황금 천국의 증언>
안타깝게도, 그들은 처지에 배부른 연민만큼 치명적인 게 없단 사실을 알지 못했어요. 고통에 대한 공감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이야기는 닿지 않는 메아리처럼 떠돌고 또 떠돌지만, 그 ‘미덕’이야말로 사치재에 불과해요. 그건 아지랑이보다 못한 허상이죠. 연민을 돈으로 실현할 수 있는 자들이 창조한 무형의 보석이에요. 보석으로 장식할 관도 없으면서 남을 불쌍히 여긴다는 건 주제 파악 안 된 허세에 불과해요. 저는 이제 막 정수리에 나뭇가지로 짠 관을 얹은 참이었고, 제 관은 미덕의 보석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 주제에 맞는 보석이란 굴종이었죠. 제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하급자들을 통해 얻는, 얄팍하기 짝이 없는 만족감.

🌸P.380 <피가 시가 되지 않도록>
“충족되지 않는 호기심은 의혹이 되고, 의혹은 쉽게 영혼을 장악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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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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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노벨상을 받은 주인공 조너스는 시상식날 사랑하는 아내 어맨다와 배 속의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게 된다. 어맨다를 그리워하며 수많은 평행우주들 속에서 어맨다가 살아있는 우주를 찾으려고 자신이 증명한 수학 공식을 이용해서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데,,

양자역학, 강입자 충돌기, 양자에너지 등등 과학용어들은 생소했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찾기 위해 온 우주를 찾아다닌다는 설정은 뭔가 로맨틱했음…!ㅋㅋ 현실에선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라서 더 좋았다고 해야 할까?! ㅋㅋ

평행우주들 속에서 어맨다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목숨을 잃을 뻔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어맨다를 만나려고 하는 조너스의 모습을 응원하며 읽었다. 중간에 빌런도 나오기 때문에 조너스가 더 영웅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넷플에서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음..!!

🌸P.92
"자기를 찾아서 온 우주를 뒤지겠다는 남자가 있으면 누구나 기쁠 거예요. 그분에겐 무한한 수의 세상을 뒤지겠다는 남자가 있잖아요."

🌸P.220
조너스는 언제나 그렇듯이 어맨다의 꿈을 꾼다. 매일 밤 어맨다는 똑같은 말을, 파도처럼 규칙적으로 전한다. '당신은 날 찾아낼 거야. 아무것도 당신을 막지 못해. 우주조차도.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당신 자신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불가능하다고 하지. 하지만 난 알아. 확실히 알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어맨다의 온몸이 확신에 가득 차있다. ‘당신이 하니까 불가능하지 않아. 당신은 다중우주를 믿지만, 난 당신을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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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열리는 일기장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6
조영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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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주인공 연우는 반에서 싫어하는 친구를 다른 친한 친구들에게 뒷담화를했고, 어떤 사건으로 인해 학교폭력 가해자로 오해를 받아 교내 봉사와 복지관에서 인성 교육을 받게 된다. 복지관에서 인성교육을 받으며 책상 서랍에서 발견한 낡은 일기장. 이 일기장으로 연우는 조금씩 변해간다.

학창 시절, 누구나 친한 친구가 있고 나와 맞지 않는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한 번씩은 경험해 본 타인에
대한 뒷담화. 이 맘 때는 뒷담화가 큰 후폭풍이 될 거라는 생각을 잘 못하게 되는데, 내가 이 책을 읽고 또 한 번 깨달은 바는 일단 뒷담화는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타인의 겉모습과 행동만으로 모든 걸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까지.

복지관에서 발견된 일기장 속에서는 늘 감사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연우도 이 일기장을 읽으며 자신을 마주하고 타인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결국 연우도 누명에서 벗어났고, 자신의 일기장에 ‘감사합니다’라고 적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고, 하루의 마지막에 ‘감사하다’고 마무리할 수 있는 삶은 얼마나 좋은가. 살면서 화가 나는 일도 있을 거고 억울한 일도, 짜증 나는 일도 있을 텐데 ‘감사’의 감정으로 조용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나 역시도 노력해야겠다..! 더불어 ‘오늘도 열리는 일기장’처럼, 내 마음도 내일 다시 새롭게 열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P.209
잊을 뻔했다. 감사하다. 모처럼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모를 만난 것도, 엄마의 특집 요리도, 그리고 김하준의 메시지도!!!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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