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2 - 남북국 시대에서 고려 시대까지 재밌밤 시리즈
재밌는이야기역사모임.박은화 지음 / 더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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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국사에서 어려워하면서 그다지 흥미를 많이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석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까지일 것이다. 복잡하지는 않지만 너무 과거인데다 결정적으로 알아야 하는 국가가 동시에 여러 나라가 존재하다 보니 각 나라가 지닌 풍습과 제도를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알고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역사를 암기하려고만 하다 보니 어렵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1』에서는 이 부분이 너무도 이해하기 쉽게 풀이되어 있어 웬만한 소설책 읽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읽어낼 수 있었다. 한국사의 첫 관문인 삼국 시대를 넘어서 기쁜 마음으로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2』를 펼쳤다.



신라의 역사 전체 기간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들을 꼽자면 김유신, 이차돈, 장보고 등과 함께 해골물 일화로 유명한 원효 대사가 열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원효 대사의 이러한 일화는 유명하지만, 그 앞뒤 상황은 비교적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원효 대사는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시게 되기 전, 의상 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유학을 가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통해 깨달음은 바깥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닌 마음속에 있는 것임을 깨닫고 유학을 포기하였다고 한다.


그 후 원효 대사는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생활하며 대중들에게 불교의 교리를 널리 알리며 모두가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가장 흔하게 알려져 있는 '나무아미타불'이라는 구절 또한 원효대사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다.

이에 반하여 의상 대사는 홀로 유학을 떠나 당나라에서 화엄종의 대표인 지엄 스님에게 화엄종을 배웠으나 후에는 지엄 스님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이후 신라로 돌아와 화엄종을 전파하는 데 힘을 썼다. 또한 불교의 교리를 알아야지만 극락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하며 불교의 대중화에 힘을 기울였다.


이 둘은 서로 차이점은 있지만, 모두 이전의 불교에서 중시한 교리와 형식이 아닌 깨달음과 마음가짐을 중시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불교는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게 되었다.



위화도 회군은 한국사에서 가장 큰 획을 그은 사건들 중 하나이다.

이 배경에는 명나라의 급성장이 있었는데, 원나라를 몰아내며 성장한 명나라는 고려에 명나라를 섬기고 철령 이북 지역을 넘길 것 등을 요구하였다. 이에 우왕과 최영 장군은 반발하며 요동 정벌을 계획하였다.

이성계 장군은 사불가론을 내세우면서 명나라와의 화친을 주장하였으나 결국 총책임자로서 요동 정벌에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려 우왕을 몰아내었는데 이것이 바로 위화도 회군이다.

이후 이성계는 창왕을 내세웠다가 이후 공양왕에게 왕위를 양위 받는 형식으로 왕이 되어 조선을 건국하였다.



이 외에도 '최치원은 왜 신라에서 성공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뛰어난 문장가이자 역사상 찾아보기 드문 천재이고 당나라에서 인정을 받았던 최치원이 모국 신라에서는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이유를 이야기하며 당시 시대 상황을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모델이기도 한 왕소 즉 광종이 '왜 포악한 왕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렇듯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2』는 남북국 시대부터 후삼국 시대, 고려 시대까지의 이야기를 어렵다는 생각조차 무색하게 필요한 내용들을 역사라는 본질의 큰 흐름 속에서 옛이야기를 풀어내듯 전부 이야기하면서도 복잡하지 않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역사가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어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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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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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고래를 잡기 위한 해양모험소설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한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알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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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1 - 선사 시대에서 삼국 시대까지 재밌밤 시리즈
재밌는이야기역사모임.박은화 지음 / 더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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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사회탐구 선택과목 중 우스갯소리로 문과 과목 사이에 숨어있는 이과 과목으로 지리가 지목된다. 윤리 과목들은 그냥 착한 답 고르면 되는 건데 괜스레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되고, 일반 사회 과목들은 응용하는 문제들이 너무 많아서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이러한 평가 속에서 역사 과목들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단순 명료하다.

'외울 게 많다.'

사람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역사는 단순히 기원전부터 시작해서 이어지는 사건들의 나열이 아니라, 커다란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의 집합이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1』에서는 석기 시대부터 신라의 삼국통일까지의 이야기를 한반도를 넘어 세계사 속에서의 흐름과 연관 지어 풀어내고 있어 독자들이 평소에는 '한국사'와 '세계사'라고 나누어 부르며 세워 놓았을 경계를 허물어내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역사의 시작은 현재로서는 '흥수아이'라고 불리는 유골로부터 추측할 수 있는 구석기 시대부터이고, 그즈음부터 한반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단군 신화는 이러한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가 지나간 후, 청동기 시대가 되면서 부족 사회가 되었을 때를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호랑이와 곰이 굴에 들어갔다가 호랑이는 도망치고 곰만 남아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곰을 믿는 부족과 호랑이를 믿는 부족 사이의 대결에서 곰을 숭배하는 부족이 승리하였다는 것을, 사람으로 변한 곰과 환웅이 혼인하였다는 것은 하늘을 믿는 부족과 곰을 믿는 부족이 연합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겨진다.

또 단군왕검이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라를 다스렸다는 내용에서는 단군왕검이 이름이 아닌 제사장을 뜻하는 '단군'과 지배자를 뜻하는 '왕검'을 의미하는 단어로, 제정일치 사회였다는 것을 파악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고조선에는 8개 조의 법이 존재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이에 연관하여 이 책에서는 세계사 속에서 가장 유명한 성문법 중 하나인 함무라비 법전에 대하여도 소개를 한다. 보통은 함무라비 법전이 최초의 성문법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루남무 법전이 300년 정도 앞섰다는 것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체계적이라는 면 등에서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함무라비 법전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이 책은 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이야기를 시작으로 삼국 시대의 이야기를 단순히 암기 위주의 정보 전달이 아닌 '단군은 정말 1908세까지 살았을까?', '왜 고구려에서는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의 부인과 결혼했을까?', '신라에서는 왜 치아가 많은 사람이 왕이 되었을까?', '신라 사람들은 왜 광개토 대왕 제사를 지냈을까?' 등과 같이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한 다음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하듯 역사적 사실을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보통은 한국사와 세계사를 따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둘 사이에 연결고리가 거의 없다시피하여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세계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역사적 사실이 펼쳐지고 있었는지 얼른 떠올리지 못하는데,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한국사 이야기 1』에서는 한국사의 시대별 주요 사건과 그 시기에 세계사에 있어 주요 사건을 확실하게 연결 지어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제목은 『한국사 이야기』지만 사실은 숨은 세계사들이 있는 이 책은 역사를 재미있게 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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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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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주인공 오모리 리카는 아버지가 큰 회사에 근무하시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시는 부모님을 안심시켜드리기 위해 출판업계에서는 대기업인 출판유통회사 다이한에 입사한다.

책이나 독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던 오모리는 취업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는 다이한이라는 회사가 있는 줄도 몰랐고 출판유통이라는 단어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신념도 야망도 없던 오모리는 그저 대기업이면 어디든 상관없었고, 금융업계 면접에서는 다 떨어져 유일하게 기회가 남았던 다이한에 시험 보고 합격했다.


그렇게 입사가 결정되고 한 달간의 연수가 끝난 후 오모리는 오사카 지사 영업부로 발령받았다. 도쿄에서 태어나고 자라 모든 것을 집 근처에서 해결했으며 시내인 시부야에 나가는 것조차 피곤해하며 여행도 즐기지 않던 오모리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오사카로 간 오모리는 처음 이틀 동안은 오사카 지사 근처의 대형서점 체인점인 분에츠도 서점 도지마점에서 서점 연수를 하게 되었다. 오모리를 지도해 준 사람은 아르바이트 경력 10년 차의 마사미 씨였고, 그녀에게서 서점의 전반적인 업무를 배우는 동안 서점 일이 무척 힘들며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할 줄도 모르는 자신이 무척 한심하게 생각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TV에서 한 여배우가 자신의 애독서라고 밝혀 인기를 끌게 된 소설책을 서점 측에서 요구한 물량대로 보내주지 않은 다이한 담당자에게 마사미 씨가 불만을 표했고, 이를 옆에서 듣던 오모리가 담당자 나카가와 계장이 말했던 특별한 방법으로 책을 구하는 바람에 오사카 지사로 클레임이 들어온 것이다.

이에 상사인 시이나 부장으로부터 질책을 듣던 오모리는 자신이 그동안 생각했던 불만과 생각을 내뱉으며 눈물을 쏟았고, 시이나 부장은 나카가와 계장에게 오모리를 고바야시 서점으로 데리고 가라고 지시했다.

나약해 빠진 자신의 정신을 교육시키기 위해 무서운 서점주에게 데려가는 것이라고 겁을 먹었던 오모리는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 씨를 만났고, 그녀로부터 고바야시 서점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데….



이 소설은 일본 아마가사키시에 있는 고바야시 서점의 실제 이야기와 픽션을 결합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고바야시 유미코 씨와 그녀의 남편 마사히로 씨 이외의 인물이나 회사는 실재하는 인물, 회사, 단체 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소설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주인공 오모리 리카는 출판유통업에 근무하는 것이 자신이 하고자 갈망했던 일이 아니라 그냥 부모님을 위해서 선택한 직장이었기에 일에 대한 열정이나 열의는 물론 회사에 대한 애정도 없었다. 더군다나 직장으로 인해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억지로 떠나야 했으니 그런 생각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게 자신이 낯선 곳에서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몰라 방황하고 있을 때 만난 고바야시 서점의 유미코 씨가 들려준 이야기는 오모리에게 힐링이 되는 동시에 오모리의 인생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된다.


유미코 씨가 자신이 좋아하는 서점을 운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 이야기를 들으며 오모리는 그 열정을 부러워하지만 자신에게는 그러한 열정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한없이 초라하게 느낀다. 하지만 유미코 씨는 급하지 않게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일이나 회사, 주변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아보라고 조언했고, 그렇게 조금씩 일이나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달리하면서 오모리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되고 자신감을 갖게 되며 성장을 해나가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을 거듭한 오모리는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생각하며 도전하는 날들을 보내게 된다.


소설이 전반적으로 가독성이 좋지만, 특히 유미코 씨의 구어체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치 내가 직접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며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서툴기만 하던 오모리의 성장을 보면서 가슴 뿌듯하며 괜스레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이제 막 시작한 처음인데 일에 미숙하고 열정과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단념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씩 좋아지면 되는 것이다.

일이나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삶이 힘들고 마음이 헛헛하거나 위로와 격려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따뜻한 이야기를 가지고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는 고바야시 서점으로 떠날 것을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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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도 잘 살아 - 뜻밖에 생기발랄 가족 에세이
한소리 지음 / 어떤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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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봤을 때는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각각의 독특한 특색을 가진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가족의 이야기이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20여 년 만에 이혼한 50대 엄마 추수자, 일찍 독립한 레즈비언 첫째 딸 한소리, 엄마와 함께 살다가 자취를 시작한 바이섹슈얼 둘째 딸 윤희, 윤희가 중학생 시절 길에서 데려온 암컷 고양이 라이, 역시 윤희가 길에서 주워온 고양이 디디, 디디의 분리불안을 없애기 위해 보호소에서 입양한 고양이 딩딩.


작가 한소리는 레즈비언으로 쇼트커트에 무난하고 펑퍼짐한 검정 옷을 입고 다니며 화장을 하지 않지만 처음부터 레즈비언은 아니었다고 한다. 스물두 살 때까지는 남자와만 교제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술집 여자 종업원에게 눈길이 가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첫 반응이 당황이나 충격이 아닌 완전한 자신의 발견에 대한 기쁨이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한두 명도 아닌 서른 명이 넘는 남자와 교제를 했으면 상당히 이성을 좋아했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한데 갑자기 바뀐 자신의 성적 취향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니 작가는 정말 독특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엄마인 수자 씨는 이혼 전 남편과 그렇게 살가운 부부 사이는 아니었다. 수자 씨 부부는 이혼에 대해 꽤 오래 깊이 고민했고, 그 고민들은 부모 사이에서 매개체이자 중재자이자 카운슬러 역할을 한 작가의 몫이 되었다.

수자 씨 부부는 이미 그들의 결혼이 끝에 이르렀음을 알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함과 동시에 더 이상은 가족이란 울타리가 세워지지 않을 그들의 위치와 미래에 불안해하며 이혼이라는 현실을 회피하고 있었다.

작가의 아버지는 작가의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수자 씨에게 알리지 않고 수자 씨 없이 장례를 치렀다. 수자 씨는 암 진단을 받고 남편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남편 없이 수술을 했다.

이후 그 사실을 알게 된 그들은 더 이상 작가를 통하지 않고 직접 서로에게 연락을 취해 이혼에 합의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술을 마시거나 밥을 먹을 때 작가를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떠 보지 않고 자신들의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하며 웃고 즐거워한다.


작가와 여섯 살 터울인 동생 윤희는 배우를 시키고 싶을 정도로 정말 예쁘고 귀여웠다고 한다. 실제 작가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수자 씨와 작가는 어린 윤희의 손을 잡고 배우 아카데미에 갔지만, 아카데미로 올라가는 비상구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 무리를 만나 그대로 윤희의 배우 시키기 프로젝트가 종료되었다고 한다.

작가와 윤희는 꽤 나이 차이가 있어도 친구처럼 지내며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일을 서로에게 털어놓으며 서로를 믿고 응원하는 돈독한 관계라고 한다.


그런데 그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서로 이해하며 돈독하고 의지가 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작가와 윤희는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서로 상처를 주고, 작가는 먼저 태어나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동생에게 권위적이고 무서운 존재였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타이틀을 지워버리고 '친구'로 대하면서 수자 씨, 작가, 윤희 간의 관계는 어떠한 권위가 존재하지 않고 서로 고하를 논하지 않는 사랑하고 의지가 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 이 에세이가 '세상이 비정상이라고 단정 짓는 가족의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그런 프레임에서 글을 읽기 시작했지만 글을 읽어갈수록 비정상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누구에 의한 것일까?

비정상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개성과 독특한 특색을 가진 가족들이 살아가는 일상이 다채로운 주제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우리의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어서 스토리의 시작과 끝이 모호하지만 이들의 일상은 다르다. 누구에게도 말하기 민망한 빨간 팬티 사건, 작가가 스스로 여는 자신의 장례식, 작가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경찰에 부모를 신고한 사건 등등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일상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작가의 삶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에세이가 끝나갈 무렵에는 세상에서 가장 불확실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작가의 바람과는 다르게 가장 확실하고 멋지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물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끼리'가 아닌 이 사회와 더불어 멋지게 살아가는 작가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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