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고양이 가출소동
임수진 지음, 서영은(미날) 그림 / 모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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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요즘 반려동물로 한창 인기를 누리며 사랑을 받는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동화책이에요.


주인공인 집고양이 '앤지'는 원래 아기 때 거리를 떠돌던 길고양이였어요. 앤지는 엄마 고양이가 먹이를 구하러 나갔다가 사고로 죽은 후, 사람들에게 구조가 되어 지금의 가족들에게 입양되었던 거예요. 사실 길고양이로 지냈던 때의 일은 너무 아기 때라 잘 기억하진 못해요.

지금의 가족들은 앤지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답니다.



가족들의 사랑에도 앤지에겐 불만 아닌 불만이 있었어요. 바로 가족들이 밤에 잠을 자느라 앤지와 놀아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앤지는 가족들이 자는 밤 시간 동안 이방 저방을 다니며 가족들을 깨워 같이 놀아보려 했지만, 가족들은 한참 꿈나라를 헤매며 도저히 일어날 생각을 안 했어요.

결국 가족들과 노는 것을 포기한 앤지는 캣타워에 올라가 창밖을 보며, 밤새도록 서로 재미있게 노는 것 같은 반짝이는 별들이 있는 바깥세상을 동경해요.



다음날 아침 가족들은 출근 준비와 학교 갈 준비를 하느라 여전히 앤지랑 놀아주지 않았어요. 막내 민준이는 집에만 있는 앤지를 부러워했지만 앤지는 전혀 좋지 않았어요. 앤지는 혼자 지내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가족들이 전부 집을 나서고 앤지는 혼자가 되었어요. 집안을 아무리 살피고 돌아다녀도 익숙한 집에 익숙한 장난감들 뿐이었어요. 앤지는 너무 답답하고 지루했어요.



앤지는 캣타워에 올라가 창밖을 내려다봤어요. 바깥세상은 전부 활기차고 재미있어 보였어요. 앤지는 창 너머 보이는 장난치는 아이들이 너무나 부러웠어요.

그러다 잔디 위에 처음 보는 고양이 삼 형제를 발견했어요. 장난치며 뛰어다니는 그들의 표정은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삼 형제가 있는 곳으로 한 아주머니가 다가오더니 사료를 주었어요. 삼 형제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 사료를 맛있게 먹었어요.


그 모습을 본 앤지도 배가 고파져 엄마가 놓아둔 사료를 먹었지만 이상하게 입맛이 없어 이내 먹기를 그만두었어요. 혼자 먹는 것은 너무나 싫었어요.


그날 저녁 가족들과 함께 놀던 앤지는 우연히 창 너머로 낮에 봤던 고양이 삼 형제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앤지는 내일은 집을 나가 고양이 삼 형제와 같이 놀겠다고 다짐했답니다.


드디어 다음날, 앤지는 어젯밤 골똘히 생각한 방법을 실행에 옮기려고 했어요.

그것은 바로…….


자, 앤지의 앞날엔 어떤 일이 펼쳐져 있을까요?

그것을 통해 앤지는 무엇을 깨닫게 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행복이 크고 소중하다는 것을 쉽게 깨닫지 못해요. 그래서 자꾸 남의 행복만 쳐다보며 그것을 부러워하기도 하죠.

가족이란 존재도 마찬가지예요. 가족들이 항상 우리 곁에 있기에 우리는 그 소중함을 생각하지 않고 매일을 지내고 있어요.


책에 나온 앤지도 그랬어요. 처음에 입양되어 왔을 때는 행복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시간이 지나 그 행복이 일상이 되자 자신이 누리며 살고 있는 행복에 무뎌지기 시작한 거죠. 그러고는 손에 닿지 않는 먼 곳에 있어 보이는 행복을 찾아 나선 거예요.

하지만 결국엔 자신이 누리던 일상이 큰 행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심지어 마음껏 마실 수 있던 물 한 모금 까지도요.


한 걸음만 뒤로 물러나 주위를 둘러보세요. 나를 사랑하고 위하는 가족들이 보일 거예요. 가족과 함께하는 매일의 일상은 억만금을 줘도 살 수 없는 최고의 행복이랍니다.

나의 행복한 일상을 공유하는 가족들에게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덧붙임】 책의 뒷부분에는 <단어 뜻풀이>가 있어서, 어린이들이 혼자서 책을 읽다가 혹시 이해가 되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스스로 찾아 읽어볼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아이들이 혼자 스스로 책을 읽기 정말 좋은 구성이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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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타반
헨리 반 다이크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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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기독교 집안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목사로 산 헨리 반 다이크의 창작 이야기이다.


에크바타나의 아르타반은 40대의 키가 크고 어두운 피부를 가진 조로아스터교 사제였다. 그는 다른 조로아스터교 사제들처럼 평소 깨달음을 쫓아 자연의 비밀을 연구했고, 모호하고 난해한 단어로 쓰여진 예언서를 읽었으며, 생명의 신비를 풀어낼 실마리를 얻기 위해 별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9월의 어느 날 밤, 아르타반은 자신의 집에 아홉 명의 조로아스터 교 사제들을 불러 모임을 가졌다. 거기서 아르타반은 자신의 친우 세 명과 함께 칼데아의 고대 명판을 보고 시간을 계산하여 지속적으로 밤하늘을 관찰한 것과 지난봄 두 개의 행성이 가까워지는 동시에 새로운 별이 떠오른 것을 목격한 것을 이야기했다.

모임이 있는 그날 밤 다시 그 광경이 포착된다면, 아베스타 성서에 나온 예언처럼 위대한 이스라엘의 왕이 태어난다는 확실한 표식이니, 열흘 후 자신은 바빌로니아의 보르시파 지구에서 친우 세 명과 합류하여 새로운 왕을 만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순례의 길을 떠날 것이라 했다.


아르타반은 이미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팔아 왕에게 진상할 세 가지 보석을 마련하여 떠날 준비를 마친 뒤였다. 그는 그 모임에 모인 다른 사제들에게도 함께 떠날 것을 제안했으나, 다른 이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같이 떠날 수 없음을 말하며 되돌아갔다.


사람들이 돌아간 뒤 회의장에서 제단의 불꽃이 사라지는 것을 잠시 지켜본 아르타반은, 얼마 후 옥상으로 올라가 밤하늘을 응시했다. 곧 컴컴한 하늘에선 전에 목격했던 광경이 다시 나타났고, 그것을 표식이라 깨달은 아르타반은 친우들과 합류하기 위해 홀로 보르시파 지구의 성탑으로 출발하는데….



이야기는 아르타반이라는 조로아스터교 사제가 별의 움직임으로 예수 탄생을 예견하고 친구인 세 명의 동방박사와 새로운 유대의 왕을 만나러 가는 순례길에 오르려 하지만, 길이 엇갈려 홀로 낙오되며 일생 동안 유대의 왕을 만나기 위해 헤매는 이야기이다.

길지 않은 글이지만 읽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르타반이 친우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지나치는 중요하지 않은 대추야자나무숲을 '창백한 모래 바다에 덩그러니 떠 있는 새카만 섬 같은 모습이었다'라고 세세하게 묘사하는 등, 열흘 동안 친우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에서 지나가는 들판과 나무들에 대한 묘사 등이 과하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과도한 수식어와 비유법은 이야기를 다소 산만하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성경의 한 구절을 목사가 살을 붙여서 설명하고 설교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역시 이 책 『아르타반』은 작가가 목회자로 사역하던 중 설교를 통해 처음으로 발표했다고 한다.


아르타반이 33년 동안 나사렛 예수를 만나기 위해 헤매면서도 현자로서 어떠한 고민들을 했는지는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본질> 편에서 예수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아르타반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 짧게 언급된다. 그리고 바빌론의 종려나무 숲과 베들레헴의 초가집, 예루살렘에서 거리에서 겪는 신앙적 기대와 실천적 사랑의 갈등이 언급된다.

마침내 아르타반은 이러한 일들이 왕을 만나는 것을 방해한 걸림돌이 아닌, 왕을 만난다는 목적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 꼭 필요한 순간이었음을 깨닫는다. 바로 왕 앞에 도착하지조차 못한 아르타반이 33년간 왕을 찾아 헤매며 행했던 선행들이 결국은 모두 신에게 한 일들이라는 것을.


결국 마지막에 기독교 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선한 삶을 산 것에 대한 기독교적 구원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기독교에 대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읽으면 깊은 감명과 깨달음을 얻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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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본 다른 일본 - 미디어 인류학자가 읽어주는 일본의 속사정
김경화 지음, 김일영 그림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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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2019년 12월부터 한국일보와 웹사이트에 격주로 게재하고 있는 칼럼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칼럼을 실제 게재했던 날짜와는 무관하게 내용에 따라 분류하여 목차를 구성했고, 일부는 실제 실렸던 칼럼의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고 한다.


여태껏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일본 문화 관련 책들은 주로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관점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과는 다른 일본을 부각하는 내용을 다룬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인터넷의 발달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활발한 정보 교환과 이전보다 폭 넓어진 인적 교류를 예로 들며, 이전의 단순한 일본관은 더 이상 적용될 수 없음을 직시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고정된 일본 문화의 이미지를 타파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본 도쿄에서 실제로 15년 넘게 살면서 인류학의 참여 관찰자 방법으로 연구하고 분석한 실제 일본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일본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 하나가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이다.


현재 일본 젊은이들은 과거와 달리 소비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그들은 자동차나 고가의 명품을 사지도 않고, 맛집을 찾아다니지도 않으며, 해외여행에도 무관심한 편이고, 무절제한 음주 문화에도 비판적이라고 한다.

이것은 내가 매체로 접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상당히 다른 점인 것 같다.

이렇게 버블 시대의 과시적 소비는 줄었지만 오히려 과도한 소비 활동 위축에 기성세대들은 '바나레' 현상을 자주 언급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렇게 위축된 소비활동의 원인을 장기적인 불황으로 축소된 구직 시장으로 인해 가벼워진 젊은이들의 지갑 사정과 비관적 미래를 대비한 저축 심리 증대라는 두 가지로 들고 있다.



2부에서 다루는 11가지 키워드로 알아보는 일본 문화 중에서는, 소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에서도 언급되었던 도쿄와 오사카의 다른 문화들 이야기가 나온다.

도쿄는 일본의 동쪽인 간토 지방, 오사카는 서쪽인 간사이 지방에 속하는데, 신칸센을 타면 겨우 두 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음에도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어느 쪽 줄에 서는지부터 사람들의 기질, 두 도시의 분위기, 음식 스타일, 심지어는 사용하는 전기 주파수까지 확연하게 다르다고 한다.


또한 여태껏 우리나라 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던 일본의 한국 혐오 발언들에 대해 일본인 대다수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매스미디어의 특파원이 수도인 도쿄에 상주하며 그곳의 분위기를 전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본 사회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오사카에서는 이러한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조례를 앞장서 도입했으며, 그런 발언을 한 인물의 신상을 공개하도록 조례로 정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하나의 일본이지만 하나의 문화가 아닌 일본이 신기하기만 했다.



3부에서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공존하는 다소 혼란스럽지만 이해되는 그들의 사상과 문화를 우리나라의 더불어 하는 문화와 비교하여 언급하는 한편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성씨' 개념, 장수하는 일본의 콘텐츠와 요절하는 한국의 콘텐츠의 차이점, 김치와 기무치 등 한국과는 확연하게 다른 일본 특유의 문화를 비교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4부 '국경을 넘나드는 미디어와 한일 관계'에서는 한일 관계를 지배해 온 혐한의 실체가 실은 한국의 매체에서 시작되어 곧이어 반복된 한일 양국 매스미디어의 캐치볼 속에서 자랐다는 점과 더불어, 일본이 한국을 보는 시선이 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한국이 일본을 보는 시선의 변화와 함께 대중문화를 통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에 대해 언급하며 일본 사회 안에서 다시 불기 시작한 '제4차 한류'와 최근 인터넷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한일 간의 언어유희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가깝지만 먼 나라'라는 낡은 관점에 머물지 말고 현대에 맞춰 변화된 일본 사회를 직시하라고 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한국과는 확연하게 다른 일본 사회와 문화를 실감하며 여전히 우리의 입장에서 일본을 잘 표현한 한 마디는 '가깝지만 먼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본에 대한 절대적인 특별함이 아닌 우리나라와 일본의 동질성과 이질성에 따른 상대적인 특별함을 다루고 있기에 읽는 내내 흥미를 계속 유지하며 능동적으로 두 문화를 비교해 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일본에 관심 있고 현대 일본을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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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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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보안관 피터스 씨가 헤일 씨네 집에 들이닥쳐 조용한 시골 마을 딕슨 카운티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현장의 목격자로 루이스 헤일에게 사건 현장에 동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와 동시에 피의자 물건을 챙기러 가야 하지만 겁에 질린 자신의 아내와 동행해 줄 여성 한 명이 필요하다며, 마사 헤일에게 동행을 부탁한다.

그렇게 헨더슨 검사, 피터스 보안관, 루이스 헤일, 마사 헤일, 피터스 부인은 외진 곳에 홀로 쓸쓸하고 음침하게 서있는 사건 발생 장소인 라이트 씨 집으로 갔다.


존 라이트는 한밤중에 침대에서 밧줄이 목에 감긴 채로 죽임을 당했다.

집에 총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 죽였을까?


사건 현장을 처음 발견한 루이스 헤일은 발견 당시 상황을 묻는 헨더슨 검사의 질문에 기억을 더듬어가며 답했다.

전날 루이스는 아들 해리와 라이트 씨 집 근처를 지나던 중, 몇 집이 같이 전화를 놓지 않으면 전화선을 깔아주지 않는 당시 정책으로 전화를 함께 놓을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려 라이트 씨 집에 들렀다.

하지만 아침임에도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라이트 부인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존이 집에 있냐는 루이스의 물음에 죽었다고 짧게 대답할 뿐이었다. 루이스는 그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존이 있는 곳을 물었고, 라이트 부인이 가리킨 방에서 목에 밧줄이 감겨 죽어있는 존 라이트를 발견하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러하겠지만 나는 불륜, 범죄 같은 것을 극도로 혐오하고 싫어한다. 물론 억울하게 오해받거나 범죄 사실에 대한 누명을 쓰는 사례도 싫어한다.

또한, 법에도 정상참작이라는 게 있는데,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한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니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불쌍하니 무조건 봐주자, 덮어주자 하는 것도 싫다. 불쌍한 것은 불쌍한 것이고 죄를 지은 부분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법이 왜 필요할까? 오직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논리만 있으면 될 것 아닌가?


이 소설은 이 모든 요소를 거의 다 가지고 있다.

먼저 작가 수잔 글래스펠은 1876년에 태어나 당시 가부장적 사회에서 당당히 대학교 공부까지 마친 후 저널리스트로 맹활약을 펼치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여성들의 사건을 주로 보도하며 세상에 알리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유부남인 조지 크램 쿡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쿡이 이혼하면서 결혼했다. 유부남인 상태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으니 불륜녀였던 셈이 아닐까? 같은 여자였던 쿡의 아내도 작가 때문에 피해를 입은 여성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쿡의 아내가 이혼을 안 해줬으면 우리나라 모 여배우처럼 영원한 불륜녀의 꼬리를 달고 살았을 것이다.


소설도 범죄 사실에 대해 여자라서 억울하게 담당 검사가 용의자로 낙인찍은 것처럼 행동했다고 소개되어 있지만 그것은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외부 침입 정황이 없고 두 사람만 한 공간에 있는 상황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면, 여자든 남자든 같이 있었던 사람이 의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오히려 사건 현장을 훼손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마사 헤일과 피터스 부인을 비난해야 되지 않을까? 사건 범죄 현장에 경찰 관계자도 아닌 일반인들이 마음대로 헤집고 다닐 수 있게 하는 모습은 현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허술한 장면이지 않을 수 없다. 당시도 그렇게 허술하게 살인 사건 현장을 다루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미니 포스터가 처해졌던 상황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분히 분노하고 연민을 느낄 수 있다. 결혼 전 그녀는 소심하지만 사랑스럽고 재능이 많으며 누구보다 빛이 나던 사람이었는데, 존 라이트와의 결혼 후 고립적 성향을 가진 남편에 맞춰 외딴곳에서 사람들과 단절된 생활을 해야 했다. 그것은 분명 힘들고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졌을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마음의 연대』는 마사 헤일과 피터슨 부인이 사건 현장에 남겨진 불행했었을 미니 포스터의 삶의 흔적을 통해, 그녀에게 측은지심을 느끼고 자신들의 삶에 대해 그리고 당시 여자들의 삶에 대해 각성과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교 문화권이었던 우리나라도 아직까지 가부장적 요소가 존재한다. 그것이 무조건 나쁘다 좋다가 아니라, 여전히 조금은 남아있는 남존여비 같은 사상은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요즘은 어떤 면에서는 남녀 역차별이 행해지고 있는 점이 있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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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10주년 기념 김창열 특별판) - 최고의 나를 만드는 62장의 그림 습관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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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지만 예술 작품은 영원히 남는다. 그리고 현재의 그림들 대부분은 지금껏 전해져오는 작품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탄생을 거듭하고 있다.

대체 이러한 그림들에는 어떠한 힘과 매력이 있기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찾는 걸까?


우리는 각자의 각기 다른 목적을 위해 그림들을 찾아 감상하며 저마다의 목적을 달성한다.

어떤 사람은 단지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때론 유명하다고 하니 한 번쯤 보고 싶은 마음에, 경제적 이유에 의한 투자의 목적으로, 혹은 그림을 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그리고 치유의 목적으로…….

아! 며칠 전 영국의 한 환경단체 회원은 테러할 목적으로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찾아 토마토 수프를 찰지게 던지기도 했다. 그림을 보호하는 게 지구와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보다 중요하냐며. 내 생각엔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선 테러한 여성들 중 머리를 붉게(?) 물들인 여성이 멋내기 위해 염색약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는 게 더 빠른 방법일 듯한데….


아무튼 각자의 목적에 의해 우리는 끊임없이 위대한 명작들을 찾거나 우리가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림의 힘 2』는 미술치료 현장에서 오랜 시간 지내온 저자가 그림이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 변화를 목격하고 좀 더 많은 이들이 그림으로부터 순효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림 62점을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전작인 『그림의 힘』을 보지 못해서 거기에 어떤 그림들이 실려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접해본 많은 사람들의 호평에 기대어 이 책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태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



62점의 그림들은 각각의 목적과 주제를 가지고 있다.

그중 <보기만 해도 머리가 좋아지는 그림>이라는 제목으로 몬드리안의 「적색, 회색, 청색, 황색, 흑색이 있는 마름모꼴 콤퍼지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몇 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이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여주며 뇌파를 측정한 결과, 참여자들의 두뇌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활발해졌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것을 보고 전문가들은 선과 면, 단순한 오방색을 활용한 그림이 뇌를 통합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어 심신의 변화를 유도하고 사고력을 끌어올려 집중력을 높인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책의 저자는 단기간 집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그림을 감상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고흐의 작품은 대부분이 유명하지만 이 「꽃 피는 아몬드 나무」 그중에서도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일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명화그리기 DIY 세트'의 밑그림으로도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고흐는 이 그림이 '자신의 절정'이라고 표현했었다고 한다.


이 그림은 고흐 평생에 걸친 유일한 후원자인 동생 테오의 아들이 태어났을 때, 테오가 고흐의 이름을 따서 '빈센트'라고 이름 지었다는 편지를 받고 감격해 기뻐하며 그렸다고 한다. 고흐는 조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며, 인생이 꽃과 열매가 맺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사랑을 담아 배경을 조카의 눈빛을 닮은 파란색으로 그렸다.

이 그림 자체가 바로 상대를 소중히 여기고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사랑인 것이다.



두 손 모아 간절히 무언가를 바라는 느낌을 받는 윌리엄 부게로의 「작은 소녀」는 어떠한가?

이렇게 가슴이 간질간질하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가 바라는 소원은 꼭 들어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필립 윌슨 스티어의 「해변의 젊은 여인」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을 멈추고 한 템포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그림이 우리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탈을 선물할 것이라고 했다.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여유를 즐겨보는 시간, 그림은 달콤하고도 느슨한 여유를 가져다준다.



이 외에 어떤 그림들이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 주기 위해 『그림의 힘 2』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일상을 살면서 자주 미술관에 가지는 못하더라도 『그림의 힘 2』를 통해 이렇게 명화들을 하나씩 보며 일상을 즐기면서 여유로운 충실함을 행하는 것은 어떨까?


그림을 통해 위로받고, 때로는 치유를 받으며 우리의 삶이 행복으로 충만하여 언젠가 인생의 끝자락에서 '정말 참 잘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림을 보면서 꼭 남들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느낌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우울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 같아 행복을 가져다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처럼 나도 그림의 위대한 힘을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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