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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 - 인구 충격과 맞바꿀 새로운 부의 공식
마우로 기옌 지음, 이충호 옮김 / 리더스북 / 2023년 12월
평점 :
여러 연령 집단이 연관된 사안에 대해 뉴스를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세대'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은 이제 거의 당연시되고 있다. 여기서 '세대'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것은 어떠한 시기에 태어난 인구 집단이다. 그리고 그 집단의 '일반적 특징'을 몇 개 추려 그 세대의 특징으로 정의하고는 한다.
그러나 단순히 같은 시기에 태어난 것이라고 해서, 비슷한 사회환경에서 자라났다고 해서 특정 세대라고 틀을 씌우는 것이 옳을까? 당장 아무 모임, 아무 학교의 교실 하나만 들어가 보아도 전부 성격부터 취향까지 천차만별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세대를 나누고 특징을 규정하는 것 모두 과거의 시선으로 현재의 상황을 보려는 잘못된 시도일 수 있다. 심할 경우 최대 10 세대까지 공존할 수도 있게 된 만큼, 또 이들의 생활 방식이 더는 자신의 연령 집단의 일반적 방식에 국한되지 않는 만큼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변화를 확실하게 받아들이고, 또 새로운 시선으로 앞으로의 변화를 바라보며 자신을 위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이에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을 통해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사회에서 어떤 관점으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가고 세대를 거칠수록 사람들의 평균 기대 수명과 평균 기대 건강 수명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더불어 사람들의 가족 구성 형태는 갈수록 핵가족의 형태가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이전 세대들의 기준을 잣대로 들이대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며 오히려 현상을 잘못 분석하고, 깊은 편견 속에 잠긴 평가를 하게 만들기 쉽다. 기존에 인생을 나누는 데 이용된 단계들은 더 이상 그 자체만으로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자신이 속한 세대의 생활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생활, 즉 퍼레니얼(perennial, 다년초 식물) 사고방식이 퍼지며, 그것이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는 것이다.
교육과 진로에 대해 지금까지의 세상은 확고하게 정해진 길을 가지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오고는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는 새로운 정보들이며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어가는 전문 지식들에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웠던 지식들이 금세 낡은 것이 되어버리는 상황에 놓인 지금, 단순히 예전에 쌓았던 지식들만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것은 선택은 둘째치고 여건적으로도 어려운 것이 되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운 후로도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권장하는 삶의 방식 중 하나로는 한 길로 일생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많은 시기 동안 여러 가지 방면으로 많은 시도를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과녁에 화살을 맞추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한 가지 길로만 가는 선택은 60m 거리에 있는 과녁에 화살을 명중시켜 300 달러 상금을 받는 것으로, 여러 길을 가는 것은 20m 거리의 과녁에 화살을 명중시켜 100 달러의 상금을 받고, 이러한 과녁이 세 개 존재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전자는 명중 확률이 1%, 후자는 명중 확률이 5%라고 할 때 기대 이득이 후자가 전자에 비해 다섯 배나 높다는 것을 역설하며 인생을 하나에 모두 쏟아붓는 양상이 아닌, 나누어 여러 도전을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했다.
최근 몇 년 새에 국제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던 사건들 중 하나로는 삼성가의 상속 문제가 있었다. 상속세만 하여도 대략 11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 무지막지한 규모에 전 세계가 혀를 내둘렀으며, 국제적 언론들 또한 이를 상당 기간 큰 이슈로서 다루었었다. 이러한 상속 문제는 비단 재벌들만의 것이 아니다. 물론 그 규모야 상위 몇 퍼센트의 자산가들과 나머지 사람들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기는 하겠지만, 본질적으로 상속과 유산이 사람들에게 가지는 의미는 대동소이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속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크나큰 변동을 겪고 있음을 사람들은 쉽게 간과하고 있다. 기대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단순히 노년을 즐길 시간이 늘어나는 것만이 아니라 상속의 시기도 늦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출산율의 하락 추세는 기대할 수 있는 유산의 수준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서 작용한다.
위 사진은 여러 요인들을 고려하여 산출해 낸 '상속 승수'이다. 『21세기 자본』이라는 저서의 저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게 된 토마 피케티의 경우, 『21세기 자본』에서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앞서는 것이 역사 속에서 당연했던 양상이라는 것을 짚는데, 본인이 버는 것보다 상속받는 자산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현 상황은 어떻게 보면 다른 나라들보다 상당히 낫다고 볼 수 있다. 단,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 가지 치명적인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물론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은 문제이다. 이는 바로 유산을 받으리라 기대하는 사람들에 비해 실제로 유산을 받는 사람들의 비율이 확연히 적다는 것이다. 아무리 유산에 대해 떠들어 봤자,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 것이니 말이다.
이와 같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의 사회에서 상속과 유산이 가지는 의미는 크게 변할 것이고, 이를 포함하여 우리는 늘어난 기대 수명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애초에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이라는 해외 저서에 상속이 대중문화 속에 깊이 녹아들어 있는 예시로서 우리나라의 드라마 <찬란한 유산>, <상속자들>, <위대한 유산>, <백년의 유산> 등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것을 보았을 때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고, 그다음으로는 도대체 외국에 비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어떤지 약간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내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에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당장 아무 막장 드라마나 골라도 유산 문제, 상속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는 것을 찾는 게 더 힘들 정도니 말이다.
'베이비붐 세대', 'X 세대', 'Y 세대', '밀레니얼 세대', 'Z 세대'. 뉴스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오며, 심지어는 자동차 광고에서조차 이용될 정도로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닌 개념이다. 최근에는 '알파 세대'라는 새로운 세대 구분이 생겨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들로 사람들을 온전히 구분 짓는 것이 옳은지는 차치하더라도, 가능한지 자체부터 당연스럽게 의문이 든다. 누구든 당장 주변을 둘러보고 삶을 돌이켜 보았을 때, 주변인들이 본인과 단순히 하나의 세대라는 틀로 묶일 수 있을 만큼 유사한 모습을 보였는가를 묻는다면 긍정의 답을 할 수 있는 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여도 이러할진대, 심지어 최근의 변화와 겹쳐 '퍼레니얼'적인 행동양식이 이상적인 것이 되어버리는 미래 사회 속에서, 세대에 대한 구분을 사람의 행동 양식까지 포괄하게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심각한 오류이다. 사람들은 단지 자신이 태어난 시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집단의 일반적 특징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벗어난 것이라 하여 바람직하지 못한 것 또한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처럼 사람들이 나이에 의해 분리되고, 노년층과 청년층의 접점이 적어지는 양상은 줄어들 것이다. 최대 10 세대가 공존하기도 하는 현대 사회의 변화는 여러 세대들이 동시에 같은 직장에서 같이 업무를 볼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비유이긴 하지만 20대 상사와 60대 인턴이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는, 그런 상식에 위배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세대의 근로자들과 작업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답변자가 과반수를 넘기는 조사도 있었고, 여러 세대가 같이 작업하는 환경의 능률이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더 좋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또한 책은 부의 흐름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늦어도 40대에서 50대에는 상속이 이루어져 유산이라는 이름의 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대 수명이 증가하여 100세 시대라고도 불리는 상황인 만큼 70대, 80대에 들어선 후에야 유산을 물려받게 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물려받을 유산조차 남지 않아 있거나 물려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유산으로 물려주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기존과는 사뭇 다른 자산 계획이며 인생계획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데,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충분한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멀티제너레이션, 대전환의 시작』을 통해 이제는 '세대'라는 마케팅적 환상이자 허구, 고정관념에 속아 나이에 따라 사람들을 구분하는 것이 아닌, '퍼레니얼'적인 생활 양식을 너도 나도 행해 나가는 '포스트제너레이션' 시장이 도래하였음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삶을 설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중장년층은 앞으로 변화할 노년의 삶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 청년층은 자신들이 앞으로 살아가게 될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해해 충격적인 전환에 조금 덜 흔들릴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도래할 포스트제너레이션 시장, 멀티제너레이션 사회에서의 퍼레니얼적인 생활을 해야 할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