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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 우리의 배낭처럼 가뿐하고 자유롭게
김미나 지음, 박문규 사진 / 상상출판 / 2022년 7월
평점 :
계속 여행을 다니고 마음에 드는 여행지에서는 한달도 살고 1년도 살고... 노트북과 카메라만 있으면 여행경비와 생활비 마련의 경제 활동이 되고 다시 여행을 다니고...
말만 들어도 너무나 부러워지는 이야기다. 이 책은 바로 ‘디지털 노마드’ 부부의 세계 여행이야기다.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은 이제 좀 익숙한 표현이다. 얼마 전부터는 더더욱 이런 디지털 노마드족이 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다. 얼마나 멋진가 말이다. 이 책은 디지털 노마드족으로서의 두 사람의 여정을 가감없이 보여주면서 힘든 점도, 즐거운 점도 모두 이야기하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그들 부부가 머물렀던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도 담겨 있어서 내용을 읽으면서 더 실감 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이들 부부는 메밀꽃 부부로 불리며 아내는 글을 쓰고 남편은 사진을 찍으면서 멋진 여행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번아웃이 온 부부는 여행을 시작하는데 그게 벌써 8년째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산티아고 순례길은 2번이나 걸었다고 하니 더 부러워진다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순례길을 끝까지 두 발로 걸어가고 싶었다. 우리에겐 10kg짜리 배낭도 있었다. 배낭을 메고 끝까지 걸으려면 무리하지 않아야 했다. 지치면 포기하고 싶어질 테니까. 내 몸의 속도와 리듬에 맞춰서 갈 수 있는 만큼만 천천히 가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이면 하루 더 쉬고, 힘들다 싶으면 그만 걸었다. 다른 순례자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느리더라도 조금씩 가다 보면 언젠가 도착할 테니 가볍게 걷자.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57p)
글을 쓰는 아내 김미나 작가의 문체는 너무 감정적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건조하지 않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담백하지만 나도 그 걸음과 여행에 함께 하고 있고, 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들 부부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부러웠던 점이 많았지만, 순례길을 나서면서 짐을 10kg으로 줄여 가지고 다녔다는 것도 부러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실 정말 필요한 물품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오랜시간동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얼마나 많겠는가마는 두 사람은 꼭 필요한 부분을 잘 정리해두어서 좋았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밖에서 그저 상상만 했을 때와는 달리 힘든 점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사실 그래도 부러웠다.
또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이 있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일단 그냥 하기로 마음 먹어 본다. 내가 무언가를 하든 하지 않든 시간은 계속 가니까, 그 시간에 뭐라도 하는 편이 낫겠지. 잘하는 것은 나중 문제고, 일단 하는 게 먼저일 테니까. 어쨌든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은 과정뿐이니, 뭐라도 계속하다 보면 경험치가 쌓여 더 나은 내가 되겠지. 어제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나, 어제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잘하는 내가 되겠지. 그러다 결국은 어딘가에 가닿을 수 있겠지 하고 짐작해본다”(151p)
내 마음과 똑같은 마음이라 기억할 구절로 적어본다. 세계를 집 삼아서 돌아다니는 그들 부부도 이렇게 마음먹고 열심히 살아가는데 나도 할까말까 하는 일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여행은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떠나야 현재의 나의 삶이 소중함이 느껴지게 되듯 무엇이든 해봐야 성취감이 보람이 있을 듯하다. 책안에 들어있는 사진들도 멋졌지만 읽다보니 마음에 와 닿는 내용도 많아 책장을 덮었다가 읽었다가 했다.
부부의 여행기 혹은 삶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이미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세계 여러 나라를 헤매는 유목민이 되어 있는 것만 같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