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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 불각(不刻)의 아름다움
김종영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7월
평점 :
김종영 미술관에 다녀온 기억이 난다. 그 전까지는 그저 이름만 알아왔던 작가였는데 미술관에 가보고 나서야 아... 이런 조각가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도 잘 꾸며져 있었고 그의 작품들이 멋지게 전시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책을 만나는 조각가 김종영의 세계다.
이 책은 예술가의 작품 세계와 작가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다. 글 사이사이 들어간 작가의 그림 작품사진까지 잘 어울린다. 1부부터 6부까지 잘 정리해둔 작가의 이야기는 꼼꼼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작가가 작품이나 미술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을 솔직하고 꾸밈없이 잘 적어내려 가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작가가 생각하는 인테, 데생, 전통, 창작, 그리고 조각등등 다양한 미술 세계에 대한 내용을 솔직하게 정리한 글들이 눈에 띈다. 작가의 그림을 함께 보면서 그의 글을 읽어보니 한번에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마지막에는 부록으로 대학신문에 기고한 글과 인터뷰 기사와 노트 기록들을 수록했다. 마지막에는 김종영의 연보들을 통해 작가의 한 생애를 파악할 수 있게 정리하고 있다.
평소 기록이 중요하다는 것이 새삼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작가가 남겨놓은 글과 그림을 이렇게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 수 있었으니 이렇게 좋은 책이 나온 것이 아닌가. 작가의 조각 작품에 대한 사진이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의 그림은 소소한 그림까지 책안에 잘 정리해 두고 있어 잘 보았다.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지 못하다. 그렇게 때문에 미를 알고서 그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허황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미를 나는 아직 본 적도 없고 그런 것이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 그것은 전지전느의 조물주에 속하는 문제이다. 예술가가 미를 창작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다.
~그리하여 무엇을 만드느냐는 것보다 어떻게 만드느냐에 더욱 열중하여 왔다. 작품이란 미를 창작한 것이라기보다 미에 근접할 수 있는 조건과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록된 작품들도 드로잉, 수묵화, 유화등으로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부제는 불각의 아름다움으로 동서양의 아름다움을 잘 분석해 작품을 만들어 낸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잘 읽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