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슐리외 호텔 살인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1
아니타 블랙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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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슐리외 호텔의 장기 투숙객인 애들레이드 애덤스. 50세가 넘은 괴팍한 독신녀 이미지로 구어져있지만 나름대로 조용한 삶을 누리고 있는 주인공이다. 하지만 어느 날, 애들레이드의 방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그녀는 예상치 못한 사건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리슐리외 호텔에 묵고 있는 장기 투숙객들 몇몇과 호텔의 주인내외, 그리고 다른 투숙객들은 각각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 사실은 살해된 남자의 정체가 누군가가 고용한 사설탐정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수면위로 드러나게 된다. 장기 투숙객 중 하나가 탐정을 고용한 것만 확실한 가운데 누가 탐정을 고용해 어떤 사실을 알아내고자 한 것인지, 또 누가 탐정을 살해했는지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그런 와중에 또 한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애들레이드의 물품이 발견되며 애들레이드는 사건을 수사하는 경위의 의혹에 찬 눈길을 받게 된다.


클래식 추리소설이라는 말답게 굉장히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만날 수 있었다. 범행트릭이 배배 꼬여있고 기상천외하다기보다 그야말로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듯한 소설의 구성과 전개에 클래식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호텔에 투숙하고 있는 투숙객들의 이름이 복잡한 인물도 꽤 많았지만 하나씩 알아가며 미스터리가 하나씩 풀리는 구성도 좋았다. 예상치 못했던 건 애들레이드가 벌이는 코믹한 상황들이었다. 솔직히 '잔혹 코믹극'이라고 해서 무슨 소리인가 했었다. 추리소설에 코믹이 가능한가했는데, 애들레이드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범인이라 추측되는 사람에게 습격을 당했을 때 틀니가 빠져있어 혀짧은 소리를 크게 내며 도움을 요청한다거나, 고상한 부인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허술한 면을 보여준다거나, 자신의 주변에 얼쩡거리는 수상한 남자를 젊은 친구라 부르며 훈계를 늘어놓는 장면도 왠지모르게 웃기면서도 정감이 느껴지며 인상 깊기도 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아서 처음엔 복잡해보였지만, 다 읽고보니 확실히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론 주인공인 애들레이드가 홀로 탐정역할을 해도 재밌었을 것 같았다. 결말부에 드러나는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했었는데 역시 이것도 반전이 있긴하되 클래식한 느낌이었다. 충격적인 사건이나 범행수법 등의 강한 느낌의 소설은 아니었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소소한 분위기를 풍기는 추리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간에 '리슐리외 호텔 살인'은 호텔 숙박객들의 비밀이 무엇인지 하나씩 보는 재미도 있었고, 오랜만에 만나본 고전추리소설 느낌이라 몹시 반가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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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가 돈 버는 법 - 프리랜서 5년 차가 알려주는 ‘내 일 찾기’ 프로젝트
고아라 지음 / SISO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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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밀레니얼 세대가 돈 버는 법'이라지만 밀레니얼 세대라고 특정해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냥 다른 수입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강의도하는 1인 사업가 혹은 1인 기업, 프리랜서에 관한 내용이다. 굳이 밀레니얼과 연관성을 찾자면 저자가 밀레니얼 세대라는 것 정도? 아무튼 좀 더 독특한 방법이 있을까해서 집어들게 된 책이었는데 자기계발서에 가까워보였다. 회사를 나와 프리랜서로 살며 어떤 방법을 썼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보다는 어떤 길이 있는지 제시해주는 느낌에 더 가깝다라고 해야겠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있다. 1부는 퇴사를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생각을 정리하게끔 도와주는 파트로, 2부는 자신만의 강점을 찾고 아이템으로 접목시키는 방법을 소개하는 파트로, 3부는 실제 1인 기업으로 활동할 때 마주하게 될 상황과 마인드를 소개하는 파트로, 4부는 앞선 과정을 통해 정한 나만의 아이템을 브랜드화하고 차별화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데, 각 파트마다 중복되는 부분도 물론 있었다. 확고한 신념이나 자신만의 아이템을 계속 고민하고 발전시켜가야 한다는 것. 아무래도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인지 그런 내용들은 많이 동의하면서 볼 수 있었다.


29살, 20대에 회사를 나와서 이것저것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고 먼저 길을 걸어간 경험담이기에 실제로 퇴사 후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5년차 프리랜서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작가분이라 일을 하며 겪은 간단한 사례같은 부분도 기억에 남았다. 그 밖에 자기 스스로 책임질 면이 분명히 있지만 마인드면에서 제일 도움이 될 것 같았고, 아이템을 선정하는 부분에서 색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거나 어떻게 아이템을 기획하는지 같은 부분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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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 므네모스의 책장
임다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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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각자 개인의 기억을 모두 넣어둔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의 크기와 풍기는 분위기는 사람마다 다르며, 즐거운 일의 기억은 알록달록한 책으로 그렇지 않으면 회색이거나 검은 책의 형태를 하고 있다. 기억할만한 일이 없다면 얇은 책이, 기억할 것이 많다면 두꺼운 책이 되기도 한다. 소설 속 주인공인 선오는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그 사람의 기억을 기록해둔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자다. 사람의 기억이 담긴 책을 만지면 그 사람의 기억에도 영향이 있고, 사람의 기억 또한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여자친구와의 우연한 접촉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된 선오는 '므네모스 기억력 치료소'라는 기관을 운영하며 사람들의 기억을 정리 혹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선오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부터 점점 사라져간다며 찾아온 의뢰인 '희주'를 만나게 된다. 곧이어 희주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 선오는 기억들을 하나씩 먹어치우는 어떤 존재를 만나게 된다.


소설 속의 설정이 재밌었다. 사람의 기억을 도서관으로, 자주 찾는 기억들이나 금방금방 떠올려야하는 기억은 테이블 위에 쪽지들로 표현한 것도 재밌었다. 게다가 사람의 기억이 미지의 것이니만큼, 어떤 판타지적 존재의 힘을 빌려와 주인공의 힘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점도 인상깊었다. 기억을 정리하기도하고 흐뜨러뜨리기도 하는 하얀 안개처럼 생긴 몽그리의 존재와 그 몽그리가 책들에 찐득하게 눌러붙어 기억이 잊혀져가는 치매를 유발한다는 부분이 그랬는데 때문인지 주인공이 만난 '기억이 사라지는 사람'은 그 문제와는 전혀 연관되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러 사람의 기억을 지우고 다니는 존재를 보여줌으로써 사건이 일어날 여지를 보여준다.


솔직히 말하면 구성이 좀 심심한 부분도 있었다. 긴박감이 느껴져야하는 부분에서도 뭔가 큰 위기다 싶은 느낌이 없었고, 소설 속의 흑막 캐릭터도 거의 보자마자 알았다. 그래도 사람의 기억에 관련된 설정이나 괴로운 기억을 어떻게 다루어야하는가라는 주제는 좋았다. 살아가며 덮어두고만 싶은 기억, 괴로워서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 그 기억들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라는 질문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나 마찬가지다. 살면서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선오는 좋지 않았던 일도 앞으로 있을 힘든 일을 이겨내게 하는 보물이라 말한다. 힘든 상황과 기억을 지우고자하는 사람들이 선오의 앞에 나타나는데도 선오는 마지막까지 한결같았다. 그 밖에 소설 속의 설정을 보며 과연 기억의 도서관이 사람에게 모두 존재한다면 내 기억 속에는 알록달록한 책이 몇 권이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어쨌든 한번에 쭉 읽어갈 정도로 가독성도 좋았던 소설이라 개인적으론 조금 더 탄탄한 느낌이 더해졌다면 더 좋았을 것도 같다.


과거의 기억을 너무 만만히 보는 것 같아요. 

그런 기억들이 얼마나 보물 같은 건데요. 

그런 기억이 있기 때문에 남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 실수를 해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1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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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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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는 농업의존도가 높은 사회였다. 흉년이 들면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소식은 도읍에 전해져 왕의 귀에까지 들어간다. 그 이후에 왕은 재난의 원인으로 자신의 부덕함을 탓하며 백성들을 구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지시한다. 앞서 말한 장면들은 종종 매체를 통해 본 적이 있는 장면들이다. 당시엔 백성들이 살기 고달프니 나라의 어버이를 자처하는 임금으로 당연한 일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을 보고 깨달았다. 복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렇지 조선에도 복지제도가 있었구나하고.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이라는 제목처럼 책 속에는 역사적인 사건을 떠올리게하는 자료들은 아니지만 어찌보면 사소하면서도 어찌보면 중요한 조선의 복지정책들을 다루고 있었다. 그렇다고해서 책이 딱딱하기만 한 건 아니었고 가벼운 어투로 역사를 좀 더 쉽게 전하려 노력한 점이 눈에 띄었다. 중간중간 현대사회에 빗대서 말하는 찰떡같은 비유들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조선의 재난지원금, 국민연금, 출산휴가 등 듣기만해도 곧바로 이해가능한 부분들이 기억에 남았다. 특히 책의 앞부분에 '조선에서는 빈곤층을 인(仁)으로 바라보고 가련하고 안타깝다는 공감이 선행된 뒤, 빈곤이 발생한 것은 그들이 나태하거나 무책임해서가 아닌 왕의 부덕때문이라고 즉 정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는 부분을 보면서 왕의 부덕함이 그런 뜻이 될 수 있구나싶어 조선의 사상을 다시한번 되새겨볼 수 있었다.

독신 남성, 독신 여성, 고아, 독거 노인을 가리키는 말 환과고독. 조선 사회에선 사회적 취약계층인 환과고독 중 대상자를 선별해 복지 혜택을 주었다고 한다. 그 범주 안에 들어가는 것들이 아동 복지, 노인 복지, 여성 복지, 장애인 복지, 노예 복지로 생각보다 많은 법률과 지침이 존재해서 놀라웠다. 출산 휴가나 곡식을 지급하는 진휼, 곡식을 빌리고 차후에 갚는 환곡 등 아는 부분도 있었지만 백성이 굶어죽지 않도록 지침서이자 메뉴얼을 만들어내고 세세한 규정이 있다는 점이 제일 신기했다. 모든 백성이 굶어죽지 않는 나라를 꿈꿨던 조선의 이상향은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온전히 공감할 수 없다. 현재의 우리나라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사회적 문제가 되진 않으니까. 하지만 백성들을 먹여살리고자 애썼던 조선의 정책이 점차 변질되고 그 사실에 더해 조선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며 배울점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역사란 그런 것이기도 하거니와, 코로나와 전쟁 소식을 비춰보면 옛 상황이 지금과 그리 동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때문에 복지제도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가 한번쯤 고민해봤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과연 지금의 복지가 조선보다 발전했나 질문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부분에서 더 생각해야하는지 고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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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위한 컬러 사전 - 의미가 담긴 색채 선택의 기준
션 애덤스 지음, 이상미 옮김 / 유엑스리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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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Top10 디자이너가 쓴 아마존 베스트셀러 컬러 디자인 가이드 '디자인을 위한 컬러 사전'. 컬러에 관한 이야기는 당연히 있는데다가 각 색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작품을 보여주고, 디자이너들이 색상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함께 볼 수 있다고 해서 궁금해졌다. 뭐라 말하기 오묘한 색상들을 잘 쓸 수 있을 방법도 궁금했고 더불어 작품 감상도 할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받아본 책은 크고 묵직한 작품집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옆면을 색상별로 배치해둬서 색상을 찾는데 편리하면서도 미적감각까지 챙기고 있어 이게 바로 디자인 책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색상과 함께 설명이 있는 부분을 제외한 목차부분과 간단히 색상 용어를 설명한 부분의 레이아웃 또한 굉장히 시원시원했다. 가독성 끝판왕같이 굵직한 고딕체 계열의 폰트를 사용해 목차를 나눠둔 부분이 제일 인상깊었다. 사실 책을 소개하는 목차 부분에선 색상을 나눠둔 것밖에 하지 않았다.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 중성색. 단 세가지로 나눠둔 것도 묘하게 패기롭다고 해야하나. 물론 책을 보고나니 그만큼 자주 쓰이고 사랑받는 색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늘 아래 같은 빨간색은 진정 단 하나도 없다'고 서문에 밝혀둔 게 이유인듯 큰 범위로 구분해 둔 것도 같았다. 따뜻한 색에는 버터, 코랄, 푸크시아, 오커, 주황, 피치, 분홍, 보라, 빨강, 스칼렛, 바이올렛, 노랑이 있었고 차가운 색에는 아보카도, 파랑, 샤르트뢰즈, 초록, 라이트 블루, 민트, 올리브, 터콰이즈가 있었으며 중성색에는 베이지, 검정, 갈색, 회색, 흰색이 속해 있었다.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색상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언뜻 색상의 이름만 봐서는 떠올리기 쉽지 않은 색상도 있었다. 그런 점을 보완하듯 각자의 색상의 정보를 풀어놓은 페이지엔 색상의 어원과 색상을 부르는 다른 이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훨씬 좋았다. 오커라고 하면 머릿속에 색상을 떠올리기 쉽지 않지만 다른 이름인 머스터드라고 하면 색상이 쉽게 떠오르는 식이다. 그래도 선뜻 색상을 이해하기 힘들다면 각 색상의 뒤쪽에 있는 색상 범위를 알려주는 색상환이나, 각 색상과 어울릴만한 다른 색상을 함께 나열해둔 파레트 구성을 보며 색감각을 익힐 수 있을 것 같았다. 때문에 색상사용에 골머리를 앓는 디자이너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색상을 직접 사용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도 색상을 풍요롭게 사용한 상업작품,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예술작품을 보는 걸 좋아해서 감상하는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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