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 신, 여신, 영웅 핸드북
리브 앨버트.사라 리차드 지음, 이주만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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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만화로 별 생각없이 읽게 된 그리스 신화는 알고보면 막장에,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였다.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은 난잡한 생활을 하기도 근친혼을 일삼기도하며 인간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런 사실을 충분히 이해한 뒤에는 그리스 신화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대충이나마 신화의 내용을 알고있기도 했지만 방대한 양에 시작하기가 꺼려지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한쪽 구석에 신화에 대한 호기심이 남아있었는데 신화 속 신과 영웅 괴물등을 인물로 소개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궁금해졌다. 멋진 일러스트와 함께라 부담을 덜고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앞서 밝혀두었듯이 그리스 신화는 막장이다.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면 뭐 이런 게 신인가, 혹은 인간관과 여성관은 왜 이런가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점은 이 책을 쓴 작가도 마찬가지였는지 신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생각을 종종 밝히고 있었다. 1부에서부터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교묘하고 기만적이며 걸핏하면 폭력적이라는 걸 밝혀두고 있어서 왠지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그 밖에 여러 여자들을 건드려 자식을 본 신들이나 납치와 겁탈 패륜을 일삼는 등장인물들에 대해 망측하고 불쾌하며 성차별적이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한다. 어떤 때는 신랄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뉘어져있다. 1장에는 본격적인 신화 속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기 전에 그리스 신화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간략히 설명하고 2장부터는 등장인물들이 쭉 나오기 시작한다. 2장에서는 올림포스의 신들, 3장에서는 올림포스 이외의 신들과 반신반인, 4장에서는 신화에 등장한 영웅과 인간들을 소개하고 있다. 뒤쪽으로 갈수록 신화 속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굵직한 사건들을 일으킨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끝까지 흥미롭게 볼 수 있기도 했다.


신화를 다루는 이 책은 인물들 별로 이야기를 볼 수 있어 독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앞의 내용과 같이 이어지거나 관련이 있는 내용들은 뒤쪽에 이어지게 배려하고 있어 방대한 내용의 신화를 요약본으로 보는 느낌이기도 했다. 하나의 인물이 등장하면 그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관한 간략한 설명 뒤에 관련된 신화를 이야기한다. 마지막에는 좀 더 참고하면 좋을 내용을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라는 소제목 아래에 두어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밖에 현대적인 시각으로 쓰여져 신화를 기반으로 한 웹툰 '로어 올림푸스'나 소설 '키르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신화에서 따온 '해리포터'등의 이야기도 곁들여 놓아서 더욱 흥미로웠다. 앞서 말한 웹툰과 소설은 아직 접해보지 않았지만 책에 부가설명 되어있는 것처럼 원래 신화와 작가가 창조해낸 세계의 신화속 인물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도 있어보였다. 이미 웹툰과 소설을 접한 사람이라면 신화와 어떤 점이 다른지 되새겨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의 삽화가 모두 다 있지는 않았지만 몇몇개의 일러스트의 이미지가 강렬해서 보는 재미도 있었다. 등장하는 신과 인간의 모습이 기존에 접하던 이미지와 달리 피부가 파랗거나 빨갛거나 혹은 환상적인 요소를 많이 드러내고 있어서 색다른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처음엔 핸드북이라고 해서 손바닥만 할 줄로만 알았지만 그냥 일반 단행본 크기다. 때문에 꽂아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봐도 좋을 것 같았다. 신화 속 다양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데다 양장본에 멋진 일러스트까지 더해져 소장가치가 있어 보이는 책이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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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세요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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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인 '뜻대로 하세요'. 읽을 기회가 영 생기지 않다가 이번에야 읽어보게 된 책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많이 연극 무대에 올려진 작품으로 유명하며, 특유의 플롯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예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어봤었는데 그때도 술술 잘 읽혀서 이번에도 그렇겠지라는 기대를 안고 시작했다. 시작하기 전에 등장인물들은 책 날개 뒤쪽과 서문에 잘 설명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한번씩 확인해가며 볼 수 있기도 했다.

희곡을 주로 이끌어가는 건 공작의 자리에서 쫓겨난 아버지의 딸 로잘린드로 아버지는 숲으로 쫓겨났지만 공작의 자리를 차지한 프레드릭의 딸 실리아와 절친한 사이라 공작 궁정에 머물고 있었다. 실리아와 로잘린드는 아버지들과는 별개로 누구도 떼어놓을 수 없는 자매처럼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로잘린드는 롤란드 경의 막내아들 올란도가 함정에 빠져 레슬링에 출전하게 되고 이기는 모습을 보게되며 사랑에 빠진다. 올란도는 첫째형에게 괄시받고 목숨의 위협을 당하면서 살아온 인물로 그 또한 레슬링을 보러 온 로잘린드에게 한 눈에 반한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은 두 사람으로 하여금 집을 떠나 숲으로 향하게 하고, 남장을 하고 실리아와 함께 떠나온 로잘린드는 우연히 올란도와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빠져있는 올란도를 향해 사랑의 열병을 치료해주겠다며 자신을 로잘린드로 대해달라고 말한다.

빠른 전개의 희곡에다 몹시 첫눈에 반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희곡이었다. 특유의 플롯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냥 이것저것 들려주고 하나의 큰 이야기를 향해 가는 느낌이 아니라 그런 것 같았다. 등장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 등장인물들 간에 크게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 하나뿐. 그리고 결국 희곡의 결말 또한 사랑과 결실로 끝맺는다.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기엔 이게 뭐냐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당시를 생각하면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우리가 지금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듯 딱 그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어쨌든간에 책은 굉장히 잘 읽히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고전의 느낌을 떼놓을 수는 없었으나 개과천선하는 마무리 부분에선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겁지 않게 읽어볼 수 있는 고전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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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의 비밀 약방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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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여성만을 위한 약방이라는 내용에다가 책이 너무 예쁘게 생겨서 관심이 갔던 소설이었다. 여성들의 입으로 전해져오면서 오직 여성들만 방문하고,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넬라의 약방. 넬라의 약방에서 취급하는 건 이로운 약 뿐만이 아니었다. 삶을 위협하는 남자 남편, 아들 오빠 등등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을 떠안은 여자들은 넬라의 약방을 찾아온다. 비밀스럽게 찾아온 약방은 바깥쪽엔 위장을 위한 공간이 있고 실제로 약을 만들고 손님을 만나는 건 넬라가 숨겨놓은 아주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넬라는 독약을 오로지 남자에게만 사용하길 원하며 여자에게만 독약을 건네준다. 이러한 사실은 여자들에게 암암리에 퍼져, 넬라가 독약병이라고 표시해 둔 곰 모양이 그려진 유리병을 가지고 나간 여자들은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된다.



한편, 현재의 시점에서는 다른 여성이 한 명 더 등장한다. 그녀의 이름은 캐롤라인. 10년의 결혼생활을 하고 아이를 가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여자였다. 캐롤라인이 남편의 바람을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10주년을 기념에 들뜬 마음으로 준비한 런던 여행은 캐롤라인이 혼자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떠난 묘한 여행이 되었다. 캐롤라인은 기분전환을 위해 머드라킹 즉 진흙을 뒤져서 가끔 발견된다는 유물 찾기에 참가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묘한 모양이 그려진 한 유리병을 줍게 되고, 그 일로 캐롤라인의 인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세 명의 여성들이 등장하며 만들어갔던 소설이었다. 남자는 제외하고 오로지 여자에게만 약을 판다라고 할때부터 약간 느낌이 왔지만 잊혀지고 짓밟힌 여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첫번째 주인공은 역시 약방의 넬라. 넬라는 행복한 미래를 함께 꿈꾼 남자의 손에 유산당하고 뒤늦게 자신이 정부였음을 알게 된 여성이었다. 이후 어머니가 여성들을 위해 운영해왔던 약방의 진로를 바꿔버렸다. 여성의 병을 치유하는 쪽에서 원인도 없애주는 쪽으로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 주인공은 엘리자. 주인마님의 명령으로 넬라의 약방에서 독약을 가져가 주인님에게 독이 든 계란프라이를 먹인 하녀다. 어린아이지만 영특하고, 늙고 기력이 달리는 넬라의 곁에서 천진난만하기도 하고 세상에 무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 번째 주인공은 두 주인공과 시간대가 다른 캐롤라인. 캐롤라인은 우연히 줍게 된 유리병의 출처를 알아내가며 남성들을 살해했던 '약제사 살인범'의 행적을 하나씩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언뜻 들으면 복잡해보이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복수를 위해 넬라를 찾아오는 여자들의 사연과 신분은 다양하다. 시대를 막론한 배신과 복수 그리고 상처받은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리 낯설게만 들리지 않는다. 어느 시대이든 힘없이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는 게 씁쓸하긴 했지만 소설의 구성과 이야기만큼은 흥미로웠다. 소설은 세 명의 시점이 번갈아가면서 진행되는데, 약제사의 행적을 찾아가는 캐롤라인 시점에서는 약제사가 가진 비밀을 모두 알 수는 없다. 시간이 200년 가량 지났을 뿐더러 남아있는 단서 또한 한정적이다. 작가는 독자가 답답하지 않도록 넬라와 엘리자 그리고 캐롤라인의 이야기를 교차시켜가며 소설을 진행한다. 때문에 이런 점이 더 소설을 몰입감있게 만들어주었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라 비밀 약방과 독약이라는 소설의 소재를 보고 기대했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넬라는 마법과 유령을 허황된 것으로 생각하는 쪽이고 넬라를 찾아온 소녀 엘리자는 그 반대의 역할이었다. 자신이 죽인 주인님의 유령이 나타날까 두려워하고 무슨 나쁜 마법에 걸린 것이라 생각하며 이것을 넬라처럼 약을 제조해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넬라의 시선처럼 철없지만 안쓰러운 어린아이로 보기 시작했는데 마지막에 살짝 반전 요소가 있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소설의 결말부 또한 기억에 남았다. 



소설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갔던 인물은 하녀인 엘리자였다. 12살의 어린 아이인데 막중한 책임감을 질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이 마음아프게 다가왔고, 그럼에도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모습에서는 뭔가 찡하기도 했었다. 넬라와의 대화를 통해 넬라가 점점 엘리자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도 인상깊었다. 처음엔 나도 엘리자처럼 넬라가 자신의 장부에 살인을 의뢰한 여자의 이름과 피해자의 이름 그리고 전달자의 이름까지 모두 적어두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리 비밀 공간이 들키지 않을거라 자신하고 있어도 그렇지 미약한 불안감마저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넬라는 뜻밖의 이유를 내게 들려주었다. 역사에 기록으로 남지 않을 여성들의 이름을 남기고 기억하는 것, 그것이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보면 넬라의 말처럼 여성들의 이름이 역사에 남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다. 넬라가 남긴 기록이 후대로 계속 이어져간다면 무슨 이유로 작성했건 이름만은 확실히 남길 수 있다. 불명예스러운 일이지만 여자들의 이름도 역사에 남고 싶다는 욕심이었을까. 때문인지 넬라의 비밀 약방이 단순히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는 걸 넘어 어쩌면 먼 미래까지 본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현재의 시간에 등장하는 캐롤라인 또한 남편의 반대로 꿈을 접고 내조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간에 '넬라의 비밀약방'은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소설이다. 비밀스러웠으나 또 어느순간에는 은밀하고 끈끈한 연대를 보여주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고 생각지 못했던 결말부의 내용까지 포함해 매력적인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다.


이토록 많은 여자들의 이름이 기록된 곳은 이 장부뿐일지도 몰라.

그들이 역사에 기억될 유일한 곳일 거야.

나는 엄마랑 약속을 했단다. 

이런 것도 없다면 역사에서 지워져 버릴 여자들의 존재를 보호해 주겠다고 말이야. 

이 세상은 우리 여자들에게 친절하지 않아. 

여자가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길 만한 곳은 몇 되지 않지. - 1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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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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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때문에 궁금했던 책이다. 우선 장르부터 밝혀두자면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라고 묻는 책은 음식 에세이다. 음식 평론가이자 번역가인 저자가 식재료 하나씩과 대화하고 어떻게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어떻게 보관하면 좋을지 이야기하는 셈이다. 이런 '식재료와의 대화'를 정리해 한국일보에 100화 연재했고 그 중 60여편을 다듬어 출간한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제일 먼저 목차를 쭉 훑어보니 낯선 재료이기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한번 쯤 들어본 것들 혹은 한번 쯤은 실물로 본 것들이 많아서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었다.



음식 재료를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할 말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재료와 이야기거리가 줄줄이 나온다.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듯 먹어보는 묘사도 많았지만 어떤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요리를 해먹으면 좋은지에 관한 내용도 꽤 많았다. 그 요리법이라는 게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특이한 방식들이 많아서 다음에 생각나면 한번 도전해봐야지하는 것도 있었고 이건 엄두도 못내겠다 싶은 것도 있었다. 전자는 아무래도 실패확률이 적은 것들이라 그런 마음이 든 것 같다.



아무튼 책에서 다루는 음식과 재료는 다양했다. 허브 소금 설탕 심지어 얼음까지 있는 향신료와 필수요소, 마늘종 감자 파프리카 오이 방울양배추 등의 채소, 닭가슴살 돼지 안심 양고기 새우 연어 참치 등의 육류와 해산물, 사과 파인애플 귤 등의 과일, 달걀 우유 버터 등의 유제품류, 두부 밀가루 등의 곡물, 그리고 이외의 요리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2번째 장에서 나온 채소였는데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면 색다른 시도를 할 수 있을만한 것들이 많아보였다.  



말린 허브는 향이 너무 진하다던가 백후추는 생선이나 후추의 존재가 두드러지지 않았으면 좋겠을 때 쓰기 좋다거나, 올리브는 씨를 발라내지 않은 것의 과육이 훨씬 더 아삭하고 생생하다거나 하는 식재료에 관한 팁들도 있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맛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끔 했다. 책을 보고 해봐야겠다 싶었던 애호박의 물기를 제거하고 전을 부치는 방법, 삶아 먹는 비트, 냉동감자를 활용해 바삭한 튀김을 만들어먹는 것, 닭가슴살을 좀 더 맛있게 삶는 방법 등도 기억에 남았다. 아무래도 우리의 삶을 음식과 떼놓을 수 없다보니 다양한 요리법이 따라오는 것 또한 필연적인 것 같다. 좀 더 맛있게 먹는 방법들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언젠가 또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읽는동안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음식 조합에 놀랐고, 다양한 요리법에 신기하기도 했고, 재밌는 시선에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식재료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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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사 TOP10 -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인류 문화의 걸작
제라르 드니조 지음, 배영란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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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부터 이어진 예술사를 다루고 있었던 책이다. 미술 뿐만이 아니라 음악, 건축, 역사, 만화, 영화까지 아우르고 있어서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었다. 예술이라는 장르 안에 속하는 것들과 역사를 한번에 볼 수 있었던 셈인데 거기다가 TOP10을 꼽아놓으니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역사 같은 경우에는 위쪽에 시대 연표가 있고, TOP20을 순서대로 알려주고 있어서 더 보기에 편했다. 대부분은 하나의 주제 아래 10가지를 선별해두어 2페이지 안에 끝나기 때문에 책을 넘겨보다가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자세히 봐도 좋을 것 같았다. 원작인 원서의 제목에 'Zap'이라는 말이 있어 마음가는 대로 콘텐츠를 골라보는 걸 권하고 있으니 순서대로 읽든 마음가는 대로 읽든 상관이 없어 보였다.



방대한 예술사를 한 권에 담아놓은 책이라 좀 압축되어 있다는 건 감안하고 봐야한다. 게다가 10개를 꼽아둔 것까지는 좋으나 그림이 다 수록되어 있지 않은 건 아쉬운 점이었다. 어쩌면 지면의 여유가 없어 그러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그래도 제목만 보고 쉽게 떠올릴 수 없었던 작품들이 많아서 책을 온전히 다 읽으려면 모르는 부분은 직접 하나씩 찾아보는 성의가 필요해 보였다. 아는 것도 이름만 보고 빨리 생각나지 않았고 모르는 것도 분명히 있어서 정리 느낌으로 압축되어 있는 책을 처음부터 접하기엔 조금 어려운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분명히 흥미로운 책이긴 하다. 선사시대의 라스코 동굴 벽화에서 근현대 미술, 지금 존재하는 미술관 영화와 만화 같은 친숙한 소재도 있어서 뒤로 갈수록 좀 더 가볍게 볼 수 있기도 했다. 책은 순서대로 원시 미술, 고대 문명, 중세 문명, 르네상스, 바로크와 고전주의, 18세기 계몽주의와 대형명, 19세기 혁명과 반동, 20세기 모더니즘, 그리고 현대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간다. 때문에 목차를 보고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개인적으로 미술작품은 특히 회화쪽만 많이 접해서인지 건축물을 다룬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인물들 별로 top10에 들어가는 걸작을 꼽아둔 것도 재밌었지만 어떤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에 맞는 top10을 꼽아둔 부분도 흥미로웠다. 이 책이 아니면 그렇게 생각해보지 못했을 부분이라서 더 그랬다. 중세의 아름다운 성모상 10개를 꼽아본다거나, 르네상스의 환상 세계를 다룬 걸작 10개를 꼽아본다거나 인생무상을 표현한 바니타스 회화 10개를 꼽아본다거나 19세기 동물을 주제로 한 걸작 10개를 꼽아본다거나 했던 것들.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의 걸작을 만나볼 수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아마 예술 쪽에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즐겁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이 알고 있는 예술 작품이나 예술가가 과연 TOP10에 속하는지 비교해보고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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