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ian 데미안 세트 - 전2권 - 영문판 +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 반석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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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으로 가방을 만들었다. 얇은 화일에 A4 서류를 넣을 수 있는 가방이었으면 했는데 지퍼를 달고 바느질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내부 공간이 넉넉지 않게 되었다. 이번에 가방을 만든 경험으로 같은 디자인과 방식으로 조금 더 크게 만들면 될 것 같다. 선생님께 단계별 과정마다 물어가면서 하다 보니 두달 정도로 오래 걸렸고 깔끔하게 나오진 않았으나 나름 만족한다. 뭐든 처음부터 잘하기는 어렵다. 손재주가 없는 이에게는 더욱 그렇다. 가방 다음은 간단한 카드지갑을 만들 생각이다.

 

1919년에 발표된 이책 데미안의 원제목은 '싱클레어 어느 소년 시절의 이야기'로 주인공 소년 싱클레어가 여러 사람과 사건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열살 무렵 싱클레어는 라틴어 학교에 다녔는데 평판이 안좋은 재단사의 아들 '프란츠 크로머'에게 약점을 잡힌다. 하지도 않았지만 과수원에서 사과를 훔쳤다고 떠벌린게 화근이었다. 크로머는 과수원 주인에게 말할 거라면서 싱클레어에게 큰돈을 요구한다. 몇번 약간의 돈을 주었지만 이번에는 누이와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만들라고 위협한다. 그때 등장한 새로 전학온 몇살 많은 '데미안'이 크로머 문제를 해결해주고 둘은 어울리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고 상급학교를 다니며 꿈, 충동, 본성, 갈망. 성경의 다른 해석 등 자아를 찾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한다. 여자와 술에 빠지기도 하고 자주 꿈을 꾸면서 인물화를 그리게 되는데 흐릿했던 모습이 점차 뚜렷하게 보이게 된다. 데미안인 줄 알았으나 훗날 데미안의 어머니의 모습과 닮았음을 알게 된다. 산책을 하다 들린 오르간 소리에 귀기울이다가 연주자 '피스토리우스'와 교류하게 되지만 관계의 끝을 알리는 말실수를 하고 만다. 이후 싱클레어는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데미안을 다시 만난다.

 

예전에 중학생 때인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를 봤던 적이 있다. 그 책은 너무 안읽혀서 한달정도 고집스럽게 잡고 있었는데 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고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이 책 '데미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페이지가 잘 넘겨지진 않는다. 그래도 초반에 크로머에게 협박을 받고 데미안을 만나 해결하는 장면과 시간이 몇년 지난 후 우연히 만나 자주 토론하던 피스토리우스에게 '골동품 같다'라는 말로 어긋나 버리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책은 한국어와 영어 각각 합본으로 되어 있어서 공부를 하면서 볼 수도 있겠다. 

 

'우리가 인정하는 의무와 운명은 단 하나였다. 우리들 각자가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자연이 그 사람에게 심어 놓은 능동적인 씨앗에 완전히 충실하고 그 씨앗의 성장을 이뤄내어 우리가 모르는 어떤 것이 닥쳐와도 놀라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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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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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 사주, 별자리, 혈액형보다 mbti는 개개인이 스스로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선택하기에 성향 파악이 용이하다. 그렇다고 딱 정해진 건 아니어서 조금씩 변화하기도 한다. 나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해보진 않았으나 내향형(I)에는 들어가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약간 외향성을 띄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일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에서 전보 한 통을 받았다'로 책은 시작한다. 주인공 뫼르소는 사장에게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고 이틀간의 휴가를 얻는다. 양로원에 도착해서도 슬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담담해 하는 것에 사람들은 의아해 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같이 살지 못하고 양로원에 모셨지만 서로간에 깊은 애정이 있거나 앙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뫼르소는 크게 감정을 느끼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주변 인물들과 싫은 부분이 있어도 참고 어울릴 수 있는 속내를 알 순 없어도 무던하게 보이는 인물이었다. 

 

뫼르소에게는 마리라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마리는 뫼르소에게 자신을 사랑하는지, 결혼을 할지에 대해서 묻는다. 뫼르소는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으나 마리가 결혼식을 하길 원하면 결혼하자고 답한다. 이웃인 '레몽'과도 말동무가 되어 지내다가 해변으로 놀러가기로 한다. 레몽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두들겨 패기도 했는데 이것은 해변으로 쫓아온 그녀의 오빠를 만나면서 더 큰 일이 되어 버린다. 아랍 사람이었던 그 오빠는 레몽을 칼로 찔러 상처를 입히고 뫼르소는 총을 들고 가서 그를 죽이고 만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 때문이었을까. 

 

뫼르소는 재판에 회부되고 배심원단의 결정을 기다리는 지경에 이른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크게 슬퍼하지 않았고 밥과 커피를 마시고 며칠 지나지 않아 여자 친구를 만나고 해변을 다니고 사건의 가운데에서 총알을 다섯발을 쏘는 과정은 뫼르소에게 '죽어마땅한 범죄자'라는 인식을 자리잡게 한다. 자신의 범죄의 이유에 대해 선처를 바라며 종교를 믿는다거나 여러 주장을 해야 되었지만 사형의 결정에도 불복의 항소조차 하지 않는다.

 

뫼르소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언제가 될지 모를 사형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울분을 부속 사제에게 드러내는 장면이 나온다. 뫼르소가 사형을 당할 만큼 크나큰 범죄를 저질렀는가. 물론 사람을 죽였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다른 이였다면 어땠을지.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느꼈을까. 책은 고전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읽을 만하다. 뫼르소가 어떤 mbti 유형일지 생각하면서 봐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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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미래지식 클래식 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변학수 옮김 / 미래지식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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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제목은 많이 들어 보았는데 전체를 읽는 건 처음이다. 이 책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답장의 내용은 나오지 않고 날짜와 내용만 나오기에 일종의 일기처럼 보인다. 1부에서는 베르테르가 작은 도시에 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자연과 함께 지내다가 이미 약혼한 로테에게 사랑에 빠졌다가 맘정리를 하고 떠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2부에서는 다른 도시에서 즐겁게 지내보려 하지만 귀족사회의 계층 차이로 인해 실망하고 다시 로테 주위을 맴돌며 괴로워하다가 자살하는 내용, 그리고 2부 중간쯤부터 다른 화자를 내세워 베르테르의 주변상황을 다소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글이 주를 이룬다.

 

괴테가 약혼자를 둔 여인을 사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고 '베르테르 효과'라는 자살이 다수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해 2부에서 다른 화자를 내세워 베르테르와 독자의 간극을 생기게 했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괴테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얘기한다.

'운명 때문이든, 자신의 잘못 때문이든, 그대가 어떤 친구도 사귈 수 없는 때가 오거든 이 작은 책을 당신의 친구로 삼으십시오'

살아가면서 힘이 들때 책이 되던 자연이 되든 악기가 되던 운동이 되든 사람이나 동물이 되든 마음을 의지할 무언가가 있기를 바란다. 

 

베르테르는 멈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정지하지 않았다. 아니면 도저히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이건 상황이 다르다. 약혼자가 있는 여인과 나름 친해졌다고 해도 이후 결혼까지 한 여인을 짝사랑한다면 그 끝은 어떻게 될지 분명히 알 수 있다. 

 

또다른 역작 '파우스트'를 읽긴 했는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읽는 듯 마는 듯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생각보다 잘 읽힌다. 자주 만나서 친밀감이 생기고 해서는 안될 사랑에 빠진 인물은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고 너무 감정적이거나 혼란스럽지도 않은 문체에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궁금하고 공감이 간다. 친구든 연인이든 누군가를 만날때 '이 사람은 나하고 좀 맞네, 안맞네' 싶은 경우도 있고 부동산이나 주식, 코인 등 투자를 할때 '이건 맞고 이건 좀 그렇군' 싶을 때가 있다. 짧은 시간에 결정되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좋았다가 몇년이 흐르고 관계가 틀어지는 상황도 생긴다. 혼란의 중심에서 믿을 건 자신뿐이니 스스로를 아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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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앤 드래곤 아트북
마이클 윗워 외 지음, 권은현 외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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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던전 앤 드래곤'을 봤던 건 고등학생때 오락실이었다. '던전 앤 드래곤 2' 게임이다. 4명이 최대로 게임을 할 수 있었고 마법사, 도둑, 기사, 성기사, 엘프, 드워프 중에서 캐릭터를 선택해서 끝판왕을 깨는 게임이었다. 나는 기술도 잘 쓰지 못하고 해서 기사를 주로 했고 다른 애들은 마법사나 도둑, 성기사 등을 했었다. 순식간에 캐릭터를 잃다 보니 내가 100원씩 천원을 쓸때 다른 애들은 원코인으로 끝을 보기도 했다. 이 게임은 각 단계의 끝마다 보스가 등장하고 경로를 선택해서 여러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었다. 마지막 보스 '레드 드래곤'의 화염으로 한방에 죽기도 했으니 많이 억울하기도 했다. 이 오락실 게임에 심취한 친구들은 방과후에 한 곳에 모여서 오프라인 역할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기묘한 이야기에 나오는 '데몬 고르곤' 괴물을 두고 배역을 나누는 것 처럼 말이다. 

 

'던전 앤 드래곤 아트북'이란 책 제목답게 사진과 그림이 풍부하고 어색한 초기 캐릭터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433페이지에 일반 소설책보다 판형이 크고 종이질도 빳빳하니 좋다. 설립자의 행보와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발전되는 과정, 위기의 순간들, 새로 생긴 캐릭터, 던전 앤 드래곤으로부터 파생된 게임, tv, 영화 등이 많았다. 영화 E.T에서도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모습이 등장한다. 내 입장에서는 이 책을 통해 오락실에서 하던 던전드래곤 게임 캐릭터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원형 모양의 눈이 큰 '비홀더', 파충류이면서 사람형상을 한 '리저드 맨', 다른 괴물을 소환하는 '마인드 플레이어', 보라색 검사 캐릭터였던 '드리즈트', 모든 크리처를 삼켜버리는 큰 주머니같은 '로퍼', 보스로 나온 여러 색상의 드래곤 등으로 연결해보는 게 즐거웠다. 

 

이 책으로 '던전 앤 드래곤' 창작자의 고뇌, 사업가의 어려움, 수십년간의 변화된 모습, 전통적 가치, 확장된 영역, 새로운 장을 만들어가기 등을 볼 수 있었다. 나이 들어서 걱정없이 사는 게 하나의 목표였는데 잘 진행될지 궁금하다. 조금씩 할일 하고 취미도 하나씩 키워 나가고 괜찮은 친구도 만들고 하면서 지내려고 한다. 걷기로 살을 조금 뺏는데 어제 과식을 했더니 2kg 쪄버리긴 했지만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들, 가치있게 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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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카페 창업 낭만부터 버려라
전창현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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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가 계속되다가 오늘은 비가 오고 있다. 태풍이 올라오기에 만전을 기하라는 문자가 여러통 와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무실은 수챗구멍으로 물이 잘 빠져나가게 막힐 만한 부분을 제거하고 문닫고 가면 된다. 비가 갑작스럽게 너무 많이 쏟아지면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여러 해 동안은 특이사항이 없었다. 강한 비바람에 간판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그런 경우는 흔치 않으니 안심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되 너무 걱정하지 않는 편이다. 비바람이 너무 심하면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중이다. 

 

'성공하는 카페창업 낭만부터 버려라'는 제목답게 이 책은 좋은 자리 찾기, 프랜차이즈 정하기, 맞춤 시스템 구축, 디테일 놓치지 않기, 배너와 현수막 이용하기, 신메뉴와 베이커리 모형 샘플 만들기, 주변 매장과 친하게 지내기, 고객이 기분좋아질 수 있는 아이디어, 사람과 직원의 중요성, 매출과 순이익 생각하기, 초심 기억하기 등 카페 창업부터 성공까지 전반적인 노하우를 제시한다.  

 

월별 매출 예상 곡선을 생각해보고 몇 월에 개업을 하는 게 이로울지 생각하기, 상황에 따라 직원의 편을 들어주기, '죄송하지만, 괜찮으시다면'을 붙여 정중하게 거절하기, '밥정'으로 우리만의 모임을 가지기 등을 관심있게 보았다. 언젠가 연락온 분의 근황이 궁금하여 살펴보니 가게 운영이 잘 되고 있는 듯 보였다. 업종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친절과 서비스의 질, 입소문'이 아닐까 싶다. 

 

커피숍을 오픈하려고 문의하는 분을 만나거나 거리를 지나가다가 알록달록 불이 켜진 커피숍이나 케익 가게를 보면 장사가 되는지 궁금해지곤 한다. 가게 앞에 지키고 있는 건 아니지만 손님이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잘 되는 카페 한 곳은 확실히 잘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유동인구가 많고 가볍게 주차를 할 수 있는 장소이고 일반인 뿐 아니라 학생도 들를 수 있고 맛도 괜찮고 가격도 적당한 곳이다. 

 

여러 해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내 건물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저렴한 가격에 딱 맞는 곳을 찾기고 어려웠다. 때가 되어 그런 곳을 찾고 투자할 수 있는 자금도 마련 되기를 바라면서 조금씩 저축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걸음씩 걸어가 본다. 처음 사무실을 열었을 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은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지만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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