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다니엘 튜더 지음, 노정태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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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THE IMPOSSIBLE COUNTRY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호기심에 이 책을 펼쳐들었다. 정치, 경제 , 사회 그리고 종교까지 한국의 주요 이슈들과 사회현상에 관한 내용을 광범위하게 담고있다. 한 외국인 언론인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이 이렇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상대로한 광범위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많은 조사와 고찰의 결과물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40년 가까이 살아온 토종 한국인인 나 조차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서 폭넓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

 

한국은 정말 불가능한 나라일까?

이 책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의 원재는 [KOREA, THE IMPOSSIBLE COUNTRY]이다. '불가능한 나라'라는 수식어에 대해 두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지난 세기 동안 도무지 믿기 어려울 만큼 인상적인 건국 역사를 다시 썻고 그런 이유만으로 한국은 '불가능한(기적을 이룬) 나라'로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좀더 부정적인 의미에서 '불가능한 나라'이다. 한국은 정치와 경제적인 면에서 이룩한 놀라운 성취뿐 아니라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불가능한 나라'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기막히게 잘 나타낸 표현이 아닐까 한다.

 

저자는 '한국에 산다는 것은 경쟁한다는 말과 같다'고 말한다. 한국이 이처럼 치열한 경쟁사회가 된 것은 한국전쟁이후 성장위주의 경제정책과 한국의 뿌리깊은 '유교'사상에 기인하며 생긴 문제라고 말하는 듯 하다. 어느정도 여유를 가질 만큼의 상당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또다른 무언가를 위해 새로운 경쟁체제를 만들어 가는 한국사회의 고질적 문제를 잘 꼬집어 내고 있다.

뿐만아니라 한국의 전통적인 가치관으로 여겨지는 '한(恨)', '흥(興)' 그리고 '정(情)'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전하고 있다. '정', '흥'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정서로 잘 알려진 '한'이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요소가 아닌 일제강점기시절 식민주의자들의 발명품'이라는 한 소설가의 견해는 아주 흥미로웠다.(물론 기분좋게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처럼 일반적인 주류의 시각에서 다소 벗어난 다양한 의견들까지 다루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좀더 객관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것 같다.

 

 

한국을 좀더 전체적인 시각에서 다룬 영어권 독자가 읽을 만한 책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이 책이 발간되었다고 한다. 북한문제, 중국의 성장, 일본의 문화적 영향력에 가려 한국이 그에 걸맞는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실속에서 이 책을 통해 좀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전쟁 이후 부끄러운 정치, 경제적 사건들 그리고 외국인에게 다소 생소하게 인식될 수 있는 문화적 문제까지 우리사회의 알몸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 하지만, 그 또한 사실이기에 어떤식으로든 현재의 우리나라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를 통해 전하는 저자의 의미있는 이야기를 곱씹어 본다.

 

"한국 사람들은 이제 '아무 일도 안 하는 일', 다른말로 '휴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부유한 나라를 만드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OECD 국가 중 최장의 노동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교육에 과도한 돈을 투자하고 최고의 점수와 학위를 받기위해 경쟁한다. 한국인들은 유명한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고, 들어간 후에도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쉴세없이 일하고 스트레스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직원들이 느끼는 압력은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이러한 관행은 결국 기업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_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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