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간호사 - 좌충우돌 병원 일상 공감툰
류민지 지음 / 랄라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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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직업은 하나의 배타적인 세계라는 생각을 첫 직장에서 많이 했다. 비슷해보이는 회사원조차도 업종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았고 하물며 다른 직업이라면 그 사람의 생활을 이해하고 그 사람에겐 익숙한 용어들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게 당연했다. 아주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아니고선 어떻게 알겠어? 일하면서 겪은 어떤 일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란, 그래서 쓸데없이 장황해지거나 너무 단순하게 전달되 어설퍼지거나 하는게 어찌보면 이상할게 없었다. 같은 직장 또는 업계에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무한 공감할 수 있는 건 그 많은 설명이 필요없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껏 직업과 직장생활에 대해 갖고있었던 내 생각은 대략 이랬다.

 

그런 면에서 《안녕, 간호사》는 간호사라는 직업이 궁금한 간호사 준비생부터 보통 사람들까지 그들의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아주 깜찍한 책이다. 이 책을 엮어낸 류민지 간호사는 7년차로 병원 근무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간호대를 다니며 간호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학생 간호사 시절부터 국시를 합격하고 신규 간호사를 거쳐 지금은 학생 간호사들이 따르는 선배님이 되어 병원에서 일하기까지를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채워 누구라도 간호사의 일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담아냈다.

 

아이의 소아과에서, 또 외래로 찾은 대학병원에서 마주치고 만나는 간호사의 모습이 전부가 아닐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간호사라는 직업을 갖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보다 길고 쉽지 않다는 걸 처음 제대로 알게되었다. 배워야할 것 많은 학사 일정에 빡빡하게 이어지는 실습, 거기에 국가고시까지 쉴틈없이 공부하고 실습하고 일하며 간호사로 준비되어가는 학생 간호사의 일상은 녹록치 않았다. 그렇게 간호사가 되어서도 3교대 스케줄 근무를 해야하고 업무는 늘 몰아치고 있었다. 환자와 보호자의 별 생각없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간호사 선생님들이 뒤에서 얼마나 애쓰고 고생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분들, 보통의 사명감과 인내심으로 일하는게 아니구나.. 감사함이 커졌다.

 

간호사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것 이상으로 특유의 꽁냥꽁냥함과 크큭큭 웃게 만드는 재치는 이 책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류민지 간호사의 툰에는 인간적이고 따뜻하면서 귀여운 매력이 그대로 전해진다. 힘들고 지칠법한 상황에서도 비관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특유의 씩씩함과 긍정 에너지가 많은 분-) 이렇게 일상툰을 연재하는 것만봐도 얼마나 간호사라는 직업을 사랑하는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 짐작 할 수 있다.

 

휠체어를 타던 환자가 완쾌해 걸어서 병동에 찾아와 인사할 때의 뿌듯함과 감동을 오래 기억하고, 정든 환자의 보고싶었다는 말 한마디에 왈칵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말많고 탈많은 환자들을 단번헤 휘어잡는 병실 최고참 보호자를 든든한 '내편'이라고 말하는 가슴이 따듯한 류민지 간호사의 모습에 자연스레 팬심 가득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지금도 류민지 간호사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민지르의 안녕병원>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연재 중'ㅅ' 개인적인 바람으로 두번째 책이 엮어져 나왔으면 한다. 난 팬이 되었으니 또 찾아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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