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흠이 없고,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라는 상태를 말한다. 완벽의 개념은 다양한 맥락에서 상이하게 해석되고 그 정의는 절대적이기보다는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철학적, 심리적, 예술적, 실용적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는데, 철학자 플라톤은 이데아의 세계에서 완벽한 형태가 존재한다고 보았고, 플라톤에게 완벽이란 이 세상에서 도달할 수 없는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심리학에서는 완벽주의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사람들의 높은 기준과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완벽한 성취를 요구하는 성향을 말한다. 그러나 완벽주의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기대를 품게 하여 좌절감을 유발할 수 있다.
토머스 커런의 신간 <완벽이라는 중독>은 현대 사회에서 완벽주의가 사람들에게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완벽주의는 흔히 성공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심리적 압박과 불안감을 야기하며, 오히려 성취를 방해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완벽을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사회적 관계에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초경쟁적인 사회 구조가 이 성향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사람들은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 하며,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완벽주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타인으로부터 평가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불안과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해 자신을 불완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며, 계속해서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게 된다. 과도한 노력과 기대를 유지하면서도,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번아웃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직업적, 개인적 성취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완벽주의가 심해지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과도하게 경쟁하거나 적대감을 가질 수 있다.
한때 완벽주의자였던 저자도 '완벽주의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긴 여정을 나섰고, 많은 이들의 정보 수집과 연구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통념과 다른 결론을 밝혀낸다. 완벽주의는 성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히려 성공의 걸림돌이 된다고! 완벽주의가 야기하는 성공의 역설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완벽주의가 성공의 비밀이라는 그릇된 믿음을 갖는 이유가 스티브 잡스나 앤드리 애거시 등 일부 성공한 완벽주의자들의 경험만을 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