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5년전쯤 일라나. 집에 가는 길이 었겠지. 2호선을 타고 가는데 젊은엄마가 이 소설 속 아기처럼 생긴 얼라를 앞으로 안고 의자에 앉아서는 아련한 눈빛으로 애기를 바라보는 그 눈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그 애기의 먼 곳을 처다보는 눈도 떠오른다. 어렵겠지만 지금이라도 그 모자가 잘 살길 기원한다.
세상에 이렇게 무식할 때가 있는가. 책 좀 읽었다고 하기조차 챙피하다. 싱아를 읽고 그 산이를 읽었어야 하는데 거꾸로 읽었으니 참 무식 하기도 하여라.선생님이 대략 나보다 40년 윗길이신데, 일제 때 현저동이 내가 살던 70년대 봉천동 처럼 느껴지는건 ... 그래서 선생님의 책이 착착 내게 감기나보다.근데 엄마의 말뚝, 그 산이, 싱아, 나목 등 왜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이리도 많이 쓰셨을까. 걍 앗싸리하게 명작 하나만 남겨도 되셨을텐데.
이 책을 읽기위해 오랜만에 설국을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작가를 공부하니 그의 소설이 더 다가온다. 잘 썼다. 바둑으로 먹고사는 내게 이 책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절반만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그의 명저 관전보인 명인에 대해 한마디도 없으니 말이다. 반쪽짜리를 읽은 듯 한 느낌적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