랫맨
미치오 슈스케 지음, 오근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문맥효과] 인간이 뭔가를 지각하는 과정에서 전후의 자극이 지각의 효과를 변화시키는 현상.

 

[명명효과] 한번 믿음이 굳혀지면 의도적으로 견해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이상 처음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


랫맨. Ratman 이란 제목이 의미하는 모든것이 이 두가지 설명에 의해 풀이된다.


 

 이 그림이 바로 랫맨 그림. 이 그림은 무엇으로 보이는가.

안경쓴 아저씨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고, 꼬리가 길게 말린쥐 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전자처럼 느낀 사람은 다시 봐도 그렇게 보일것이고

후자처럼 느낀 사람은 물론, 계속 그렇게 느낄것이다.

이것이 위에서 말한 문맥효과가 명명효과에 의해 더욱 분명한 형태를 띄게 되는

이 소설의 중심측이다.



반전이 놀랍다고 이미 스포아닌 스포를 접하고 책을 펼쳤다.

그 실마리랄까.. 하나하나 세밀한 부분이 나타날때마다

반전은 이걸거야! 분명해~ 아~~ 시시하구만 ㅎㅎㅎㅎㅎ 이걸 반전이라고 하나~

이러면서 더욱 확신을 굳히며 책장은 더욱 빠르게 넘어간다.


고1때부터 오랫동안 같은 밴드를 해온

다케우치, 히메카와, 다니오,  그리고.... 드럼을 맞게된 히카리. 

이렇게 네 사람은 4인혼성 카피밴드를 만들어 10년이 넘게 연습도하고 공연도하며

그들만의 취미를 즐겨왔다.


아버지와 누나를 어려서 잃고 어머니와의 관계도 무너져버린 히메카와

마찬가지로 어릴때 어머니도 떠나고 아버지 마저 사라져버려 여동생과 둘이 살고 있는 히카리

둘은 마음의 위로가 되고 이해할수 있는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끌려 사귀게 되었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르자 둘은 당연히 결혼할 것으로 주변은 확신하고 있었다.


히카리가 원치않게 임신을 하게 되고, 결혼이라는 말대신 히카리는 아이를 지우기로 결정하면서,

히메카와의 과거속에 안개처럼 뿌옇게 가려진 이야기도 같이 풀려나온다.


뇌종양으로 오랜기간 병상에 누워있던 아버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어느날 사고사한 누나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 아버지

죽기직전 아버지가 히메카와에게 한 의문의 한마디


누나의 그림...

엄마의 그림...


그리고 누나가 죽은 뒤 자신을 쳐다도 보지 않고 냉정하게 대하는 엄마....


"내가 뭘 어쨌다고..?"


연가시가 뱃속에 가득찬 사마귀를 밟아죽인 히메카와..


그리고... 그들 사이에 벌어진 또 하나의 살인사건.



똑같은 일을 해라...

나와 똑같은 일을...




이 모든것들은 이미 저자인 미치오 슈스케의 손바닥 위에 그려진 그림위에

하나씩 계획되어 그려진 랫맨 그림을 위한 앞선 그림들이었다.


앞에 사람들이 연달아 있는 그림뒤의 랫맨그림은 아저씨로 보인다.

앞에 동물들이 연달이 있는 그림뒤에 있는 랫맨 그림은 쥐로 보인다.


그냥 그렇게 보여지게 만들어진 그 그림대로 우리는 흘러가고 있었다.


.....



그리고... 반전....



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래부터는 스포추측 가능의 요지가 있음)





뭔가 뒷통수를 맞은 느낌.

아니 뒷통수를 맞고 피 흘린채로 걸어가다가.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게 친구가 새 빨간 토마토를 던진거라는걸 알게된...  뭐 그런...

반전 더하기 반전!!



프롤로그에서 훅! 끌어당겼지만

초반에는 좀 어수선해서 뭔가 집중하기가 힘들었다면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속도가 붙고 뒷부분이 두려워진다.

내가 생각하는 반전이 아니길... 제발...

결국 작가가 그려놓은 그림은 내가 생각한 그림이 아니었고,

거기에 또 다른 그림까지 숨겨 놓았던...


자신의 생각대로 이해해버리고 그것때문에 오해와 멍이 깊어져가는 일련의 일들이

이 소설의 중심이지 않나 싶다.

랫맨.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던지간에 그 생각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자신의 생각이 꼭 옳다고만도 할수 없다. 그것이 어떤 또 다른 그림을 우리 인생에 그려줄지 아무도 모를테니

돌다리도 다시한번 두드려보고, 이해와 존중, 대화가 이 모든것의 해결책이자 미래이지 않을까.




괜찮은 작품이다.

300페이지 정도의 길지 않은 이야기. 예상을 뒤흔드는 반전.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


약간 아쉽긴 한데, 그게 뭔지 뚜렷하게 잘 모르겠다 ㅎㅎㅎㅎ 이야기가 금새 끝나 아쉬운건지,

약간 그림이 흐릿하여 아쉬운건지... 처음 반전에 이어진 또 다른 반전 때문에 뭔가... 어수선해 진건지...

한번 더 읽어보면 또 다른 맛을 느낄수 있을까?



올 여름 가볍지만은 않은, 생각 좀 하게 만드는 이 소설 추천!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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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지만 완벽한 상상 친구 책꿈 1
A. F. 해럴드 지음, 에밀리 그래빗 그림 / 가람어린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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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어릴때 그야말로 말로만 들어오던... 아니면 미드나 영화에서만 가끔 보이던

아이들의 상상친구에 대한 이야기. 그야말로 그런 이야기 인줄 알았어요 ㅎㅎ

책을 받아봤는데 단순히 상상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놨다고 하기에는 꽤 두껍고 글밥도 많더라구요


프롤로그는 정말 단숨에 성인인 제가 이 동화책 속으로 끌려들어가게 만듭니다.


아만다가 죽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상상친구를 만들어 즐겁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는 아만다 셔플업

그아이의 유일한 상상친구이자 유일한 최고의 친구인 루거


그 두 사람에게는 남들이 알아채지 못할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둘 중 한 사람은 상상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라는 거지요.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아요.

저한테만 보이는것 같아요.

가끔 ... 고양이도 루거가 보이는 듯 하지만... 확인할수는 없지요

고양이가 말하는걸 들어본적이 없으니까요 ㅎㅎㅎ


그렇게 하루하루를 상상력으로 모험과 공포 그리고 환상으로 재밌게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 놀던중

머리가 벗겨진 이상한 아저씨가 나타났어요.

무슨 설문 조사를 한다고 나타났는데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고 자꾸 신경이 쓰이지만... 별일 아닐거라 생각하고 넘겼어요.

근데 그 아저씨 옆에도... 음침한 여자아이가 있네요.


엄마는 안보이나봐요. 그 아이도 그 아저씨의 상상친구인거 같은데, 어른은 상상친구를 볼수 없다는데 희한하죠?



그러다가 집에 아만다와 루거, 그리고 보모만 남겨지게 되는 일이 생기는데

집에 누군가 침입한거 같아요!


정말... 여기서 부터는 쫄립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이게 아이들 이야기가 맞았나요?

해리포터에 버금가지는 않더라도 무난하게 그 뒤를 이어갈만하게 무서운데요 ㅎㅎㅎㅎ


어디를 가든 루거와 아만다의 주위를 맴도는 그 머리가 벗겨지고 하와이인 셔츠를 입은 기분 나쁜 아저씨...


그 아저씨가 글쎄.... 루거를 먹을려고 해요!!!!!!!!!!!!!!!!!!


그렇게 그 아저씨를 피해 도망치려다가 아만다가 차에 치이고 맙니다.


아만다는 죽은것 같아요...



루거는 겨우 도망쳤는데...


아.... 루거의 몸이 투명해지고 있어요.... 이렇게 사라지고 마는 걸까요??





세상에 없지만 완벽한 상상친구.

독특한 아동문학이고 독특한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주는 이야기 이지만

아이들의 우정과 믿음. 그리고 잃어버린 어른들의 동심

그리고 탐욕에 길들여진 사람의 끝없는 욕심..



굉장히 많은 볼거리와 교훈을 주는 책인듯 싶어요.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만한 재밌는 책이었습니다.

특히나 그 버팅인지 그 무서운 아저씨는 진짜................. 으악!!!!!!!!!!!!!!!!!!



위에 쓴 줄거리만 보아도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으신가요?


난 어릴때 저런것도 없었나?

나도 한 상상했는데~ 하는 아쉬움과 부러움도 생기고....


상상친구를 만들어 혼자 노는 아이들의 정신은 괜찮은 건가?

하는 의구심을 가진 부모님들과 함께 읽어도 너무 좋을것 같아요.


책 한권을 읽고 느껴지는게 정말 많았어요



우리 성인이 되었지만... 이제 어른이지만, 동심을 잃지 말고 지낸다면

아이들과도 더욱 풍요로운 추억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아이들을 믿어봐요 ~~





조카가 놀러와서 귀찮아 한 제가 좀 찔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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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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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초등학교, 아니 제게는 국민학교 시절 이 앵무새 죽이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상태로 20년도 더 지난... 요 근래 열린책들에서 앵무새 죽이기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억 저편에 있던, 오래된 책들을 모아놓았던 책 탑 사이에서 바래고 낡은 책 한권을 다시 꺼내며

기억을 떠올립니다.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준 작품을 앵무새 죽이기가 꼽힙니다.

이 영화나 원작소설을 보고 변호사가 되었다고 말하는 이야기도

미국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보여지곤했죠

 

새 옷을 입고 20여년이 지난 다음에 만난 앵무새 죽이기는

보다 세련되고 보다 멋진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묵직함은 시대를 초월해서 다시 만나도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옳고 그름의 사이에서 용기와 신념을 갖고 어디까지 내 자신이 가치 있는 삶을 살아 나갈수 있게 만드느냐에 대한

과제를 내주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흑인에 대한 차별, 백인우월주의

그런 표면적인 문제에서 더 깊은 뿌리부터 차오른 고름을 어떻게 짜내고 치료해서 낫게 하느냐

 

이 책은 한편의 성장소설이기도 하지만

가볍게 볼수 없는 성장소설입니다.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앵무새를 죽이는건

죄를 짓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이 작품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아니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듯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인 약자에게 관심을 주고

내가 생각하는 그들이 아니고 그들이 바라보는 우리를 생각할때

비로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제시되지 않나 싶습니다.

 

 

앵무새 죽이기 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앵무새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앵무새가 아니라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오는 모킹버드임을 다시 읽으면서 알게 되었네요.

 

 

백인 우월주의가 가장 심했던 곳,

그리고 그런것이 당연시 되었던 시기,

이것을 배경으로 작가인 하퍼리는 반 자전적인 이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을 해서 써진 작품이기에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주지 않았나 생각이 되네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기심과 약자를 무시하는 일들이

이런 좋은 작품이 계속 젊은이들에게도 읽혀져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하는바램과 동시에

그럴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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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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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진짜 오래 붙들고 있던 이 책을 드디어 덮었다.

마지막엔 눈시울이 적셔져 흡- 티슈를 꺼내가며 끝을 맺었지만,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래 끌어온 만큼 여운이 깊게 남았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명예란 무엇일까, 나라면.. 자신의 꿈을 위해서 어디까지 자신을 내몰수 있을까..

가족애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는 저자인 미야베 미유키의 말은 사실이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이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애를 그린, 가족애로 비롯되어 가족애로 끝난 책이었다고 본다.


주인공인 후루하시 쇼노스케는

후루하시가의 차남이자 아버지를 닮아 마음이 여리고 인정이 많은 젊은이 이다.

그에게 그러한 것을 물려준 아버지 후루하시 소자에몬은 누명을 쓰고 스스로 할복하여 생을 마감한다.

자신과 닮은 아버지이기에 그의 누명을 풀고 싶었지만 그에게는 힘도 수완도 부족했다.


자신과 아버지를 나약하고 기개가 있지 못하여 늘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어머니와 형님.

그 두사람은 자신들이 이렇게 몰락하는 것을 두고 볼수 없었고 다시 번영과 영광을 누리기 위해 그야말로 발버둥을 친다.


누명을 쓰고 죽은 아버지의 결백을 증명하지 못하니 죄를 뒤집어쓴 후루하시 가문은 사라지게 되고

후루하시 쇼노스케는 그 나름대로 삶을 살아간다.


대본소 무라타야의 일로 그날그날을 살아가며 가끔은 그의 어머니의 첫 남편의 숙부인 사카자키 시게히데라는 에도 대행의 높은 자리에 있는 그와 밀담을 나누며 자신의 아버지의 결백을 밝히고 아버지의 원을 풀어줄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어느날, 자신이 살고 있는 여럿의 사람들이 함께 머무는 도미칸 나가야에서 벚꽃이 흐드러진 광경을 보던 중

벚꽃 정령과 같은 아름다운 단발의 여인을 보고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그는 그렇게 벚꽃잎이 휘날려 강가를 분홍으로 물들이듯 마음에 한순간 자리잡은 벚꽃 정령을 수소문하여 찾아다닌다.


벚꽃은 일단 지기 시작하면 걸음이 빠르다.



또 다른 이야기가 그를 찾아온다.



그를 찾는 행색이 남루한 노인이 그의 이름을 대며 당신은 그가 아니라고 말한다.

수수께끼의 편지 석장을 갖고 온 노인.

자신이 모시는 나으리가 쓴 편지라며 내미는 그 문서는 제대로 알아볼수 있는 한자로 되어있는 편지가 아닌

암호로 쓰여진것 같은 편지였다. 자신의 주인을 아끼는 마음에 혹여나 미치지는 않았나... 무슨 생각을 하며 이렇게 계속 글을 쓰는건가... 염려되었던 것이다.

그 노인이 찾는 동명의 후루하시 쇼노스케는 더 나이가 든 사람이었고, 그 사람만이 그 암호같은 편지를 해석할수 있을거라 생각하여 이 젊은 후루하시 쇼노스케를 찾아온 것이다.

주인을 위한 마음으로 배를 골아가며 먼 에도까지 왔지만 그 사람의 생사도 모르고 그 편지도 풀기 어렵다.

동네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어 풀어보려 했지만 추측만 가능할뿐 도저히 가망이 없다.


수를 하나 생각해 낸 것이 맛없는 장어요리를 내는 장어집에 그 편지의 부분부분을 적어

손님도 끌겸 알아볼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자는 것.

글을 모르는 아이들고 함께 그는 편지의 글들을 그려내며 글자가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한다.



글자를 쓸 때는 마음을 담아서 쓰라고. 마음을 담아서 쓰면 못 써도 예쁘게 보인다고.

이걸 쓴 사람은 분명 마음을 아주 많이 담아서 썼을 거예요.



아이들이 하는 말은 무엇보다 맑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 이지만 아이들 눈에도 글쓴이의 마음은 보이는 법.


모시는 나리를 염려하고 위하는 그 노인의 마음은 결국 에도에까지 다달아 쇼노스케의 주변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된다.

어떠한 것이 진정한 효도인것이며, 어떠한 길을 걷는 것이 내가 후회하지 않을까...

인생을 먼저 둘러본 자의 따끔한 한마디는 그들에게 큰 보약이 되고 깨닳음을 준다.


후루하시 쇼노스케는 다시금 아버지를 떠올린다.

자신은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걸까...

어떻게 살아야 아버지의 원이 풀릴까...



그렇게 또 벚꽃의 나날들이 지나가고...  근처에서 실종사건이 벌어진다.

명색이 그래도 무사인 후루하시 쇼노스케는 또다시 사건에 개입하게되고,

그 사건에 이면에는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엇갈림, 거기에 더해진 거짓으로 한바탕 얼룩진 수렁이 있음을 밝혀낸다.




아버지는 검지를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려 쇼노스케에게 보여주었다.

거짓말이란 말이다. 쇼노스케. 이렇게 생겼단다.

낚싯바늘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낚시바늘은 물고기 입에 걸리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끝이 구부러져 있거든. 거짓말도 그렇구나.

그렇기에 남을 낚기는 쉽지만 일단 걸리고 나면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그래도 빼려고 들면 그냥 찔려 있을 때보다 더 깊이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의 마음도 후벼파게 되는 것이야.

....

거짓말 갈고리를 빼는 아픔에 울더구나. 그러니 쇼노스케야 작은 일. 사소한 일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거짓말은 한 평생 계속할 각오가 있을때만 하려무나..




이 책에서 이어진 이야기 이야기들은... 사랑을 바탕으로 되어있다.

가족간의 사랑, 군신의 마음, 남녀의 사랑, 가족과의 불화, 다툼, 애증... 그리고 권력과 야욕.. 선과 악.. 가난..

먹거나 먹히거나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사람들... 이웃과의 정...

이 모든것들의 중심이 사랑이다.

특히 가족간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고 마음을 듣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애석함과 함께 그려진다.

미야베 미유키는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그녀 자신이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벚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때로는 지저분하고 더럽고 매몰차지만

그래도 믿을건 사람사이의 정이라는.. 사람간의 마음과 인생에대해 이런 장대한 작품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사람은 눈으로 사물을 본다. 하지만 본 것을 기억하는 것은 마음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눈으로 본 것을 마음에 기억하는 일의 축적이며, 마음도 그림으로써 성장한다. 마음이 사물을 보는데 능해진다. 눈은 사물을 보기만 하지만, 마음은 본 것을 해석한다. 그 해석이 가끔은 눈으로 본 것과 다를 때도 생긴다.




이 책은... 솔직히 굉장히 번역되어 나오기를 고대하던 책이고,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이기에

나올때부터 시끄러웠던 책이었다. 특정 출판사의 에도 시리즈를 모으던 사람으로서 보고 싶었지만

아쉬움에 꺼림칙했던 작품이었던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시대물은 고어와 한자어가 많아서 이해하기도 힘들다.

이 책을 보는 내내 좀더 친절하게 번역되어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더 재미나게 빠져 볼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나서 진도가 안빠졌을만큼 솔직하게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일어를 전공해서도 아니었고, 시대물이어서도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시대물도 어려운 말들이 많으니

시대물을 번역하기 힘든것은 당연하겠지만

이왕 하는거 조금은 더 이해를 돕게 직역보다는 그야말로 한국독자를 위한 친절한 설명이 덧붙은 번역으로 해줬더라면...

독자들이 얼마나 더 즐겁게 몰입해서 볼수 있었을까.


더불어, 앞서 이야기한... 시끄러웠던 다툼들...

출판사간의 양측의 마음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고, 독자들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팬으로서 그런 모든건 차치하고 그저 이 낭만적이고도 안타까운 이야기를 즐기고 싶었다.

서로 자기측의 이야기만 내세우는것보다 독자들을 위해서 인정할건 인정하고 포기할건 포기하는 미덕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문학이란 좀더 순수하게 즐길 수 있어야하는데...

제목이 제목인지라 그랬을까

참... 출간부터 뒤죽박죽 어지러웠음이 아쉽고 슬펐지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벚꽃이 짐과 동시에 시끄러움도 사그러들고 있다.


고래등에 새우등 터지듯, 독자들이 출판사 사이에 낑겨 독자들끼리도 공격하는 사태는 다시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 좋게 내렸다고 알바 썼다느니... 그런 말도 안되는....

패싸움도 아닌 패싸움이 벌어진것이나 다름없었다.

무엇보다도 두 출판사 다 애정하는 곳이기에.... 더욱 슬픔을 감출수 없었다.



벚꽃, 다시 벚꽃에서도 이런 다툼이 많은 일들의 원흉이 된것이지 않니었던가.


[사사라호사라] 라는 뒤죽박죽이라는 말이 [사쿠라호사라] 라는 벚꽃박죽 비슷한 말장난의 제목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그냥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진중하고 재밌는 작품인데...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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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 be동사에서 주저앉은 당신에게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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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뜨는 작가! 마스다 미리의 신간이 나왔다.

그것도 다름아닌... 영어라는 주제를 들고 말이다.


엥? 영어공부책이야? 뭔 내용이지? 하는 궁금증을 볼에 가득 채우고 발매를 기다렸는데

옷! 마스다미리 공감단으로 또 이렇게 반갑게 맞이하게 되었다.


이 책은 영어공부를 시작하고 평생 붙들고 있는 느낌이 들지만 정작

아는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렇다고 완벽하게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외국인 앞에서면 작아만 지는

나의 모습이 정확히 투영된 책이다.


항상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그래도 학창시절에 배운 가닥이 있다고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고, 본다고 해도 다 아는것 같고.

근데 막상 입을 떼려고 하면... 아이고~ 정말 I go! 다 ㅋㅋㅋㅋ



미치코씨는 나와 비슷한 이런 마음으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진짜 어쩜 이렇게 내마음을 그대로 말해줄까 놀라울 정도!

간단한거 같은데 제대로 이해도 못했는데 남들은 다 아니까 그냥 넘어가게 된 부분들

나도 미치코씨처럼 이해를 해야 익혀지는 스타일이라 일반적인 주입식 교육에는 맥을 못추는 인간인지라

미치코 씨가 고맙기 까지 했다.


여럿이 있는 곳에서 영어를 배워온 우리들은 선생님의 가르치는 속도에 맞춰 진도를 빼야했고

이해를 하거나 말거나 그냥 무조건 외우고 시험보고 외우고 시험보고

내가 아는것이 제대로 아는것인지도 모른채 이렇게 세월은 흘러흘러.....


20대가 넘어서면서부터는 문법과는 손을 놓고 그저 미드를 보거나 영화에 빠져서

손쉬운 대화나 익히며 시간을 보냈던것 같다.


미치코씨는 영어를 시작함에 있어서 차근차근 남들에게는 간단한 문제이고 그냥 외우면 그만인 기초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면서 자국의 언어의 매력에도 빠지게 되고 영어를 익히는것에도

자신에게 맞는 속도와 이해도로 이해라는것에 맞춰서 기초의 기초를 익혀간다.


주어와 술어. 영어의 어순.

1인칭 2인칭 3인칭.

be 동사. 단수 복수.

a 와 the의 차이.. 등등

정말 어릴때 배우던것들이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났으니 어찌 당황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나는 일어를 전공으로 했기에

일본문법을 공부하던 기억이 아직 또렷하게 남아있어서 영어문법을 배우면서도 자꾸 일어문법이 튀어나와

곤욕스러웠다.

우리나라말은 문법과 상관없이 그저 자연스럽게 익힌것이고.

나에게 영어의 비교대상은 일어였다.

그래서 더욱 미치코씨의 이해안가는 부분이 나에겐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고

한국말과 일어는 어순도 똑같고, 비슷한 구석이 많기에 우리가 느끼는 어려움과 많이 일맥상통해있어서

영어에 처음에 주저앉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조금의 이해와 흥미를 돕는데 좋을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수를 정확하게하려는 영어,  어순이 어지러운 영어,

한개, 한다발, 한송이, 등등 세는 방법도 여러가지인 일본어와 한국어(자기나라처럼 이렇게 세는 방법이 여럿인 나라가 있을까 라는 의문에 한국말도 그렇다고!! 해주고 싶었다 ㅋㅋ)

영어의 시작의 시작점을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외국어를 어려워하는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대등하게 이해하며 다른 언어를 배우는 즐거움과 자국의 언어의 소중함과 매력을 동시에 느끼며

배움을 즐기게 되는 미치코씨를 볼때


나도 다시 시작해 볼까~ 하는 용기가 생겼다고 말할수 있겠다 ㅎㅎㅎ

정말 세세하게 이렇게 가르쳐주고 물을수 있는 선생님이 있다면 얼마나 재밌고 좋을까~ >_<




최근에 영어공부를 시작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좋은 질문 이네요"라는 말을 들을때의 기쁨.


무언가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


그것은 알고 싶은 마음과는 조금 다른. 좀더 마음 깊은 곳의 자신을 향하고 있다.

그 이해하고 싶은 마음을 상대방에게 전했을때

"좋은 질문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마치

자신의 모든것을 인정받는 느낌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니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아주 짧은 순간 대등해 진다.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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