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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빨리빨리 ㅣ 사계절 웃는 코끼리 27
류호선 지음, 박정섭 그림 / 사계절 / 2024년 8월
평점 :
언제나 빨리빨리
(사계절 웃는 코끼리 - 27)
류호선 글
박정섭 그림
사계절
2024년 8월 27일
84쪽
10,000원
분류 - 초등저학년 창작동화 / 어린이창작동화
다른 집 사정이 크게 궁금하진 않지만, 아침은 어떤 상황인지 너무도 궁금해진다. 잘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어떻게 깨우는지, 잘 안자려고 하는 아이를 어떻게 재우는지. 하루를 잘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에 선생님의 눈에가시가 되지 않았으면 해서 아침에는 꼭 아이들을 재촉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느릿느릿 대체로 느릿하다. 작은 아이는 너무 빨라서 주체가 안되는 아이인데, 아침만 되면 거북이가 육지로 올라온 것마냥 느릿느릿 속이 터진다. 일찍은 안가도 좋다. 지각만 하지 말아달라는 엄마의 말을 아이들은 잘 들어주고는 있는 걸까? 응응? 두찌야? 귀염둥이야? 형아는 그래도 알아서 잘 가는데ㅜㅜ
자고 있는 엄마 얼굴이 예뻐서 엄마를 못 깨웠다는 토리, 그런 토리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토리의 행동하나하나에서는 우리집 꼬맹이들의 아침 시간과 겹쳤다. 아이들하고 같이 읽으면서 무릎을 치며 같이 맞장구를 쳤다. 신랑에게도 우리집 이야기인 것 같다며 너무 재미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했다.
p76
˝할머니는 빨리빨리 안 해도 돼요?˝
˝나는 시간이 아주 많아. 시간이라는 게 참 신기해서 서두른다고 늘어나는 게 절대 아니거든. 그러려니 하고, 여유도 좀 부려야 시간도 천천히 가라앉듯이 가더구나.˝
p80
˝나는 우리 토리가 빨리빨리 와도 좋고, 느릿느릿와도 좋단다. 언제든 몸 건강히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되지.˝
토리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작가는 시간을 천천히 써도 괜찮다는 말과 함께 시간에 대한 규칙도 잘 지켜야 한다는 이중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일 지각하고, 수업시간이든 무슨 시간이든 간에 딴짓하고, 알림장도 어디 놔두었는지도 모르고,엉뚱하기만 한 친구를 품어줄 수 있는 아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1학년 때야 아직 학교 생활 적응중이라고 이해가 되긴 하지만, 더 크면 그 이해심이 그때도 바다 같이 넓을까?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는 상황일 때, 아이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그리고 아이가 타인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민폐가 되는 아이로 자라게는 두지 말자. 제 시간을 지킬 줄 아는 아이, 준비물 정도는 잘 챙길 줄 아는 아이,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 들을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너무 교훈적으로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생각은 그렇다.
그래도 여튼 아이들의 공감을 확실히 얻을 동화임에 틀림 없다. 공감과 함께 토리의 행동을 보고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토리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아이였다면, 내가 너무 하긴 너무 했었구나 하고 말이다.
아이와 함께 낭독해서 읽기도 하고, 아이 스스로 보기도 하고, 내가 읽어주기도 하면서 읽기 독립을 위한 준비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언제나 칭찬>을 먼저 읽고 <언제나 빨리빨리>를 읽었는데, 역시 두 권 모두 재미있다고 아우성이다. 엄지 척!!!
우리집의 아침도, 아들과의 관계도 계속해서 평화로워지길 기대하고 기대한다. 당장 내일 아침부터.
좋은 징조인지, 8시반에 벌써 두찌가 이를 닦았다. 이제 곧 꿈나라로 갈 것 같다^^ 내일은 큰소리 안 내고 알아서 잘 일어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