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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집중 -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힘 ㅣ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17
길해연 지음, 김지현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는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시리즈는, 지루하고 따분한 혹은 엄마 잔소리와 같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또래 친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아이들이 겪는 비슷한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얻게 하는 자기계발서이다.
첫째, 둘째, 셋째...등의 순서를 내세워 어떻게 해야만 한다..라는 식의 주입식, 강조식의 자기계발서라면,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몸에 배운 좋은 습관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허나, 좋은 습관을 길러준다는 것이 좀처럼 쉽지가 않다. 내 아이를 위해 ~ 하지 말아라, ~ 안된다 등의 이야기는 위함이기보다는 아이들에게는 지겨운 잔소리일 뿐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스스로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독서는 그 중의 한 방편이 될 수 있기에, 좋은 [자기계발서]가 절실할 때이다.
참 재미있는 자기계발도서이다. 감동도 있고, 즐거움도 있는데다 교훈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어디있을까 싶다.
공부한답시고 책상에 앉아있는 듯 싶더니, 어느 새 냉장고 앞에 있고, 금새 화장실 가고, 그러다보면 동생이랑 장난치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자면, 에휴~ 하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시험기간이 되면 집중해서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몇번이나 했던가?
그 잔소리에 입이 삐쭉~ 나와있는 딸아이를 보면, 또 괜한 잔소리를 한건 아닌지 금새 후회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또 화가 난다.
<<어린이를 위한 집중>>을 읽으면서 옳지!!! 하며 무릎을 내리쳐본다. 아이에게 엄마의 지긋지긋한 잔소리 대신 재미있게 잔소리해 줄 책을 알게 된 듯 싶어서였다.
이름부터 집중하지 못할 듯한 오산만!! 좋아하는 여자친구 하늬가 언제부터인가 자신에게 멀어진 것이 속상하다. 왜 자신에게 멀어졌는지 이유를 찾던 산만이는 자신이 한 군데 집중하지 못한 탓에 하늬가 여러 번 곤경에 처했던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하늬에게 멋진 남자 친구로 보이기 위해서 [집중]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산만이가 집중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바로 집중을 하게 되지는 못한다. 시행착오가 있고, 격려가 있었고, 칭찬이 있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점점 달라지는 산만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하늬도 산만이에게 점점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린이를 위한~ 이라는 타이틀이 붙여져 있지만, 어른들도 함께 읽어야 할 동화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산만이가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관심과 격려와 칭찬이 있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무조건 오냐오냐~ 했던 할머니와 늘 화만 내고 잔소리만 하던 엄마의 웃음과 칭찬, 일 때문에 바쁜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산만이를 더욱 용기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산만이가 집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가입한 연극반에서는 집중을 위한 여러 트레이닝을 한다. 그것은 산만이 뿐만 아니라, 독자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이 될 수 있다. 책 곳곳에 부록으로 담겨진 <<호산 선생님과 함께 하는 집중놀이>>가 그 예시이다.
어려운 훈련이 아닌, 놀이를 통해서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 <<집중놀이>>이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느끼는 훈련 과정이 될 것이다.
"... 그냥 순간순간에 충실하다 보면 집중력도 생길 거고 네가 하고 싶은 것도 잘하게 될 거야. 처음부터 마임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마음만 급해지고 싫증 나서 금방 하기 싫어질 수 있어." (본문 84p)
"집중이란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을 목표로 정하고, 그 외의 것들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돼! 듣기 훈련을 할 때는 오로지 아주 작은 소리까지 들어야겠다는 목표만 남기고 나머지 다른 생각이나 행동은 없애 버리는 거야. 네가 야구 선수인데 지금 경기에 나가서 공을 던진다고 생각해 봐. 너는 오로지 네 손 안에 있는 공에만 집중해야 하는 거야." (본문 108p)
산만이가 여러 번의 시행 착오를 걸쳐서 집중에 도달할 수 있었던 과정은, 아이들에게 똑같은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산만이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산만이의 가족은 우리 가족의 모습이여야 한다.
빨리 달라지라고 다그치기 보다는 칭찬과 격려와 용기로 천...천...히...달라져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볼 줄 아는 느긋함을 가져야 할 듯 싶다.
(사진출처: ’어린이를 위한 집중’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