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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면 지금껏 해왔던 실수를 만회하고, 잘못된 선택을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나의 미래는 달라지게 될까?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 즉, 후회도 없고 실패도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은 늘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만약,
이 기억을 모두 간직한 채, 과거의 내가 아닌 과거의 타인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더 미러]는 거울을 통해 운명이 뒤바뀌게 되는 여인의 삶을 다룬 이야기로, 영국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도난 당할 정도로 재미를 가진 책이다. 판타지를 가미하여 서로 다른 세대를 살아가게 되는 두 여인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의 여인들의 삶을 서로 다른 시각으로 담아냈다.
’자신의 할아버지와 결혼해서 자기 엄마를 낳게 되는 여자’ 샤이,
’자신이 낳은 딸의 딸이 되어 버린 여자’ 브랜디.


98세의 브랜 할머니가 20년만에 처음으로 내뱉은 말 ’거울’ 
샤이는 결혼 선물로 다락에서 꺼내온 거울을 받게 된다. 결혼을 만류하는 아빠, 엄마와 옥신각신하던 샤이는 방으로 돌아와 결혼 선물인 거울을 보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할머니의 "안 돼!" 라는 쉰 목소리와 거울의 윙윙거림과 기묘한 파동 등과 함께 샤이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샤이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 때는 그녀는 ’브랜디’라 불리게 되었고, 거울을 통해서 자신과 할머니가 뒤바뀌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과거로 돌아간 샤이는 스트로크와 결혼을 하게 되고, 다시 자신의 세계로 가기 위해 거울에 집착하게 된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샤이는 미친 여자, 마녀 취급을 받게 된다.
반면 샤이가 되어버린 브랜디는 자신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손녀딸 샤이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살던 세상과는 전혀 달라진 이 곳에서 부모는 아이를 낙태하고, 샤이가 된 브랜디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다.
브랜디는 샤이의 부모 즉 자신의 딸과 사위, 그리고 약혼자 마렉을 피해 도망을 친다.

과거에서 브랜디의 삶을 사는 샤이는 엄마 레이첼과 잘 지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줄곧 자신이 낳은 딸인 엄마 레이첼을 보고 싶어하지만, 정작 딸이 되어버린 레이첼에게는 유독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엄마 레이첼이 쓴 책에 등장하는 성장기 소녀들이 자기 엄마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엄마와 잘 지내지 못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것은 어쩌면 미래에서 온 샤이와 레이첼의 어색한 만남이 미래에 작용하게 된 것은 아닌지 싶다.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고픈 두 여인은 거울을 통해서 서로의 상황을 보게 된다. 잠시 잠깐 서로의 세계로 다녀왔지만 끝내 거울은 그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돌려주지는 않았다.
언젠가는 서로의 세계로 돌아가게 될 것을 대비해서, 샤이는 브랜디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기를 통해서 기록을 남기게 된다.
딸 레이첼이 샤이를 낳으면서 브랜디로 살았던 샤이는 뇌졸증으로 전신이 마비된 채로 요양원으로 보내진다.

샤이로 살아가는 브랜디는 부모와 약혼자를 피해 쌍둥이를 낳게 된다. 샤이가 과거로 돌아가 브랜디의 삶에 충실했던 반면, 브랜디는 두 아이를 낳은 후에도 여전히 과거의 자신에 집착해 있다. 여성들의 옷차림과 성개방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브랜디는 마렉을 통해서 서서히 지금의 세계에 들어선다.

디스코 열풍과 성 혁명이 있던 1970년대를 살던 샤이는 과거로 돌아가 순종적이였던 여성의 삶을 체험하게 되고,
순종적인 여인이였던 브랜디는 다리와 몸매를 드러낸 옷을 입고, 나체 사진이 난무하는 세계와 맞닥드리게 된다.
애증의 관계라고 하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바꾸어 놓음으로 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이 담겼다. 또한 급변하는 세상에 대한 무절제한 세상을 비판하는 듯한 샤이가 된 브랜디의 모습이나, 순종적이며 암울했던 여성의 모습을 통해서 현재를 감싸안으려는 노력이 브랜디가 된 샤이를 통해서 보여진다.


과거의 잘못된 관습이 바뀌면서 모든 것이 좋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도에는 무절제에 의한 모순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더 미러]는 뒤바뀐 두 여인이 서로 다른 세계의 삶을 체험하면서 모순을 지적하고 점점 급변하는 세상을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요구한다. 또한 엄마와 딸이라는 미묘한 관계를 소설을 통해서 풀어보고자 한 듯 하다. 

문득 [백 투더 퓨쳐]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과거로 간 마트 맥플라이가 가지고 간 사진 속 엄마 아빠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던 장면처럼 과거는 현재의 모습을 대변한다. 결국 현재의 기억을 가지고 있던 샤이는 과거의 브랜디로 성실히 살아갔지만, 미래의 샤이는 과거의 샤이가 만들어낸 모습이였던 것이다.
현재의 기억으로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만회해 보고 싶었던 나의 엉뚱한 상상에 대한 결과는 결국 지금의 내 모습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내 모습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실수를 만회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샤이를 통해서 깨달았다.


거울을 통해 뒤바뀐 두 여인의 운명은 시종일관 흥미로움으로 나를 자극했다. 이 책이 영국 도서관에서 도난을 당하는 몸살을 앓게 된 이유를 분명이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이....도서관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책 도둑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더 미러]가 주는 흥분으로 당신은 손을 떼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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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왜이렇게 피곤할까?
벌써부터 눈이 감긴다.
진우 재면서도 나도 깜빡 잠이 들었다.
남편은 친구 만나고 늦는다기에,
아이들은 대충 있는 반찬에 주고, 나는 라면으로 대충 떼웠는데...
퇴근해서 그닥 일한 것도 없는데...
왜이리 피곤하지...

아, 맞다.
오늘 점심 먹고 난뒤부터 무지하게 바빴다.
일도 밀렸는데, 프린터 마저 도움이 안되서, 프린터까지 손 보면서 일하느라
짜증이 물밀듯이 밀려왔었다.
그리곤,
팀장님이 추석 선물 때문에 직원들 주소 확인해야 해달라고 해서,
미친듯이 전화를 했었구나.
그러고보니, 오늘 무쟈게 바쁘고 힘들었구나..

컴 하지말고, 걍 잤어야 했는데,
또 버릇처럼 컴퓨터 파워를 누르고야 말았다.
난 정말 못말린다.

리뷰 하나 작성하고 나니, 더욱 피곤하다.
눈꺼풀이 정말 무겁다.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가야 할 거 같다.

파워 OF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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