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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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눈에 보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악행만을 보고 악인이라 할 수 있을까? 

책 속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을 한다. <살인>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어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들을 통해서 다양한 인간의 심리를 접하게 된다.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누군가? 라는 것은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명확해지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결코 그를 범인이라 몰아세울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살인이라는 주제를 담은 추리소설쯤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살인을 통한 반전도, 스펙타클한 내용도 없다. 하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과 그가 범인이 아니길 바라는 간절함(?), 기대감으로 책에 집중하게 한다. 이 책은 살인을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로 하여 인간의 본성,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덮은 후에도 씁쓸함에 여운이 남는다. 나 역시 악인이였던 것은 아닌가? 라는 끝없는 의구심이 자리잡았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살인은 그 외로움이 가져온 안타까움이였다.
미쓰세 고개에서 발견된 보험설계사 이시바시 요시노의 시체, 그리고 용의자로 주목된 요시노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대학생 마스오 게이고, 그리고 그녀가 만남 사이트에서 알게 된 남자 시미즈 유이치.
요시노는 외로움에 만남 사이트를 통해서 유이치를 알게 되었지만, 친구들에게는 대학생인 마스오와 사귄다고 말을 한다. 
이는 자신이 좀더 나은 사람이고자 하는 욕구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좀더 나은 사람임을 드러내고 싶은 인간의 심리가 만들어낸 거짓이요, 위선이다.
사건이 있던 날 밤..
요시노는 마시오와 약속이 있는 듯 외출을 하지만, 실제로는 유이치를 만나기 위함이였고, 유연찮게도 마시오와 유이치, 요시노는 같은 자리에게 만나게 된다. 

엄마에게 버림받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아가는 유이치는 극히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소극적인 인물이다. 그는 요시노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진실의 외면이였고, 거짓을 죽이고 싶었던 유이치는 살인이라는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엄마로부터의 버림을 받았던 유이치의 외로움과 상처가 내린 결론이였다. 물론 악행을 저지른 유이치지만, 그를 악인이라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또다른 외로운 인물인 대형 신사복 매장에서 근무하는 마고메 미쓰요를 만나면서 유이치의 악인이지 못한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미쓰요를 위해서 스스로 악인임을 자처했던 유이치의 사랑받고 싶었던 간절함과 외로움으로 상처받은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 밖의 인물들 역시 인간의 본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만남 사이트를 통해서 만난 유이치보다는 대학생 마스오와의 만남을 통해서 살인을 당한 것을 원했던 요시노의 아버지, 자식을 버린 것에 대해 스스로 타당성을 찾으려고 하는 유이치의 엄마, 이미 살인보다 더 악한 만남 사이트에 가입해서 결국 살해을 당한 요시노를 탓하는 많은 사람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을 몰아세우며 궁지로 몰아넣는 사람들...우리는 이 사람들 속에 속해있는 또 다른 악인인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결말이 너무 안타까웠다. 우리는 누군가의 피의자가 되기보다는 피해자가 되려고 한다. 타인의 책망보다는 동정을 바라는 인간의 본성을 넘어, 기꺼이 혼자 피의자가 되고자 했던 유이치는 정녕 악인이였던가?
자신을 버린 엄마에게 죄책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돈을 뜯어냈던 유이치, 사랑했던 미쓰요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또 다른 죄를 자처했던 유이치에게 <<악인>> 이라는 이름을 지어줄 수 있을지....

살인이라는 죄를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죄인인 유이치를 악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기엔 우리 모두 악인에 가까우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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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여름방학
사카키 쓰카사 지음, 인단비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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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영화 ’과속 스캔들’을 떠올려 보았다. 나는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워낙 인기있던 영화라 이곳 저곳에서 들은 이야기로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익히 알고 있었다.
책을 읽다가 그 영화를 떠올린 것은 도입부의 맥락이 비슷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전혀 알지도 듣지도 못했던 내 아이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 ’아빠’라고 한다면 참 황당하고 어이없을 것이다.
영화와 이 책은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감동을 전하는 책이다. 그 감동을 무겁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코믹하고 즐겁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다. ’배고파. 밥 줘’ 라는 식구들의 투정을 들으면서도 나는 끝까지 이 책을 놓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철부지 아빠로 등장하는 야마토의 행동과 말투, 초등 5학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른스러운 아들 스스무와 아빠의 이야기 그리고 특색있는 주변 인물들 하나하나 유쾌하고 즐겁게 그려내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가볍게 읽고 넘어갈 책은 절대 아니다.

아빠와 아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들려주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두고두고 남겨지는 감동과 교훈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폭주족출신으로 호스트 일을 하고 있는 야마토는 쉽게 화를 잘 내는 그야 말로 철없는 폼생폼사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아버지, 처음 뵙겠습니다" 라고 하는 아들을 보면서 야마토는 어리둥절하다.

스스무는 엄마와 단둘이 살았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를 도와주다보니, 집안일은 척척박사이다. 아빠는 돌아가신 줄 알았던 스스무는 아빠가 살아계신다는 것을 알았고,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서 여름방학동안 아빠와 지내기 위해 가출(?)을 감행한다.

호스트 일을 하던 야마토는 손님을 때려 직장에서 짤리게 되었고, 대신 허니비 익스프레스에서 택배을 배달하는 일을 하게 된다.
’아빠’라는 호칭대신 ’야마토 형!’ 부르는 스스무와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아빠 야마토의 이야기는 사건사건들을 통해서 아빠와 아들사이에 조금씩 정이 쌓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어느 덧 스스무의 개학이 다가오고, 야마토는 스스무에게 기념이 될 만한 선물을 사주지만, 스스무는 오히려 화를 낸다.

너랑 만난 기념. 이제 곧 다시 헤어지지만, 하다못해 몸에 지닐 뭔가라도 가지고 있게 하고 싶었다. 그게 어디가 나쁜데?
"갑자기 가게에 데려가고 선물을 사주고 무슨 말을 해도 화내지 않고, 게다가 기념이라고 했잖아요? 아무리 나라도 그게 뭔지는 안다고요."
"있죠, 나랑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
"그게 뭐야?"
"마지막이라서 화내지 않는 거잖아요? 마지막이니까, 마치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한테 그러는 것처럼 잘해 주는 거잖아요? 일단 잘 대해 주면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이유로."

(중략)

"두 번 다시 야마토 형이라고 부르기만 해봐라."
목 뒤에서 딸이 아닌 물기가 서서히 배어들었다. 제기랄, 나도 콧물이 떨어질 것만 같잖아.
"네가 싫다고 말해도 나는 평생 네 아빠니까 말이야."
(출처: 본문 286~287페이지)

어른스럽기만 한 스스무는 헤어지는 날이 다가오자, 아빠와 살고 싶다고 헤어지기 싫다며 울음을 터트리고 떼를 쓴다. 철없는 아빠였지만, 스스무에게 아빠의 존재는 엄마와는 다른 친밀감을 느꼈고, 자신을 위해 화를 내기도 하고, 열심히 일하는 아빠의 모습 속에서 스스무는 점점 아빠의 존재를 필요로 하게 되었던 것이다.
야마토 역시 존경받는 아빠가 되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서 점차 ’좋은 아빠’’좋은 어른’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다. 통통 튀는 전형적인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나나는 어린시절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 상처를 통해서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형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야마토를 보살펴주는 호스트 클럽의 사장 게이 아저씨 재스민도 유쾌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유쾌함 속에 전해지는 잔잔한 감동이 긴 여운을 남겨주는 책.
직업에 대해서,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책.
혹시 겨울방학이 되면 스스무와 야마토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은근 2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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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의 3Step 학습법 - 시험 성적 확실히 올려주는
박현준.박현성 지음 / 예담Friend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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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 한데, 이제 초등 5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중학생이 될 것이다.
아이가 학년이 높아갈수록 학습법에 관련한 책들에 자꾸 눈이 간다. 나도 우리 아이들이 최고가 되길 바라는 욕심 많은 엄마 중의 한명인가보다. 

예전에는 (내가 어릴때만해도) ’개천에서 용난다’ 는 말처럼 가난한 아이들이 더 공부를 잘하고 성공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돈이 있어야 아이들도 공부를 잘한다는 말이 나돈다. 학원도 여러군데 다니고, 과외도 받아야 흔히 말하는 sky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도 동감하는 편이다.
너도나도 학원을 다니다보니, 학교 수업은 선행을 한 아이들 위주로 돌아가고, 그러다보니 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은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점점 뒤쳐진다는 말을 들어온지 이미 오래이다.
그런 말을 듣다보면, 그렇게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엄마인 나의 입장이 참 초라하게 느껴진다. 내가 믿을거라고는 내 아이의 노력과 꿈이 전부이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묵묵히 뒤에서 응원해주는 일이 전부이다.

책을 쓴 쌍둥이들의 한성과학고 조기 졸업,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 학사 & 경영대학원 석사 졸업, 현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재학, KT 최연소 입사 & 공인재무분석사(CFA) 2차 합격의 이력이 풍요로운 집안환경에서 이루어졌다면, 아마 나는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이 평범한 가정 환경속에서, 학원비에 대한 부담으로 중간에 학원을 그만둬야 했던 상황 속에서 이런 성과를 거두었기에 더 관심을 갖게되었고, 지극히 평범한 가정인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주었기에 이들의 이력에 박수를 칠 수 있었다.

나보다 먼저 이 책을 읽은 딸아이는 이들에게 자극을 받았던 듯 싶다.
며칠 전 간만에 딸아이의 블로그에 갔다가 <카이스트 가자>로 블로그 명이 바뀐 것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한 것을 느꼈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목표를 이들을 통해서 얻었던 것 같다. 
서울대에 가겠다고 어린시절부터 노래를 부른 딸은 과학고를 진학하여 카이스트에 입학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우등생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21가지 공부 습관 중 <닮고 싶은 역할 모델로부터 배워라> 라는 책속의 글귀처럼 내딸은 이들을 역할 모델로 삼은 듯 싶다. 

어떻게 공부하라는 방법만을 제시했다면 정말 재미없는 책이 되었을 법한 학습관련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들의 어린시절 모습과 자라온 환경을 보여줌으로 해서 에세이를 읽는 듯한 재미와 학습법에 대한 지식을 한꺼번에 들려주었다.
시골에서 자연과 벗삼아 지냈던 시절, 좋은 선생님들과의 만남, 중학교에 입학에서의 좌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일어서는 모습 등이 아이들에게 많은 공감대 형성과 함께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함께 얻을 수 있을 거 같다.

시험 3주전, 3권의 문제집으로, 3번 반복하라!

책을 읽으면서 참 공부하기 힘든 세상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렇게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에 참 가슴이 답답하다. 처음 이 학습법이 쉽게 이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고, 좌절도 맛볼 것이다.
이 학습이 좋기 때문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허나, 공부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는 법을 모르는 아이들은 이 학습법을 따라 시행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만의 공부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말처럼 공부는 욕심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백점 맞고 싶은 욕심, 1등하고 싶은 욕심이 공부를 잘하는 비결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 욕심과 목표를 끝까지 응원해주는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들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었던, 선생님과 부모의 응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그들에게 지금은 없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3Step 학습법에 대한 설명보다는 그들이 자라온 이야기, 그들이 공부하는 과정을 담은 Part1 공부라는 날개를 달고 꿈을 향해 날아라 부분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그 부분으로도 나와 내 딸에게 좋은 동기부여와 공부에 대한 욕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왜 공부를 하는지 모르겠어요.영어 단어 하나 더 알고 수학 문제 더 잘 푸는 것이 중요한가요?"
"그러면 네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이 뭐지? 당장 네가 잘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지금 해야 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낭비하는 것보다는 백 배 낫지 않을가? 또한 열심히 공부하면 그만큼 성공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니 특별히 공부 외에 목숨을 걸 만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공부를 하는 것이 가장 쉽지 않을까?" 

(출처: ’시험 성적 확실히 올려주는 쌍둥이 형제의 3STEP 학습법’ 본문 49~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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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힘껏 끌어안았다 - VOGUE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 여행
김지수 지음 / 홍시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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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GUE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 여행]
독특한 컨셉을 가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그 사람을 인터뷰 한 기사를 읽다보면, 그 사람의 삶에 대한 목표, 열정 등을 볼 수 있다. 
가끔 그런 인터뷰 기사를 보다보면, 그 사람이 사는 모습을 통해서 내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한다. 100명이면 100명 모두 다 다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조금은 나은 내 삶을 살려고 노력하곤 한다.
책 속 19명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또 한번 나를 다독여본다. 그리고 힘껏 끌어안아본다.


19명 모두 완벽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니다. 모두 시행착오를 겪고, 지금 현재에도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시행 착오 속에서 이겨냈던 노력과 끈기들을 통해서 보다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인터뷰는 우리들에게 용기와 길을 알려주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일년 365일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존재한다.
김지수 기자는 그런 우리의 인생을,

봄- 위로가 필요한 사춘기의 당신에게
여름-인정받고 싶어하는 질풍노도의 당신에게
가을-사랑의 실체를 묻는, 그대 여자에게
겨울-자아의 신화를 위해, 길 떠나는 당신에게


로 나누어 인생에 대해서, 살아가는 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고통을 상상하기 때문에 두려운 겁니다. 나는 살면서 감옥도 갔다 왔고 고문도 당했고 정신병원도 들락거렸어요. 우리는 고통이 곧 지나갈거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그 경험으로 썼습니다. 물론 나도 두려움에 빠집니다. 오늘 아침엔 숲에 갔느데, 험준한 바위 계곡에서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문득 여기서 죽으면 아무도 날 찾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아주 단순한 사실이 떠올랐어요. 매일 내가 산책을 하는 이유는 모르는 길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는. 그러자 공포는 미로 놀이를 앞에 둔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 35p)

나 역시도 두려움을 먼저 느끼고 살았던 거 같다. 무엇을 하고자 할때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을 먼저 느끼고, 희망보다는 절망을 먼저 생각했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레임을 잊고 살았던 그 순간부터 그 도전은 이미 절망적이였던 것은 아니였는지...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을....파울로 코엘료에게 배웠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희망을 먼저 보는 방법을.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희망을 심어준 또 한사람, 바로 배우 김윤진이다.

"여우주연상을 받고 나서는 갑자기 방향을 잃은 느낌이었죠. 그래서 내게 물었죠. 원하는 게 뭐지? 목표가 뭐야? 그때 불현듯 어릴 때 꿈이 떠올랐죠?" (김윤진 70p)

한국에서 자리매김한 배우가 혼자 뉴욕으로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던 그녀는, 힘든 과정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녀의 도전은 자기 훈련, 엄청난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 희망을 보여주었다.

"전 아쉽거나 부족한 게 전혀 없어요. 아니, 사랑을 할 시간이 더 잇었으면 좋겠어요. 잠을 줄어야 할까 봐요." (정혜영)
"왜 싸울 수가 없냐면 단점을 보지 않고 좋은 점만 바라보니까요. 그래서 아내가 자구만 좋은 사람으로 변해 가니까요." (션)
"남편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잠을 잘 수 있는 시간, 그리고 더 많은 아기, 내 사랑." (정혜영)
"아내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예쁜 꽃, 여행. 그리고 오늘 더, 내일은 더 더 사랑하는 마음."(션)
(션과 정혜영 201p)

이들은 보면서, 한치의 가식 없이 사랑하는 부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누어주는 그들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들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결혼 11년차, 싸우다가 웬수가 되기도 하고,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했던가, 다시 사랑을 하고...이런것이 부부라고 생각했다.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들 부부를 보면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며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만, 내 가족만이 아닌, 다른 사람도 돌아볼 줄 아는 마음 역시 마음 속에 담아놔야 하는 것은 아닌가...
너무 삭막하게, 너무 인정없이 살아온 듯 싶어서 새삼 내 삶이 건조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삶을 엿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저 겉으로 보여지는, 행복하게 포장되어져 있는 그들의 모습을 포장을 벗겨 그 안의 진짜를 보는 듯한 기분이였다.
실수도, 아픔도,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고, 또 다시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그들을 통해서, 내 삶의 가치를 높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김지수 - 칠순이 다 되어도 그토록 넘치는 에너지의 근원은 무엇인가?
프랭크 - 내 에너지의 근원은 이제까지 해왔던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다.(
프랭크 스텔라 247p)

화가 프랭크 스텔라의 말처럼 나 역시 내 삶에 책임과 에너지로 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보려 한다.
지금까지 실패 투성이였다 하더라도...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후반전에 멋진 삶을 보여주리라..

"후반전에 대박을 터뜨린 건 전반전에 잘 놀았기 때문이다. 난 법대생들이 [육법전서]를 볼때, [선데이 서울]을 들이 판 사람이다. 나는 노는 즐거움을 알고, 실패의 노하우도 안다." (이준익 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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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섹시했을 때 - 할리우드 여배우의 유쾌한 침대 위 연애사
첼시 핸들러 지음, 황소연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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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연예인들 중 누드집을 내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가장 예쁘고 가장 아름다울 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여자는 31살이 되면 노화가 급격히 오기 시작한다고 한다. 나잇살이라고 해서 아랫배도 볼록 나아고, 얼굴에 기미가 하나둘 보이면서, 눈가에 주름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여자들은 젊었을 때 자신의 모습을 추억하곤 한다.
그래도 20대때에는 봐줄만 했는데....그때는 모든 여자들이 가장 예쁘고, 아름다움이 꽃 피우는 시기가 아니던가!!

책 제목과 표지가 왠지 여자들이라면 확~ 끌리는 듯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여자들만의 은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집어 들었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런 기대감과는 상이하게 다른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들만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라 생각했지만, 이 책은 말 그대로 <할리우드 여배우의 유쾌한 침대 위 연애사>가 담긴 책이다.
성이 개방된 미국과 성에 대해서 보수적인 우리 나라의 차이때문일지, 아니면 개방적인 저자 첼시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나와의 차이 때문일지....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호기심은 아닐런지...

자신이 많은 사람들과 원나잇스탠드 경험 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특히 할리우드의 여배우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며, 2008년 엔터테이먼트위클리가 뽑은 ’올해의 주목할 만한 신인 스타’로 선정된 연예인이라면 더욱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첼시 핸들러는 자신의 성 경험을 있는 그대로 모두 보여주었다. 
책 속의 첼시 핸들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여자 바람둥이’ 다. 
하지만, 그녀는 늘 당당하고 거칠 것 없으며, 어떤 부분에서는 그녀의 당당함에 통쾌함까지 느껴진다.

8살때, 부모님이 섹스하는 사진을 찍어 오면 5달러를 주겠다는 언니의 꼬임에 부모님의 방을 벌컥 열어 사진을 찍은 것이 첼시가 처음으로 섹스에 대해서 알게 된 챌시의 경험담을 담은 부분은 유쾌하기 그지없다. 챌시는 많은 사람들이 원타잇스탠드를 창피한 일로 여기는데에 반해 상대방을 알아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한다.
처음 원나잇스탠드를 했던 18살때의 이야기와 흑인과의 만남, 소인과의 만남 등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알아가는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갔다.

이 책이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녀의 삶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하는 은근 걱정도 된다. 물론 나 역시도 첼시의 성에 대해 심하게 자유분방적인 부분이 옳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그녀의 삶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욕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판단하고, 알아가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적어도 그녀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흑인 남자와의 하룻밤을 아버지에게 들켰을 때도, 마음에 드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자신이 일하는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왔을 때 등등 그녀는 늘 당당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그것이 부끄러운 일이든 그렇지 않았든지간에...)를 유쾌하게 적어내려 간 그녀는 여전히 당당하다. 그것이 그녀의 매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여배우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기듯, 그녀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기억을 글로 남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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