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동굴에서 찾은 보물 단비어린이 문학
조명숙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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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SBS 《TV 동물농장》을 즐겨보는 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재주를 가진 동물이나 다양한 사연을 가진 동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죠. 그 중 버려진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아주 많이 등장하는 편입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진 장소에서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도 안타깝지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에는 책임감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저 예뻐서 키우다가 아프거나 나이가 들면 버리는 일들이 다반사죠. 문제는 유기동물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버림받은 상처가 치유가 되기는 커녕 더 큰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방송프로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찾아가는 동물들이 있어 아직 희망은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만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강아지 한 마리가 만보를 졸졸 따라옵니다. 자신을 좋아하는 강아지를 본 만보는 강아지 주인이 없는 것을 알게 되자 동생으로 입양하기로 결심하죠. 하지만 강아지를 싫어하는 엄마로 인해 3개월만에 문방구 앞에 버려진 강아지는 또 갈 곳을 잃게 될 상황이 됩니다. 남들 눈에는 숏다리 잡종견의 못생긴 개지만 만보 눈에는 정말 예쁜 강아지였던 탓에 만보는 강아지를 포기할 수 없었어요. 결국 아픈 강아지를 치료하는 한달 동안만 집에서 보살펴주기로 합의를 합니다. 강아지는 장비라는 예쁜 이름을 갖게 되었고 만보를 잘 따랐습니다. 특히 만두가게를 하는 만보네 만두를 좋아했어요. 쏜살같이 한달이 지나고 아빠의 도움으로 장비는 학교 운동장 구석진 곳에서 살 수 있게 되었어요.

 

 

눈치 빠른 장비는 만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다가도 만보가 집에 없을 땐 만둣가게에 얼씬도 하지 않았고, 만보가 교실에 들어가고 운동장이 텅 비면 어디론가 사라졌죠. 그러다 만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를 맞춰 나타나 배를 채우기도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며칠 째 장비가 보이지 않아 만보와 늘 만보 편에서 싸워주는 도해와 하늘이는 장비를 찾기 위해 산을 가게 됩니다. 그러던 중 이상한 소리가 나고 파란 불빛이 보인다는 귀신 동굴에서 다친 장비를 발견하게 되고 뜻밖에 보물도 발견하게 되지요.

 

 

《귀신동굴에서 찾은 보물》은 이렇게 만보가 장비를 만나 보살피는 과정을 다루고 있어요. 여기에는 만남을 통한 기쁨과 이별을 통한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지요. 그렇게 만남과 이별 겪으면서 한 뼘 자란 만보의 성장이 눈부신 동화책이랍니다. 저자는 만보와 장비를 통해 한 생명을 거두는 것에는 사랑과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반려동물을 키워주고 보살펴준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반려동물을 통해서 더 많이 사랑받고 위로받는 것은 아닐까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그에 비례하여 버려지는 동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성숙된 반려동물 문화를 배워가나길 바래봅니다.

 

(이미지출처: '귀신 동굴에서 찾은 보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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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매력있닭! 단비어린이 문학
김점선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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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쌍둥이 조차도 똑같지 않습니다. 오로지 '나'로서만 존재하지요. 사람들은 저마다의 성격과 취미, 재능, 매력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 혹은 타인의 매력을 발견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듯 합니다. 그러기에 타인의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고 따돌리고 미워하기 일쑤겠지요. 서로의 매력을 찾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거 같네요. 여기 친구들의 매력을 발굴하려는 병아리들이 있습니다. 귀염 폭발하는 두 병아리처럼 우리들도 내 주위 사람들의 매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3학년 3반에는 동물의 한살이를 관찰하기 위해 오게 된 병아리가 있습니다. 창호가 할머니 집에서 달걀을 가져오게 된 거죠. 부화기에서 잠만 자던 달걀은 오랜 시간을 견뎌 병아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노란 병아리와 까만 병아리는 단무지와 짜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지요. 짜장과 단무지는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생활한답니다. <누구나 매력있닭>가 급훈인 교실에서 단무지와 짜장은 친구들의 매력을 찾아주기 위해 매력발굴단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한편, 아이들은 <닭의 한살이 관찰>을 위해 새로운 짝을 정하게 됩니다. 서로 친한 애들끼리 짝이 되었지만, 공부도 잘하고 얼굴이 예쁘다며 잘난 척하는 이유진과 매일 지렁이를 가지고 학교에 오는 바람에 아이들이 질색을 하며 피해다니는 박창호만 남게 되어 어쩔 수 없이 두 아이는 짝이 됩니다. 이 모습을 보던 짜장과 단무지는 매력발굴단의 첫번째 아이를 유진이로 정합니다. 그러나 늘 잘난 척하고 친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선생님께 이르기 바쁜 유진이는 짜장와 단무지에게는 풀기 어려운 숙제 같기만 합니다. 하지만 병아리들의 위험천만한 사건들로 인해 아이들은 유진이와 창호의 매력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모든게 짜장과 단무지의 프로젝트 덕분이 아닐까 싶네요.

 

저자는 말합니다. "너희들은 충분히 매력적이야. 주위를 둘러봐. 얘들아."라고 말이죠. 저자가 이름처럼 귀여운 짜장과 단무지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누구나 각자의 매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친구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않기 때문에 그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 뿐이죠. 그러니 이제는 내 주변 사람들이 가진 매력을 찾아보는 보물찾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기분 좋아지는 귀여운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마음이 키워주는 메시지를 잘 녹여낸 동화책이랍니다.

 

(이미지출처 : '이상하게 매력있닭!'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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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 : 성형수 기기괴괴
오성대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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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으레 공포물이 인기를 끌게 마련이다. TV드라마《전설의 고향》은 늦은 밤에도 이불을 뒤집어 써가면서 보곤했고, 《링》영화를 보고 며칠을 무서워하면서도 그 다음에 또다시 공포물을 찾아보곤 했다. 무섭지만 짜릿한 느낌이 여름의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 때문인가 보다.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무더위에 공포물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오싹한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책이 머가 있을까 떠올리다 몇 해전 읽었던 오성대 작가의 옴니버스 미스테러 스릴러 《기기괴괴》가 떠올랐다. 이 시리즈는 네이버에서 매주 목요일에 연재되었던 웹툰으로 총 5권의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는데 그 중 [성형수]는 중국에서 영화화될 예정이고, [아내의 기억]은  TV 프로그램 <기묘한 이야기>에 각색되었다고 한다. 지난 번 [저주받은 갤러리]를 오싹하게 읽은 기억에 이번에는 [성형수]를 읽어보기로 했다.

 

 

 

사람마다 성형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난 자신의 콤플렉스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형을 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지만, 요즘은 성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다 무리한 성형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성형에 대해서 찬성하는 편은 아니다. 표제작인 [성형수]는 이런 사회적 현상이 반영된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과학의 엄청난 발전 탓인지, 아니면 성형의 대유행탓인지 성형을 수술이 아닌 집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성형수가 생겨났다. 얼굴을 물에 20분 정도 담그고 있으면 근육과 살의 성질이 달라져 얼굴을 찰흙처럼 원하는대로 주무를 수가 있는 것이다. 광고를 본 주인공 한예지는 그렇게해서 미인으로 재탄생된다. 얼굴 성형에 성공한 한예지는 날씬한 몸매를 위해 더 많은 성형수를 구입하게 되고 완벽한 미인으로 새로 태어난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은 몸은 다시 살이 붙게 되고 한예지는 운동 대신 또다시 성형수를 구입한다. 물론 이 이야기는 시작에 불과하고, 또다시 주문한 성형수로 인해 한예지의 삶은 180도 달라지게 되고 이때부터 이야기는 오싹한 공포로 접어들게 된다.

 

 

[Lex Taliois]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 법칙을 적용하는 감옥이다. 사람을 숨지게 한 수감자는 똑같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물론 가상현실이기에 실제로 죽는 건 아니지만 고통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피해자의 고통을 똑같이 느끼게 하여 교화시키는 것이 사이버 형벌 '탈리오'의 취지인 것이다. 주인공 217호는 다수의 성추행 및 강간죄로 10년의 수감 기간 동안 총 150회의 탈리오를 받게 된다. 내게는 오싹함이 좀 덜한 내용이었으나 죄를 지은 이들에게는 오싹한 공포를 주는 내용일 수도 있겠다.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죄는 짓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

[귀신 잡기]는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외곽의 한적한 곳으로 이사한 가족의 이야기다. 많은 재산을 들여 이사했으나, 이곳은 아주 오래전 사이비 종교의 부활 의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곳을 터로 잡은 집이었다. 귀신이 출몰하는 집에서 귀신에게 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이스의 펜]은 괴롭힘을 당하는 규영의 이야기다. 괴롭힘에 대한 복수로 펜을 훔친 규영에게 한 사람이 다가와 그 펜에 생명을 주무르는 힘을 부여한다. 피를 묻힘으로써 생명을 잉태시키는 것. 그렇게 규영의 복수가 시작된다.

[상자 키우기]는 사람의 욕심이 가져오는 공포에 대한 이야기다. 배병수에게 의문의 상자가 배달이 되고, 그 안에는 상자 키우는 법이라는 메모가 담겨져 있었다. 상자에 물건을 넣으면 물건의 값어치만큼 돈이 되는 상자는 상자가 다른 상자를 잡아먹으면 부피가 커지게 되는 것으로 상자의 식욕은 무제한이었다. 상자의 효력을 알게 된 배병수는 큰 돈을 벌기 위해 도둑질을 하게 되고, 상자의 부피를 키우기 위해 상자를 가진 또 다른 사람을 찾게 된다. 살인을 감행하며 상자를 키우는 배병수는 상자로 큰 부자가 된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도난]은 집에 있는 물건들이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읽으면서 굉장히 오싹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내용을 곱씹어보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인간의 본성이 가진 무서움을 공포라는 장르로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더 무서웠던 거겠지.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는 무서운 사건들, 이 공포물과 다를 바 없으니 말이다. 다 읽은 후에도 꼽씹어지는 이야기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다른 편에서는 어떤 오싹한 공포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이 여름에 읽어보면 정말 좋을 듯 하다. 강추!

 

(이미지출처: '기기괴괴_성형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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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푸른숲 역사 퀘스트
이광희.손주현 지음, 박양수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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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시대별로 사건을 늘어놓는 방법으로 역사를 배우는 방법과 달리 하나의 주제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방법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듯하다. 푸른숲주니어 《푸른숲 역사 퀘스트》시리즈 또한 하나의 주제로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인데, 얼마 전 《과거 제도, 조선을 들썩이다》를 통해 조선의 정치, 사회사에 대해 알아가는 구성이 마음이 들어 이번에도 이 시리즈를 기웃거려 본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은 《조선 건국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로 조선 건국을 통해 조선의 정체성과 역사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의 스토리는 '반짝반짝 역사 연구소'의 명쾌한 박사가 친구들이 보낸 메일에 대답을 찾기 위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박사는 명쾌한 답을 해 주긴 하지만, 정답을 딱 알려 주진 않는다. 역사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인데, 역사는 다양한 자료를 비교하고 검토하면서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보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기에, 이 책은 바로 그런 자세를 길러주는 힘을 준다. 오늘의 메일에는 달쏭이가 조선을 건국한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 묻고 있다. 드라마나 만화로 조금씩 보긴 했지만, 이야기마다 주인공이 달라서 그런지 헷갈린다는 달쏭이의 이야기에는 조금 의문이 생긴다. 우리가 늘 역사시간에 배우지 않았는가? 고조선은 단군, 고구려는 주몽, 고려는 왕건, 조선은 이성계 아니었던가. 하지만 달쏭이의 질문은 조선을 건국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묻고 있는 것. 그렇다면 대답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 이성계가 조선의 첫 번째 왕인 건 맞지만, 이성계를 왕으로 만든 사람은 정도전이고, 조선을 세우는 데 누구보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이방원이니까. 이에 명쾌한 박사는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이 어떤 인물인지, 세 사람이 활동한 때는 어느 시대인지, 그리고 또 세 사람이 조선 건국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차근차근 알아보기로 했다.

 

이 책은 훌륭한 장수가 될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던 이성계, 정선에 세금을 내게 된 단양 사람들을 구한 똑똑한 소년 정도전,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전쟁터를 누빈 덕분에 경험이 쌓이고 쌓여 학식과 무예를 두루 갖춘 이방원 세 사람의 업적과 성격, 대표적인 사건 등을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세 사람에 대한 흥미진진한 비교를 통해 우리는  조선의 역사와 세계사 속 인물·사건을 함께 살펴보면서 역사의 흐름을 꿰뚫어보게 된다.

 

외적을 물리친 용맹함과 온화한 리더십으로 민심을 장악한 이성계,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법·행정·세금 체제를 설계한 정도전, 반대파의 살벌한 반격을 매번 과감한 행동력으로 돌파한 이방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갖게 하는데 이러한 흥미로운 구성으로 조선의 건국을 통한 조선의 정체성과 역사의 흐름 등 다양한 부분을 함께 알아간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에 이 시리즈가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벌써 기대가 된다.

 

 

이성계는 고려를 묻 닫게 할 수 있는 군사력과 마땅히 그럴 만하다는 백성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어. 정도전은 건국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하니씩 성공시킨 전략가였지. 그리고 이방원은 이성계가 말에서 떨어졌을 때, 정몽주가 반격했을 때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한 행동을 개시한 행동파야. 사실 셋 중에 하나라도 없었으면 조선이란 나라는 없었을 거야. 이성계의 군사력과 인기가 없었다면, 정도전의 치밀한 전략이 없었다면, 이방원의 결단력과 실천력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본문 180,181p)

 

(이미지출처: '조선 건국 진짜 주인고은 누구일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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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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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입할 때 왠지 베스트셀러 순위나 신간에 주목해서 고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으니 못 읽고 넘어가는 책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다 구간에서 우연히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게 되면, 이는 그 어떤 책보다 소중하다. 이런 경우도 있다. 예전에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한참만에 다시 읽었을 때 재미가 두 배가 되는 경우. 오늘 내가 리뷰를 쓰고자 하는 책이 바로 이런 경우다. 작년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다시 읽고 싶어진 책이다. 기나긴 장마로 지친 지금,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던 중 책장에서 발견한 《검은 고양이 카페》. 제목만으로는 요즘 애묘인들이 자주 찾는 고양이 카페를 배경으로 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예측을 하게 될 수 있지만 상상이상의 내용을 보여주기에 섣부른 예측은 하지 마시길. 내가 확실히 말 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읽다보면 고양이를 더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서른 살을 코앞에 둔 구르미는 사이타마 현 가와고에 시에 있는 다세대 주택에 혼자 살고 있다. 출판사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던 구루미는 출판사가 어느 기업과 경영통합을 하면서 경영 합리화라는 명분으로 6개월 전 해고되었고, 생활비를 아끼려고 숙주 볶음과 낫토만 질리도록 먹고 있는 실정이다.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고, 고용지원센터에도 다니고 인터넷 구인 광고도 샅샅이 살펴보았으며 심지어 구인 잡지까지 사서 꼼꼼히 들여다보았지만 모두 허사였다. 집세와 각종세금도 내야하는데 실업급여도 이번 달까지 받으면 끝이나기 때문에 다세태 주택에서 쫓겨날 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평범한 인생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려울 거라는 막막한 느낌이 들자 구루미는 숨이 턱 막히고 꼭 죽을 것만 같아서 도망치듯 집에서 뛰쳐나갔다.

 

산책을 시작한 구루미는 가와고에의 히키와 신사에 들어가 일자리를 구하게 해달라고 절을 하고 나서 히카와 신사 옆으로 흐르는 신가시가와 강을 바라보다 그곳과 어울리지 않는 택배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때 강 한가운데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렸고, 택배 상자 안에 검은 고양이가 들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태풍이 다가온다는 뉴스를 본 구루미는 내버려 두었다가는 택배 상자 통재로 둥둥 떠내려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분 전환을 하려고 산책을 나왔다가 졸지에 고양이의 운명을 책임질 처지에 놓였음을 깨닫는다.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강이 범람할 수도 있기에 구루미는 빗속을 헤치고 강기슭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치 감춰 놓은 것처럼 보이는 고양이 석상을 발견하게 되고 눈앞의 석상에 대고 잘됐으면 좋겠다며 조용이 기도한 후 어렵게 고양이를 구해낸다. 그리곤 흠뻑 젖은 채로 잠시 검은 고양이의 앞날에 대해 고민하던 중 노부인 구로키 하나를 만나게 되고 노부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로 구루미와 고양이를 초대한다.

 

카페에서는 숙식이 가능한 카페 점장을 모집하고 있었고 다음날 일자리를 부탁하기 위해 카페를 다시 찾은 구루미는 하나 씨 대신 자신을 구로키라고 소개하는 잘생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미남 구로키가 자신이 카페 점장이라 하자 구루미는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사실에 슬퍼하는데 이 남자가 자신의 집사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다. 구로키는 자신이 구해준 검은 고양이였던 것이다.

 

"나의 집사가 되어줘."

"……네?"

"고양이 목걸이를 원해."

"네?" (본문 63,65p)

 

해가 지면 잘생긴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 구로키 포와 구루미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고, 이제 카페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고양이와 집사들이 모여들게 된다. 그렇게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서로 의지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들이 고양이들의 매력이 더해져 흥미롭게 진행된다. 그저 고양이만으로도 매력이 철철 넘쳐 사랑스러운데, 잘생긴 남자로 변신까지 하다니??!! 이들이 가진 사연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다시 읽어도 흡입력이 좋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데다 소재까지 신선하니 두 번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혹시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다면 이 책은 어떨런지. 재미와 따뜻함이 공존하는 《검은 고양이 카페》가 위로를 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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