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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는 달다 단비어린이 문학
홍민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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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동화책을 읽다보면 어른인 저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곤 합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벅찬 감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젠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오늘도 그런 동화책 한 권을 만난 듯 합니다. 짧은 이야기지만 그 속에 재미와 깊은 뜻이 담겨져 있어 정말 알찬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단비어린이 문학 시리즈 《떡볶이는 달다》는 표제작을 포함한 3편의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이에요.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답니다.

 

요즘은 브랜드 이름을 가진 떡볶이 집이 참 많아요. 앱만 설치하면 집까지 친절하게 배달해주기도 하지요. 맛도 좋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인기가 높아지는 거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맛있었던 떡볶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학교 앞에 있던 이름 없는 작은 떡볶이집에서 먹던 떡볶이가 아닌가 싶네요. 학교가 끝나고 아이들과 우르르 몰려가 먹었던 떡볶이의 맛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거 같아요. 적은 돈으로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까르르 웃으며 먹었기에 더 맛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떡볶이는 달다]는 바로 이런 이야기에요.

 

정은이네 엄마는 학교 앞에서 떡볶이 가게를 합니다. 정은이, 미령이, 유빈이는 전교에서 알아주는 삼총사에요. 진희도 원래 멤버였지만 새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신분 상승이라도 한 것처럼 으스대던 탓에 정은이와 다툰 후 틀어졌지요. 삼총사는 수업이 끝나고 정은이 엄마네 가게에 들러 떡볶이를 먹는 날이 많았어요. 정은이 엄마는 떡볶이를 그냥 주기도 했고, 친구들이 돈을 내면 어묵이나 순대를 덤으로 주기도 하셨어요. 그런데 유명한 떡볶이 체인점이 생기면서 정은이네 가게에는 손님이 줄었어요. 정은이는 미령이, 유빈이가 진희와 함께 새 떡볶이집을 간 걸 알고 기분이 나빠졌어요. 이후 삼총사의 관계가 삐끄덕댔고, 정은이는 엄마가 떡볶이 가게를 하는게 못 마땅했지요. 결국 엄마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행이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는 유빈이 덕분에 꼬였던 일들이 조금씩 풀리게 됩니다.

 

 

우리는 마치 창을 든 병사처럼 포크 네개로 떡볶이 접시를 공격했다. 달콤한 떡볶이가 입안에 들어가서 그런지, 모처럼 삼총사, 아니 사총사가 뭉쳐서 그런지 기분이 달달했다. (본문 37p)

 

[게맛살 커플]은 작가가 '왜 모든 연애 이야기의 주인공은 젊은 남여일까?'라는 엉뚱한 반항심에서 쓰게 된 이야기라고 해요. 여기에는 초등5학년 동주와 유진이 커플, 그리고 동주네 할머니, 유진이네 할아버지 커플 이렇게 두 쌍의 커플이 등장해요. 할머니의 비밀 연애를 알게 된 동주네 엄마 아빠는 못마땅해하지만 동주는 할머니를 응원합니다.

 

 

"사람들 눈도 있는데 이러고 다니시면……. 지금까지 아무일 없이 잘 지내셨잖아요. 그냥 가끔 노인 대학에 나가시고, 친구 분하고 관광 다니시고 그러면 좋잖아요."

아빠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좋다고 누가 그래?" (본문 61p)

 

동주네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저도 작가처럼 반항심이 생기네요.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어요.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데 남을 의식할 필요는 없지요. 저도 동주처럼 할머니 할아버지의 연애를 응원합니다. [라볶이의 원조]는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에요. 원조에 대한 숙제에서 비롯된 할머니의 그리움이 판타지와 더불어 따뜻하게 그려졌답니다.

 

짧은 단편이지만 재미와 함께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네요. 아이와 함께 부모님도 같이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요. 문득 어린시절 학교 앞에서 먹던 떡볶이가 그리워집니다. 함께 떡볶이를 먹었던 그 시절의 친구들도 말이죠. 저에게는 추억을 느끼게 해주는 동화책이었습니다.

 

(이미지출처: '떡볶이는 달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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