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있어요 - 봄처럼 찾아온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클레리 아비 지음, 이세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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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혼수상태인 몸에 갇힌 여자, 마음의 문이 굳게 닫힌 남자에게 봄처럼 찾아온 사랑이야기 《나 여기 있어요》. 어쩐지 익숙한 느낌이 먼저 든다. 얼마 전 영화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천우희, 김남길 주연의 《어느 날》이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아내를 잃고 희망을 잃은 채 마음을 닫았고, 여자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상태이다. 이렇듯 두 작품은 주인공의 설정이 많이 닮아 있다. 내용의 전개면에서 상당히 다른 두 작품의 주인공이 닮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그 해답을 이 책을 통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 여기 있어요》는 혼수상태인 엘자와 그녀의 병실에 우연히 들어서게 된 티보의 사랑을 담은 프랑스 소설이다. 엘자는 등반사고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지 6주가 되었다. 물론 6주가 흐르는 동안 이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는 정신만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몸에 세 들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남은 건 청각 뿐, 그녀는 알맹이가 쏙 빠진 빈 고치 속에서 살고 있다. 부모님조차 슬슬 손을 놓기 시작했고, 매주 수요일마다 그때그때 사귀는 남자와 함께 병실에 나타나는 여동생만이 꼬박꼬박 찾아오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병실을 잘 못 찾아왔고 엘자는 그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6년동안 함께하다가 1년 전 신디와 갈라서는 일생일대의 타격을 입고 일에 파묻혀 살던 티보는 한달 전부터 어머니를 동생이 입원한 병원에 모시고 가지만 절대 병실에 들어가지 않는다. 동생의 사고로 두 명의 여자가 목숨을 잃은 탓에 그에게 분노하고 있는 탓이다. 오늘도 여지없이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비상계단으로 향하던 그는 표시를 착각한 탓에 한 웬 병실로 들어가게 된다. 재스민 향이 나는 혼수상태인 그녀는 마침 오늘이 생일이었고 티보는 그녀에게 생일 축하 뽀뽀를 건네고 병실에서 잠이 든다. 이렇게 두 사람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답이 바로 떠오른다. 마치 이순간만 기다렸다는 듯이 단박에 치고 올라오는 답이 있다. 나는 생각밖에 할 수 없다. 지금은 생각에만 적합한 상태다. 내가 계속 머리를 굴리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내가 눈을 뜨고 내 망막이 제 기능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버텨야 한다. (본문 110p)

 

엘자에게 티보는 유일한 흥밋거리, 유일하게 새로운 것, 그리고 아직 살아 있음을 일깨워주는 유일한 존재였기에 그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고, 티보는 그녀에게 몇 마디 건네 후 어김없이 잠이 들었지만 병원 가는 길이 즐거워졌다. 그러다 불편한 의자 대신에 그녀의 침대에서 함께 잠을 자게 되고 엘자는 티보의 체온만이라도 느끼고 싶은 마음에 정신훈련을 하기에 이른다. 이후 청소아주머니는 음악소리에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생각한 엘자에게서 소리를 듣게 되고, 티보가 데려온 친구의 아기를 오해하고 억장이 무너짐을 느꼈을 때, 티보가 사랑한다고 고백했을 때도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의사는 가족들에게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결정을 요구한다. 동생의 자살로 절망에 빠져있던 티보는 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서둘러 병원에 가게 된다.

 

나는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다.

지금 당장은, 내가 가장 제정신으로 저지른 일인 것 같다. (본문 186p)

 

영화 《어느 날》을 알지 못했다면 이 설정이 꽤 독특하다고 생각되었을 듯 싶다. 마음을 닫은 남자, 혼수상태인 여자와의 로맨스는 독특하면서도 자못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비현실적인 느낌도, 어두운 현실이 가진 무게감도 느낄 수 없었다. 보통의 로맨스에서 흔히 보여지는 두 주인공의 꽁냥꽁냥하는 달달함 대신 엘자와 티보가 서로 교차되면서 각자의 심정을 풀어내고 있음에도 이 소설에는 애틋함이 담뿍 담겨진 로맨스가 있었다. 이런 생각지도 못한 설정이나 두 사람의 무거운 현실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부분에서 저자의 필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마지막 장에서 보여주는 긴박함이라니.

 

《나 여기 있어요》는 모두가 혼수상태인 엘자에게 남은 2%의 희망마저도 포기한 상황에서 상처로 마음을 닫아버린 티보와 엘자가 사랑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이 애틋하게 담긴 소설이다. 영화 《어느 날》과 이 소설의 주인공이 닮아 있는 것은 어쩌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옮겨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스스로를 가두고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말이다. 어쩌면 저자는 두 사람의 애틋한 로맨스 속에서 우리들에게 희망, 사랑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이 소설은 내게 그동안 쉽게 읽어내려가던 여타의 로맨스 소설과는 다르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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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사막은 인생의 지도이다 - 탐험가 남영호 대장의 무동력 사막 횡단기
남영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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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는 탐험가다. 누구나 건너야 할 자신만의 사막이 있다. 간절함과 희망이 있다면 건너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_ 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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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만 가득한 사막은 막연하고 막막한 느낌이 먼저드는 곳이다. 하지만 10년 동안 대륙을 가로지르고, 강을 따라 노를 젓고, 8개의 사막을 두 다리로 건넌 텀험가이자 저자인 남영호는 사막에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겁고 힘겨웠지만, 그 한 걸음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과 믿음이 실려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제목에서부터 강렬한 느낌을 주는 《내게 사막은 인생의 지도이다》에서 저자는 지난 여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우여곡절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생이라는 사막을 지혜롭게 건널 수 있는 법을 들려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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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Road 1 사막을 건너는 법, Road 2 사막의 사람들, Road 3 사막의 풍경, Road 4 원정기록으로 나누어 사막을 탐험하면서 경험한 일들을 들려줌으로써 사막을 걷는 것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다르지 않음을 통해 각자의 사막을 걷고 있는 독자들에게 자신과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 속에 실린 사막의 사진들은 지금까지 봐았던 사막 사진과는 다른 압도되는 느낌을 준다. 어쩌면 그 사진 속에서 저자가 사막을 건너면서 느꼈던 고독함, 두려움, 기쁨과 그리움, 죽음, 사랑 등의 솔직한 감정들이 배어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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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되어야 한다."

나 혼자만의 용기로 사막을 건널 수 있다면 우리는 함께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이미 마음속으로 서로를 의지해 이 길을 함께 나선 것이다.

그러나 사막의 한복판에 다다라 그 마음을 잊는다면 그 순간부터 홀로 된다.

홀로 된다는 것.

그것은 사막이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형벌이다.

이것이 사막의 법칙이다. (본문 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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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준비된 자는 두려움 앞에 당당하고 모두가 함께일 때 사막의 위기를 건널 수 있다. 우리가 건너는 인생이라는 사막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는 왜 함께여야 하는지가 깁슨과 그레이트샌디의 붉은 모래 위에 새겨져 있다. (본문 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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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사막 횡단기를 읽는 것은 굉장히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그 흥미진진함은 어려운 도전을 실행하는 저자의 호기심과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리고 세상의 잣대에 맞추어 현실과 타협하면서 잊어버렸던 꿈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엔 무모하기만 해 보였던 저자의 사막 탐험기를 보면서 열정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꿈보다는 현실을, 도전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면서 사막보다는 평탄한 길을 걷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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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뜬구름잡는 소리처럼 들리는 21세기 탐험가다. 사람들이 뭐라 하든 내가 그 꿈을 접을 수 없는 것은 꿈을 접어버리는 것이야말로 나에겐 가장 척박한 삶을 살아가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걸까.

잣대가 무엇이든 간에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 내게 행복이란 진정 원하는 것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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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이자 학교 그리고 때로는 놀이터 같은 사막에서 저자는 그동안 자신을 얼마나 내팽개치며 살아왔는지 깨달으며 자신을 알아가고, 스스로와의 관계를 회복해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에게 사막은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는 곳이었던 게다. 저자는 말한다. 사막을 걷는 것은 마치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에 극한의 공간에서 불현듯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감정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질문하고, 화해하고, 또 목도한 고민의 결과를 각자의 사막을 걷고 있는 모두와 나누고 싶다고 말이다. 지금까지의 나는 그동안 건너온 사막에서 희망, 믿음보다는 절박함 하나만으로 헤쳐나왔다면, 이 책을 읽은 후의 내가 만나는 사막에서는 저자처럼 나를 알아가는 행복함을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나 자신을 알기를 바란다면, 숨겨왔던 열정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안일함만 추구했던 부끄러운 나를 만날 수 있지만 새로운 탐험을 시작할 열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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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린 우리 앞에 놓인 사막을 어떻게 건너야 할까. 불확실함과 두려움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앞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기 바란다. 멈추는 순간 우리는 그것에 영원히 포위당하는 것이므로. (에필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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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내게 사막은 인생의 지도이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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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 단비어린이 문학
이토 미쿠 지음, 김명선 그림, 고향옥 옮김 / 단비어린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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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어린이 《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는 책 제목, 표지 삽화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책입니다. 꼴찌가 어떻게 전교 회장에 당선이 되었을까? 그 궁금증만으로 서둘러 책을 읽어보게 되었어요. 이 동화책은 유쾌함 속에 학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란 어떤 곳일까요? 쉬는 시간엔 조용히 해야하고, 같은 반 아이들은 친구가 아닌 경쟁상대가 되어야만 하고, 공부가 전부인 곳이 아닐까 싶네요. 학교는 따분하고 재미없고 지겨운 곳, 지금 아이들에게 학교는 이런 곳일 겝니다. 친구를 만나는 것이 즐겁고, 내가 당당히 서 있을 곳이 있어 즐거운 곳이 학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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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인 라이타는 유, 료스케, 닛타 세 친구와 함께 학교에서 '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부름센터는 학교에 두고 온 것을 찾아다 주거나, 실내화를 빨아 주거나, 개를 대신 산책시키거나 야구나 축구 멤버를 모아 주거나와 같은 일을 30엔에서 300엔을 받고 해주는 것이지요. 이 심부름센터는 의뢰 내용은 절대 비밀에 붙히며 의뢰해 온 일을 가리지 않고 해주며 가격이 적당해서 이용하는 손님이 늘어가고 있어요. 이번에 의뢰건은 공부와 운동도 잘하고 얼굴까지 잘생긴 마키노에게 연애편지를 전달하는 일이지요. 하지만 마키노는 연애편지를 받는 조건으로 인형뽑기 대결을 요구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형뽑기에서 돈이 부족해 난감할때 6학년 신도가 돈을 넣어주고 인형을 뽑을 수 있는 팁도 알려줍니다. 심부름은 무사히 끝났지만 다음날 라이타를 찾아온 신도는 라이타가 전교 어린이 회장 선거에 나가는 심부름을 의뢰합니다. 어제 인형뽑기에 넣어 준 돈이 이미 선불금이었다는 사실에서 라이타는 이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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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어떤 녀석이든, 학교 어디간에 자신이 있을 곳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해. 그런 학교는 어른이 만들 수 있는 게 아냐. 마키노도 아니고. 나는 요코야마 라이타 같은 녀석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문 5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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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회장 선거에서 한 표 차이로 떨어진 신도는 자기 뜻을 실현할 사람을 찾아왔고 그 사람이 바로 라이타였던 것이죠. 후보자 등록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던 라이타는 신도의 도움으로 후보등록을 하게 되지만 사람들의 웃음을 삽니다. 물론 유일한 후보였던 마키노 역시 라이타를 무시했지요. 신도는 자신의 선거 활동경험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었고 라이타와 친구들을 교문에서 인사하고, 점심시간에 청소하는 것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신도가 작년에 회장 선거에 나가게 된 이유를 듣게 된 라이타는 신도 형, 신도 형의 친구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졌답니다. 그렇게 "학교가 즐겁다!"라는 문구로 라이타와 친구들은 회장 선거 활동에 박차를 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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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동안 선거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것과,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아주 조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학교에 올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친구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혹시 친구에게 상처주지 않았을까 자신을 나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즐거워야 할 쉬는 시간을 심심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학교는,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즐겁다는 것은 이어지는 것입니다. 옆에 있는 친구와, 또 그 옆에 있는 친구와, 학년에 상관없이 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학교입니다." (본문 214, 2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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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타가 회장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라이타는 선거 활동을 하면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웠으며, 다른 친구들은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으니까요. 공부도 해야하고, 선생님의 설교도 들어야 하지만 학교는 라이타의 말처럼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 수 있고, 친구과 함께 지내면서 학교 오는 것이 즐거워야 하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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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는 라이타가 학생회장 선거활동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후보자였던 마키노는 이런 말을 합니다. 전교 회장이란 건 그냥 장식이며, 선생님들이 결정한 걸 신속하게 그대로 추진해 나가는 잡무 담당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경력 때문에 전교 회장 후보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현 우리 교육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전교 회장은 선생님들의 심부름꾼이 아닌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이 아닐까요? 이 동화책은 참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학교를 갈 수 없을만큼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준 선생님의 모습, 꼴찌이지만 전교 회장 후보로 활동하는 아이에게 응원을 주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선생님의 존재를 생각케 하고, 학교의 의미와 전교 회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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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 속에 많은 의미를 지닌 동화책 단비어린이 《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는 어린이와 부모 그리고 선생님도 함께 읽음으로써 학교의 참의미를 생각해보면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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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꼴찌, 전교 회장에 당선되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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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 - 힘든 하루를 끝내고, 내가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영혼을 달래는 혼밥 야식 만화
이시야마 아즈사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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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서 살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나, 늘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그에 정당한 핑계거리를 찾기에 바빴지요. 허나 전쟁을 선포 후 칼과 창을 들기도 전에 저는 이미 좋은 핑계거리를 하나 찾아냈습니다. 그 핑계는 바로 북폴리오 《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입니다. 저자 이시야마 아즈사는 '요리는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위한을 주고자 야식 에세이'를 그렸다고 말합니다. 야식은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한 상으로 짧고도 긴 혼자만의 밤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저는 이 글에서 다이어트를 안해도 되는 이유를 찾았답니다. 직장생활과 집안 일을 병행하면서 나름 열심히 하루를 보내면서 먹고 싶은걸 참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저자의 현명(?)함으로 인해 저는 전쟁대신 평화를 선택하며 저자의 요구대로 한밤중에 드러누워서 느긋하게 책을 읽으며 야식의 유혹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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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은 한 끼 식사 편, 간단한 반찬 편, 달달한 음식 편, 여러가지 야식 편으로 나누어 열심히 달린 하루를 마치고 맞이하는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달래 줄 수 있는 다양한 음식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함께 보여주고 있어요. 저는 저 자신을 위해 음식을 하는 것을 꽤 귀찮아합니다. 대충 한 끼 잘 떼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해하는 편이지요. 헌데 '밥공기 마법'편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접시에 예쁘게 음식을 담아 먹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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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책에서는 의성어, 의태어가 정말 많이 등장해요. '투둑, 삭삭, 폴폴, 아그작, 찌르르, 또옥, 솔솔, 바스락, 부글부글, 모락모락, 통통통, 걸죽, 끈저~억, 짜각, 쪼르륵~, 치이이이, 쉭, 주르~륵 등등등 ……. 이 단어들이 먹고자 하는 욕구를 마구마구 샘솟게 하는거 같아요. 입안에 침이 고이면서 저도 모르게 꿀꺽 침이 넘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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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식 만화이니만큼 저자는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요리과정이 정말 간단합니다.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어요. 게으름때문에 요리를 귀찮아하는 저도 해먹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할만큼 말이지요. 세밀하게 그린 것도 아닌데 완성된 음식은 왜이렇게 맛있어 보이는걸까요? 가지피자와 같은 이색적인 음식도 등장하는데 그 색다른 맛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양하, 시오콘부 등과 같은 생소한 재료들은 어떤 맛일까요? 생소하기 때문에 그 맛을 알지 못해 그 맛이 더욱 궁금해지고 먹고싶어지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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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이기에 금새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괜히 출출해져 자꾸 냉장고를 왔다갔다 하게 되네요.  비록 저자의 크림 고로케 샌드위치는 아니지만 결국엔 식빵에 딸기쨈을 터억 발라 맛나게 먹었답니다. 늦은 저녁 책을 읽으면서 먹는 샌드위치와 커피,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어요. 그 책이 야식 만화였기에 맛을 더욱 배가시킨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어쩌면 저자처럼 음식과 관련한 어릴 때의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퇴근 길에 늘 아빠가 사왔던 센베이 과자, 곰보빵, 엄마가 밀가루와 우유, 설탕, 소금만으로 만들어주었던 엄마만의 개떡 등 추억이 몽글몽글 떠올라 행복함이 느껴졌답니다. 음식과 추억이 잘 버무려져 마음이 따뜻하게 채워주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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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힘들었던 하루를 마치고 잠시의 여유가 너무나 소중해진 홀로족들을 위한 힐링 만화 《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은 바쁜 하루를 마치고 찾아온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따뜻함으로 채워줄 것입니다. 오늘 야식으로는 맛과 추억이 공존하는 《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는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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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수고했으니까 오늘도 야식'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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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개 라임 청소년 문학 26
윤해연 지음 / 라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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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 자신에 대한 위로의 말로 '그까짓'이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그까짓'이란 말은 상대방 혹은 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싶은 마음,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부합된 단어가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그까짓이라 치부하려 했던 것들이 자꾸만 신경쓰이고 내 인생에 개입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라임 청소년 문학 26번째 이야기 《그까짓 개》의 주인공 필중이가 겪게 되는 사건처럼 말이죠.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중학교 1학년의 봉필중이 싫어하는 건 수학, 엄마 잔소리, 잘난 척하는 동생 필서, 무진장 바빠 아빠, 옆집 재동이 형, 세상의 온갖 소음 등입니다. 그중 단연코 싫은 건 어제부로 집에 오게 된 똥개 참치입니다. 참치를 좋아한다고 참치가 된 그까짓 개는 필중이네 옥상에서 살게 되었어요. 참치 산책, 밥 주기, 똥 치우는 일까지 필중이와 필서가 나눠서 하게 되었으니 필중이가 싫어할 만도 합니다. 참치가 온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바로 아빠지요. 지난 주까지 보험을 팔던 아빠는 회사를 그만둔 후로 엄마와 다투는 일이 잦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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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중이네 건물 2층에는 돼지갈빗집 '시집 못 간 돼지네'가 있습니다. 여름에 창문도 열 수 없을 정도의 갈비 냄새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기도 하지만 계단에 늘어놓은 쓰레기봉투며 채소들과 퀴퀴한 냄새도 나고 가끔 쥐도 볼 수 있어요. 쥐가 참치 밥을 먹는 것을 보고 엄마가 화가 나 아저씨와 싸우는 일도 생겨났습니다. 필서가 영재 캠프에 간 동안 필중의 몫이 된 참치를 나몰라라했을 땐 계단을 무서워하는 참치는 배고픔에 2층 식당 쓰레기를 뒤지기도 했지요. 그러다 참치가 쥐약에 의해 죽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참치의 죽음은 필중이에게는 그까짓 개였으나 필서에게는 그렇치 않았나 봅니다. 2층 아저씨를 의심하여 식당 문에 '나쁜 새끼'라고 적어 놓았지요. 그러다 필서는 아빠가 참치를 죽였다는 증거를 포착하게 됩니다. 그 일로 인한 필서의 가출, 아빠의 실직과 부모님의  잦은 다툼 등은 필중이로 하여금 그동안 보지 못했던 타인의 아픔을 보게 되지요. 그리고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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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중이에게는 그저 그까짓 개였던 참치가 필중이의 삶에 끼여들면서 필중이의 하루는 그전과는 달라집니다. 그까짓으로 치부했던 일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미처 알지 못했던 가족들의 비밀을 알게 되지요. 처음 예상과 달리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도 서로 전하지 못했던 각자의 비밀이 가족과의 관계에 작은 틈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과 마주하면서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가족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더군다나 '그까짓 개'라고 치부했던 참치가 가지고 있던 진가가 드러나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네요. 우리는 그동안 그까짓이라 치부하면서 외면했던 것들이 참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그 사람만이, 그 상황만이 가지고 있는 진가가 있음을 우리는 참 많이 잊고 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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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개》는 주인공 필중이를 통해서 허투로 보았던 것들을 똑바로 바라보는 법을 배워야 함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가 그까짓 것이라 생각하며 하찮게 여기는 모든 것들에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의미가 부여되어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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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그까짓 개'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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