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럭 공작소 작전 개시! - 경쟁심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31
송방순 지음, 권송이 그림 / 소담주니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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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끈기, 화해, 좋은 습관, 배려 등 어린이 인성을 위한 동화 시리즈 소담주니어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31번째 이야기는 경쟁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주물럭 공작소 작전 개시!>>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을 하게 됩니다. 부모들은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기고, 걷고, 달리기를 원하죠. 그렇게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경쟁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른 채 경쟁을 하며 자라지요. 하지만 그 경쟁심에 올바른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이에 태어나면서부터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선의의 경쟁심을 알려주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입니다. 이 동화책은 올바른 경쟁심을 가질 때 자기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음을 주인공 영재를 통해 자연스레 알려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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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싶은 마음'을 '경쟁심'이라고 해요. 그런데 알고 있나요? 경쟁심에는 올바른 생각과 목표가 있는 '선의의 경쟁심'과 욕심으로 가득 찬 '나쁜 경쟁심'이 있어요. 둘 다 노력하여 이루는 것이기나 하지만 결과는 반대지요. '선의의 경쟁심'은 자기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지만, '나쁜 경쟁심'은 상대방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망가뜨릴 수 있거든요. 여러분 마음속에는 어떤 경쟁심이 들어 있나요? 어떤 경쟁심을 가져야 할 뼘 더 성장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표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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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 제빵 학원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약속하고 결혼하게 된 엄마와 아빠는 작은 빵집을 차려 행복하게 살았다....기보다는 밤마다 돈 계산하고 새로 생긴 큰길 빵집 때문에 싸우다 하소연하다를 반복하고 있지요. 엄마 아빠 얘기를 들은 영재는 큰길 빵집이 생긴 뒤 손님이 뚝 끊겨 빵과 쿠기를 예전의 절반도 안 만든다고 하니 빵집 문을 닫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어요. 수업이 끝나고 엄마들끼리 친해서 영재 빵집에 자주 왔던 소라 엄마는 빵집 쿠폰이 생겼다며 영재를 데리고 큰길 빵집에 데려갔습니다.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큰길 빵집이 궁금해 따라 들어간 영재는 빵 가짓수가 많은데다 가격도 싸고, 일하는 누나들이 모두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커피도 팔고 구석에 간이 테이블과 접이식 의자가 놓여 있는 것을 보니 빵집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미워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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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는 큰길 빵집을 무너뜨릴 작전을 짜기로 했습니다. 직접 빵과 쿠키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주는 <작전 1호> 작전명 : 빵을 살포하라!!, 행운의 선물이 펑펑 쏟아지는 10주년 이벤트를 여는 <작전2호> 작전명 : 돌격하라!!, 최신 휴대폰을 사려고 모아 둔 돈으로 큰길 빵집의 빵을 구입해 약점을 찾아보기 위한 <작전 3호> 작전명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고, 홧김에 큰길 빵집 유리창 가득히 낙서를 하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아빠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의 허점을 찾는 것은 나쁜 방법이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노력해야함을 일깨워주지요. 결국 빵을 만들 때 엄마 아빠가 외우는 주문 '수리수리 마수리~ 우리 빵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져라, 얏!' 은 곧 효력을 발휘하게 된답니다. 나쁜 경쟁심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심이 영재네 빵집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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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경쟁을 해서 이겨야만 살아남는 요즘 사회는 삭막하고 점점 무서워지고 있지만 경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선의의 마음을 갖는다면 경쟁은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니까요. 영재가 가졌던 나쁜 마음과 선의의 마음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요? 스토리도 재미있고, 경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네요. 엄마 아빠가 함께 읽어도 손색이 없는 마음에 쏙 드는 시리즈였기에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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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주물럭 공작소 작전 개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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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지음, 권명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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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르 바쉐르는 내게는 좀 생경한 작가이지만 그의 데뷔작 <도시의 소녀>는 푸케 데쿠르베르트상, 이후 <내가 세기를 청산하는 방법>은 장 아밀라-멕케르상과 라이온스클럽 문학대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작가였다. 특히 이 책 <<조직된 한패>>는 엥텔랄리에상(Prix Interalli) 최종 후보작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고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 나갈 만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라고 하니 작가와 작품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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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플로르 바쉐르는 이 소설을 쓴 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경제나 금융을 도통 모른다는 것이 갑갑했다. 그런데 그것들이 도처에 관여하고 모든 걸 지배하고 있다. 나는 무엇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지가 흥미로웠고,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리고 싶었다. 모든 진실을 말하는 건 쉽지 않으나, 소설이야말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말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다.'라고. (본문 3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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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된 한패>>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럽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경제 스릴러 소설로 경제나 금융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용어도 생소했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탐욕의 상징이 되어버린 윌스트리트를 배경으로 미국 다국적 투자은행 폴만팍스에서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세바스티앙은 CEO 캠플린으로부터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폴만팍스를 위해 일하느라 아버지로서 쌍둥이 아이들을 혼동했고, 남자로서 아내 곁을 지켜주지도 자식으로서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걸 시간도 없었던 그에게 이 사건을 잘 해결한다면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게 된다. 중책을 안고 돌아가는 길에 세바스티앙은《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실린 새벽녙 트레이더 한 사람이 센트럴파크 저수지에 익삭체로 발견되었으며 FBI는 이를 두고 복수에 의한 살인을 의심하고 있다는 기사와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사진을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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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세바스티앙과 그의 6명의 대학 동창들 - 경제신문사《비지니스 데이》의 기자 클라라, 클라라의 남편이자 재경부장관 비서실장인 베르트랑, 기업현상그룹《퓌블릭》의 홍보전문가 바네사, 부실자산 금융전문가로 은행을 고쳐 주는 의사인 제레미, 제레미의 아내이자 클라라의 절친 앨리슨, 출세지상주의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고독한 해커 앙투안-이 연루되어 고군분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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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대부분은 인생의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 자신은 물론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가, 불현듯 아이폰에 볼모로 잡힌 작업에 회의를 느끼고 삶의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린 걸 발견한다. 언제 성공의 다리에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무력감, 안락한 삶 뒤에 감추어진 죽음과 어둠의 세력을 깨달으며 살아 있으면서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좀비 상태가 된다. 그런 그들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오직 미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다. (본문 3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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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조직된 한패>>는 일곱 대학 동창들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생소한 경제 용어와 내용으로 쉽게 읽히는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세바스티앙의 죽음과 문그리스 회계 장부의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스토리는 점점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권력자의 부패, 부조리가 신랄하게 보여지고 있는 이 작품에서 저자는 '전 세계를 주목시킨 최악의 금융 사태와 그리스 사태 배후에 어떤 결탁이 있었는지를 파헤치고, 그로 인해 파생된 온갖 피해는 모두 국민들의 몫이 되었으며, 실제 사건을 조작하고 가담한 이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음을 역설(출판사 서평 中)'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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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몽규 세트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소설 + 유고시집 초판 복원북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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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표석을 수정하라!

일본 정부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한 윤동주 · 송몽규의 '사인을 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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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조선에 저지른 일본의 만행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청년 윤동주를 그렇게 악독한 수법(약물 생체 실험으로 사망하게 한 것으로 추측된다)으로 살해한 일 또한 지탄받아 마땅한 죄악이다. 윤동주의 영원한 친구이며 동반자인 송몽규 역시 윤동주와 같은 방법으로 삶을 마감했다. 지금이라도 일본은 민족시인 윤동주의 사인(死因)에 대하여 일말의 의학도 없이 철저히 조사하여 그 내용을 공개 자백하고 깊은 애도와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본문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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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윤동주란 이름에서 슬픔과 희망을 받았다고 한다. 슬픔은 천재 시인의 요절이었고, 희망은 그가 남긴 시에서 기인했다고 말한다. 서시를 만나고부터 젊은 날 열병을 앓았던 저자는 1917년 용정에서 출생하여 1945년 2월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0대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은 민족시인 윤동주,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며 고종사촌 형인 혁명가 송몽규, 각기 다른 성품이지만 단짝이었던 이들을 영웅으로서가 아니라 꿈 많은 두려움 없던 철부지 청소년기를 일본의 지배하에서 그들이 누렸던 젊음은 어떤 색채와 그림자를 갖고 있을까에 주목하여 이 책을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이들의 소년 시절을 생생하게 그리기 위해 '똥주와 멍구'라는 별명을 작업하였고, 그들의 삶의 궤적을그대로 뒤따르기보다는 소년 똥주와 멍구가 꿈꾸었던, 그들의 꿈을 그리고자 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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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순이가 원하는 건 오로지 조선의 독립이었어. 관순이가 말했어. 어떤 모진 고통이라도 참을 수 있지만 나라를 잃은 고통만은 견딜 수 없다고. 나라를 위해 바칠 목숨이 하나 뿐인 것이 자기의 슬픔이라고!" (본문 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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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동갑내기 친구이자 고종사촌 형인 몽규와 함께 동주는 순이를 함께 마음두면서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서로 양보하기도 하는 각별한 사이다. 몽규의 주선으로 순이와 만남을 갖기로 한 이들은 순이와 함께 온 수옥이로 인해 명신여학교에 새로 부임한 강윤희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강윤희 선생님의 단짝이었던 1919년 기미년의 독립 만세의 주인공인 유관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과 동갑이었던 유관순의 이야기를 듣게 된 동주와 몽규는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 반문하게 되었다. 집으로 가던 중 동주와 몽규는 우에하라 형사가 추격하고 있다는 강도가 동주네 우물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물에는 금괴가 있었는데 이는 금괴를 호송하던 헌병대를 습격해서 독립군들이 숨겨놓은 것으로 이후 조선어와 역사를 가르치는 박동진 선생님이 범인으로 주목되어 연행된 후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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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박동진 선생님 등 일련의 일들을 겪게 된 동주와 몽규는 대한제국 임시정부로 직접 금괴를 운반하겠다고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우에하라 형사에 의해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외사촌 지간이자 독립 운동을 하던 김창섭은 이들과 금괴를 위해 목숨을 내놓게 되고, 동주와 몽규는 박동진 선생님과 창섭이 형님 그리고 강윤희 선생님을 위해서,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 위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이들은 백범 김구에게 금괴를 전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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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몽규는 품 안의 금괴를 무사히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였다. 극도의 긴장이 계속되는 나날이었다. 검문을 피하기 위하여 청소 분뇨차를 얻어 타기도 하고, 석탄 운반용 탄광 열차에 몰래 숨어 타기도 했다. 어떤 날은 하루 온종일 걸었다.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고 근육에는 경련이 일어났다. 굶기를 밥 먹듯이 할 수밖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노숙하는 날도 많았으며 일본 군대와 마주치기도 여러 번이었다. 아슬아슬한 고비들을 넘어서 드디어 도착할 수 있었다. (본문 227,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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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렇게 암울한 현실에서 살았던 동주와 몽규의 소년 시절을 담아내고 있다. 일제 치하 속에서도 감성을 잊지 않았고, 희망과 용서를 버리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내가 이렇게 '내 나라'라고 부를 수 있는 현재를 살아갈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와 그들을 향한 슬픔, 안타까움이 솟구쳤다. 이런 암울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놓치않았던 이들에 대한 감사와 죄송함이 밀려온다. 시를 통해 자신에게 부당했던 모든 것들을 용서하고 이해하고 사랑하고자 몸부림쳤던 윤동주. 이 책을 읽고나니 「서시」가 더 쓸쓸하고 슬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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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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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1941. 11. 20.)..

가장 아름다운 청춘의 시기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나의 소설은 그의 죽음을 부정하고 싶다. (본문 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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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우리는 가까운 이웃이지만 서로 보이지 않는 장벽을 드리우고 있기도 하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역사 왜곡 등으로 지난 날을 부정하고 있는 일본, 이들의 잘못된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이웃이 될 수 없으리라.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몽규와 혼다가 친구가 되고 후에 혼다가 몽규를 도와주는 내용은 작가가 일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일본과 우리가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일본이 밉고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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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영화로 소설로 그리고 시를 통해 윤동주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10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청춘으로 남아있는 윤동주 그리고 송몽규,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그들의 이름이 오랫동안 기억되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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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 - 2014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라임 청소년 문학 21
마르티나 빌드너 지음, 김일형 옮김 / 라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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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가 되면 친구는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되곤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소중한 존재는 한 순간에 또 멀어져 원수지간이 되기도 하지요. 딸아이의 사춘기 시절을 지켜보면서 친구라는 존재가 가지는 기묘함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친구이자 곧 경쟁상대가 되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서는 그 기묘함이 더욱 크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사실 지금 고3 딸아이는 그런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상대의 실패가 상대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가장 절친이지만 경쟁상대가 되어버린 두 아이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네요. 비록 경쟁상대이긴 하지만 서로에게 좋은 친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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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완벽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나디아와 카를라의 이야기입니다. 나디아의 방과 카를라네 거실은 벽을 사이에 둔 이웃으로 카를라가 이사온 뒤 같은 학교에 들어가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둘은 함께 다이빙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체육중학교에도 진학하게 되지요. 나디아는 다이빙이 없는 삶도, 카를라가 없는 삶도 상상할 수가 없었어요. 나이다와 카를라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유별나게 사이가 좋았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았지요. 다이빙에서 카를라는 유독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나디아는 그런 카를라를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았어요. 카를라가 하도 특출해서 경쟁은 커녕 샘도 나지 않을 지경이었고, 오히려 '다이빙 선수들의 여신'인 카를라를 자랑스러워했지요. 엄마는 나디아에게 카를라를 뛰어 넘으려 하지 않는 것을 꾸중하지만 나디아는 카를라의 실력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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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열쇠를 잃어버린 카를라는 엄마의 야근으로 나디아의 집에서 자고 가게 됩니다. 그날 카를라는 나디아의 방 벽에 난 구멍으로 엄마가 어떤 아저씨와 함께 집에 온 것을 알게 되지요. 카를라는 그 아저씨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심했고 나디아는 그런 카를라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디아는 종종 다른 친구들로부터 카를라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카를라와의 우정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비밀이 생겨나고 갈등도 생겨나게 되지요. 설상가상 아저씨로 인해 카를라는 다이빙 대회에서 집중할 수 없었고, 나디아가 우승을 하게 됩니다. 나디아는 우승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면서도 카를라에게 죄책감을 느끼지요. 이렇게 둘 사이에 미묘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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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친구를 만드는 방법>>은 지금을 살아가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정말 잘 묘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친구, 우정은 시시때때로 변합니다. 떨어지면 안 될 것처럼 좋다가도, 서로 눈을 흘기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어지지요. 서로에게 완벽한 친구였던 나디아와 카를라처럼 말입니다. 좋아졌다 싫어졌다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정말 알 수 없는 친구 관계이지만, 사춘기 시절의 친구는 그 시기를 견디게 해주는 가장 좋은 선물입니다. 사춘기 시절의 친구 관계는 어른들의 눈에는 정말 기묘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 사춘기 시절을 돌아보고 또 사춘기를 겪는 자식들을 바라볼 때, 그 시기에 내 옆에 있던 친구는 정말 가장 완벽한 친구가 아닐까 싶네요. 사춘기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에 서로가 있어 견뎌내고 또 성장하게 되니까 말이죠. 이 책은 다이빙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통해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고, 재능과 경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이 책이 내 아이에게 경쟁이라는 구조로 인해 미묘한 관계에 놓은 친구와의 관계를 정립하는게 도움이 되어줄 듯 싶습니다. 그리고 그로인해 또 한 뼘 성장하게 되겠지요? 서로를 성장케하는 친구, 그것이 바로 서로에게 가장 완벽한 친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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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 사람과 동물을 이어주는 생각 그림책
브룩 바커 지음, 전혜영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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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문화가 커져가고 있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동물에 대해 상당히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생태적인 특징일 뿐이지, 인간의 인생과 다를 바 없는 그들의 삶 자체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래서일까요? 책 제목에 쓰여진 '동물들의 슬픈 진실'이라는 문구가 유독 눈길을 끄네요. 태어난 날 할머니에게서 동물 그림책을 선물로 받은 이후로 평생 동안 동물들에 대한 열렬한 관심을 가지게 된 저자는 틈만 나면 동물 그림을 그렸고, 그림을 더 그려달라는 동료들의 응원에 힘입어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림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SNS스타가 되었다고 하네요. 또한 이러한 저자의 작품은 「뉴욕 타임스」와 「가디언」 등 유명 신문에 실리면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책에서 읽은 동물 이야기가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었으며 동물도 인간만큼이나 복잡하고 갈등하며 사는 존재였음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지구상의 동물은 저마다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동물과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동물들의 슬픈 사연을 알게 되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느끼게 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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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파충류와 양서류, 포유류, 유대류, 해양 포유류, 어류, 조류, 곤충류와 거미류, 무척추동물로 총 8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에 수록된 152가지 동물은 귀여운 동물 그림과 코믹하고 위트 넘치는 한 줄 멘트로 담겨져 있답니다. 동료들이 그림을 더 그려달라고 했다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캐릭터만큼이나 귀여운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동물 그림에 곁들여진 말풍선은 과학적 상식에 작가의 상상력을 입혀 기록하였는데, 마치 동물들이 직접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듯 하네요. 자기가 낳은 알을 먹는 장지뱀, 형제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불도롱뇽, 평생 엄마를 만나지 못하는 바다거북, 눈이 있는 위치 때문에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하는 돼지, 눈보다 더 작은 위를 가진 안경원숭이, 발정기 때 짝짓기를 못하면 병들어 죽고 마는 암컷 페럿, 임신 기간이 350일이나 되는 암컷 피셔, 단맛을 느끼지 못하는 고양이, 하루에 두 번 8분씩 쪽잠을 자는 게 전부인 개미, 태어난 후에 어미의 몸을 먹으면서 자라는 거미, 심장이 없는 해파리 등 슬픈 진실을 갖고 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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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에세이로 분류되어 있지만 귀여운 그림과 한 줄 멘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동물을 좋아하는 어린이부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책이에요.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하찮게 여기던 개미에게도 삶이 있고, 그 삶 속에 슬픔이 있는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동물도감에서 보던 동물들의 생태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어요. 그들의 삶 속에서 힘들고 버겁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삶도 되돌아보게 됩니다. 동물들이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저자의 동물 사랑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물과 그림에 대한 식지 않은 애정을 가지고 계속해서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하니, 다음 작품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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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동물들의 슬픈 진실에 관한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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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2016-08-08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보고 내용이 궁금했는데 자세히 알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