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와 휴머니즘 세계 석학들이 뽑은 만화 세계대역사 50사건 6
이수석 지음, 조명원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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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6학년 딸 아이의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하고자 하는 목표 중의 하나는 세계사 책읽기다. 올해 중학생이 된 아들을 둔 선배엄마가 중학생이 되기전에 꼭 세계사 책을 읽어보라는 조언을 했기 때문이였다. 역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딸아이가 쉽게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만화로 된 역사책을 권유했다. 베스트셀러로 김영사에서 출간된 <먼나라 이웃나라>를 권해보았으나, 만화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렵다며 힘들어하던 와중에, <<역사와 논술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제대로 된 세계대역사>> 라는 이 시리즈를 알게 되었다.
만화 세계사로 이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먼나라 이웃나라>를 출간한 김영사에서 출간한 책이기에 내용면에서 믿을 수 있었으며,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50선>>로 학습만화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준 출판사 브랜드라는 점에서 조금의 망설임없이 책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인문고전 시리즈를 접해본 독자들은 공감하리라 생각되는데, 인문고전 시리즈는 만화에 대한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바꾸어준 책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내용면에서 알차고,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서 어렵지 않게 지식을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분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본 책 <르네상스와 휴머니즘> 역시 인문고전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그대로 수록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기존의 흥미 위주의 만화 형식을 탈피하여, 지식과 정보 전달에 중점을 두었으나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유쾌함을 느낄 수 있어서 초등 중학년 이상이라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1장 르네상스의 시대적 배경.....봉건제가 무엇인가요?
2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장원제도에 대해 알고 싶어요
3장 지리적 탐험과 도전과 모험의 시대.....종교개혁은 왜 일어났을까요?
4장 천문학의 발달과 코페르니쿠스적 의식의 전환.....아라비아 숫자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5장 의학과 발달과 식물학,동물학의 발달.....활자의 개발이 르네상스 부흥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6장 르네상스의 기술.....길을 잃었을 때 어떻게 방향을 찾았을까요?
7장 르네상스의 철학.....다시 쓰는 항해사
8장 르네상스의 문학.....중세 유럽인들의 지리상의 탐험을 한 진짜 이유는 뭘까?
9장 중세시대의 르네상스 시대로의 변화, 그리고.....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한눈으로 보는 르네상스 미술사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는 제대로 된 눈을 가져야 하고, 그러려면 개인의 삶과 인류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한 시대를 지배했던 강대한 문명과 제국이 몰라할 때는 지배 세력이 자신의 가치에 대한 과신이 빚어낸 오만함이 있었고, 그 오만에 취하고 젖어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를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상과 국경, 종교와 인종을 넘어서는 맑고 큰 눈을 가져야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획자 머리말 中)

책 전체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기획자의 의도가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에 부합되어, 역사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잘 전달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와 같은 소피스트 철학자들의 인간중심 세계관은 중세로 넘어 오면서 신(神)중심의 세계관으로 변했고, 그러다가 다시 근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인간증심의 세계관이 필요하게 되었다.  르네상스(1350~1550), 신항로의 발견(15세기), 종교개혁(16세기) 3대 사건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3대 사건은 의식의 전환이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먼저 발상해 알프스 북쪽으로 전파된 그리스,로마 시대의 문화 부흥 운동인 르네상스는 문화, 예술 전반에 걸친 고대 그리스 문화사와 고래 로마 문화사의 재인식과 재수용을 의미하는 일종을 시대적 정신운동이라 할 수 있다.
르네상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일생과 업적을 통해서 그 시대의 문화적 변화를 엿 볼 수 있었다. 15세기 르네상스의 특징은 인간성의 재발견뿐만 아니라 미지의 세계를 찾았다는데 있는데, 이로 인해 항래를 위한 새로운 지도가 만들어지게 되었었고, 신대륙 식민지 경영을 목적으로 항해를 시작한 콜럼버스와 최초로 세계 일주에 성공하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목숨 걸고 입증한 마젤란이 탄생하게 되었다.
르네상스는 특히 발상의 전환,의식의 전환을 두고 있는데, 코페르니쿠스를 통해서 천문학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천문학 뿐만 아니라 의학, 식물학, 동물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는 등 르네상스는 인간이 스스로 자연형상을 파악하고 주체적으로 자연현상을 이해하려는 인간중심적 사고로 변화했다. 이것이 바로 르네상스의 인본주의 ’휴머니즘’이다.



르네상스로 인해 인간 중심의 사고로 전환되었고, 이를 통해서 인간의 사고와 창의력에 대한 가능성이 표출되었다. <<르네상스와 휴머니즘>>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부여하고, 자존감을 높임으로써 자신이 만들어가는 개인의 역사에 르네상스의 시대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부분들을 통해서 우리가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역사를 배워야하는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 점은 아닐런지.
역사를 왜 배우고 이해해야하는지, 역사가 주는 의의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끌어주고 있는 내용이 마음에 든다. 수박겉핥기 식으로 역사적 사건만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주는 역사를 이해함으로써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지침서로서의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해본다. <<만화 제대로 된 세계대역사>> 시리즈는 <인문고전 시리즈>와 더불어 학습만화의 강점을 잘 살려낸 시리즈라는 생각이 든다. 

(사진출처: ’르네상스와 휴머니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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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사 이야기 1 - 카이스트 신동원 교수님이 들려주는 하늘과 땅의 과학 한국 과학사 이야기 1
신동원 지음, 임익종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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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에 대한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주로 서양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서양 과학사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 우리나라의 과학사는 세계에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몇 가지 외에는 주목할 만한 내용이 별로 없었다. ’과학’이라는 자체가 서양에서 집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었고, 서양 과학사에 대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만약에 이 책 <<한국 과학사 이야기>>를 접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우리나라의 과학사가 가지고 있는 훌륭한 점을 끝내 알지 못했을 것이고, 아이들에게도 우리나라의 과학사에 대한 자긍심을 이야기해주지 못했을 것이다.
왜 그동안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었던 창조성 넘치는 과학사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사실 편독이 심한 나로서는 두툼한 책과 과학이라는 부분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아가는 흥미로움과 우리나라 과학사에 대한 놀라움으로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과학사 이야기>> 1권에서는 하늘과 땅의 과학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삼국사기><고려사>등 우리나라의 여러 역사서들의 기록들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글들을 통해서 조상들의 과학에 대한 탁월했던 능력과 지혜를 엿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세계 고인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2만 5000개 가량의 한국의 고인돌에서 선사 시대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관찰하고 새겨놓은 점과 기준에 따라 좋은 곳에 고인돌을 놓은 점을 봐서 오래전부터 천문학과 풍수학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이 열심히 하늘을 관측하고, 풍수지리를 발전시킨 것은 지금 우리의 학문과는 연구와 성격이 크게 달랐다. 하늘 관측을 통해서 나라의 정세와 전쟁의 승패 점치기 위한 목적이었고, 풍수와 하늘은 주로 농사를 위한 연구였다.
그러나 지금의 연구와는 사뭇 다른 성격을 가지고 천문학과 풍수지리를 발전 시키고 연구하며 기록했던 내용들은 현재 우리의 천문학과 풍수지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고려사>에 적혀있는 186번의 가뭄 기록, 1002년(목종 5년) 6월 우리나라 최초의 화산 폭발 기록, 고려 시대 84번, 조선 시대 490차례의 지진 기록 등은 늘 관찰하고 기록한 역사서를 통해서 좀더 나은 삶을 위해서 노력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비록 100년 전 처음으로 큰 공 세 개(해, 달, 지구)로 지구가 공중에 떠서 돈다는 학설을 제시한 김석문의 학설이 ’세계 최초의 지전설’이 아니었음에 아쉽고, 현재 풍수지리가 ’과학인가, 미신인가’에 논란에 휩싸이고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의 과학사가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한 관찰과 노력으로 발전해왔고,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점이다.
많은 사진자료와 역사서의 기록을 인용한 내용들이 우리나라 과학사에 많은 흥미를 일깨우고 있다. 초등학교 다니는 딸 지영이와의 대화로 이끌어가는 부분이나 설명 등을 볼 때, 저자가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정확히 읽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과학사에 다루고 있지만,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시작된 천문학과 풍수지리학의 발전 과정은 우리나라의 생활 모습과 역사를 이해하기에도 용이하다. 현재 측우기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 역사적 의미는 대단하지만, 사실 그시절 측우기를 만들었던 목적은 가뭄 끝에 단비가 너무 반가워서 얼마나 내렸는지 정확히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과학은 세상에 대한 궁금함을 풀어내고,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한 목적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한국의 과학사를 배우고, 역사 속에 드러난 우리의 생활모습과 문화를 배우는 것은, 그들의 지혜를 통해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과학적 발전을 통해서 우리는 더 많은 부분에 호기심을 갖게 되고,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해 또 다른 발전을 이루어내고 그로 인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한국 과학사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금껏 서양 과학사에 가려져 있는 한국의 과학사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많이 알려져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이런 자긍심은 훗날 세계의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자신감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과학사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 발전이 어느 정도였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서양의 과학사에만 열광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은 마음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책들을 통해서 한국의 과학사가 어른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많이 알려질 수 있었으면 싶다. <<한국 과학사 이야기>> 시리즈는 분명 우리의 과학사를 알리는데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

(사진출처: ’한국 과학사 이야기1’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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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생의 사랑 푸른도서관 42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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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사랑, 꿈, 신념 등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가 바로 청소년 시기가 아닌가 싶다. 수많은 갈래길에서 내가 가야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도 하고, 등 떠밀려 길을 걷다가 고뇌하고 후회하기도 하고, 그러다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또다른 고민을 하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닌가 말이다. 
저자는 인생의 고락이 깃들어 있는, 인간의 삶 자체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길’에 걸맞는 인물 조생, 조연을 그려냈고, 조연의 삶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걷고 있는 청소년들의 수많은 고민에 해답을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사랑을 하게 되고, 아픔을 겪게 되고, 신분을 넘어선 우정을 나누고, 정암을 만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학업에 대한 즐거움을 찾고, 그로인해 신념을 갖게 되는 과정이 조연이라는 한 인물에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다. 

연은 노복 황업산의 배웅을 받으며 명나라 연경으로 사행을 떠난다. 이야기는 연이 사행을 가는 과정과 과거로의 회상이 교차하면서 이루어진다. 명나라로의 사행은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보여주고 있고, 과거의 기억은 길을 찾기 위해 헤매던 연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길의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또다른 길을 칮은 연은 꿈을 찾게 된다. 
부모의 죽음으로 노복 황업산의 등에 업혀 지냈던 연은 열학당의 밤나무 가지에 앉아있던 한 아이를 알게 된다. 기화는 여자였지만 그 어느 훈장님보다 학식이 높았다. 연은 그런 기화를 사랑하게 되었고, 기화 역시 연과의 혼인을 약속했다. 욕심이 많은 기화의 꿈에 이끌려 연은 성균관에 입성하게 되지만, 기화의 욕심을 채워줄 수는 없었다. 
결국 기화는 자신의 꿈, 집안을 살려줄 수 있는 여문생과 혼인을 하게 되고, 연은 그로인해 아픔을 겪게 된다. 어린시절부터 기화 옆에서 자신을 지켜봐주던 애기의 사랑은 보지 못했고, 학업에 대한 열의마저 잃게 되었지만, 정암을 통해서 학업에 대한 열정과 신념을 갖게 되고, 이상과 현실 속에 고뇌하던 연은 왕친이었던 파릉군 이경이 연에게 다가옴으로써 우정을 알아간다.
기묘사화로 인해서 정암 조광조가 사사되고, 동료들이 유배되는 과정에서 이경의 도움으로 풀려난 연은 자괴감을 느낀다. 

권력이 주는 힘을 알고 있었던 기화와 여문생과 달리, 굳은 신념으로 정의를 보려했던 연은 소위 말하는 든든한 빽이었던 우정을 나눈 파릉군 이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소유하려 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경의 도움으로 어려운 상황을 빠져나왔을 때조차, 연은 자신만이 홀로 살아남은 것에 대한 절망에 빠지게 되었던 게다.
황사로 앞이 보이지 않는 명나라, 그곳에서 홀로 말을 돌린 채 조선이 아닌 명나라를 걷고 또 걷게 된 연은, 사행길에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진정한 삶을 찾기 위한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서게 된게다.

황사 속에서 보았네. 때로 길 밖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 곳에서 말을 달렸네. 천산의 늙은 걸인을 찾아갔네. 그처럼 걷고 싶었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네. 내 삶을 지탱해 준 것들을 보고 싶었네. 그래, 천산에서 그대를 보았지만 그렇게 보냈네.
나를 위해 천 리 배웅길에 뼈를 묻은 여인이 있어 아름다웠고, 유년의 시절부터 나를 들뜨게 한 여인이 있어 아름다웠고, 불우한 내 삶을 밝혀 준 노복이 있어 아름다운 꿈이었네. 나를 세상과 이어준 정암 선생과 기재 선생이 있어 아름다운 꿈이었네. 길고 곡진한 우의를 맺은 자네가 있어 또 아름다운 꿈이었네.
(본문 296p)

한미한 향반의 처지여도 자신의 주인인 왕친 앞에서 당당했고, 무엇보다 노복 황업산을 제 피붙이처럼 깍듯이 예우했던 연이 자신의 신념을 갖고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이끌어주고 보듬어주었던 이들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비록 자신의 의지가 아닌 기화를 통해서 성균관에 입성하게 되었지만, 길 잃은 자신을 보듬어주던 이경이 있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정암고 기재가 있기에 연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던 게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진정한 우정을 깨닫게 되고, 하고자 하는 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청소년들에게 조연은 그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어두컴컴한 바다에 빛을 밝히는 등대같은 인물이 아닌가 싶다.

<<조생의 사랑>>에서는 조연 외에도 강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부모를 여의 조연을 등에 업고 다녔던 황업산은 명나라에서 실종된 조연이 오기를 애태게 기다리며 임자도 없는 학궁으로 말을 끌고 걸어다닌다. 대문앞에 버려진 자신을 거두어준 주인에 대한 보답이라 하지만, 목매어 자살한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를 가진 조연을 바르게 이끌어준 인물이기도 하다.
학식이 깊다해도 여자이기에 자신을 내세울 수 없었지만, 당당했고 자신의 꿈을 남편을 통해서 이루려는 기화와 유모의 딸로 기화의 이복동생으로 늘 조연을 바라보며 희생했던 애기는 같은 시대를 살아온 두 여성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왕친의 자손으로 태어난 이경은 가슴에 자라고 있던 커다란 사자 한 마리가 왕친이라는 자신의 환경으로 인해 사자가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슬픔을 알고 있기에 슬픔을 간직한 연의 아픔을 기꺼이 보듬어 줄 수 있었으리라.

연 뿐만 아니라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시대 속에서 각자의 아픔을 간직하고, 그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가려고 애쓰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고민들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조연이 사랑과 우정과 정의와 신념들의 고뇌를 헤쳐가는 과정을 통해서 삶이란 무엇인가를 깨우쳐 가는 그 ’길’이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고민들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는 작은 해답이 되었으면 한다. 

"누구나 꿈꾸고 바라는 만큼 걷게 된다네. 이 자리에서 모든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게.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옳거나 그르다고 단정지을 수 없네. 자신이 바라는 대로 단정해 버리는 일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라네." (본문 1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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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살림어린이 더 클래식 1
앤서니 브라운 그림, 루이스 캐럴 글, 김서정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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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고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한 권 쯤은 가지고 있는 책이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일 것입니다. 아동 환상 문학의 효시라 불리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순수하게 아이들의 즐거움과 상상을 위해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저자 루이스 캐럴이 세 꼬마 아가씨를 배에 태우고 뱃놀이를 하며서 즉흥적으로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탄생되었습니다. 
반면 "앤서니 브라운"은 독특한 일러스트로 유명하며 <우리 엄마><우리 아빠가 최고야><터널><돼지책><우리는 친구> 등을 통해서 가족과 형제 그리고 친구와의 사랑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일러스트를 이야기할 수 있는데, 현실주의 화가인 마그리트로부터 영향을 많은 그의 그림은 사실적인 묘사가 뛰어납니다.

오로지 상상으로만 가능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사실적인 묘사가 뛰어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과 만났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더불어 작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나도록 최대한 입말체를 살리기 위해, 원어 속의 많은 말장난들을 우리말 말장난으로 재미있게 번역한 번역가의 노력이 가미되었기에 이 책은 그야말로,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는 순수하게 어린이들을 위한 즐겁고 재미있는 책으로 탄생되었다..할 것입니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이 생각보다 많이 실리지 않았다는 점이었는데, 곳곳에 실려진 그림 속에 앤서니 브라운만의 독특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의 위안을 받게 됩니다.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구멍으로 떨어지는 장면, 버섯을 먹고 앨리스의 목이 짧게 혹은 길게 늘어나는 장면, 앨리스와 여왕이 대면하는 장면 등에서는 앤서니 브라운의 삽화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토끼가 말을 하고, 키가 줄었다 커졌다 하며, 눈물이 강물이 되고,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이상한 나라에 간 앨리스의 모험은 읽고 또 읽어도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저자 루이스 캐롤의 상상력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상상력이 가득한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상상력을 일깨우고, 순수한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더불어 앤서니 브라운의 일러스트는 이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할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리라 생각됩니다.

 

언니는 이 꼬마 동생이 언젠가는 다 큰 아가씨가 돼 있을 모습을 그려 보았어요. 동생이 그렇게 성숙한 때에도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를 언니는 간절히 바랐어요. 자기 주위에 다른 어린 아이들을 모아 놓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줘서 아이들의 눈을 반짝이게 하기를 바랐지요. 오래전에 꾸었던 그 이상한 나라의 꿈 이야기도 그 가운데 들어 있을 거예요. 동생이 자신의 어린 시절과 행복한 여름날을 기억하면서 아이들의 순수한 슬픔을 함께 느끼고, 아이들의 순수한 기쁨을 느끼며 즐거워하기를 언니는 간절히 바랐답니다. (본문 171p)

이상한 나라에 다녀온 앨리스는 언니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언니는 앨리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 루이스 캐롤은 함께 배를 탄 세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면서 아이들이 이런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교훈과 감동을 주는 이야기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오랫동안 간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이들의 즐거움을 위한, 순수한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많이 쓴 ’앤서니 브라운’의 삽화가 가미되고 있으니 분명 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의도가 충분이 전달되어 지리라 생각됩니다.

그동안 다양한 구성으로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여러 권 읽어보았지만, 이 책이야말로 어린이들이 눈높이에서, 어린이를 위해 씌여진 책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진출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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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지구를 만들어요 - 전문가가 들려주는 환경 이야기
정회성 지음, 양은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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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환경 문제를 다룬 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는 이야기이며, 우리의 의식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환경 오염의 심각성, 그에 따라 우리가 해야하는 일들을 다룬 책이 너무도 많기에, 어쩌면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을테지만, 환경 문제는 아무리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한다고 해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녹색 지구를 만들어요>>는 국내 최초로 환경 전문가가 어린이를 위해 쓴 환경책이라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정책학을 공부한 저자는 현재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쉽게 실천할 수 잇는 환경 대안을 만들고 나누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나누어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환경 오염의 원인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담아냈습니다.



지구는 커다란 운동장의 작은 모래 한 알 정도의 크기밖에 안되지만, 어쩌면 우주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는 단 하나뿐인 행성일지도 모릅니다. 지구는 겨우 1도만 바뀌어도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 지구의 온도는 지난 100년 동안 평균적으로  약 0.75도 정도 올랐고,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그 두 배인 1.5도가 올랐다고 합니다. 
올 초에 내렸던 엄청난 양의 눈과 추석에 내렸던 큰 비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것은 바로 이런 환경 오염과 관계가 깊습니다. 
북극의 빙하가 아주 빠르게 녹아 바닷물의 높이가 점점 높아지면서 투발루 정부는 2001년에 국토를 포기한다는 발표를 했고, 이미 면 년 전부터 몰디브의 작은 섬들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으며, 팔라우공화국, 마셜제도 공화국 등 태평양의 39개 섬나라도 몇십 년 뒤에는 바닷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릴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주변에는 몇 년째 아주 심각한 가뭄과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 되고 있어요, 이로 인해 강과 시냇물이 마르고 우물마저 말라 자기 소변을 받아 마셔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많은 동식물들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지구 상에서 사라져 버리게 될 것이며, 이미 북극곰의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지구의 환경은 점점 파괴되어 갔고, 결국 인류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 주었던 인간의 욕심이 지구 온난화를 발생시켜 인류의 생존에 대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1997년 2월, 일본에서 열린 ’교토 의정서’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으며, ’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탄소 시장이 생겨남에 따라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기술을 가진 국가나 기업이 미래에는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30%로 줄이기로 약정하면서 ’에너지 소비 총량제’를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서 미래는 식량 위기가 닥쳐오게 될 것이고, 각종 무시무시한 전염병이 유행하게 되고, 생물이 멸종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그 대처방안으로 태양, 바람, 물, 해양, 지열, 생물, 쓰레기, 수소에너지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때입니다.
허나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에 앞서 더 시급한 것은 개개인의 의식 개혁을 통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제철음식을 먹고, 쓰레기 양을 줄이고, 분리수거, 대중교통 이용 등 우리 힘으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어린이의 10대 실천 사항
1. 나와 우리 가족의 탄소 발자국을 확인한다.
2. 고기 먹는 양을 줄이고 유기농 채식을 늘인다.
3.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서 먹는다.
4. 전열기 사용을 줄인다.
5. 재생용지를 아껴서 이용한다.
5. 걷고, 자전거를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7. 숲을 가꾸고 야생 동물을 보호하는 운동에 참여하자.
8. 친구들과 녹색 선물을 주고 받는다.
9. 물건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한다.
10. 탄소 배출을 줄인 물건을 산다. 

환경의 심각성을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는 ’나 하나쯤은’ 이라는 생각으로 여전히 소극적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기후 변화로 인한 폭설과 폭우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실천할 때입니다. 
환경 전문가가 통계 자료와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기록한 환경의 이야기는 그 어떤 책보다 환경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앞으로 이 지구를 책임을 우리 어린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바른 습관을 가져다 줄 듯 합니다.
우리는 이제 모두 저자만큼 훌륭한 환경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지구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이고, 후세에서 잠시 빌려왔기에 잘 돌려주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 ’녹색 지구를 만들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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