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9
시미즈 치에 지음, 야마모토 유지 그림, 안미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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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우린 친구잖아>>는 나와는 조금 다른 친구와의 우정을 다룬 동화책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에서 장애아동인 태민이에 대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어요. 다만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아동임을 느끼게 되지요. 이야기 속에서 태민이는 장애아동이 아닌, 단지 우리와 조금 다른 친구일 뿐이었지요. 태민이를 장애를 가진 친구라는 편견을 주지 않기 위한 저자의 마음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책 정보에서 좀더 특별한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시미즈 치에는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 아동의 엄마라고 하네요.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장애인이 겪는 불편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이 장애에 대해서 편견을 갖거나 차별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자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 장애는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병’이 아니라 단지 조금 불편할 뿐이고 약간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책 정보 中)고 합니다. 그런 탓에 이야기 속에 태민이가 장애아동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는 1학년에 입학하게 된 마루가 조금 특별한 친구인 태민이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태민이의 1인칭 시점으로 담아냈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1학년에 입학하게 된 마루는 교실 뒤쪽에 자기 엄마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게 됩니다. 그 아이는 입학식이 끝날 때까지 제자리에 앉지 않았지요. 마루는 그런 아이가 이상했는데, 엄마는 부끄러움이 아주 많은 아이일거라 말씀하셨습니다. 다음 날, 태민이는 또 엄마와 학교에 왔고 마루의 짝이 되었습니다. 엄마에게 딱 붙어서 자신을 힐끔힐끔 훔쳐보기만 하는 태민이가 부끄럼쟁이인 것 같아서 마루는 사이좋게 지내자고 먼저 말을 걸었고, 그날부터 마루와 태민이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태민이는 날마다 엄마와 함께 학교에 왔는데, 엄마가 가시고 나면 아침마다 울었죠. 하지만 금세 마루의 이름을 부르며 입을 벌리고 헤헤거리면서 안기려고 했습니다.

 

 

태민이는 국어와 수학 시간에는 무지개 반에서 공부를 했고, 음악 시간과 미술 시간에는 마루의 옆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했습니다. 태민이는 엄청 큰 소리로 엉망진창 노래를 불렀고, 미술 시간에 마루는 태민이를 도와주느라 자신의 그림은 하나로 못 그릴 때도 있었어요. 그런 태민이는 마루에게 한 번도 고맙다고 하지 않았죠. 태민이는 잘 넘어지는데 달리기만 하면 금방 넘어지고 울어서 일으켜 줘야했고, 책가방을 정리할 때도, 체육복을 갈아입을 때도 도와줘야 했습니다. 당근과 피망을 못 먹는 태민이를 위해 마루도 좋아하지 않는 당근과 피망을 선생님께 들키지 않게 몰래 먹어 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반 친구들과 함께 도서실에 책을 빌리러 가던 날 자신을 부르며 쫓아오는 태민이가 싫어서 일부러 계단을 뛰어 내려갔습니다. 그런 자신을 뒤쫓아 오던 태민이는 그만 발을 잘못 디뎌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지요. 입에서 피가 막 쏟아지고 울면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는 태민이를 본 마루는 자신의 탓인 거 같아 무섭고 떨렸지요. 하지만 태민이는 죽을 물고기 페로를 화단에 묻어주고 슬퍼하는 아이었고, 태민이에게 화를 내지 않는 아이었고, 방긋방긋 잘 웃는 아이었습니다.

5월 운동회 연습이 시작되고 1학년은 춤을 추기로 했습니다. 모두 춤연습에 한창이지만 태민이는 그러지 못했죠. 마루는 점심시간에 축구를 포기하고 태민이에게 춤을 가르쳐줍니다.

드디어 운동회날, 떨리는 마루에게 웃음을 지어주는 태민이 덕분에 마루는 무사히 춤을 추었고, 태민이도 마루가 춤연습을 도와준 덕분에 무시히 춤을 추었지요. 점심시간에 자신 것보다 큰 딸기를 마루에게 툭 던져주는 태민이를 보면서 마루는 태민이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고 있었습니다.

운동회날 발을 삐어서 학교를 결석 할 수 밖에 없었던 마루와 태민이가 한참 만에 만났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오는 태민이가 넘어져 울고, 그런 태민이를 향해 뛰어가던 마루도 넘어지고 말았어요.

 

 

"괜찮아?"

태민이는 이번에도 아무 말하지 않고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방긋방긋 웃고 있었어.

"있잖아, 태민이. 우리 진짜 닮았다, 그렇지?" (본문 80p)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몸이 조금 불편할 뿐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동화책에서는 장애를 가진 마루를 편견없이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태민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의 관심이 더 필요한 친구일 뿐이지 우리와 틀린 친구가 아니었지요. 잘 웃고,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마음 착한 친구였어요.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는 태민이와 태민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마루가 서로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는 과정이 유쾌하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태민이를 장애인이라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은 이 이야기에서 태민이는 그저 다른 친구의 도움이 조금 필요한 아이일 뿐임을 잘 전달해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괜찮아, 우리 친구잖아>>는 어린이들에게 태민이와 마루의 특별한 우정이야기를 통해서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법과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따뜻한 책이 되어줄 듯 합니다.

 

(사진출처: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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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번 안석뽕 -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271
진형민 지음, 한지선 그림 / 창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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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부문 대상작 <<기호 3번 안석뽕>>은 코믹한 표지 삽화와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학교 회장 선거를 둘러싼 일주일간의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인데, 유쾌한 이야기 속에는 우리 사회의 선거 과정을 축소해놓은 듯 했으며, 재래시장과 대형 마트와의 문제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겁지 않게 오히려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기호 3번 안석뽕>>은 다짜고짜 금요일을 시작으로 삶아 먹든 구워 먹든 다시 금요일까지 일주일간의 에피소드를 담아냈는데, 재미있는 소제목이 눈길을 끈다. 작가의 센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금요일, 시장 근처에 몇 달째 가림막 쳐 놓고 공사하는 곳이 FBI 한국 지부가 들어올 곳이라며 황당한 얘기를 늘어놓는 조조(조지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석진이와 기무라(김을하)는 고경태가 전교 회장 선거에 나가 회의를 한다며 교실에서 나가달라는 소리에 발끈하게 되고, 엉뚱하게도 이 사건으로 석진이는 조조와 기무라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교어린이회 회장 후보로 나가게 된다.

월요일, '1등 학교를 만드는 기호 1번 고경태'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손 팻말들을 구호에 맞춰 흔들고 있는 후보를 보면서 기무라와 조조 역시 선거 운동에 동참한다. 떡집을 하게 되면서 하루 종일 시장 근처를 누비며 놀았던 석진을 보며 시장 골목 사람들은 '떡집 석뽕이'라고 불렀는데, 친구들은 선거용 팻말에 '안석뽕을 전교 회장으로!' 쓴다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다수결의 희생양으로 석뽕이라는 말을 쓰기로 결정되고, 석진의 자존심은 무너진다. 그리고 마침내, 몇 달째 둘러쳐져 있던 공사용 가림막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P-MART'가 세워져 있었고 시장은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화요일, 조조와 기무라의 코믹한 선거운동으로 석진이네는 이목을 끄는데 성공하지만, 공약을 거는 일은 너무도 어려웠다. 공부 잘하는 1등 학교를 만들겠다는 고경태, 네 가지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방민규. 결국 이들은 시장에서 철학관을 운영하는 거봉 선생님에게 묻게 되는데, 선생님은 "어떤 사람이 국그릇에 숟가락을 담그고 일 년을 기다렸다. 그 사람이 국 맛을 알 수 있겠냐?"라고 되묻는다. 이에 아이들은 학교 애들에게 어떤 공약을 걸면 찍을 건지 묻게 된다.

수요일, 교실 유세를 하느라 바쁜 세 친구들, 그리고 대형 마트가 세워지면서 술렁이는 시장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얼마전 시장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슈퍼집 외동딸인 백발마녀는 석진이가 회장 후보를 나가는데 추천해주는 대신 시키는 일을 해주기로 약속을 받아냈는데, 백발마녀는 석진이를 앞세워 피마트에 바퀴벌레를 살포한다.

 

목요일, 결국 백말마녀와 석진은 경찰서에 가게 되는데, 시장 사람들은 한심하고 답답한 어른들 대신 애들이 나섰다며 이대로 손 놓고 있지 말자고 결의를 한다.

금요일, 드디어 회장 선거 투표 날이 되었다. 그동안 왜 회장이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친구들에 이끌려 보냈던 일주일이었지만, 석진은 비로소 왜 회장이 되고 싶은지 알게 되었다. 훌륭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선거 공약과 달리 석진은, 개와 사자의 일화를 들려준다.

 

 

"쟤는 왜 저렇게 공부를 못하는지, 얘는 뭣 때문에 자꾸 말썽을 피우는지, 그리고 우! 바퀴벌레 사건은 도대체 왜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서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까요." (본문 131p)

 

비록 석진은 회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석진을 통해서 보여준 회장 선거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아이들은 가장 진심으로 그 자리를 원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비밀리에 전해 오는 일주일쯤 뒤, 시장 사람들은 빨간 조끼를 맞춰 입고 피 마트 앞으로 출근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고, 시장은 아이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 등을 통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북색통을 이룬다. 무엇보다 대형마트의 영업규제에도 불구하고 재래 시장이나 중소 슈퍼마켓 등의 활성화 목적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래시장 어귀에 들어선 대형 마트 문제가 이 동화를 통해서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오늘 방민규는 다른 사람 물어뜯느라 바빠서 정작 자기가 어떤 회장이 되고 싶은지 얘기할 시간이 없었다. 남을 흉보고 깍아내리면 자기가 저절로 올라간다고 생각했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갈빗집 사장을 뽑는 게 아닌 다음에야 물어뜯기만 하는 애를 뭘 듣고 찍어 주겠나.

어?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모든 걸 귀신같이 알고 있었다. 가장 진심으로 그 자리를 원한 사람이 누구고, 가장 지저분한 마음으로 선거판을 어슬렁거린 게 누구였는지. 입 속의 밥알들이 비로소 꿀꺽 넘어갔다. (본문 136,137p)

 

 

<<기호 3번 안석뽕>>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어린이회장 선거를 통해 1등이 최고임을 추구하는 어른들,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야 1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이야기 속에 담아낸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수록한 내용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줄 듯 싶다.

그리고 아이들도 알았을 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이루지는 것은 없다고. 시끄럽게 한다고 달라질 게 없으리라 생각했던 어른들은 비로소 행동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함으로써 분명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행동으로 꺼져가는 불씨에 희망이 타올랐다. 행동하지 않으면 이루어지는 일은 없음을 아이들도 느낄 수 있었으리라.

 

(사진출처: '기호 3번 안석뽕'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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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탐정 1 :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 -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 1
허교범 지음, 고상미 그림 / 비룡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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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을 권할 때는 되도록이면 수상작, 추천작을 위주로 선별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좀더 유익하지 않을까, 라는 철저히 엄마 입장에서만 선택한다. 방학이 되면서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읽지 않았던 책 좀 읽어라~는 잔소리가 시작되었는데, 독서가 아닌 학습이 되어버린 책 읽기가 아이들의 관심을 받을리는 만무하다. 독서는 아이들에게 학습이 아닌 즐거움으로 다가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엄마는 '수상작'에 또 눈이 꽂힌다.

그런데. 제1회 스토리킹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 심사 위원제'를 도입하여 어린이 100명이 직접 뽑은 문학상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수상작과는 많이 다르다. 어린이 도서임에도 어른들의 심사에 의해 선택되었던 문학상을 어린이들이 직접 선택한다는 점은 정말 획기적이라 할 수 있으리라.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을 선택한 우리 어린이들의 독서 수준이 정말 수준급이라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다. 아이도 엄마인 나도 정말 단숨에 읽어버릴만큼 재미있었던 탓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 무엇인지, 엄마가 아닌 스스로 책을 선택해서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는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이 준 깨달음이라 해도 좋으리라.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추리와 모험을 담은 이야기로 초등5학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추리와 모험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소재로 독자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그 흥미 속에 '질문'이라는 키워드를 수록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추리와 모험의 시작은 문양이가 갖고 싶은 프라모델을 사주지 않는 엄마 탓에 심통이 나고 결국 마술사와의 카드내기에서 한자 학원비 중 3만원을 잃었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마술사는 커서 마술사가 되는 게 꿈인 탓에 불리는 이름으로 특히 카드 마술을 잘하는데, 마술사는 10개의 카드 중 상대가 고른 카드가 무슨 카드인지 정확히 알아 맞췄다. 내기에서 이기면 프라모델을 살 수 있다는 기대에 선뜻 내기를 하여 학원비를 잃게 된 문양이가 걱정을 하자, 단짝 친구인 명규는 '스무고개 탐정'에게 도움을 청한다. 스무고개 탐정은 스무 가지 질문만으로 어떤 사건이라도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해서 스무고개 탐정인데, 머리 모양이나 입은 옷이 마치 멋쟁이 어른의 모습을 따라한 듯 보였다. 스무고개 탐정은 문양이에게 "왜 도와주어야 하는지" "애초에 내기를 왜 했는지" 에 대한 질문으로 스무고개를 시작하였고, 질문과 마술사와의 내기를 통해 그 비밀을 파헤치고 문양이의 3만원을 되돌려받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문양이의 고민은 해결되었지만 마술사가 실종된 것이다. 반장인 다희의 행동으로 스무고개 탐정은 마술사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이 다희임을 확신하였고, 다희를 통해 알게된 내용을 기반으로 마술사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서점 옆에 있는 빨간 간판 은행 현금 인출기 앞으로 단서를 찾으러 나선다. 마술사가 간 길을 쫓아가던 이들은 마술사의 것으로 보이는 카드 10장과 조커 카드 1장을 발견하게 되고, 이 카드로 마술사가 남긴 힌트가 무엇인지를 추리하게 된다.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독특한 주인공과 흥미로운 소재로 흡입력이 강한 작품이다. 추리, 모험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속에 용기, 감동,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까지 잘 버무려놓아 유익함까지 갖추고 있으니 100인의 어린이들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겠다. 프라모델이 단순한 장난감이라 생각하는 엄마와 달리 아들 녀석 역시 문양이가 좋아하는 프라모델 이야기에 한껏 동화되어 단숨에 책을 읽어버린다. 재미있는 것은 스무고개 탐정의 질문은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추리를 감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주지 않았기에 독자들도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더욱 책 속에 빠져든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흡입력이 가진 열쇠의 비밀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문양이처럼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수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가면 좋을까? 그 해답은 바로 스무고개 탐정에게 있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다보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게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바로 그런 용기와 지혜를 보여주고 있다.

제 2회 스토리킹 수상작은 어떤 작품이 될까? 벌써부터 이 문학상에 수상될 작품들에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읽고 싶은 책,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지혜 등이 담긴 책을 아이들이 직접 뽑는다는 수상작이 주는 의미가 매우 크다.

 

(사진출처: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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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와 빵 셔틀 박장군 콤플렉스 극복 동화 3
이재희 지음, 김은주 그림, 임영주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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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 극복동화>는 역경을 극복한 위인을 통해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힘찬 내일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동화 시리즈입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칭기즈칸 아저씨가 들려주는 고민 극복기 <칭기즈칸과 소심한 강인해>, 역사상 가장 못생긴 장군이었던 강감찬 아저씨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강감찬과 납작코 오빛나>에 이은 세 번째 이야기는 친구들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장군이가 용기를 얻고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맥아더와 빵 셔틀 박장군>>입니다.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고등학생들의 집단 따돌림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탓에 문제는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아이들은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하지요. 우리 아이들이 학교 폭력, 왕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큰 사회적 문제이니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 폭력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내용의 동화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해답은 '싫다고 말하는 용기'에 있었지요. 이 동화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그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장군이, 규호, 수지는 대식이와 인규, 소란이와 또다시 같은 반이 되었다는 사실에 절망합니다. 학교가 가기 싫어 뭉그적거리던 장군이는 아침 텔레비전 뉴스에서 유치원 다닐 때부터 단짝이었던 민조의 자살소식을 듣게 되지요. 왕따를 당하고 나쁜 녀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민조가 견디기 어려워 결국 자살을 한 것입니다. 엄마는 민조와 같은 일을 당하면 꼭 말하라고 하지만, 대식이와 인규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장군이는 차마 말하지 못합니다. 외국인을 닮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을 만나게 된 새 학년 첫날이지만 장군이는 수업 내내 죽은 민조 생각을 했습니다. 첫날부터 장군이는 대식이와 인규로부터 편의점에서 몰래 빵을 가져오는 일을 시킵니다. 물건을 훔치는 것은 싫다고 하지만 전에 문구점에서 대식이 탓에 도둑으로 몰린 일을 퍼뜨리겠다는 협박에 어쩔 수 없이 대식이를 따라갑니다. 하지만 결국 장군이만 걸리게 되지요. 셔틀 1호인 장군이 뿐만 아니라 셔틀 2호 인규도, 왕따를 당하는 수지도 늘 괴롭힘을 당합니다.

다행이도 담임 선생님은 장군이에게 다가가 고민을 들어주었고, 장군이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듯 하여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지요. 장군이는 수지와 함께 아이들에게 맞서기로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대식이가 가지고 있던 아픔도 함께 달래줍니다.

 

"더 이상 그 애들의 말을 따르지 말고, 그 애들에게 맞설 수 있는 용기를 키워라." (본문 45p)

 

 

<<맥아더와 빵 셔틀 박장군>>은 동화 속에 아이들이 겪는 고민을 그대로 반영하고 스스로 느끼고 깨우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장군이를 보면서 스스로 해결할 시간을 갖고 절망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도록 한 것이지요. 맥아더 장군이 장군이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들려주었던 아이들의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동화는 이렇듯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용기와 희망을 선물합니다. 더불어 부록으로 수록된 아동문학이자 부모교육전문가 임영주의 [하루하루가 힘든 친구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힐링 메시지]를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며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그렇게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조금씩 용기를 갖게 됩니다.

 

 

덧붙히자면, 동화 속에는 학교 이미지와 책임 문제로 아이들의 괴롭힘을 묵인하고자 하는 6학년 선생님이 등장합니다. 올바른 지도, 선생으로서의 관심, 학교에서의 역할이 필요한 요즘, 맥아더 선생님처럼 아버지같은 선생님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네요.

용기를 갖고 맞서려는 아이들에게 믿음을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왕따, 학교 폭력에 관한 내용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맥아더 장군의 용기가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 '맥아더와 빵 셔틀 박장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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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
킴벌리 맥크레이트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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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이 주연과 제작을 맡아 영화화를 결정하기로 한 작품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가 나의 시선을 끈 것은 '그곳엔 내가 모르는 딸이 있었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가족이란 그렇다. 서로 많이 알고 있다는 자만 때문에 오히려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나와 중 3 딸아이 사이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춘기 열병을 혹독하게 앓는 딸 때문에 힘들었던 나는, 내가 낳은 아이임에도 딸의 속내를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아마 내 딸에 대해서는 나보다는 딸의 친구들이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곤 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아이들, 그래서 너무도 험한 세상이기에 딸에 대한 걱정으로 늘 노심초사다. 그런 걱정으로 딸을 더 많이 알고자 하지만, 아이에게는 간섭이고 구속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설이 좀 길어졌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그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어느새 책 속에 완전히 빨려들어가게 되었다.

 

10월 24일, 뉴욕 최대 로펌의 유능한 변호사인 케이트는 딸 아멜리아가 3일간의 정학에 처해졌다는 펄 학장의 전화를 받게 된다. 학교 규정에 따라 보호자가 데리러 오지 않으면 보낼 수 없다는 학장의 말에 케이트는 학교로 향하지만 전철이 지연되는 탓에 1시간을 넘게 늦게 되었고, 가까스로 학교에 도착한 케이트는 아멜리아가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다음 학기에 파리로 보내달라던 아멜리아와 아직 끝내지 못한 이야기도 있었고, 요즘 들어 집에 늦게 들어온 점에 대해서도 사과할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이제 이야기는 9월 14일 비밀클럽의 초대를 받는 아멜리아의 이야기와 11월 26일 직장에 복귀해 '아멜리아는 뛰어내리지 않았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게되면서 죽음의 진실을 찾기 시작하는 케이트의 이야기가 중첩적으로 수록된다. 자살한 아이의 어머니가 된 것도 모자라서 상황을 부정하는 어머니였음을 인지한 케이트는 딸을 죽음으로 몰아간 진실을 찾기 위해 딸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절친인 실비아와 절대 클럽은 가입하지 않기로 약속했던 아멜리아는 여자아이들만의 클럽인 맥파이스에 가입하게 되고 실비아에게는 비밀로 한 채 혹독한 절차를 밟아나간다. 아멜리아는 클럽에서 알게 된 딜런을 좋아하게 되면서 자신이 게이임을 알게 되고, 프린스턴 여름 프로그램에 같이 신청하면서 알게 된 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의지해간다. 그런 와중에 발신을 알 수 없는 아빠에 관한 알 수 없는 문자를 받게 된 아멜리아는 미혼모였던 엄마가 그동안 들려주었던 아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진실을 찾아보려 하지만 엄마에게는 답을 들을 수 없게 된다. 클럽에서의 일들이 점점 상황이 악화되어가면서 아멜리아는 엄마와 상의하고 싶었지만 번번히 기회를 놓치게 된다.

아멜리아의 과거 흔적을 더듬어가던 케이트는 아멜리아가 따돌림을 받았던 흔적과 블로그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이 전혀 몰랐던 딸의 생활들을 알아가게 되는데, 그 흔적을 쫓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아멜리아에게 말하지 못했던 케이트의 비밀이 밝혀진다.

 

"모든 걸 꿰어 맞춰보니, 아멜리아의 인생에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알았어야 하는 거겠죠. 나쁜 일이었던 것 같아요." (본문 166p)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는 요즘 십대 청소년들의 문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고액의 수업료를 내야하는 명문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sns를 통한 소통과 테러, 그리고 문란한 성생활과 탈선을 통해 현 십대들의 잔인한 사회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 속에서 희생양이 되어야했던 아멜리아는 학교의 추악한 이면에 또 한 번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친구를 보호하고 싶었고, 사랑을 되찾고 싶었던 아멜리아의 슬픈 과거를 쫓아가는 엄마 케이트의 마음은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이 슬프고도 잔인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현실과 맞물려지면서 생생하면서도 잔혹하게 느껴졌다는 점이 읽는내내 힘겹게 했다.

나는 도대체 누가 아멜리아를 죽음에 이르게 하였는가에 대해 엄마 케이트를 쫓아 아멜리아의 과거에 주목하면서 계속되는 반전에 놀라워했는데, 죽음에 관한 반전에서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마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사람의 모습에 주목했는데, 알고보니 그 높이가 높지 않았다는 허무함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결론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두 사람을 쫓아가는 동안 느꼈던 긴장감은 가슴을 졸이게 했음은 분명했다.

 

평생 동안, 나는 엄마가 늘 집에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정말로 엄마가 필요할 때 엄마는 항상 눈치를 챘으니까. 그리고 내 곁에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정말 필요한 지금, 엄마는 전혀 눈치를 못채고 있었다. (본문 363p)

 

잔인하고도 참혹한 십대들의 문화를 엿보면서 십대의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마음인지라 더욱 무거웠다. 그들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과 내 아이에 대한 걱정스러움이 앞선 탓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딸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아이의 고민에 귀 기울여주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내 아이가 나를 정말 필요하는 순간, 나는 딸의 곁에 있었주리라는 다짐만 몇 번이고 되내이게 된다.

 

십대의 복잡하고도 잔인한 내면과 딸의 과거를 쫓는 엄마의 애끓는 심정을 담은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가 니콜 키드만을 통해 어떤 영화로 선보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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