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빠 학교 - 좋은 아빠, 멋진 아빠를 만드는 아빠 학교 교과서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4
권오진 지음, 권규리 그림 / 행복한미래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두 아이가 어릴 때 남편은 아이들과 늘 함께 목욕을 했다. 육아에 대해서 완전히 초보였던 나는 육아서를 자주 보곤 했는데, 책에서 본 구절을 인용하여 남편에게 아이들의 사회성을 위해 목욕을 함께 해주길 권했고, 그로인해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할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엄마가 책 읽어주기보다는 아빠가 읽어줄 때, 아이들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는 책 읽어주기도 권했다. 가끔이지만 책 읽어주는 아빠는 아이들에게도 큰 즐거움이었다. 아빠들의 육아참여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전형적인 한국 아빠인 남편에게는 내가 권한 일들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 대한 마음으로 잘 실천해 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얼마 전, 아빠와 함께하는 아이들이 사회성이 더 좋다는 뉴스를 남편과 함께 보게 되면서 때마침 읽고 있던 <<행복한 아빠학교>>를 권했다. 아직 책을 펼쳐보지는 않은 듯 하지만, 아빠의 육아참여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함께 뉴스를 보면서 느꼈던 터라, 싫은 내색은 하지 않는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것은 부디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이 책을 읽어보라는 것이다. '행복한 아빠 전도사'역할을 하고 있는 권오진 저자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아닌 아빠만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꼭 인지해주기를 바란다. 육아는 엄마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빠 학교는 곧 사랑의 학교입니다. 아빠가 아이를 돈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따라다니면서 관심에 동참해주고, 소질에 격려하면서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빠는 아이에게 고급 노하우를 전할 수 있으니 매우 경제적이면서 실천적인 일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소통과 교감이 많아지면서 가족은 하나가 되고, 행복은 저절로, 함께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아빠 학교를 우리 아이들이 "아빠, 최고야!"를 외치는 행복 충천소로 만들어 보세요. (본문 7p)

 

아빠 학교에서 아빠의 역할은 자신이 겪었던 실패와 좌절과 불행까지도 반면교사로 삼아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인데 아이는 그런 가르침을 통하여 실수나 실패를 줄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고, 그 결과 아이는 점점 스스로 하는 힘이 쌓이게 되며, 삶 자체를 코디할 수 있는 자신감과 자유정신과 도전정신이 충만해진다고 한다. 아이와 바로 통(通)하는 방법은 소통이다. 소통의 핵심은 많이 들어주기인데, 아빠들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우월적 위치에 앉아 뭐든지 가르치려고 애쓰다 보니 건조한 명령을 사용하게 되는데, 양육에서의 소통은 아빠가 자녀에게 하는 설교나 훈계가 아니라 아이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맞장구도 치며 같이 좋아하는 것이다. 내 남편이 가장 크게 범하는 오류가 바로 이 소통법이다. 우월적 위치에서 뭐든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다보면 중3 사춘기 딸아이와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로 끝이 난다. 혹여 남편이 책을 안 읽는다면, 이 부분은 내가 꼭 읽어주리라.

 

소통이란 상하관계나 수직관계에서 하는 대화가 아니다. 수평적인 상태에서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는 너와 나의 교감이며 상호작용이다. (본문 16p)

 

저자는 황금만능주의의 팽창과 사교육의 맹신으로 아이들의 인성 형성에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아빠와 아이의 놀이는 그 차제로 다수의 인성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 기본적인 차이는 세상을 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남자는 광각렌즈로 보지만 여자는 망원렌즈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전체를 보는 힘은 창의성에 영향을 주는데 남자는 전체를 보는 힘이 강하다. 소통의 세계에서도 남녀의 차이는 뚜렷하다. 남자는 논리적이지만 여자는 비논리적이다. 이외에도 기본 양식, 에너지의 형태에서도 남녀의 차이를 보인다.

 

지구 인구의 반이 남자이며 여자인 것처럼, 최고의 양육법이란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다. 이제 엄마와 아빠, 그리고 교육계가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속성을 이해하고 균형과 조화를 이룬 아이들의 인성 형성을 위하여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본문 61p)

 

저자는 교감하는 아빠, 표현하는 아빠, 탐구하는 아빠, 대화하는 아빠, 친구 같은 아빠를 통해 아이와 통하고, 아이의 감성을 키우며, 아이의 창의력과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두 아이와 함께했던 일들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행복한 양육의 통로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두고, 인정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인 나의 기준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판단해야 하며 공부의 고단함에 대한 측은지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 부모의 마음이 전달될 때 아이는 여유를 갖게 되고 스스로 하려고 할 것이다. (본문 98p)

 

저자는 아이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쉬운 테크닉 중 업어주기가 단연 최고라고 한다. 아이는 업히는 순간 이미 모든 것을 말하려는 자세가 된 것이며, 이것은 마술이라고 표현했다. 요즘 부모들은 점점 아이들을 사육시키고 있어 정서와 감성은 메말라가며 창의성은 고갈되고 있다. 이에 놀이터의 관념은 변해야하고, 놀이 공간은 아이들 인성의 보물창고이며, 미래의 성장동력이 됨을 저자는 강조한다.

 

아이와의 놀이란 곧 행복 놀이다. 아이와 놀면서 행복을 주고받으며 누리는 것이다. 일단 한 번 노는 것이 중요하고, 또 할수록 쉽다. 그래서 놀이는 곧 콜럼버스의 달걀이다. (본문 124p)

 

아빠들은 사회에서 그리고 가정에서도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무조건 열심히 돈을 벌었지만 그 결과 가족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결국 외톨이가 되고만다. 아빠와 유대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은 아빠와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방법도 눈에 띄지만 6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는 8가지 전략]은 내 남편에게도 꼭 소개하고 싶다. 직업의 특성상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남편은 아이들과 친하지만 가부장적인 면이 있는 남편이 아이들과 좀더 가까운 관계를 형성했으면 하는 마음탓이다.

 

친구와 친구 사이는 공통의 추억이 많아야 한다. 아빠가 아이와 많이 놀아주면 그것이 추억이 되고, 그러면 친구 사이가 되는 것이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많은 놀이를 할수록 친구 같은 아빠가 될 수 있으며 아이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 (본문 235p)

 

주말이면 한창 놀 나이의 열 살 작은 아들래미는 아빠와 놀고 싶다고 말한다.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할지 막막한 남편은 함께 게임을 하자고 권한다. 하지만 아이는 아빠와 땀을 흘리며 몸을 비비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 저자는 간단히 말한다. 그 해답은 '축구'라고. 우리 부모들에게는 역지사지가 필요하다. 우리가 어린 시절, 부모가 어떻게 해주었을 때 가장 좋았으며, 언제 가장 싫었는지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가족해체의 시대, 아빠의 부재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우리 사회 속에서 아빠학교가 가지는 의미는 너무도 크리라. "일요일에 공 차러 갈까?" 한 마디에 아이의 가슴은 설레인다고 한다. 아이와의 놀이, 그것은 바로 가족의 행복 놀이이며,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방법임을 기억하자.

 

이제 인간의 근본적인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족 구성원이다. "사람 나고 돈 났지."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인식하는 마음이 곧 건강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 초심이다. (본문 2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3
이명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스물세 번째 이야기는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가지고 '올바른 사람'을 살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퇴계 이황의 사상을 담은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이다. 이 시리즈는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 도서로 동화 형식을 빌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장점과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데 도움을 준다는 알찬 구성을 가지고 있다. 철학은 다소 어려운 분야인 탓에 아이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데, 이 시리즈는 동화 형식을 빌어 아이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동화 형식이지만 알찬 내용 탓에 어른들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어 그동안 철학을 멀리했던 나도 비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였음에도 유익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주제는 우리 아이들이 꼭 읽어봤음직한 내용이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솔직히 공부가 어렵진 않아. 그런데 사실 가끔은 내가 뭣 때문에 이렇게 공부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뭣 때문은 무슨! 당연히 좋은 대학 들어가고 졸업해서 좋은 회사 들어가 돈 많이 벌고 짱 멋진 차도 사고, 집도 사고, 그러려고 하는거지."

"우리도 어른들처럼 파업 같은 거 하면 안 되나? 어른들은 자기들 주장이 안 먹히면 일 안 하고 파업하면서 시위하잖아." (본문 29p)

 

책 읽기를 좋아하는 승현이, 축구선수가 꿈인 자항이, 제빵사가 꿈인 수환이 그리고 투닥거리는 수환이와 승현이 사이를 중재하곤 하는 믿음직한 현묵이는 모두 6학년으로 한아름 아파트 사총사다. 공부 파업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현묵이는 아빠에게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를 말씀드리게 되고, 교수인 현묵이 아버지의 제안으로 부모님들의 동의를 얻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때까지 아이들을 맡기로 한다. 매주 토요일, 아이들은 현묵이 아버지와 함께 명륜당, 청계천 등을 다니며 어지러운 세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마음을 집중하여 공부를 했던 퇴계 이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사람에게는 존경과 공경으로 대하고 사물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태도인 '경'을 몸소 실천한 퇴계 이황의 마음 자세를 배우며 아이들은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깨달아간다.

 

" '주일무적(主一無適)'은 주도할 주, 하나 일, 없을 무, 갈 적. 즉 한 가지에 주력하여 이리저리 생각이 흩어져 가지 않음을 말한다. 바로 이것이 '경'을 실천하는 방법이란다. 그래서 퇴계 선생님께서는 비록 뜻을 세웠다 하더라도 경을 실천하여 그 뜻을 붙잡지 않는다면 마음이 들떠서 중심을 잡지 못하며 하릴없이 세월만 보낼 것이니 결국은 빈말이 되고 말 것이라고 하셨단다." (본문 54p)

 

자항이가 주운 오천원을 가지고 가기도 하고, 학교에서 조별로 만든 빵을 주섬주섬 담는 지환이를 보며 오해를 하던 현묵이는 놀이방에서 아이들에게 봉사하는 지환이에 대해 알게 되고, 공부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실천하는 공부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는데, '참된 배움이란 마음으로 터득하여야만 절실하여 잡되지 않으며, 글을 모조리 외우더라도 마음으로 터득하지 않으면 흐릿하여 소득이 없으며, 또 마음으로 생각만 하고 몸소 익히지 않으면 위태롭다' (본문 103p)한 퇴계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한 뼘 성장하게 된다.

 

공부든 어떤 일이건 간에 작은 정성을 쏟아 남에게 사랑을 베풀면 그것이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이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는 길입니다. (본문 106p)

 

사총사의 고민은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는 퇴계 이황의 가르침 뿐만 아니라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목표도 없이 부모님에게 이끌려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 큰 공감과 자문을 구하는 이야기가 될 듯 싶다. 철학은 까다롭고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하지만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배우는 학문으로서의 철학이기에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는 철학이란 실생활에서의 실질적인 고민을 풀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학문임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하여 어린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구성이 철학적 사고를 기르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유익하고 알찬 내용의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카툰 형식의 책 표지 삽화가 현재의 실생활과 맞물려 퇴계 이황 선생님의 가르침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어 담아보고자 한다.

 

 

퇴계 이황 선생님의 가르침은 무개념한 이들을 불쌍히 여겨 측은지심(인)을 발하고, 정의로운 마음인 수오지심(의)을 가지며, 양보하는 마음인 사양지심(예)을 기르고, 잘잘못을 분별하여 가리는 시비지심(지)을 밝혀, 인, 의, 예, 지로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망의 기를 잘 다스리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하며, 욕망을 억제할 줄 알아야 훌륭한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 (표지 中)


(사진출처: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본문,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칸트의 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1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마리 퀴리, 베토벤, 조지 오웰, 다윈, 안데르센, 제인 오스킨, 뉴턴, 알프레드 히치콕, 미켈란젤로, 에디슨, 갈릴레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빈센트 반 고흐, 임마누엘 칸트.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아스퍼거 증후군 증상을 보였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타인과의 교류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폐인 중에는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데, 이를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소년이다. (본문 294p)

 

이 책은  제목, 표지삽화로 만난 첫인상이 참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은 첫인상 뿐만 아니라 오래 만날수록 정이 가고,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처럼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읽을수록 호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큰 파도없이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처럼 전반적인 스토리가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잔잔한 이야기는 심심한 느낌이 드는데, 이 작품은 오히려 잔잔함이 너무도 좋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무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서번트 증후군을 지닌 소년이지만, 작가는 작품 속에 한 번도 병명을 등장시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나무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만의 세상에 약간 더 깊숙이, 그리고 조용히 머물고 있을 뿐이다. 마치 이 소설이 대화에 몹시 서툰 내가 힘겹게 타인에게 건네는 이야기이듯이. 어쩌면 우리 모두는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 (본문 294,295p)

 

동생 열무는 꿈을 꾸지 않고, 형인 나무는 환상을 품지 않는 아이였다. 그러나 소장님은 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가르쳐 주었다. 열무는 형과 소장님을 칸트라 불렀고, 이 이야기는 두 명의 칸트에 관한 이야기를 열무가 화자가 되어 이끌어간다.

창밖으로 도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는, 마지막한 집 이십여 채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 갈매기들만이 개벌에 하얗게 앉았다 날아오르는 곳, 황량한 바닷가로 가족은 이사를 했다. 아빠를 제외하고. 십 년째 지속되어 온 규칙이 바닷가로 이사 온 후 시간과 공간의 규칙에 대혼란을 겪고 있던 형과 네 시가 되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책을 하는 남자와의 만남은 나무에게 새로운 규칙이 되었다. 그들은 매일 칸트를 찾아갔고, 칸트를 그들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일이 없을 것 같은 두 칸트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형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칸트였고, 종잡을 수 없는 알쏭달쏭한 말을 건넸으며, 예상할 수 없는 데서 뚝 그쳤고, 뭔가 더 있으리라 기다려도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듯 다시 입을 열지 않는 인물이었다. 열무에게 또 다른 칸트인 나무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 생각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새끼고, 그냥 제 마음대로 믿으며, 더 나쁜 건 거짓말은 절대 못하는데 허튼소리도 안 한다는 것이다. 형의 세상은 형의 머릿속에만 존재하고, 자기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세상으로 들어가면 절대 나올 생각도 없는, 형이 만든 세상 외에, 그 바깥쪽은 아무 의미가 없다.

 

"여행 온 것치고는 너무...규칙적이다. 칸트 같네, 저 사람."

엄마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칸트라면 우리 집에도 하나 있는데 말이야."

엄마의 시선이 해번에 앉아 있는 형의 뒷모습에 닿아 있었다.

칸트, 딱이었다. 형에게도, 남자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본문 34p)

 

나무와 열무가 그의 집에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것은 가야 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으며, 누구도 가라고 강요하지 않았고,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지만 뭔지 모를 무언가가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열무에게 칸트의 말은 속을 짐작할 수 없는 상자처럼 건네졌지만, 열무는 커대한 서랍처럼 자신의 서랍을 촘촘히 쌓아 올리고 있었다.

 

"네가 생각하고 꿈꾸는 것, 이를 테면 이상향이라고 하는 것에 맞는 공간이 있다면 말이다. 우리는 그것을 집이라는 말로 부를 수 있지. 그건 한 칸짜리 서랍이 될 수도 있고 저 넓은 바닷가가 될 수도 있단다." (본문 177p)

 

유명한 건축가였으나, 아픈 상처로 다른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칸트는 두 소년을 만나면서 타인과 접촉을 하게 되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꿈을 꾸지 않았던 열무는 꿈을 꾸게 되었고, 환상을 품지 않았던 나무는 상상을 하게 되었으며, 세상과 단절되었던 소장님은 세상과 소통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소통하지 못했던 이들이 서로 만나 진정한 소통을 하게 되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다. 사실 여기서 나무와 소장님만이 소통하지 못한 인물로 치부되기 쉽지만, 열무 역시 진정한 소통을 알게 된 인물이기도 하다. 두 명의 칸트가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형은 원래 그렇다'는 말로 형과의 소통을 단절시켰던 열무 역시 형에 대한 마음을 열게 되었으니 말이다.

 

<<칸트의 집>>은 소통하는 법, 소통의 의미를 두 칸트의 진솔한 마음을 통해 느끼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지금 소통의 부재를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타인과의 소통을 힘겨워하는 요즘, 두 칸트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건축가인 칸트는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소통을 이어가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를 통해서 자신만의 집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이 참 예쁘고 감동적이다. 나는 지금 어떤 집을 짓고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만들어가는 집의 모습을 가늠해보게 된다. 잔잔함 속에 담아놓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여운깊은 감동을 전한다.

 

"네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나면, 네게 필요한 집도 뭔지 알 수 있게 될 거다." (본문 17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집 괴물 친구들 사계절 저학년문고 59
박효미 지음, 조승연 그림 / 사계절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섯 살 터울이 나는 우리 남매는 하루라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 늘 누나는 동생탓, 동생은 누나탓이다.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될 거 같은데도 두 아이는 이 모든 사태가 상대방 탓이란다. 휴우~ 가끔 작은 녀석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있다. 할 얘기가 많은지 '누나누나' 하며 쫓아다니는데, 누나는 그런 어린 동생이 귀찮아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버럭 소리만 치는 누나가 미워진 작은 아이는 누나한테 심술을 부린다. 오늘 책에서 본 수수께끼 문제를 누나한테 알려주고 싶을 뿐인데, 누나는 그런 동생이 마냥 귀찮은가보다. 어쩌다 큰 아이의 기분이 좋은 날이면, 작은 아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누나누나누나' 부르는 작은 녀석의 목소리도 한껏 신이났다. 그러다 곧 또 큰 아이는 귀찮아하고, 작은 녀석은 또 누나에게 심술이다. 작은 아이는 누나와 함께 놀지 못하는 마음을 심술로 표현하고만다. 도대체 이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야하는지....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지 말라는 나의 거친 목소리는 오늘도 창문 밖을 건너고야 만다.

 

<<우리 집 괴물 친구들>>을 읽으면서 우리 두 아이의 마음이 이렇구나, 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하루 종일 혼자 놀아야 하는 작은 녀석은 저녁이 다 되어서 집에 돌아오는 누나가 참 반가운 존재일 게다. 하루 종일 심심했던 작은 녀석과 달리 누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대화하기, 숙제하기 등 좀체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다. 그러다보니 옆에서 쫑알대는 동생이 귀찮을 뿐이다. 작은 아이는 작은 아이대로, 큰 아이는 큰 아이대로 각자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엄마인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고, 작은 아이는 누나의 마음을, 누나는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던 게다. 이 동화책은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동생과 형의 입장을 담아내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내가 그러했듯이, 우리 집 두 녀석도 요 동화책이면 서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

 

 

상민이가 동생을 스컹크라고 부르는 이유는 몰래 들어와서 방을 뒤지고 아끼는 물건을 슬쩍 가져가는 것이 분명한데 증거는 없지만 냄새가 솔솔 나기 때문이다. 상민이가 스컹크가 미운 이유는 방 문에 귀를 바짝 대고 있다가 엄마한테 고자질 하기 일쑤고, 참다 참다 건드리면 요란하게 울음을 터뜨리는 탓에 엄마가 홀랑 넘어가 버리고 자신만 혼꾸멍이 나는 탓이다. 증거를 찾기 위해 상민이는 장롱 속에 숨었다가 못된 스컹크가 나타나면 현장을 덮치기로 결심했고, 드디어 스컹크가 서랍을 열었다 닫고, 자신의 책가방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현장을 포착하게 된다. 그런 스컹크는 얼렁뚱땅 둘러대려다가 느닷없이 비밀 이야기를 해준다고 한다. 그말에 넘어간 상민이는 스컹크 종민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종민이는 우리 집에 이비야, 툴툴지아, 누툴피피라는 괴물 세 마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형이랑 놀고 싶어. 형이랑 노는 건 뭐든 재미있어. 잡기 놀이도, 숨바꼭질도, 퍼즐 맞추기도. 뭐니 뭐니 해도 젤로 신 나는 건 이비야 놀이야. 생각나 형? (본문 15p)

 

 

무섭지만 재미있었던 이비야 놀이. 이제 형은 유치하고 재미없다고 이비야 놀이를 안 하고, 귀찮다고 저리 가라 소리친다. 형이랑 놀 생각에 형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스컹크라고 놀려도 꾹 참았는데 형은 친구들하고만 킬킬거리며 놀았고 자신만 빼고 축구를 하러 갔다. 종민은 형들이 뭘 하고 놀았는지 궁금해서 살짝 형 방에 갔다가 빨간 보자리륻 뒤집어쓴 이비야와 처음 만났고 이비야와 한 번도 싸우지 않고 놀았다. 하지만 고집쟁이 이비야는 형 책상을 어질렀고, 형 가방을 열었다. 종민이는 이비야가 못 하게 하려고 무지 노력했지만 순식간에 형방이 엉망진창이 되었던 거다.

 

이비야라니. 기가 막혔다. 걸핏하면 내 방을 벌집 쑤셔 놓은 것처럼 해 놓으면서 그게 다 이비야라는 괴물 탓이란다. 나는 스컹크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었다. (본문 36,37p)

 

 

종민이는 이비야 괴물 외에도 우리 집에 살고 있는 고자질쟁이 괴물인 툴툴지아, 누툴피피 괴물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종민이의 괴물 이야기를 들은 상민은 서랍에 괴상한 괴물이 사는데 무조건 내 편이라 생각했었던 때를 떠올린다. 심심할 때 나랑 놀아 주고, 보물을 지켜 주고 속상할 때 위로해 주는 친구 말이다. 친구들이랑 어울려 다니며 까맣게 잊어 버렸던 괴물 친구들. 상민은 눈을 끔벅끔벅하며 쳐다보는 동생이 좀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동생도 이제 어린이가 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형, 그거 알아? 바퀴벌레는 살아 있는 화석이래. 절대로 멸종하지 않는대. 그러니까 형이 아무리 때려잡아도 나는 사라질 수 없다고.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형 동생이라고.

내가 용기를 내서 착하게 말을 걸면 형도 좀 봐줘야지. 형은 내가 말만 걸어도 무조건 때리려고 했잖아. (본문 52p)

 

스컹크 안종민이 눈을 끔벅끔벅하며 날 보았다. 문득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도 이제 나처럼 어린이가 돼 가고 있었다. 숙제도 많아지고, 걸핏하면 어른들한테 야단맞는 그런 어린이가 될지도 모른다.

"스컹크, 형이랑 축구하러 갈래?"

"와! 진짜로?" (본문 92, 93p)

 

 

상민이는 형과 놀고 싶은 종민이의 마음, 동생이라서 서러웠던 일들을 듣게 된다. 늘 종민이의 고자질을 하는 탓에 엄마에게 혼났던 상민이었으나 종민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 상민이와 종민이는 마치 우리 집 남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여 책을 읽는내내 웃음이 났다. 심술 궂은 마음을 괴물로 표현한 작가의 상상력도 압권이었는데, 유쾌함 속에 형과 동생 두 사람의 입장과 마음을 너무도 잘 표현한 훈훈한 결말도 마음에 든다.

우리 작은 아이도 괴물을 친구도 두고 있을까?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누나 편을 들어 다그쳤던 일들을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짠하다. 오늘은 퇴근하면 혼자 괴물들과 놀고 있었을 작은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줘야겠다.

상민이와 종민이처럼 우리 집 두 아이가 이 동화책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사진출처: '우리 집 괴물 친구들'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창비아동문고 166
이상권 지음, 정수영 그림 / 창비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 <성인식><하늘을 달린다><사랑니><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를 통해 이상권 작가와 무척 친숙해졌다. 그의 작품은 청소년문학을 통해 많이 접했는데, 우연히 책장에 꽂혀있는 오래된 동화책의 작가가 바로 최근에 알게 된 이상권 작가임을 알게 되었다. 꽤 오래 전, 큰 아이가 초등학생때 학교 추천도서 목록에 있던 작품이라 구입했던 책이었는데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렴풋한 기억뿐이라, 다시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는데 늘 책장 한 구석에만 있었으니 이 동화책도 정말 오랜만에 바깥 구경을 한 셈이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풀꽃을 접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 아차산이 있지만, 서울태생인 나 역시도 풀꽃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지라, 우리 아이들에게 풀꽃과 친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지는 못했다. 그저 예쁘다, 신기하다라는 감탄사가 전부일 뿐이다. 그런 연유로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에서 만난 풀꽃의 다양한 이야기는 너무도 재미있고 신기했다. 이 책에서는 풀꽃 이름의 유래, 풀꽃의 효능, 풀꽃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 등을 주인공 승찬이가 여름방학동안 시골에서 보내면서 쓴 일기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냈다.

 

 

5학년인 승찬이와 여동생 승미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아주 깊은 산골 마을인 흙내리에 할머니네 댁에서 지내게 된다. 도착하자마자 쐐기에 쏘인 승찬이에게 아빠는 풀을 돌멩이로 콩콩 찧어 다리에 붙어주었다. 그 풀의 이름은 애기똥풀로 풀에서 나온 즙이 갓난아기 똥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애기똥풀 즙은 무척 독하지만 쐐기에 쏘일 때 붙이면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그렇게 승찬이와 풀꽃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잠자리를 쫓는 자신을 비웃는 흙내리에서 유일한 초등 학생인 민구와의 첫 만남에서 다툼을 하게 되는데, 승찬이의 태권도에 민구가 코피가 나게 되고 쑥잎은 민구의 코피를 멎게 해주었다. 승찬이는 이렇게 길가에 흔한 쑥도 달리 보게 되었다.

비 묻은 딸기를 너무 많이 따먹어서 탈이 난 민구는 배앓이를 한 덕분에 익모초라는 풀을 알게 되고, 감기에 걸린 승찬이에게 도라지 뿌리를 솥에다 푹 삶아서 준 할머니 덕분에 도라지의 재미있고 슬픈 유래도 알게 된다.

흙내에서 물놀이를 하고 눈이 충열된 승미에게는 냉이가, 눈다래끼에는 질경이, 사마귀를 없애는데는 씀바귀,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는 정구지, 개한테 물린 상처에는 돌나물, 뱀한테 물렸을 때는 쇠무릎, 두드러기에는 괭이밥, 승미의 버짐에는 제비꽃, 종기에는 엉겅퀴, 치질에는 뱀딸기가 효력을 발휘했다.

 

 

 

여름방학 동안 시골에서 보내게 된 승찬이는 풀꽃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5학년 여름방학 동안 시골 생활의 즐거움, 풀꽃을 알게 된 유익함으로 보내게 된 승찬이는 6학년 여름방학이 되면서 다시 흙내리에 오게되고, 이번에는 풀과 함께 놀이를 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풀로 각시인형을 만들고, 소비름 줄기로 초롱불을 만들어 신랑 각시 놀이를 한다. 질경이처럼 길에서 자라는 그령으로 올가미를 만들어 골탕을 먹이기도 하고, 줄기를 뽑아 새끼줄을 꼬아서 기차 놀이를 하는 법도 배우고, 어른들 화장에 관심이 많은 승미는 분꽃으로 예쁘게 화장하는 법도 배운다. 여뀌로 물고기를 취하게 하여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잡은 물고기는 꿰미풀로 꿰었다. 감자와 꼬막 껍데기로는 근사한 물레방아를 만들 수 있으며 새팥 줄기로는 철모를 만들면 전쟁 놀이할 때 좋다. 승미는 봉선화로 예쁘게 봉숭아 물을 들였고, 잔디 꽃대로는 물 따먹기 놀이를 했다.

 

 

승찬이는 시골에서 보내는 시간동안 학교나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정말 귀중한 경험과 지혜를 얻었다. 승찬이가 자연과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은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는 승찬이를 통해서 그 경험과 지혜를 우리 아이들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시간을 주리라 생각된다. 고구려의 역사와 자연이 담뿍 담은 아차산이 가까운 곳에 있어도 자주 다녀오지 못했는데, 아이들과 자주 자연과 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는 식물도감보다 더 재미있게 식물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데다 동화적 스토리도 가미하고 있어 재미있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