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년을 위한 계획세우기 행복한 1학년을 위한 학교생활동화 14
송윤섭 지음, 박로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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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릴 때 몸에 밴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함을 일컫는 말이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아이들은 그동안 생활했던 부분과는 사뭇 다른 규칙을 배우고 생활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고 힘들겠지만, 좋은 습관을 갖게 된다면 학교 생활을 멋지게 할 수 있답니다.

어느 새 1월이 막바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고, 머지않아 3월이 되면 초등학교 입학식이 다가오겠지요? 작년 이맘때, 입학식을 앞두고 걱정과 설레임으로 두근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멋지게 시작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지요.

<행복한 1학년을 위한 학교생활동화> 시리즈를 알게 되면서부터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었습니다.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tip과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지요.

 

 

 

허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여름,겨울 방학을 맞이하면서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방학이 되면 숙제를 미루지 않도록 하루 생활 계획표를 작성하지요. 매일 해야하는 학습지 숙제와 학교 방학 숙제 그리고 다음 학기 예습 등에 대해 계획을 세우지만, 아이는 숙제를 해야할 시간이 되면, '좀 있다할게'라는 말을 먼저 합니다. 온갖 잔소리와 다그침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책상 앞에 앉지만, 하기 싫어서 어쩔 줄 모르죠. 결국 오늘 해야할 숙제를 제대로 하지 못 할때도 있습니다. 개학을 며칠 앞두고, 열심히 선생님이 내주신 숙제를 하고 있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엄마인 저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일학년을 위한 계획 세우기>>는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반가운 책이 아닐까 싶네요. 주인공 동구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될 듯 싶습니다.

 

 

 

숙제하라는 엄마와 만화영화 봐야한다며 나중에 하겠다는 동구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일 것입니다. 우리 집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모습이지요. 만화영화가 끝나자 텔레비전을 끄는 엄마에 떠밀려 책상 앞에 앉은 동구는 "게임 딱 한 판만 하고 숙제 해야지!" (본문 12p) 하다가 결국 숙제를 하지 못하고 학교에 갔지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헐레벌떡 숙제를 마친 동구는 게임을 한 것에 대해 후회를 했지만, 이미 소용없었답니다.

모둠이 바뀌고 동구가 속한 모둠의 친구들은 모두 투덜거렸습니다.

 

"동구와 같은 모둠이 되었으니 꿀벌 모둠이 꼴찌는 맡아 놨네."

"내가 뭐?"

"넌 뭐든지 미루기로 유명하잖아. 오늘도 학교에 와서 숙제 했지?" (본문 21p)

 

 

 

말린 희주가 아니었다면 동구는 화를 참지 못했을 거에요. 화가 나 집으로 돌아온 동구에게 도깨비 시계가 말을 걸었습니다. 화가 난 이유를 설명하자 도깨비 시계는 동구의 잘못을 조근조근 알려주면서 꼭 해야 할 일부터 먼저 하라고 충고합니다.

다음 날, 선생님은 모둠 과제를 내주셨고 동구는 포도의 종류에 대해 조사하기로 약속했지요. 하지만 동구는 발표가 일주일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또 미루고 맙니다. 결국 모둠 아이들에게 차가운 소리를 들은 동구는 희주를 위해서라도 이번 기말고사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기로 결심했지만,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도깨비 시계는 동구를 도와주기로 하고, 동구는 도깨비 시계의 말대로 계획표를 짜고, 계획대로 공부를 해나갔어요.

중간에 게임에 빠져 계획표가 엉망이 되었지만, 도깨비 시계의 도움으로 동구는 다시 시작하게 되었지요.

 

"괜찮아!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면 돼." (본문 48p)

 

계획표는 공부할 때만 필요한 걸까요? 이제 동구는 방 청소도 계획에 따라 실천하고, 좋아하는 만화영화와 게임을 하는 시간도 계획표를 짜서 실천했어요.

 

계획을 세우면 좋아하는 것을 하고도 얼마든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동구는 이제 절대 할 일을 미루지 않았어요.

그날 할 일을 다음으로 미루면 하고 싶은 일을 못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본문 55p)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또다시 모둠 과제를 내주셨지요. 동구는 이번에도 버섯의 종류를 조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모둠 친구들 모두 미루기 대장인 동구를 의심했지요.

모둠 활동 평가를 발표하던 날, 그리고 기말고사 성적표가 발표 되던 날, 동구는 어땠을까요?

늘 미루던 동구가 계획에 따라 생활한 후 어떻게 변했을까요?

동구의 모습은 우리 집 미루기 대장인 작은 아이와 너무도 흡사합니다. 작은 아이 책상 앞에 붙혀둔 '방학생활계획표'가 너무도 부끄럽지만, 우리 아이도 이제 달라질 수 있을 거 같아요. 동구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래도 게임 그렇게 많이 안하는데..'하며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에게 도깨비 시계처럼 격려를 해주어야겠습니다.

'도깨비 시계가 알려주는 꿈의 계획표를 만드는 7가지 방법'에 따라 조금씩 노력한다면, 2학년 때는 동구처럼 계획왕이 될 수 있겠지요? '한번 더 생각하기'는 아이 스스로 달라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답니다.

계획 세우기의 중요성과 실천 방법을 알려 주는 <<일학년을 위한 계획 세우기>>는 우리 아이들이 멋진 학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동화로,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어줄 거예요.

 

(사진출처: '일학년을 위한 계획 세우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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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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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의 영정사진은 누군가의 결혼식날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사진을 사용했다. 갑자기 돌아가신터라 급하게 앨범을 뒤적여 찾은 사진인데, 즐거운 결혼식날임에도 불구하고 영정사진 속 엄마의 모습은 왠지 인생의 고뇌와 쓸쓸함이 잔뜩 묻어나 있다. 엄마 제삿날이 되면 으레 우리는 영정사진 속 엄마는 남아있는 자식을 안쓰럽게 쳐다보는 듯한 눈빛이라고 말하곤 한다. 즐거운 날이었지만, 무척 피곤했을지도 모를 엄마의 표정이 그렇게 보이나보다 생각하곤 했지만, <<고구레 사진관>>을 읽으면서, 이 사진이 영정사진을 쓰이게 될지도 모를 어떤 예언에 의해서 찍힌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좀 섬뜩하긴 하다.

 

<모방범> 때문에 굉장히 미스터리를 기대했지만, 그보다는 약간의 미스터리를 가미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성장설이라 하는 편이 더 나을 듯 하다. 이는 일본에서 '신인 미야베 미유키'라는 홍보문구를 선보였을 만큼, 작가는 이번에 기존의 작품 세계와 확고하게 달라졌다고 하니, 그런 이유에서 일게다. 그럼에도 왠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중 하나인 그가 가진 명성탓일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결혼 이십 주년을 맞아 꿈에 그리던 집을 마련한 탓에, 열여섯살의 에이이치에게는 통학 전차환승편도 훨씬 편해졌다지만 에이이치(애칭은 하나짱)는 이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은 지 삽십삼 년이나 지난데다, 예전에 '고구레 사진관'이라는 가게가 딸린 재미(?)난 집이기 때문이다. 에이이치의 눈으로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은 너무도 '괴짜'이다. 초등학교 일 학년 때 같은 반이 된 후로 계속 친구로 지내온 다나코 쓰토무(애칭은 덴코)에게는 이런 점이 오히려 즐거움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

이사온 얼마 후, 성난 여고생이 '고구레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울고 있는 여자의 사진이 찍혀있는 심령 사진을 건네주고 갔다. 그냥 찢어버리지 못한 에이이치는 사진을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사진과 관련된 인물들을 찾아 나서게 된다.

에이이치가 심령사진의 문제를 하자, SNS를 통해 이 이야기가 퍼져나가고, 에이이치는 또 하나의 심령 사진과 관련된 사건을 맡게 된다.

 

우리는 흔히 심령사진이라고 하면, 죽은 사진의 혼이 찍힌 것을 말하곤 하는데, <<고구레 사진관>>에서의 심령사진은 좀 다르다. 사람들은 감추고 싶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가끔은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대부분은 혼자 비밀을 감내하며 아파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흔히 얼굴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다고 하는데, 제아무리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해도 아프고 슬픈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 미소 속에서 슬픔이 느껴지기도 하는 법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심령 사진은 사진 속에 감추어진 누군가의 슬픔이 그대로 보여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짱이 미스터리한 사진을 풀어나가는 동안, 그는 그저 '괴짜'라고만 이름 붙혔던 가족의 아픔을 꺼내들게 되고, 자신이 가진 문제들과 마주하게 된다.

 

미야베 미유키는 미스터리 추리소설 외에도, 청소년소설, SF소설, 시대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출간했으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는데, <<고구레 사진관>>은 그 추리소설과 청소년소설이 적당히 버무려진 작품인 듯 싶다.

심령사진을 통해 약간의 미스터리를 가미하긴 했지만, 미스터리 형식을 취하기보다는 흥미로운 소재로서 다가왔으며, 이 심령사진을 소재로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잔잔한 감동을 가미한 에이이치의 성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이 아니었다면, 좀더 좋은 평점을 매겼을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도 강했기에, 이 작품이 가진 잔잔한 감동과 열여섯 고등학생의 성장이 저자의 작품에 가진 기대에 대한 배신(?)이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다.

 

에이이치가 심령 사진을 통해서 자신과 가족의 문제를 대면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나는 <<고구레 사진관>>의 심령 사진을 통해서 친정 엄마의 영정 사진을 좀더 자세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반쯤 감겨진 슬픈 눈매와 약간의 미소를 지었지만 쓸쓸함을 감출 수 없는 엄마의 얼굴은 결혼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때 엄마는 어떤 슬픔이나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혹은 앞서 말한것처럼 지금 찍고 있는 이 사진이 앞으로 영정사진으로 사용될수도 있다는 것을 예감했던 것일까? 엄마가 돌아가신지 9년이 되어가는데, 이 책을 읽은 후 영정 사진에 더 많은 신경이 쓰이게 되었다. 그 시절 엄마의 마음을 잘 알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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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에서 살아남기 2 만화로 보는 세계사 대사건
정나영 글, 이정태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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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집'에서 출간되는 <서바이벌 만화 세계사 상식>은 시간여행과 모험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 세계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큰 장점을 가진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세계사는 접근하기 어려운 이야기인데, 만화는 어려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역사에 대한 흥미와 역사적 사건이 가진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장점을 가진 장르입니다. 단편적인 내용만을 수록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어렵고 근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데는 학습만화가 제격이지요.

민주주의의 시작점이 되었던 '프랑스 혁명'은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지만, 어렵고 까다로운 세계사는 아이들에게 늘 어려운 숙제입니다.

<<프랑스 혁명에서 살아남기>>는 프랑스 혁명 특별전에 필요한 루이 16세의 빨간 모자를 찾기위해 보물 탐사꾼인 아빠, 엄마와 함께 프랑스에 오게 된 누리가 아픈 아빠를 대신하여 모자를 찾으러 나섰다가 프랑스 몰락 귀족 가문의 후예이자 실력파 보물 탐사꾼이 되고 싶은 자크를 만나 역사의 신 밑에서 일하는 사제였지만 누리 때문에 죄를 물게 되어 염소가 된 키몬에 의해 과거 18세기의 프랑스로 모험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험, 시간여행, 누리와 자크의 대결구도 등이 흥미를 자극하여 어려운 프랑스 혁명을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답니다.

 

1권에서는 과거로 가게 된 누리와 자크가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마리를 만나면서 프랑스 혁명에 관여하게 되는데, 누리와 자크 그리고 마리는 권리를 위해, 루이 16세의 빨간 모자를 찾기 위해 베르사이유에 가기로 결심하면서 막을 내립니다.

 

 

밤새 베르사유 궁전에서 무도회가 열리는 동안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굶주린 채 잠들고 있습니다. (본문 30p)

 

 

 

베르사유 행진으로 루이 16세는 모두가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인간이라는 내용을 담은 인권선언에 서명을 하지만, 혁명대의 미라보가 배신하면서 루이 16세는 지원군을 얻어 돌아오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기를 결심합니다. 지원군을 얻겠다는 건 조국을 향해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며, 모두가 피 흘리며 쌓아 놓은 공든 탑이 무너진다는 것이지요.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누리와 자크는 프랑스 혁명을 도울 수 있을까요?

 

 

 

1권에서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게 된 시대적 상황을 엿보았다면, 2권에서는 프랑스 혁명의 전반적인 진행 과정과 혁명 이후 변화된 프랑스의 모습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프랑스 혁명에서 살아남기>>는 역사의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깨닫게 도와줍니다. 역사를 알아감으로써, 우리가 자유와 평등을 누리게 된 현재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게 되지요. 역사는 이렇게 현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재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루이 16세의 빨간 모자를 찾아낸 누리는 세계 문화재청의 어린이 보물 탐사꾼으로 임명됩니다. 물론 자크도 함께지요. 늘 투닥투닥 싸우는 두 사람이 앞으로 보여줄 활약이 무척 기대가 되네요.

<서바이벌 만화 세계사 상식>은 다소 어렵고 까다로울 수 있는 역사를 좀더 쉽게 이해하고,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시리즈가 될 듯 합니다.

 

(사진출처: '프랑스 혁명에서 살아남기 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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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비, 한옥을 짓다 - 옛날 주생활로 본 우리 역사 처음읽는 역사동화 3
세계로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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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은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라고 말했을 만큼, 역사는 '과거'라는 지난 시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어지는 중요한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역사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대두되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역사책이 다양한 구성과 내용으로 출간되고 있는 요즘이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뿌리를 이해하고, 현 사회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수단이기에, 이런 출간업계의 동향은 너무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중 아이세움에서 출간되고 있는 <처음읽는 역사동화>시리즈는 역사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동화형식을 취하고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복궁이나 창경궁 등 우리나라 궁궐의 모습을 보면 그 웅장함과 정교함에 넋을 잃게 되는데,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진 설계나 구조 등을 알게 되면 그 놀라움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전통가옥인 한옥에서도 온돌이나 마루 등에서 엿볼 수 있는 과학적인 부분이나 자연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소재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멋스러움을 엿볼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주위의 모습이나 일상의 생활에서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의식주'에서도 역사의 흔적을 발견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추운 겨울이면 난방으로 추위를 이겨내게 된 요즘, 이는 조상들의 지혜인 '온돌'에서 비롯되었는데, 이처럼 역사는 바로 우리 옆에 가까이 있다. <<이선비, 한옥을 짓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주제로 역사를 되짚어보는 이야기로, 역사가 현재의 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랏일을 하게 된 첫날을 멋지게 시작하고 싶었던 선비 이세로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직 열리지 않은 수문군 앞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임금님이 나랏일을 보시는 정전, 신하들이 조회를 하는 조정, 처마 위의 잡상, 박석에 차일고리, 불이 날 것에 대비해 물을 채워 놓는다는 드므까지 궐안의 모든 것들 앞에서 이세로는 임금님의 뜻을 받들고 나라를 위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세로는 세자 저하가 책을 가까이하고 마음을 수양할 곳을 짓기 위해 최고의 장인 '대목 신 씨'를 부르는 첫 임무를 맡게 된다.

신목수를 찾는 어명을 받고 이세로는 새로 별달이 들어서는 어느 대감댁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일꾼들이 대장 목수의 고함에 맞춰 기둥을 세우는 광경을 보게 되고, 뒤간이 급한 이세로를 돕는 하인 돌쇠를 통해 한옥의 구조를 살펴보게 된다.

신목수를 찾지 못한 이세로는 그의 흔적을 찾아, 석수장이와 기와장이, 단청장이를 만나게 되는데 이는 한옥을 짓기 위한 장인들과의 특별한 만남이기도 하다.

신목수를 찾기 위해 산을 오르던 이세로와 돌쇠는 절에 머물게 되고, 동자승을 통해 신목수에 대해 알게 된다.

 

 

 

"제주도에서는 지붕을 새끼줄로 꽁꽁 묶어 놓는답니다. 그 까닭을 아십니까?"

"그곳은 바람이 하도 많이 불어서 돌을 쌓아서 집을 짓고, 새끼줄을 쳐서 지붕을 묶어 둔답니다. 혹시 함경도에 가 보신 적이 있습니까?"

"함경도는 너무 추워서 방이며 마루를 겹으로 짓는답니다. 아십니까?" (본문 56,57p)

 

동자승의 이야기는 지역마다 날씨와 지방의 특색에 따라 집의 구조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바로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던 신목수는 다시는 집을 짓지 않으려 하지만, 신목수에 대한 동자승의 사랑과 그리움으로 신목수를 설득하게 되고 어명을 완수하게 된다.

 

"집은 사람의 처음이 열리는 곳이며 또한 생을 마감하는 곳입니다. 즉, 사람을 키우는 공간이라 생각하옵니다." (본문 107p)

 

신목수를 찾는 어명을 받은 이세로를 통해 서울의 다섯 궁궐의 모습을 살펴보게 되고, 한옥의 구조와 지역별 집 모양, 바람의 원리를 이용해 무더위를 견디어 내고, 바람을 이용한 자연 냉장고 '천광'과 최고의 열 전달 시스템인 온돌 등이 가진 한옥의 과학성, 그리고 한옥을 짓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전통 가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동화 형식을 빌어 재미있게 잘 버무려져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전통 가옥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역사에 대한 재미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지식의 전달이라는 단편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가족애가 주는 감동이라는 동화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있어서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던 거 같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께서 텔레비전에서 우리나라 건축이 가진 우수성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어린이에게 흥미를 자극하기 위한 구성은 내용면에서 부족할지 모른다는 편견을 갖게 마련인데 <<이선비, 한옥을 짓다>>는  우리나라 건축양식에 대해 상당부분 잘 담아둔 듯 하다.

'집'을 주제로 역사를 바라본 구성은 역사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역사에 대한 어려움이나 필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어린이들에게, 이 소재는 역사의 필요성에 대해 잘 접근해 준 셈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처음읽는 역사동화> 시리즈가 보여주는 이세로와 돌쇠의 좌충우돌 모험이 담긴 다음 이야기도 무척 궁금해진다.

 

(사진출처: '이선비, 한옥을 짓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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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킹제이 헝거 게임 시리즈 3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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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캣칭 파이어>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탓이었나? <<모킹제이>>에서는 다소 실망감이 느껴진다. <헝거 게임><캣칭 파이어>와 달리 완결편 <<모킹제이>>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헝거 게임>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강하게 보여주었고 <캣칭 파이어>는 캣니스와 피타의 로맨스를 중점으로 다루었다면 <<모킹제이>>는 전쟁과 권력으로 눈을 돌렸다. 갑자기 너무 다른 분위기를 선보였기 때문인지, 전편에서 느꼈던 긴장감, 흥미로움은 사라지고, 전반적으로 암울한 느낌을 준다.

저자 수잔 콜린스는 이 시리즈에서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걸까? <헝거 게임>에서 보여주었듯이 캣니스의 용기와 시련을 통한 성장과정만으로도 청소년들에게도 큰 의미가 부여되었을텐데, 갑자기 변화된 분위기가 영 마뜩잖다.

 

2권 <캣칭 파이어>에서는 독재권력을 가진 캐피톨의 스노우 대통령이 캣니스를 죽이기 위해 75주년 기념일에 다시 한번 캣니스를 헝거 게임에 참여시킨다. 피타와 캣니스는 서로를 살리기 위해 경기에 참여하지만, 피타는 캐피톨에 잡히고 캣니스만이 가까스로 구출된다. 캣니스로 인해 12구역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캣니스는 자유를 열망하는 이들의 영웅적인 존재가 된다.

<헝거 게임><캣칭 파이어>에서 캣니스의 상징적 의미가 되었던 '흉내어치'는 저자가 만들어 낸 가상의 새로 번역에 의해 흉내어치로 옮겨졌지만, 완결편에서 '모킹제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된다. <<모킹제이>>는 사라진 줄만 알았던 13구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구출된 캣니스는 13구역에서 반란을 모색하는 이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

캣니스가 살던 12구역은 불에 타 사라졌지만, 다행히도 게일의 도움으로 엄마와 여동생 프림도 함께 살아남는다.

13구역의 대통령은 알마 코인이며, 13구역은 지하 세계에서 오랫동안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왔다. 이들은 캣니스가 혁명의 화신이 되어주길 바란다.

 

싸워야 할 또 하나의 권력이 생겼다. 나를 자기 게임 속의 한 부분으로 이용하기로 결심한 또 하나의 강력한 플레이어가 등장한 것이다. 물론 뜻대로 돌아가는 일이라곤 없는 것 같지만. 처음에는 게임운영자들이 나를 자기들의 스타로 만들더니, 독이 든 딸기 한 줌이 가져온 후폭풍으로 휘청거렸다. 그러고는 스노우 대통령이 나를 이용해 반란의 불길을 끄려 했지만 내 모든 행동은 사람들을 선동하는 결과만 낳았다. 다음엔 반군들이 나를 금속 집게발로 경기장에서 끄집어내 자신들의 모킹제이로 삼으려 했다가 내가 날개를 원치 않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에서 회복해야만 했다. (본문 68,69p)

 

캣니스는 피타와 친구들의 안전을 요구하는 대신 모킹제이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약속하고, 게일과 함께 13구역의 반군들과 합류한다. 마치 76회 헝거게임이 판엠 전지역에서 일어나듯 했으며, 캣니스는 그 게임에 합류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쟁의 실태가 고스란히 묘사된다.

스노우 대통령의 독재로 인해 판엠 12구역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게 살아왔다. 그렇다면 반란으로 인해 스노우 대통령의 권력에서 벗어난 13구역은 어떨까? 코인 역시 캣니스는 불필요한 존재였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캣니스는 제거되어야 하는 인물이었다.

<<모킹제이>>는 이렇게 전쟁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권력자들의 횡포를 저자의 세밀한 묘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알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이 우리의 과거와 현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너무도 끔찍하다.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하였던가? 이 잔인함과 비겁함이 미래에서도 되풀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너무 암울하기만 하다.

 

<헝거 게임><캣칭 파이어>에서 보여지는 캣니스는 사람들의 희망이었지만, <<모킹제이>>의 캣니스는 결국 권력자들에 의해 이용당한 희생자일 뿐이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가족과 친구를 지키려했던 캣니스의 순수한 용기는 권력자들에 의해 퇴색되어버렸다. 전편과는 사뭇다른 분위기의 완결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저자는 전쟁의 아픔과 권력자들의 모순은 꼬집어냈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진행이 아니었나하는 아쉬움, 피타와 캣니스의 로맨스를 설레임으로 기대했던 내용과 사뭇 다른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내게 필요한 것은 봄의 민들레다. 파괴가 아닌 부활을 의미하는 밝은 노란색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잃었어도 삶은 계속될 수 있다는 약속이다.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약속이다. (본문 406p)

 

결국 남은 것은 '희망'이다. 저자  수잔 콜린스는 전쟁, 권력자의 횡포, 좌절, 아픔, 시련 그 모든 것 뒤에는 '희망'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려 했나보다. 세상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미래는 더 밝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려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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