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움을 읽고 그 후가 궁금했다.
오늘도 비움이 내 상황과 변화에 대한 생각이 유사했으니,
그 뒤 나온 책이라면 지금 내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처음은 위로였다.
걱정과 불안에 몰입하기보다
재난대비가방, 집밥, 통통한 통장, 양치질 등으로 버무린
일상이란 치료제를 자신에게 처방하는 저자를 보며
나도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에 맞춤 처방들을 찾겠노라 다짐했다.
지금껏 이래저래 마음을 달래기 급급했는데 이 방법이 내 성향에도 살고자 하는 삶의 방법에도 맞아보였다.
그 다음은 추억을 불러왔다.
클래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20대 초반, 첼로와 메이플시럽이 뿌려진 빵, 우유, 오래도록 기다렸던 책이 어우러져 행복을 외치는 그 공간이 떠올랐다.
직업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나를 괴롭게 했던 혹은 나로 괴로웠던 사람들과 일들을 되짚어보았다.
마지막은 힘을 빼기.
내일, 몇 달만에 일을 시작한다. 지난 경력은 필요없다는듯 늘 새로운 내 일을 정말 좋아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미로 속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암담할 때가 있다. 속을 답답하게했던 뭉쳐있던 걱정들이 사르르 녹는다. 책에 있는 평온한 일상들이 주는 노곤함과 올해 들어 익숙해진 나만의 루틴들이 주는 안정감.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