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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셔로 1 - 특별하게 평범한 동네 슈퍼히어로
team befar 지음 / 클 / 2017년 3월
평점 :
초반에 상웅, 상인 남매의 찌질함에 치가 떨렸습니다. 저렇게 돈이 없나... 돈 때문에 여동생인 상안에게 무릎을 꿇는 상웅의 모습은 찌질의 극치... 하지만 젊은 시절 버스비가 없어 회사까지 걸어다녔던 저의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이해도 갑니다. 요즘 2030세대의 어려움이란 저런 것이겠죠.
처절한 현실을 살아가다가 상웅이 발견한 초능력... 캐시를 들고 있으면 힘이 세진다! 큰 돈이 아니어도 하루 식비정도로도 상웅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합니다.
기존의 히어로물이었다면 유명세를 타고 유명해져서 스타가 되었겠지만 이 현실적인 만화에서는 찌지리 궁상맞게도 수경과 넥워머로 본인을 감추고 사람들을 구하다가 결국 군대로 끌려가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피땀 흘리며 군생활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군요.
수오의 경우 집안이 어렵고 가정폭력을 당하며 살아가는데 아버지의 술을 마셨다가 본인의 초능력을 알게 되는데요.
아직 학생인 수오가 술을 마시고 시민들을 구하러 다닙니다. 술마시고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신도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아버지의 술을 조금씩 훔쳐 마시다가 걸려 맞고 다닐때는 조금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말했다가는 수오의 아버지는 수오의 초능력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할 것이 분명할테니...
상안과 상웅은 아무리 힘든 현실이어도 작은 돈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는데만 힘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본인이 처한 현실을 부정하지않고 열심히 꿋꿋하게 살아나갑니다.
영웅이란 이렇게 평범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다가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모른체 하지 못해서 도움의 손길을 뻗어내는 모두를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상안의 대사가 감동으로 와 닿았습니다.
"특별한 힘이 없으면 저런 사람한테 뭐라 할 수 없는 세상이어선 안 돼. 그런 세상이면 안 돼"
본인이 힘이 없고 돈이 없어도 부당한 일을 당했을때는 한마디 할 수 있는 용기.
사회의 부조리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면 누구든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작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지하철과 플랫폼 사이에 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같이 달려들어 지하철을 밀어내고, 동네 술집에서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말다툼을 중재해서 집으로 돌려보내고, 어두운 골목을 혼자 가는 아가씨를 조용히 따라가는 검은 남자의 기척을 멀리서라도 알아챌 수 있게 소리질러주는 사람들...
모두 우리 사회에 등불같은 영웅들입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만화입니다. 깊이 생각하면 재미없고요... 만화 자체로 읽어주시면 적당히 웃으면서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할 여지를 가질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