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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의 책 - 독립출판의 왕도
김봉철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8월
평점 :
요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만나고서 부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만든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고 싶었는데, 그 마음에 기름을 콸콸 붓는 책. 바로, 김봉철 작가님의 에세이 《작은 나의 책》입니다. 이 책은 개성과 위트 있는 글로 독립 출판계에서 반짝이며 빛났던(?), 작가님의 "독립출판의 왕도". 정확하게 “살면서 책 한 권쯤 내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위한 독립출판 안내서”입니다.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을 부르는 책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김봉철이란 (작은) 개인이었던 자신이 쓴 책을 만드는 과정과 함께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어떻게 집중했는가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재미있고 담담한 글에서 작가님이 자신의 삶을 끌어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꽤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책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을 꼽으라고 한다면, 방안 한가득 쌓여 있는 책을 들고 독립서점에 찾아갔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작년에, 정동현 작가님의 《그릇을 비우고 나면 많은 것이 그리워졌다》 책을 들고 서점을 찾아갈 때가 생각났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은 듯 서점 문을 밀었으나,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마음만큼이나 내 모든 행동은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아마 그 무렵, (아니 지금도) 서점에 들어갈 때면 내가 이 책을 정말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이 책의 이야기를 눈에 마음에 가닿게 설명하고 있는지. 저는 스스로 잘 알 수가 없어, 더 삐거덕 거리는 내 마음 같은 이야기가 글에서 자꾸만 보여서 그 글에서 한참을 미적거렸습니다.
어디에든 별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반짝이는 그 별과도 같은 사람들에게 나는 아직 닿지 못할 어둠일 뿐인지도 모른다. 가끔 내 눈앞에서 책을 들고 읽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그 별과도 같은 이들에게 나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을지, 혹시 그 반짝임에 조금의 어둠을 더해버린 것은 아닐까를 고민했다. 그 어둠은 빛을 가려 생긴 그림자일까 달을 가려 모양을 일그러트리는 일식일까. 해와 달에 대한 문제를 고민했다. 앞에서 책을 읽던 분이 잘 봤다, 직접 쓴 책이냐고 묻는 말에 그렇다는 말과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다시 쑥스러워져 목을 움츠리고 눈치를 살폈다. 나의 어둠에, 처음으로 다가와 준 반짝이는 불빛이었다. _ 《작은 나의 책》, 107쪽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 너무 어둡다고 생각해 더 감추어왔던 이야기, 그리고 세상에 내 이야기를 내놓아도 될지 몰라 자꾸만 삼켰던 이야기. 모두가 그런 이야기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으신가요? 그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진솔하게 꺼낸 작가님의 작은 이야기는 작은 제 마음에 꼭 맞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꾸만 읽다 보니, 내 작은 이야기를 쓰고 싶고, 가능하다면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 작고 작아서 과연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을 만큼의 분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책을 한 번쯤 내보고 싶은 독자라면, 책을 (독립서점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리고 커다란 책이 부담스러웠던 독자라면, 이 작은 책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꼭 맞는 작은 조각이 되어줄 책이니까요. 저도 작가님의 책을 에코백에 담아 들고 다녀야겠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의 조각에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작은 불빛이 켜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본 리뷰는 수오서재 마케터가 직접 읽고 쓴 사심 듬뿍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