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빠르게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우리 시대를 가리켜 '언택트 시대, 빅데이터 시대, 팬데믹 시대, 뉴애브노멀 시대'라는 다양한 용어로 정의하고 있으며, 그 정의를 익히기 무섭게 새로운 시대의 이름이 찾아온다. 세상의 변화는 그만큼 빠르고 다양하다. 이를 시시각각 내 힘으로 오롯이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에 우리는 너무 바쁘다. 그런 때 필요한 책이 잘 정리된 한 권의 책이 아닐까. 《인사이트 플랫폼》은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하기 위한 기초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 정치와 빅데이터를 융합하는 서비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이재영 저자와에 4명이 함께 집필한 책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다각도의 지식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은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집중한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빅데이터가 우리 삶과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고 삶에 들어와있는지를 우리는 잘 모른다. 빅데이터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한 사례 중심의 책이 많이 충간되어 빅데이터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은 지금 이 시점에 '빅데이터'가 왜 중요한지를 저자는 4개 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1, 2장에는 우리 사회와 산업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사회는 정치, 경제, 실생활, 문화의 측면에서 정리하고 산업은 교통, 제조, 의료, 교육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경제산업의 측면에서 분석을 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산업구조, 사회 구조과 지금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것, 다만 이 변화의 토대에서 현재의 모든 것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미래 기반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변화는 돌이킬 수 없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개인은 빠르게 수용하여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변화에 직면한 개인에게 필요한 지식이 담긴 장이 3, 4장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전략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지식을 전한다.

2020년을 나타내는 말, '코로나'로 우리 사회는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 개인이 구성한 사회라는 패러다임에서 개인이 사회와 연결된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이를 실현가능하게 한 것은 수많은 디지털 데이터였다. 기존의 산업구조에서는 사장성이 없었던 것들이 점차 개인과 사회, 개인과 개인 간의 비즈니스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데이터, 빅데이터의 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주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고, 그 데이터에 압도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또다른 과제가 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의 의미'를 재해석함으로써 이해하게 된다"

"빅데이터가 가진 네트워크적, 패턴적인 속성을 이해하고 분석해 예측하는 것이 빅데이터 처리이며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기술로 손꼽는 사물 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도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둔 것이다. 빅데이터가 많은 데이터를 응집해놓은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책에 정리된 빅데이터 구조는 정보의 총합 이상의 의미를 가진 말이었다. 이를 읽고 나니, "빅데이터 시대의 전략은 '모든 의사 결정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모든 전략과 전술은 생성되는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져 불확실한 비즈니스 현실 앞에서 새로운 지혜 및 예측을 수반한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와닿았다. 

빅데이터의 생태계와 구조를 이해하는은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 지식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깊이있는 지식보다, 기본서란 목적에 충실하게 다양한 빅데이터 용어와 그 연결의 의미에 집중한 점이 흥미롭다. 다만, 조금 흥미로운 사례가 있었다면 더 재미있게 책을 읽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교과서가 그렇하듯, 교과서적인 지식은 다소 딱딱하고 지루한 법이니까.

 

※ 본 도서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이미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참 좋았다. 정말 그런 순간이 있으니까. 내가 즐겨보는 블록버스터가 현실에서 벌어지지는 않지만, 잔잔한 일상에 감정의 파형을 일으키고 언젠가 잔잔해지는 영화 같은 일이 이따금 찾아온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어려움으로, 감당하고 싶을만큼 기쁘게, 때론 예기치 못한 놀라움으로 말이다. 그런 순간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이와 같을까. 《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는 내 삶에 영화가 스며든 순간을 놓치지 않고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든 사람의 기록이었다.


 

나에게도 유독 특별하게 다가왔던 영화 작품이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 보아서 인상적인 작품도 있었고, 누군가 때문에 인상적인 작품이 되기도 했고, 나의 시간과 닮아 있는 장면에 마음이 찌르르 떨리기도 했고, 한참을 웃다가 생각지 못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걸려 넘어져 멍해질 때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아끼는, 좋아했던, 이젠 피하게 된 작품이 책을 읽으며 이따금 떠올랐다.


 

영화는 영원히 이어지지 않는다. 언젠가 영화는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 마침표를 찍기 마련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 다시 내가 돌아와야 하는 곳은 일상이다. 마음을 기대고 싶은 곳만을 찾아 영화 속 세계를 다니며 그 세계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나의 기억과 행동, 말로 나 자신을 멀찌감치 떨어져 보는 것 같은 글이었다. 이것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위로가 아닐까. 영화와 함께 단단한 자신의 약했던 마음에 엔딩 크래딧을 어떻게 올렸는지 작가님은 자신의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내 것 아닌 것이 내 안에 들어오는 순간은 내가 약해져 있을 때일 때가 많다. 마치 갑각류가 허물을 벗고 가장 약해졌을 때 새 껍질을 가지게 되듯이. 작가님에게 영화가 스며든 순간이 그랬다. 행복하고 좋았던 순간이기보다, 작가인데 글쓰기에 슬럼프가 왔을 때, 글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게 될 때 등. 자신감도 자존감도 작아져 있을 때였다. 그렇게 멍하니 영화를 따라가다 괜찮아진 순간을 덤덤하게 담고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좋았던 문장을 쭉 바라보며 생각했다. 인생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이 한 가지를 파고 또 파고들어 얻어내는 것은 아니란 생각을 했다. 다양한 영화 작품에서 찾아낸 조각들을 이어붙이며 만든 자신만의 프리즘이 만든 스펙트럼도 삶의 깊이감을 만들 수 있다고. 영화를 보며 모아둔 작은 조각이 꽤 근사한 나만의 빛을 만든다고. 그 빛이 내 인생을 조금 더 선명하게 만들 영화를 쏘는 영사기 빛이 된다고. 그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좋은 생각을 부르는 책이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 게임 시리즈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영화 <조커>를 인상 깊게 보았다. 충격적이고 그래서 인상 깊었던 영화 <다크나이트>의 프리퀄 영화, 설명할 수 없는 악의 근원 같은 조커의 인생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몰랐을 때 더 나을지도 모를 비밀을 풀어보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프리퀄 작품을 본다는 건 작품을 깊이 알고 싶은 욕망과 있는 그대로 멈추어서 여운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끝에 내 호기심이 압승했을 때에 가능하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를 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흰 장미를 가슴에 꽂는 판엠의 대통령. 속을 알 수 없고, 그 알 수 없는 속으로 잔인무도한 게임을 계속해서 시행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니 그는 사람을 극단으로 치닫는 헝거게임의 주최자가 되었을까? 영화 <헝거 게임> 시리즈를 보며 궁금했다. 코올라누스 스노우의 뒷이야기가 난 궁금했다. 12구역을 그렇게나 증오하고 어쩌면 두려웠을 그의 다른 이야기가.


이 소설은 코올라누스 스노우가 캐피톨 아카데미에 다녔던 열여덟 살 때 시절을 담은 이야기다. 익히 잘 알고 있는 헝거게임 프리퀄 작품이다. 수잔 콜린스의 신작의 새로운 주인공이 스노우라니. 스노우가 열여덟 살이고, 펜엠은 전쟁으로 온세상이 폐허가 된 캐피톨과 12구역으로 나뉘어진 독재국가에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스노우는 집안과 명예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 배를 곯고 입고 나갈 옷이 없어 아버지의 옷을 기워야 할 만큼 찢어지게 가난하다. 


스노우만 극한 상황이었던 것은 아니다. 전쟁 후 극심한 굶주림이 펜헴을 뒤덮은 곳에서 식량배급 시스템으로 죽지 않을 정도의 식량만 공급되고, DNA 조작을 통한 동물 실험을 자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머테이션이 등장한다. 여기서 머테이션은 인간의 목소리를 포착해내는 기능으로 활용된다. 이 기술이 바로, 책 제목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데, 궁금하다면 소설에서 확인하길 추천한다. 


스노우는 가난하긴 했지만, 똑똑한 학생이었다. 마음이 여렸고, 속으로 조바심도 많이 느끼는 학생이었다. 기울어진 가세에 대한 열등감을 채우는 건, 아카데미 유망주라는 자부심이었다. 그리고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그가 기대하는 것은 아케데미 대학에서 장학금이란 금전적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목표뿐이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는 제10회 헝거게임 멘터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물론 그의 과정은 험난하다. 하필이면 그는 12구역 최약체 루시 그레이 베어드를 배정받는다. 하지만 그는 체력적으로 최약체인 그녀의 장점이 노래라는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녀의 쇼맨십을 이용해 헝거게임 우승이란 목표를 달성하기로 전략을 짠다. 마치 이 전략은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 첫 편을 연상하게 만든다. 스노우보다 때론 더 전략적인 그녀는 가장 먼저 죽음을 맞이할 줄 알았는데, 가녀림이 극적으로 캐피톨 시민들의 마음을 녹인다. 


루시는 캐피톨 시민들의 마음 뿐만 아니라 그의 멘터 스노우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내가 지금까지 보았던 스노우와 전혀 다른 모습과 내가 아는 스노우의 모습이 겹쳐질 때마다 묘한 즐거움이 스쳤다. 이해할 수 없었던, 어쩌면 알 수 없었던 스노우의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지고, 열여덟 살 그에게 닥치는 시련과 그 시련을 극복할 때마다 내가 아는 스노우의 모습으로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그랬구나.'라는 이해에 닿을 수 있었다.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리는 스노우가 60년 뒤에 그 현실을 고착화하는 수장이 된다는 걸 알았을까. 헝게 게임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낀 스노우에게 삶과 죽음은 자신의 몫이며, 자신이 지키지 않으면 누구도 지켜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좀 가여웠다. "그리고 그는 사랑이 싫었다. 사랑이 그를 멍청하고 나약하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게 싫었다."라는 고백을 하는 청년이 스노우 대통령이 되는 건 설명 가능한 일이었다.

(그나저나 이 작품 영화로 만들면 스노우는 누구로 캐스팅을 할까? 루시는 젠다야가 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아주 잠깐 했다.)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문학동네 시인선 135
이원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랑말랑한 시집, 하지만 쉽지 않았던 시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문학동네 시인선 135
이원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번에 눈으로 읽었다. '흠, 어렵군. 소심한 사람의 짝사랑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분투기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몇 편씩 잠들기 전에 주말에 방안을 뒹굴 거리며 가만가만 소리 내 읽었고, 또 갸웃거리다 또 덮었다. 그렇게 책장에 들어갈 뻔했던 시집이 내 손에 붙잡혀 두 눈에 닿게 되었다. 제주도행 비행기 표를 취소한 밤이었다. 기다렸던 여행에 대한 설레던 마음을 기약 없는 미래로 두고, 제주에 관한 책이 궁금해서 시집을 들었다.

여전히 아직도 어렵다, 시는. 시집이 어려운 이유는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몰라서가 아니라 왜 이렇게 하는지 그 조심스러운 머뭇거림이 바뀌는 섬세함을 내가 잘 몰라서였다. 중얼중얼 이야기하는 소리에 '응? 뭐라고?'라고 물어보면, 배시시 웃으며 '아니야'라고 말하고 다른 곳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엔 그 감정상태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진다. 무언가 달라지기로 마음을 먹은 것만 같은 표현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쓸쓸해도 이 섬에 버티는 이유는
동백꽃 필 때 마침 얼굴이 빨갛기도 할뿐더러
섬에서 살 수 없다면 배 위에서라도 살고 싶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나를 기다리다 내가 오면 다시 나를 보낼 것 같아>중에

그런 순간이 있다. 한 감정에 푹 빠져들고 싶은 순간. 그 감정이 남긴 것을 세밀하게 하나 하나 살펴보며 그 감정에만 젖어들고 싶은 순간. 행복한 순간보다는 약간 우울한 그런 감정이 사색을 부른다. 생각해보면 행복한 순간은 약해서 잘 깨지곤 하는데. 우울함이나 슬픈 감정은 어쩌다 단단한지 좀처럼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자꾸만 뒤로 깊은 이가, 자신의 감정을 시를 빌려 슬그머니 내놓아서 좋았다. 그렇게 3년의 세월과 다른 시간을 맞이할 것만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