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은 파도를 타듯 자연스러울 때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 육체가 약해지는 데에는 분명, 조금 더 신중해지고 조금 더 내려놓으라는 뜻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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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공부해야 한다. 누군가의 터널 속 어둠의 일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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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숨 : EXHALATION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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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창의 소설은 읽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본인만의 과학적 상상으로 현실에서 생각할만한 논제를 던져주는 점이 인상 깊다. <소프트웨어 생애의 객체주기> 단편은 따로 책이 있었을 때부터 읽고 싶었는데 역시나 신선함 그 자체였다. 소프트웨어로 만든 인공지능을 실제 반려동물처럼 기르는 내용인데, 소프트웨어 안에서 존재하는 객체를 정말 생명처럼 다루게 될 수 있을지 상상하게 한다. 인공지능에 관한 내용은 다른 곳에도 많았지만, 인공지능 펫인 디지언트를 개발하고 그 상품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나타나는 과정들이 상당히 현실적이고 섬세해서 언젠가는 정말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소설 내에서 보면 직접 대화를 하는 대신 서버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미팅을 하기도 하는데, 요즘의 언택트 시대를 보면 절대 대체되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결국은 디지털로 대체되는 시대가 오긴 할 듯.
SF소설은 판타지와 다르게 언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는데,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 같은 단편들도 보면 실제로 후에 이같은 기술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고, 그에 앞서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는 무궁한 것 같다.
사실 메시지도 의미있지만, 가끔 내용이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아도 특유의 독특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참 흥미로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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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칵테일, 러브, 좀비 안전가옥 쇼-트 2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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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우면서 독특하고 독자를 단숨에 훅 끌어당긴다. 습지의 사랑은 축축함에 내려앉은 쓸쓸함에 눈물이 났고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기묘한 느낌으로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딱 표지의 바늘 같은 선 하나가 참 잘어울리는 내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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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안나 카레니나 3 펭귄클래식 130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새라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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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안나 카레니나 1~3권을 장장 일년반에 걸쳐 읽었다.. 초반에는 인물 이름이 어려워서 적응하는게 힘들었고, 중반에는 이야기 서사 전개보다 등장인물들, 특히 레빈의 혼잣말과 생각을 가만히 앉아 듣는 기분이라 지루했고, 마지막에는 그냥 너무 읽기가 힘들어서 꾸역꾸역 읽었다.

일단 일차적인 문제는 번역. 나름 고른다고 고른 버전이었는데, 다른 번역본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내가 읽은 번역은 정말 별로였다. 단순히 직역한 느낌이 많이 들었고 몇 번 읽어도 말의 요지가 뭐지, 싶은 적도 꽤나 많았고, 전반적으로 글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차라리 러시아어를 알아서 원본으로 읽었다면 조금은 덜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할 정도로. 마지막 한국인이 쓴(?) 작품해설을 읽으면서 그제서야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

두 번째로 이 책은 단순히 스토리를 읽어나가려고 하면 힘든 소설이다. 당연히 인물의 생각을 읽어나가고 감정선을 이해하려고 따라가는 과정은 흥미로운데, 이책은 그당시 사회 이슈들을 넣어 등장인물들이 하루종일(과장임) 토론하는 걸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의미있는 고전이 되었겠지만... 안그래도 번역투도 거슬리는데 잘 이해되지 않은 주제로 긴 줄글을 읽으려니 참 고역이었다. 심지어 나는 안나 이야기를 읽으려고 책을 펼쳤는데 레빈 이야기가 반이어서 안나만 기다리다가 지친 것도 있다. 나중에 보니 레빈도 안나와 같은 비중의 주인공이었더라. 아무튼 내가 영화 속으로 들어가서 마치 중요하지 않은 부분들까지 스킵없이 다 관망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나한테는 그런 기분이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자체 스킵도 단행했다.

병렬 독서를 하면서 마음 속의 짐처럼 느껴져서 쌓인게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톨스토이가 대단한 것은 충분하게 느껴졌다. 등장 인물들이 그토록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을 넣은 것도 그만한 작가의 생각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고, 인물들의 의식의 흐름도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덕분에 그 당시 사회상도 자세하게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고전이 쉬운게 아니구나, 약간 겁을 준 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많은 분량을 힘들어도 끝까지 해냈다는게 뿌듯하긴 하다. 이래서 완독병이 생기나보다. 나중에 좀 더 다듬어진 번역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지만 아마도 다시 읽을 용기는 안생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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