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고 기대했던 바를 잘 충족시켜주는 친절한 책이었다. 미술관에서도 가이드와 함께 감상하면 재미가 배가 되듯, 작가 별로 작품의 의미를 쉽게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작가의 성장과정, 에피소드 등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해줌으로써 어렵지 않게 이해가 쏙쏙 된다.
최근 연예인들의 예술작품이 비싸게 팔리기도 하고 그들만의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하면서 화가의 자격에 대해 갑론을박이 일기도 하였는데, 그때마다 예술에 대한 소양이 없던 나에겐 정답이 없는 문제로 보였다. 수학처럼 정확한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만의 세계를 화폭에 담는 것인데 그것을 전문가라 할지라도 좋은 그림인지를 무슨 기준으로 평가하겠느냐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어느 평론가의 말을 들었는데, 연예인들이 주로 자기치유, 상처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미를 작품에 담았다고 하는데 이는 다소 뻔하고 진부하여 그 예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예술가에게는 본인만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필요하고, 그것이 작품에 녹아 있어야한다는 게 요지였다.
당시 알 듯 말 듯 했는데, 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그들이 거장으로서 평가받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니 그들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의 삶과 작품은 떨어뜨릴 수 없고, 그들은 과거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본인만의 가치관으로 예술 세계관을 구축해 나갔으며, 그러한 과정들이 붓터치 하나하나에 남아 있었다. 비전문가의 눈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마르셀 뒤샹의 <샘> 작품의 경우에도, 누구나 전시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일상제품을 예술의 경계 안으로 데려왔다는 것, 그 안에 보수적인 미술계를 풍자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 그리고 작품을 전시하는 과정에서도 그 의미를 알리기 위해 영리한 방식을 택했다는 것들이 단순한 변기를 오래 회자되는 명작으로 탄생시켰다. 문학이 단순히 재미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작가의 가치관을 얻고 세계에 대한 생각을 뒤집어 보게 하는 역할을 하듯, 미술 작품에도 작가의 삶과 생각이 녹여져 있기에 그 그림을 그리게 된 과정, 그 색채를 쓰게 된 이유들을 생각하면 눈으로 느끼는 즐거움을 넘어 감동과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의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이 소위 좋은 작품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인상주의의 간략한 요약.
마네: 동시대를 표현하기 시작 / 일본 우키요에의 영향을 받아 평면그림을 그리기 시작 / 다시점 그림 -> 미래로 가는 문, 입체주의의 시작
모네: 마네가 미래로 가는 문을 찾았다면, 모네는 미래로 가는 문을 연 남자. 자연을 주제로 그림을 그림 / 마네의 영향을 받아 평면성, 단순성 담음 /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사물에 비친 “빛”을 그림으로 그림. “장님이 막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바라볼 수 있는 장면을 그리고 싶다.” -> 인상주의라는 신대륙 발견.
폴세잔: 모네의 인상주의를 세잔식으로 업그레이드. 자연의 본질을 담은 ‘묵직함’ / 조화와 균형을 담은 ‘견고함’ (그림 속 사물의 크기와 위치 등을 치밀하게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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