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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개정판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8년 10월
평점 :
고등학교 2학년 때 국어 선생님 소개로 이 책을 처음 접하고서
얼마나 영주 부석사를 가 보고 싶었던지....
20년을 벼루어 찾아간 부석사는 과연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사과밭이 길 양쪽에 끝없이 펼쳐지고 노란 은행잎이 마음 속 빗금치듯
떨어져 내리는 지난 10월 30일.. 단아하면서도 고즈넉한 그 분위기에
나는 홈빡 마음을 뺏겨 버렸다. 바랜 듯한 절집.. 오랜 세월의 흔적....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최순우 선생님의 이 글귀 말고는 도저히 표현이 안되는 부석사,,
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겹겹이 포개어진 소백산맥에 적을 둔
많은 산들을 바라보며 얼마나 가슴 벅차 했던지...
은행잎이 가장 절정일 때라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앗다.
혹시 부석사를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 있다면
부석사 바로 아래 '부석사 가는 길' 이라는 펜션이나 조금 떨어진 소수서원
선비촌 내에서 숙박을 하시고 아침 일찍 부석사를 가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신경질이나 거드름이 없는' 무량수전과 부석사 다른 건축물들의 오랜 세월의 향기를 가슴 깊숙히
느낄 수 있으리라.
누가 그랬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가시기 전에 이 책 한권 꼭 읽어 보시고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