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뒤, 야트막한 산이 있습니다. 걸어서 올라도 삼십분이면 충분하지요. 

그 작은 산에도 여러 생명들이 목숨줄을 의지해 삽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하루 왼종일  

조잘대는 작은 새들이며 한번 씩 푸드득 날아 올라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꿩이며 딱딱딱 

나무 찍는 소리는 나지만 아무리 찾아도 찾기 힘든 딱따구리...     꽝 마른 상수리나무, 

열매를 쪼아먹는 새들 때문에 늘 발 밑이 새까만 쥐똥나무, 추운 줄도 모르고  빼꼼 고개 내밀 

었다가 오들오들 떨고 있는 개나리 노란 꽃망울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얼마전 부터는 주머니에 쪼개진 콩을 한웅큼씩 넣고 산길을 걷습니다.  길을 걷다가 

양지 바른 쪽, 새들이 잘 모여 놀 것 같은 곳에 콩을 뿌려줍니다.  새들도 없는데

"꼬꼬야 먹어라" 꼭 한마디 말도 곁들입니다.  

  그렇게 뿌려놓은 콩을 그 다음날 먹었나? 안먹었나? 확인해보는 것.... 그것도 산길을 

걷는 내내 작은 즐거움이 되더군요 

  이제 그만 날이 풀렸으면 합니다. 그래서 산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이 덜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얼마전에 영화<적벽대전>을 보고 온 아들녀석이 삼국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집에 60권짜리 만화 삼국지를 몇 해전에 고모네에서 얻어와 이사때마다 들고 다닌 보람이 

있었서인지 방학동안 일주일 내내 방에서 꼼짝을 않더니 삼국지를 다 읽었다며 의기양양이다. 

처음엔 적벽대전 그 이후부터 읽기 시작하더니 결국 그 이전도 읽었단다. 내친김에 

<초한지>를 거쳐 지금은 <수호지>를 읽고 있는 중이다. 이런 쪽의 책엔 눈길조차 주지않던 

나도 아들녀석과 아빠가 어찌나 재미있게 읽는지 슬며시 곁에 앉아 읽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관계도를 그려가며 읽었다. 108명의 영웅호걸을 다룬 이야기라더니 

은근히 재미있다. 시작 부분에 고구라는 인물이 나온다.

친구를 꾀어 돈을 훔쳐 유흥비에 써버린 고구가 귀양에서 풀려나 소왕 태위라 불리던 

왕진경의 시중드는 일을 맡았다. 어느날 왕진경과 길을 가다  꼬물꼬물 기어가는 개미를

향해 고구가 대뜸 호령치기를  "감히 이분이 누구라고 가시는 길을 막아서느냐 썩 비키지

 못할까?"  이런식의 아부로 고구는 소왕도 태위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다. 이 장면을 보고 

난 배꼽을 쥐고 말았다. 넉살이 좋다고 해야 하나, 간신의 극치라고 해야 하나.. 

아뭏든 대단한 처세술이다.  

  <수호지>는 <삼국지>와 함께 중국 고전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젊었을 땐 <삼국지>를 읽고

나이가 들어서는 <수호지>를 읽어라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엔 <삼국지>의 다양한 지혜와 경험 

을 본받고, 나이가 들어서는 수호지의 호기를 본받으라는 뜻이다. 반면 이 말은 혈기 왕성한 젊은 

이가 수호지를 읽으면 호기로운 108호걸들에게 영향을 받아 도를 지나치기 쉽고, 나이 든 사람이 

삼국지를 읽으면 연륜에 삼국지의 지혜가 더해져 간교해질 수 있다는 속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실제 중국에서는 정사에 충실한 삼국지 보다 108호걸들의 호쾌한 모험담으로 가득한 수호지를 

더 즐겨 본다고 한다. 의를 지키기 위해 탐관오리를 혼내고 자유롭게 모험을 떠나는 108호걸들의 

모습속에는 당시 고통받던 백성들의 바람과 희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수호지/ 아이세움 해설 중에서>

 부패한 탐관오리들이 득세하던 중국 송나라 철종 때, 불의를 참지 못하는 영웅호걸들이 

결국 세상을 등지고 하나 둘씩 양산박 산채로 모이는 과정을 그린 것이 수호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의 마음은 밭이다    

 

   그안에는 기쁨, 사랑, 즐거움, 희망과 같은 

   긍정의 씨앗이 있는가 하면  

 

   미움, 절망, 좌절, 시기, 두려움 등과 같은 

   부정의 씨앗이 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꽃을 피울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화>중에서 

                                                                  틱낫한 지음/ 명진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     막 

                                   오스팅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파리 지하철 공사 '시' 콩쿨 당선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선 세종조 유생 최한경이 자신의 인생을 기록한  

                                                   <반중일기> 중에 수록된 연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