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 껓밥 튀겨 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 갈 일이다
눈 감으면
꽃잎 대신
잉잉대는 벌들이 달린,
금방 날아갈 것 같은소리-나무 한 그루
이 지상에 유감없이 출현한다
눈 뜨면,만발한 벚꽃 아래로
유모차를 몰고 들어오는 젊은 일가족
흰 불라우수에 그 꽃 그늘 밟으며 지나갈 때
팝콘 같은,이 세상 한 때의 웃음
그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내장사 가는 벚꽃길 어쩌다 한순간
나타나는,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여기서 더 물다 가고 싶다/황지우
'책은 도끼다 ' 읽다가 좋아서 옮겨온 시...
올 봄,튀밥처럼 터지는 벚꽃 아래서 아마 이 시를 생각할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