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서현진

 

내려놓으면 된다

구태여 네 마음을 괴롭히지 말거라

부는 바람이 예뻐 그 눈부심에 웃던 네가 아니였니

 

받아들이면 된다

지는 해를 깨우려고 노력하지 말거라

너는 달빛에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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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약돌

 

   

손 좀 내밀어 볼래?

 

수줍음 많은 그가

내 손에 쥐어준

둥근 조약돌 하나

 

하고픈 말 모아 모아

압축해 놓은

마음속 한 마디 같아서

 

작은 손으로

그 마음

꼭 껴안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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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말씀하셨다.

너무 작은 것들까지 사랑하진 말라고

작은 것들은 하도 많아서 네가 사랑한 많은 것들이

언젠가 모두 널 울게 할 테니까.

 

나는 나쁜 아이였나 보다. 난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음에도

나는 빨간 꼬리가 예쁜플라망고 구피를 사랑했고,

비 오는 날 무작정 날 따라왔던 하얀 강아지를 사랑했고,

분홍색 끈이 예뻤던 내 여름 샌들을 사랑했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갈색 긴 머리 인형을 사랑했었고,

내 머리를 쓱 쓱 문질러대던 아빠의 커다란 손을 사랑했었다.

 

그래서 구피가 죽었을 때, 강아지를 잃어 버렸을 때

샌들이 낡아 버려야 했을 때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그 때마다 난 울어야 했다.

 

아빠 말씀이 옳았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언젠가 날 울게 만든다.

 

                                      琴兒 피천득-'나의 사랑하는 생활' 중에서

                                               <친구가 필사한 글..다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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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시를 쓰면 별로 이루지 못한다.

시인은 벌이 꿀을 모으듯

한평생 의미를 모으고 모으고 모으다가

끝에 가서 어쩌면 열행쯤되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란 사람들이 생각하듯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는 체험이다.

한 행의 시를 위해 시인은

많은 도시, 사람, 물건들을 모아야 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친구가 필사한 것...다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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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것도 잠깐이더니

꽃이 지는 것도 금방이더군요

조용한 산길에 목련꽃잎

 

  '툭'

  '툭'   

 

    떨  

    어

  지

  는

     소

         리...

 

지는 꽃을 어이할까요.

가는 봄을 어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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