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리워 다시 찾은 강가에

오늘은 하얗게 갈대꽃이 피었습니다.

 

 

세상의 일들이

보고 싶다고 다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원한다고 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이제는 충분히 알 나이 이지만

 

 

가끔은...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앞에 서 있는 당신에게로 흐르고 싶습니다..

멈추지도, 쉬지도 않고

그렇게 흘러

오롯이 그대에게로 젖어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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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네게로 밀려갔다가

이러면 안 되지 싶어

도로 뒷걸음질 쳤네

 

내 그리움이 넘쳐

네 삶이 침수될까봐

마음속에 높은 방파제를 세우지만

전화기 너머 목소리 한번에

힘없이 허물어져 버리네.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밀려갔다 되밀려오는

내 마음은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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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침이네.

또 먹어야 하고

또 웃어야 하고

또 컴퓨터 켜야 하고

또 책 한권 끌어안고 끙끙 대야 하고

 

어제와 한 치도 다를 것 없을

오늘이겠지만...

그래도 사소하게 반복되는 이런 일들이 모여

'삶'이란게 만들어지지요.

 

늘 되풀이 되는 일상들

그 지겨움속에 깃들어 있는 편안함을

즐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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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쓰고 산길을 걷다가....

 

비에 대해 생각해 보네.

태생부터 제 소리를 지니지 못한

것들은 타인을 만나야만 소리를 낼 수 있지.

 

함석지붕, 떡갈나무, 칡잎, 베란다 난간대, 양동이

땅에 눕혀진 자장면집 간판, 찢어진 우산, 백일홍 꽃이파리...

 

다다당, 후두두, 톡톡, 툭툭, 당당당, 주르륵, 줄줄, 추르륵, 사브작 사브작...

 

 

이쯤에서 자꾸 궁금해지네

‘너’라는 사람을 만난

‘나’라는 비는 무슨 소리가 날까?

 

오월 감자밭에 속삭이는 봄비 소리이거나

도랑가 물피의 구부린 등에 쏟아지는 여름비 소리이거나

사과 뺨 위에 떨어지는 발그스럼한 가을비이거나

잎 떨군 나무가지 위에 호젓이 울어대는 겨울비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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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름 꽃 속에는

 

운전 중에 두리번거리며 꽃집을 찾았을 그대.

 

머뭇, 머뭇거리며 꽃집 문을 밀고 들어갔을 그대.

 

몇 몇 손님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부끄러워했을 그대.

 

이 꽃을 좋아할려나..저 꽃을 좋아할려나...

망설이며 꽃을 골랐을 그대.

 

꽃이 포장되는 동안 그 어정쩡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었을 그대.

 

한 아름 꽃을 안고 오는 동안

살며시 입가에 미소도 머금었을 그대.

 

전해주는 순간을 떠올리며

 손끝이 파르르 떨렸을 그대.

 

차를 타고 오는 동안

한 톨의 씨앗이 꽃이 될 때까지

꽃이 견뎌내야만 했던 시간의 무게도

찬찬히 가늠해 봤을 그대.

 

세상에 어떤 잡념도 끼어들지 않은

오직 나만을 떠올렸을 그대의 그 순간들이

그윽한 향기로 피었습니다.

 

한 아름 꽃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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