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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고독 - 혼자를 시작하는 개인주의 인문학
안용태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2월
평점 :
유쾌한 고독, 고독이 유쾌해질 수 있다는 해학적인 제목에 먼저 마음이 간 책.
지은이 안용태님은 인문학 강연 때 만난 적이 있었다. 영화광이었던 대학동기의 추천으로 우연히 듣게 된 강연이었는데 짧은 강연에 매료되어 강연이 끝나자마자 그의 저서인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책을 바로 사서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혼자를 시작하는 개인주의 인문학이라는 색다른 인문학서적 아니 책장을 덮을 즈음엔 단순한 인문학서적이 아닌 나를 위한, 나를 돌아보게 한 참다운 교양서적이라 칭하고 싶은 책이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지금 현재의 나를 위한 이야기 같아 한참을 머무르며 읽었던
잠재된 삶의 발견, 선택 파트.
나는 지금 잘 살고 있을까? 내가 잘 하고 있는걸까?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건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하루에도 몇 백번씩 번뇌에 빠지는 나에게 '유쾌한 고독' 을 만나게 해준 시작부분.
인문학서적을 4학년 때부터 읽었다는 저자, 마치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듯 모호한 개념들을 내 방식으로 이해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재밌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건 '끝없이 내게 너의 길을 가라'고 말하는 인문학의 중심 메시지를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다.
저자처럼 내가 인문학을 좋아하는 이유와도 상통했다. 나의 길을 가기 위해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건지, 무엇을 알아야하는지.. 그렇게 살지는 못했지만 나도 그런 인문학이 좋았다.
그리고 계속 연결되는 이야기들
예전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힘든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스피노자 이야기가 펼쳐진다. "예속인'" 고정된 틀 안으로 자신을 가두는 예속된 삶. 스피노자는 기쁨을 주는 관계를 추구하라고 말하며, 관계의 본질과 진정한 관계의 기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게 의미를 남기는 선택은 무엇일까?
오늘도 나는 이 순간 저녁식사 메뉴부터 시작해서 수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가장 좋은 최고의 선택, 만족 스러운 선택을 하고자 하지만 가끔은 두려움에 휩싸여 자신을 소외시키는 선택을 할 때도 있다. 그렇게 자신은 점점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는 인생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런 순간이 오면 차라리 잠시 멈추어 용기를 내는 순간을 기다리라는 저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위해 나에게 고독이 시간을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앙투안의 가족이야기를 담은 우아한 거짓말을 보며, '남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받는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이 가족은 행복을 연기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괜찮은 적 없었던 거짓말에 사로 잡혀 사는 가족이다. 바깥에서는 한 없이 다정하지만 집에서는 대화가 없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까지.
어른이 된다는 건 우리가 생각만큼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란다. 힘겨운 일이지
- 우아한 거짓말 부분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잘 사고 있는건지? 행복한건지? 다들 그렇게 사니까? 나도 그렇게 사는건가? 라는 누구나 생각하지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에 대한 답들이 내 안에서 꿈틀거림을 느낀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우아한 거짓말 대신 선택을 위한 나만의 고독을 시간을 주자고 말이다.
책을 만나기 전과 지금의 나의 고독 상태,
인문학과의 만남은 유쾌한 고독의 상태로 나를 인도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고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고독 사용설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