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씨드
마티 마쵸스키 지음, 박은선 옮김 / 홈앤에듀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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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책을 보면서 참 반가웠다. 문학으로써 이런 작품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미있다. 정말 바쁜 청소년들과 아빠들이 사랑해주면 좋겠다.

 

나에게 한 줄

언젠가 네가 물어보길 기다렸지. 내 이름은 쇼샤나란다.”

이름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이 작품에 나오는 많은 등장인물의 이름은 의미가 있으며 중요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마지막 대목에서 주인공 닉이 할머니의 이름을 물어볼 때 할머니의 대답이 나에게 한 줄이 되었다. 할머니는 책에서 줄곧 그리스도인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성경은 역사이다. 성경의 인물이 왕의 아들인 목수를 만난 것처럼 우리도 만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도 살아계시고 기록된 계시, 성경을 통하여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자녀들과 훗날의 후손들이 나의 이름을 물어볼 때, 나도 할머니처럼 대답하고 싶다. 내가 예수님을 만난 그 사람이라고.

 

책을 읽고 나누고 싶은 생각들

판타지 장르는 눈으로 보는 것만을 믿는 과학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상상력을 일깨워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세계로 들어가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나 거룩한 전쟁은 알레고리를 이용하여 우리에게 성경의 진리로 이끌었다. 특히 드래곤 씨드는 성경의 중요한 주제들-창조, 타락, 언약, 예언, 성육신, 생애, 십자가 죽음, 부활, 승천, 재림, 성경, 믿음, 구원-을 시간의 흐름을 따라 잘 드러내면서 결국 우리에게 복음이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고 마지막 때를 바라보게 한다. 무엇보다 드래곤 씨드를 통하여 교만의 실체를 발견하게 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해독제인 위대한 겸손,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보여주고자 애쓰는 모습에서 탁월하다.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도 재미있다. 현실 우리 가정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성경 이야기로 들어갔다가 적절하게 현실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면서 긴장과 이완을 통해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있으면서 다음 내용을 읽고 싶게 만든다. 특히 거라사 지방의 광인을 두 형제로 표현하되 율법주의와 반율법주의의 태도를 투영한 것과 악한 영에 사로잡혀 자신의 몸과 젊은 시절, 그리고 소중한 가족을 잃어버린 일을 묘사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마지막에 주인공 닉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동시에 누나가 새롭게 드래곤 씨드에 감염되는 모습이 누구든지 깨어 있지 않으면 영적으로 교만해질 수 있음을 강하게 보여 준다.

작동원리를 알면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긴다. 드래곤 씨드는 교만과 겸손이 우리 마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존 번연의 거룩한 전쟁에서 사람의 눈과 귀를 통하여 사탄이 공격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본 작품에서도 사람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을 통해 사람의 마음에 교만, 곧 드래곤 씨드가 심겨졌을 때 자라기 좋은 높아지는 마음이라면 어떻게 강하게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우리의 마음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교만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은혜의 능력, 복음이 필요하며 약속의 말씀이 자리하고 있어 겸손하게 예수님을 의지할 때 교만을 몰아내며 넘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구약의 상당 부분을 해설로 간단하게 처리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전체적인 내용이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드래곤 씨드의 막강한 영향력 가운데서도 약속한 여자의 후손이 오기 위해서 하나님의 뜻이 어떻게 펼쳐졌는지 조금 더 들려 주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궁금한 점은 드래곤들이 수색하다가 피곤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람처럼 그러는지 알고 싶다.

 

저자

저자와는 한 번의 만남이 있었고 다양한 저작들을 통해 만났다. 미국에서 소버른 그레이스 교단에 속하여 개혁주의 신학을 기반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복음 중심의 교회가 되고자 말씀으로 섬기며 자신의 은사를 따라 겸손하게 30년 동안 교회를 섬기되 교육에 탁월한 은사를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11개 교회를 개척하면서 교회가 교회를 낳는 모범을 보여주어 본보기가 된다. 이번 작품은 다름 아닌 자신 가정 이야기가 들어 있는 진솔한 가장으로서의 면모도 엿보인다. 자신을 타이마르라 부르며 이야기 속 가족의 전설을 쓴 저자로 등장시키는 점이 재미있다. 가정을 소중하게 여기며 교회를 섬기는 것은 목회자의 자질임을 알 수 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가장 어렵고 힘든 부분이 자녀와 소통하며 하나님께 맡기면서 겸손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 한 아내의 남편이자 네 아이의 아빠이고 목회자인 나에게 큰 도전이 되었다.

 

역자

역자에 대하여 잘 알지는 못하지만 번역의 기준을 잘 잡았다. 저자의 의도를 잘 살리면서도 한국적인 정서와 청소년들이 알아듣기에 잘 맞게 어휘 선택을 잘하셨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의미를 그대로 전달하려고 애썼다. 장면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글씨 색에 변화를 주어서 혼란스럽지 않게 했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눈에 확 들어왔던 문장이 있다. “엄마의 차분하고 절제된 눈빛은 닉의 마음에 살포시 한 발을 들여 놓은 것 같아서, 엄마를 향해 문을 쾅 닫아 버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권면

먼저 가정에서 활용하면 좋겠다. 부모가 먼저 읽기를 권한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녀 양육에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읽을 수 있도록 지혜롭게 권하길 바란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의 나이부터 읽어도 좋겠다. 그리고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대화의 물꼬가 자연스럽게 터지면 좋겠다. 마치 숙제를 점검하듯 하지 말고 느낌이 어때?” “어떤 부분이 재미있니?” 식으로 나눔의 형태를 취하면 좋겠다. 12일 해독제는 자녀와의 데이트 시간이나 가정예배 때 활용해 보면 좋겠다.

교회에서 활용하면 좋겠다. 목회자나 교사가 먼저 숙지하여 창의적으로 교육 커리큘럼 안에 넣어 보면 좋겠다. 북클럽 형태로 모임 때마다 조금씩 나누어서 읽어보고 12일 해독제를 토론 방식으로 모둠 활동을 해보면 아이들에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은혜 주셔야 함을 기억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며 지혜롭게 풀어가 하나님을 의지하는 법을 가르치고 도와야 할 것이다.

오지랖을 조금 펼쳐서 더하자면 이 책을 읽고 나서 C.J.매허니의 겸손을 함께 읽는다면 위대한 겸손에 대한 정립과 날마다 겸손한 삶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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